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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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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노1530,2007노1720(병합) 판결
[사기{인정된죄명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배임·부정수표단속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강동원

변 호 인

변호사 오병주

주문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제2원심판결 선고전의 구금일수 1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배임의 점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해자 공소외 1이 피고인이나 피고인이 운영하는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재무상태를 확인하고 대여한 것으로서 당시 피고인에게 변제의사 및 능력이 있었다.

나. 양형부당

이 사건의 여러 양형조건에 비추어 원심이 선고한 형량(제1원심 징역 2년, 제2원심 징역 10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의 점

제1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것처럼,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1로부터 금 7억 원을 차용할 당시 피고인이 부담하고 있던 채무액,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재정상태, 피고인이 인수하여 운영한 ○○약국의 부도발생전까지의 매월 매출액 및 비용지출 현황, ○○약국의 부도 경위,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1에게 말한 내용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기 공소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직권판단

(1) 사건 병합

직권으로 살피건대, 피고인에 대하여 위 각 원심판결들이 선고되었고 이 법원이 위 항소사건들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는바, 원심판결들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 에 의하여 단일한 선고형으로 처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들은 모두 파기를 면할 수 없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배임의 점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배임 부분의 요지

피고인은 2004. 4. 1.경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있는 세무사 공소외 3 사무실에서 피해자 공소외 1로부터 7억 원을 차용함에 있어 담보로 공소외 4 소유의 인천 중구 운서동 (지번 1 생략) 전 4,302㎡, 공소외 5 소유의 인천 중구 운서동 (지번 2 생략) 전 2,063㎡ 등 2필지의 토지에 대하여 채권최고액 3억 원의 근저당권을 피해자 명의로 설정하여 주기로 하였으며, 나아가 공소외 5에게 이미 2천만 원을 지급하고 그 소유 토지 및 그가 공소외 4로부터 매수하기로 한 토지에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승낙받았을 뿐만 아니라, 공소외 5로 하여금 공소외 4와 그 소유 토지를 매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피해자 명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승낙을 받게 한 다음, 같은 해 4. 2.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법무사 공소외 6 사무실에서 공소외 4, 5로 하여금 위 2필지 토지에 대하여 피해자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는데 필요한 관련서류 일체를 작성하여 그 사무실에 보관토록 하였으므로, 이러한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2004. 8. 11.경 안양시 만안구 안양7동에 있는 농업중앙회 안양덕천지점 사무실에서 피고인을 채무자로 하여 2억 3,000만 원을 차용함에 있어 공소외 4 소유 토지에 대하여 위 중앙회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어 피담보채권액 2억 3,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나) 판단

직권으로 살펴본다.

일반적으로 배임죄가 성립하는 이중저당행위는 범행당사자가 처음에는 피해자 명의로 자기 또는 제3자 소유의 부동산에 주1) 저당권 을 설정하여 줄 의사를 가지고 이에 기하여 금원을 차용하였다가 후에 피해자 명의의 저당권을 설정하는 대신 제3자 명의의 선순위 저당권을 설정하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와 달리 당사자가 처음부터 부동산에 피해자 명의의 저당권을 설정하여 줄 의사도 없이 단지 금원 편취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부동산에 피해자 명의의 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속이고 금원을 편취하는 경우에 당사자가 피해자에게 부동산에 피해자 명의의 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한 약정은 금원편취의 수단에 불과하여 당사자가 부동산에 피해자 명의의 저당권이 설정될 것으로 믿은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수수하는 순간 사기 범행은 완성되는 것이고, 그 이후에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처음부터 사기범행에 예정된 당연히 수반되는 결과로 일종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할 것으로서 사기범행에 대한 가벌적 평가에 포함되어 사기죄와 별도로 별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주2) 상당하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처음부터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하여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줄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차용금에 대한 담보로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하여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다고 기망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금 7억 원을 차용금 명목으로 교부받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실제 유죄로 인정되는 이 사건 사기부분의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하여 피해자 명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줄 의사가 없었음에도 이를 속이고 금원을 차용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그 이후에 피고인이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하여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지 아니하고 농협중앙회로부터 금 2억 3천만 원을 차용하면서 농협중앙회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이미 완성된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사기범행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로서 별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부분에 관하여 사기죄와는 별도로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한 것은 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들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들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 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제1원심판결의 범죄사실 중 제2항 전체를 삭제하는 것 외에는 원심판결들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형이 가장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부분 참작)

1.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7억 원이라는 거액을 차용하여 편취할 당시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아니하고, ○○약국의 수익을 과대 설명하고, 마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줄 것처럼 속였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가볍지 아니하고, 아직도 피해자의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을 실형에 처한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피고인이 제2 원심 판결선고 후 부도난 당좌수표 3장(액면 합계금 468,569,2 93원) 중 2장(액면 합계 금 268,569,293원)을 회수한 점, 아직 회수되지 못한 액면금 2억 원의 당좌수표 1장은 실질적으로 위 사기 범행의 피해액 7억 원 중 일부인 점, 사기 피해액 7억 원 중 3억 원은 변제된 점,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배임의 점이 무죄로 인정되는 점, 기타 피고인의 연령, 성행, 경력,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의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배임부분의 요지는 위 “2. 나. (2) (가)항” 기재와 같은바, “2. 나. (2) (나)항” 기재와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영천(재판장) 유헌종 조건주

주1) 근저당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하 같다.

주2) 제3자 명의의 선순위 저당권이 설정되어야만 배임죄가 성립하는 경우와는 달리 사기죄의 경우는 당사자가 기망의 수단으로서 피해자에게 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겠다고 속인 것이므로 제3자 명의의 선순위 저당권의 설정여부는 사기죄의 성부와는 아무 관련이 없어 제3자 명의의 선순위 저당권이 설정되지 아니하여도 사기죄는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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