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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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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8.7.10. 선고 2016고단625 판결
가.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나.업무상배임
사건

업비밀누설등)

나. 업무상배임

피고인

1.가.나. A

2.가. B

검사

정선철(기소), 황두평, 김승곤, 이소연, 김미선, 박혜진(공판)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조주태, 윤성호, 이지윤, 정재우

(피고인 모두를 위하여)

변호사 공영서(피고인 모두를 위하여)

변호사 윤성호(피고인 A을 위하여)

판결선고

2018. 7. 10.

주문

피고인 A을 징역 6월에 처한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14. 4.경 내지 2014. 5.경 업무상배임의 점, 2014. 4.경 내지 2014. 5.경 및 그 이후의 각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의 점과 피고인 B은 각 무죄.

이유

범 죄 사 실

피고인 A은 2010. 6. 1.경부터 2014. 1. 24.경까지 안산시 단원구 C 소재 D장비 제작업체인 주식회사 E(이하 '피해회사'라 칭함)에서 기술영업이사로 재직하였고, 2014. 5.경부터 동종업체인 중국 소재 F유한공사(이하 'F 유한공사'라 칭함)에서 기술영업이사로 근무하였다.

B은 1986. 12.경부터 2013. 2.경까지 주식회사 G(현재 H)에서 자동차 변속기 조율팀에서 근무하였다가, 2013. 3.경부터 2014. 9.경까지 중국의 자동차변속기 제조회사인 I유한회사에서 차량 검증 및 시험업무를 담당하였고, 2015. 1.경부터 현재까지 자동차엔진 및 변속기 제조회사인 J 유한회사에서 자동차 시험팀에 근무하고 있다.

피고인 A은 피해회사에 기술영업이사로 재직하고 있었으므로 피해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다른 회사에게 유출하지 아니하여 다른 회사가 이를 피해회사의 동의 없이 이용하지 못하게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A은 2013. 7. 16.경 위 피해회사 사무실에서, 위 피고인의 이메일(K)로 중국 변속기 제조회사인 I 유한회사의 연구개발자인 L(M)과 B(N)에게 피해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피해회사에서 O 6단변속기, 호주 P 변속기에 대한 D장비에 대한 변속기 잠금력, 오일 온도, 응답 속도, 소음 등 양품의 설정값'이 기재된 자료가 기재된 "Q" 파일을 전송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A은 L 등에게 위 영업자산의 시장가치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회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 A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R, S, T의 각 법정진술

1. A이 L에게 보낸 메일

1. 메일 첨부파일 "Q"

[회사 직원이 경쟁업체 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의사로 무단으로 자료를 반출하는 행위를 업무상배임죄로 의율할 때에는, 위 자료가 반드시 '영업비밀'에 해당할 필요까지는 없더라도, 적어도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입수할 수 없고, 보유자가 자료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이를 통해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할 것을 요한다(대법원 2011. 6. 30. 선고 2009도391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① 피해회사는 D장비 제작업체로서 검사의 기준이 되는 값은 수많은 시험가동과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화된 것이므로 이는 피해회사의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 점, ② 적정한 검사값이 주어지지 않으면 수율이 떨어지거나 불량률이 올라가는 문제가 발생하여 D장비 제작을 의뢰하는 고객사로서는 적절한 검사값을 설정할 수 있는 능력을 발주의 주요한 고려요소로 볼 것이므로 이것이 유출될 경우 경쟁회사에게 수주를 빼앗길 수 있는 점, ③ 피해회사는 고객사로부터 검사기준서를 받아 피해회사가 고객사와의 협의를 통하여 독자적으로 검사값을 만들거나 제공된 검사값을 피해회사가 시행착오나 노하우를 통해 적절히 수정한 것이므로 피해회사가 이를 만드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었을 뿐만 아니라, 충분한 경험이 없다면 이를 적절히 설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점, ④ 피해회사는 고객사의 검사값을 비밀로 관리할 채무가 있는바, 위 피고인이 이를 유출하면 피해회사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가능성도 있는 점, ⑤ 위 피고인도 L 등에게 메일을 보내면서 '위 범행이 발각되면 위 피고인이 감옥에 가게 된다.'라고 기재하였고(위 피고인의 변호인은, 이를 이메일에 포함되는 일반적인 문구라고 주장하나, 그러한 문구는 '권한 없는' 수신자가 이를 유출할 경우 '수신자'가 법적 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으로서, 위 피고인이 기재한 문구와는 전혀 취지가 다르다), 수신자인 L도 '비밀로 관리하겠다(I will keep this security). I에서 뵙기를 바란다(I wish I could see you in I).'라고 답신한 점 ⑥ 위 피고인은 자신이 위 검사값을 유출하기 전에 이미 피해회사가 I에 이를 유출한 적이 있고, B도 위 검사값을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만약 I가 이를 이미 가지고 있었다면 이를 요청할 이유가 없고, B도 위 검사값은 위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으로 취득한 것이라고 진술한 점, ⑦ 위 피고인은 당시 I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피해회사의 직원이 도움을 요청하여 이를 발송한 것이라고 하나, 위 피고인도 위 검사값을 요청한 것은 피해회사의 직원이 아니라 위임을 인정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징역형 선택

