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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도9328 판결
[사기{인정된죄명: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부정수표단속법위반][공2008상,639]
판시사항

[1] 채무의 담보로 근저당권설정등기 의무를 지고 있는 자가 제3자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경우, 배임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2] 피해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겠다고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한 다음 목적 부동산에 대하여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배임행위가 사기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채무의 담보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여 줄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임의로 제3자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치는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한다.

[2] 부동산에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줄 의사가 없음에도 피해자를 속이고 근저당권설정을 약정하여 금원을 편취한 경우라 할지라도, 이러한 약정은 사기 등을 이유로 취소되지 않는 한 여전히 유효하여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여 줄 임무가 발생하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무에 위배하여 그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경우, 이러한 배임행위는 금원을 편취한 사기죄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보호법익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사기 범행의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별죄를 구성한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조홍은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게 편취 범의가 있다고 보아 판시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없으므로,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의 인정을 탓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거나 받아들일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배임의 점에 관하여, 판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금원 편취의 목적으로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겠다고 속이고 피해자로부터 7억 원을 교부받고서도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지 아니하고, 농협중앙회로부터 2억 3천만 원을 차용하면서 농협중앙회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경우에 피고인이 부동산에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한 약정은 금원 편취의 수단에 불과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수수하는 순간 사기 범행은 완성되는 것이고, 그 이후에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처음부터 사기 범행에 예정된 당연히 수반되는 결과로 일종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할 것으로서 사기 범행에 대한 가벌적 평가에 포함되어 사기죄와 별도로 별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보아 배임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채무의 담보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여 줄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임의로 제3자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치는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하는 것인바 ( 대법원 1971. 11. 15. 선고 71도1544 판결 , 1993. 9. 28. 선고 93도2206 판결 등 참조), 부동산에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줄 의사가 없음에도 피해자를 속이고 근저당권 설정을 약정하여 금원을 편취한 경우라 할지라도, 이러한 약정은 사기 등을 이유로 취소되지 않는 한 여전히 유효하여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여 줄 임무가 발생하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무에 위배하여 그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경우, 이러한 배임행위는 금원을 편취한 사기죄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보호법익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사기 범행의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별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위 배임죄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배임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부분은 위법하여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이 부분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할 것이므로 결국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할 수밖에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김황식 이홍훈(주심) 안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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