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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27769 판결
[손해배상(기)][공2009상,373]
판시사항

[1] 명예훼손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서의 피해자의 특정 정도

[2] 언론을 통해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의 위법성조각사유 및 그 표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3] 공공의 이익에 대한 사항과 관련하여 제3자의 형사고발로 시작된 수사 등 절차의 외적 경과만을 객관적으로 보도한 언론사에게 그 고발의 구체적 내용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4] 변호사의 불법행위에 대한 형사고발 사건 등을 보도한 3건의 신문기사 중 2건이 그 사건의 객관적 경과를 보도한 것으로 모두 진실한 사실이고 그 내용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그 보도행위에 위법성이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명예훼손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특정되어 있어야 하지만, 그 특정을 할 때 반드시 사람의 성명이나 단체의 명칭을 명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사람의 성명을 명시하지 않거나 두문자(두문자)나 이니셜만 사용한 경우라도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그 표시가 피해자를 지목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이면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할 것이다.

[2] 언론을 통해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것이 증명되면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고, 또한 그 진실성이 증명되지 아니하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표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행위자가 적시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는가, 그 진실성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는가 하는 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3] 공공의 이익에 대한 사항과 관련하여 제3자의 형사고발로 시작된 수사 등 절차의 외적인 경과만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경우에는, 기사의 제목, 보도의 방식이나 표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고발된 내용 자체가 진실이라는 인상을 통상의 독자들에게 준다거나 고발 자체를 저급한 흥미에 영합하는 방식으로 취급하여 고발 상대방의 인격적 이익을 도외시하거나 고발의 내용이 합리적인 사람이 볼 때 진실인지를 쉽사리 의심하게 하는 것인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도를 하는 측에서 고발의 구체적인 내용에까지 들어가 그것이 진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4] 변호사의 불법행위에 대한 형사고발 사건 등을 보도한 3건의 신문기사 중 2건이 그 사건의 객관적 경과를 보도한 것으로 모두 진실한 사실이고 그 내용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그 보도행위에 위법성이 없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1 주식회사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대영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해자의 특정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명예훼손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특정되어 있어야 하지만, 그 특정을 할 때 반드시 사람의 성명이나 단체의 명칭을 명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사람의 성명을 명시하지 않거나 두문자(두문자)나 이니셜만 사용한 경우라도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그 표시가 피해자를 지목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이면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5021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제1심판결의 별지 1, 2, 3 기재 각 기사(이하 “이 사건 각 기사”라 한다)에서 “A 변호사”, “B 사무장” 등으로 익명처리를 하고 있기는 하나, 그들의 직업이 특정되어 있고, A 변호사에 고용되어 있던 B 사무장의 나이 및 그가 민사사무장으로 근무한 시기 등을 적시해 놓고 있어 변호사업계 종사자나 그 주변 사람들이 “A 변호사”가 원고를 가리키는 것으로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여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 명예훼손에 있어서 피해자의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언론을 통해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것이 증명되면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고, 또한 그 진실성이 증명되지 아니하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표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행위자가 적시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는가, 그 진실성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는가 하는 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기사는 그 내용이 진실하다는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피고들이 소외인의 고발내용 자체가 진실이라는 점을 확인하기 위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하는 등의 충분한 취재활동을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위 고발내용의 보도가 원고의 명예나 신용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점, 그 보도가 추가적인 사실확인 없이 속보를 요할 만큼 시급한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들이 이 사건의 주된 내용을 이루는 소외인의 고발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기사의 보도 행위는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의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제1심판결의 별지 3 기재 기사(2006. 3. 30.자)에 의한 불법행위에 관하여는 원심의 판단이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 명예훼손에 있어서의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라. 그러나 위 기사에 앞서 작성된 제1심판결의 별지 1, 2 기재 각 기사(2006. 3. 14.자 및 2006. 3. 15.자)에 의한 명예훼손에 관하여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위 별지 1, 2 기재 각 기사의 내용은 소외인이 원고에 대하여 제기한 형사고발 및 민사소송의 내용, 그로 인한 검찰의 수사 착수의 경위와 그 진행상황 등 사건의 객관적 경과를 보도한 것으로서 별지 3 기재와 같은 추측에 의한 보도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더라도 그 객관적 경과 자체는 모두 진실한 사실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원심 판시와 같이 변호사 사무실의 직원이 그 변호사가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수사기관에 고발하였다는 내용 등은 변호사업의 공공적 특성 및 수임비리에 따른 폐해를 척결할 필요성 등에 비추어 위 별지 1, 2 기재 각 기사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을 다루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공공의 이익에 대한 사항과 관련하여 제3자의 형사고발로 시작된 수사 등 절차의 그 외적인 경과만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경우에는, 기사의 제목이나 보도의 방식이나 표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고발된 내용 자체가 진실이라는 인상을 통상의 독자들에게 준다거나 고발 자체를 저급한 흥미에 영합하는 방식으로 취급하여 고발 상대방의 인격적 이익을 도외시하거나 고발의 내용이 합리적인 사람이 볼 때 진실인지를 쉽사리 의심하게 하는 것인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도를 하는 측에서 고발의 구체적인 내용에까지 들어가 그것이 진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이 사건에서, 위 별지 1, 2 기재 각 기사에 관하여는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그것이 진실한 사실이라는 것이 증명되었으므로 위 각 기사의 보도행위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별지 3 기재 기사에 의한 불법행위에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에 앞서 보도된 일련의 관련 기사라는 이유만으로 독립적으로 행하여진 별지 1, 2 기재 각 기사의 보도에 위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제1심판결 별지 1, 2 기재 각 기사에 의한 불법행위 부분은 원심이 명예훼손에 있어서의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 내지 채증법칙 위반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런데 원심은 이 사건 각 기사 전부를 불법행위로 인정하여 그 전체에 관하여 위자료를 산정함으로써 별지 3 기재 기사에 의한 불법행위의 손해배상 인용액을 특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포함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 전부를 파기할 수 밖에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 안대희 양창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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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창원지방법원 2007.6.7.선고 2006가합4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