양형의 이유

피고인 A은 그 스스로 말한 대로 발각될 경우 감옥에 갈 것임을 알면서도, 피해회사의 신뢰를 배신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그럼에도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그 때 그 때 말을 바꾸고, 오히려 피해회사를 비난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다(아래에서 살펴볼 무죄 부분도 적어도 민사적으로는 피해회사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된다고 보이는데도 이를 전혀 미안해하는 기색이 없고, 범행 후의 정황도 불량하다). 피고인은 대한민국 회사의 영업자산을 중국의 경쟁업체에게 넘김으로써 대한민국의 국익에도 피해를 주었다. 위 영업자산의 가치가 적지 않아 보인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인 점, 피해회사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입은 피해가 수백억 억 원 이상이라고 주장하나 구체적인 피해액에 관한 입증이 부족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직업,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 전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의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업무상배임 및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

가) 피고인 A은 피해회사에 기술영업이사로 재직하고 있었으므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다른 회사에게 유출하지 아니하여 다른 회사가 이를 피해회사의 동의 없이 이용하지 못하게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A은 2013. 7. 16.경 위 피해회사 사무실에서, 영업비밀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도 피고인의 이메일(K)로 중국 변속기 제조회사인 I 유한회사의 연구개발자인 L(M)과 B(N)에게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인 "Q"(피해회사에서 O 6단변속기, 호주 P 변속기, H 6단 변속기에 대한 D장비에 대한 변속기 잠금력, 오일 온도, 응답속도, 소음 등 양품의 설정값이 기재된 자료) 파일(다만, 위 공소사실 중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하여는 위 파일 중 앞서 유죄로 인정한 부분을 제외한다)을 전송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A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소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피해회사의 위 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누설함과 동시에 L 등에게 위 영업비밀의 시장가치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회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나) 피고인 A은 피해회사에서 재직 중에 영업비밀을 누설하지 않는 것은 물론 퇴사 후에도 3년간 동종업체에 취직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보안관리규정에 서명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4. 1. 24.경 피해회사에서 퇴사하면서도 영업비밀을 누설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위 보안관리규정 및 서약서에 의한 의무에 따라 피해회사를 퇴사시 영업비밀을 외부에 반출하지 말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A은 2014. 1, 24.경 피해회사를 퇴사하면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외장하드 등을 모두 반납했음에도 2014. 4.경 내지 2014. 5.경 피해회사로부터 반납했던 외장하드를 반환받아, 향후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이용해 업무에 참조하여 부정한 이익을 취득하거나 피해회사의 경쟁사에게 위 영업비밀을 제공하여 피해회사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중국 상해시 이하 불상지에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인 "U"(피해회사가 중국 V로부터 주문받아 제작한 W 장비의 공압회로 구성도) 파일 등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 파일들을 복구하고, 피고인 A의 노트북에 이를 복사하고 저장하여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취득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A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회사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취득함과 동시에 위 영업비밀의 시장가치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회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가) 피고인 A은 2015. 1. 3. 중국 상해시 자유무역시험구 X에 있는 F 유한공사 사무실에서, 피고인의 이메일(K)로 중국 회사 관계자인 Y (Z)에게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인 "AA"(D 라인구성 배치도 CAD자료) 파일을 전송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같은 방법으로 총 2회에 걸쳐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누설하였다.

나) 피고인 A은 2014. 7. 23.경 중국 상해시 자유무역시험구 X에 있는 F 유한공사 사무실에서, F 유한공사의 수주를 위하여 중국 AB 기술담당 직원인 "AC"에게 보낼 기술제안서를 만들면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인 "AD"(D장비 제작도면)을 마치 위 F가 제작한 도면인 것처럼 포함시킨 것을 비롯하여 위 일시경부터 2015. 3. 7.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와 같이 총 2회에 걸쳐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사용하였다.

다) 피고인 A은 2015. 3. 5.경 위 F 유한공사 사무실에서, D장비를 제작하는데 참고할 목적으로 피해회사의 직원이었던 AE로부터 이메일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인 "AF" (D장비 부품인 AG 도면파일)을 송부받아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취득하였다.

나. 피고인 B

피고인 B은 2013. 7. 16.경 중국 이하 불상지에서 위와 같이 A으로부터 피고인 B의 이메일(N)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인 위 "Q" 파일을 전송받았다.

이로써 피고인 B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취득하였다.

2. 판단

가. 피고인들의 각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한 판단

1)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적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그리고 여기서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영업비밀 보유자의 인적·물적 여건에 비추어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그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1도3657 판결 취지 참조).

2) 아래에서 든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검사가 제출하고 있는 증거들만으로는 설령 이 사건 공소사실의 정보 및 도면 등이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로서 비공지성과 경제성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나아가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로서 요구되는 '비밀유지성'에 관한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① 컴퓨터로 관리하는 설계도면의 경우 기술적 조치를 통해 외부 유출이 가능함에도 피해회사는 설계도면 파일 자체에 별다른 기술적 조치를 취한 바 없다(이에 대하여 피해회사 측은 이러한 조치 등에 70억 원 이상이 소요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피해회사가 주장하는 피해 규모에 비하면 과다하다고 볼 수도 없다).

② 피해회사는 설계도면 등을 비밀번호가 필요한 나스(NAS)에 저장해두었다고 하나, 위 비밀번호는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이 공유하고 있었고, 개인 컴퓨터 등에 따로 설계도면 등을 저장하는 것을 통제하고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으며, 이를 복제·전송하는 것도 제대로 통제하지 않았다. 피고인 A은 엔지니어들에게 요청하여 설계도면 등을 쉽게 전송받았고, 이 때 어떠한 제지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여, 어떠한 파일이 전송되는지에 관하여 보안담당자 등을 통하여 관리되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피해회사 측은 '영업이 가장 중요하므로, 영업을 담당하는 위 피고인이 요청할 경우 줄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하나, 이러한 것이 영업비밀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다한 경우라고 볼 수는 없다.

③ 피고인 A은 외장하드에 설계도면 등을 저장해두었는데, 비인가 저장장치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저장장치 내에 어떠한 자료가 저장되어있는지 등을 점검하는 절차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 A은 퇴사 시 피해회사에 위 외장하드를 반납하였는데, 피해회사는 위 외장하드에 설계도면 등이 저장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복구할 수 없도록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만연히 피고인 A에게 위 외장하드를 돌려주었다.

⑤ 위 양품의 설정값 등의 자료에 관하여는 회사의 출입을 통제하거나, 서약서를 받거나, 보안 교육을 실시하는 등 일반적인 것 이외에 이를 비밀로 유지·관리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였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나. 피고인 A의 2013. 7. 16.경 업무상배임의 점에 대한 판단

위 "Q" 파일에는 앞서 유죄로 인정한 부분 외에도 "AH", "AI", "AJ"의 각 시트(sheet)가 있는데, 그중 ① "AH" 시트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시험규격 설정방법을 정리한 자료로서 피해회사의 영업자산이 아님이 명백하고, ② "AI" 시트는 H와 관련된 설정값이 기재되어 있는데, 위 시트에 기재된 값은 피해회사가 수정한 부분은 없고, 피고인 A이 이전에 H에 근무한 바 있어 이를 피해회사 내에서 취득하였는지, H 내에서 취득하였는지 불분명하며, ③ "AJ" 시트는 독일 AJ사에 관한 자료로서 피해회사와 무관하므로, 위 각 시트에 관하여는 업무상배임의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다만, 공소장 기재로 보아 검사는 "AH", "AJ" 시트에 관하여는 기소하지 않는 의도였을 수 있기는 하나, 문언상 명백하지는 않고, 피고인들이 위 시트들에 관한 공소사실이 무죄인지 여부를 다투었고, 그에 관하여 상당한 심리가 이루어졌는바, 명확성을 위하여 무죄 판단을 기재한다).

다. 피고인 A의 2014. 4.경 내지 2014. 5.경 업무상배임의 점에 대한 판단

업무상배임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따라서 회사직원이 재직 중에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유출 또는 반출한 것이어서 유출 또는 반출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된다. 또한 회사직원이 영업비밀 등을 적법하게 반출하여 그 반출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퇴사 시에 그 영업비밀 등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행위 역시 퇴사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도908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회사직원이 퇴사한 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퇴사한 회사직원은 더 이상 업무상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위와 같이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은 영업비밀 등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업무상배임 행위의 실행행위에 지나지 않으므로, 그 유출 내지 이용행위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등)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따로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할 여지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808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 A이 피해회사에서 퇴사한 2014. 1. 24.경 사용하던 외장하드를 반납하고, 그 후 2014. 4.경 내지 2014. 5.경 위와 같이 반납한 외장하드를 반환받아 위 외장하드로부터 파일들을 복구하여 영업비밀을 취득하였다는 것으로, 위 피고인이 2014. 1. 24.경 이미 퇴직하였고, 그 퇴직 이후에도 위 피고인과 피해회사 사이에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는 이상(단순히 위 피고인이 서약서를 작성하였다는 것만으로는 곧바로 위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그 재직 당시에 형성하고 있던 신임관계가 계속하여 그대로 유지된다거나 그 퇴직 이후에 새로운 사무처리의 신임관계가 형성된다고 볼 수는 없다) 위 피고인은 더 이상 피해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피고인에게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13. 7. 16.경 업무상배임(판시 범죄사실에서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제외) 및 부정경쟁방지법위반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이와 동일한 공소사실 범위 안에 있거나 상상적경합 관계에 있는 판시 업무상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아니 하고,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14. 4.경 내지 2014. 5.경 업무상배임의 점은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14. 4.경 내지 2014. 5.경 및 그 이후의 각 부정경쟁방지법위반의 점과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 김승주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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