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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6. 15. 선고 2006고합1310 판결
[사기[인정된죄명: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배임][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강수산나

변 호 인

변호사 유현재(국선)

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지번 생략)에 있는 ○○약국을 운영하던 자인바,

1. 사실은 기존에 약국 운영을 하면서 누적된 외상 약품대금으로 (주)지오영에 2억 5,500만 원, 신우약품에 4억 5,000만 원, ○○약국 유태일약국에 1억 5,000만 원 등과 약품 전자상거래 업체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의 투자금 명목으로 차용한 12억 원 등 총 29억여만 원의 채무가 누적되어 있는데다가 약품 전자상거래 사업을 위하여 투자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운영 상황이 악화되어,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1로부터 돈을 차용하여 단독으로 ○○약국을 인수하여 운영하더라도 그 수익금의 상당액을 기존 채무변제 및 이자비용 등에 사용해야 할 상황이므로 그 약국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어도 피해자에게 매월 수익금 일정액을 지급하거나 차용금을 제때에 변제하기 불가능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직접 또는 공소외 5를 통하여 취득하기로 한 공소외 4 소유의 인천 중구 운서동 (지번 1 생략) 전 4302㎡, 공소외 5 소유의 인천 중구 운서동 (지번 2 생략) 전 2063㎡ 등 2필지의 토지에 관하여 당시 피고인의 자금사정으로는 취득대금을 완납할 수 없어 위 토지를 금융권에 담보제공하여 돈을 대출받는 등의 방법으로 추가자금을 조달해야 할 상황이었으므로 위 토지들에 대하여 피해자 명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줄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004. 3. 하순경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가든호텔 커피숍에서 피해자에게 “ △△약국을 동업자와 7억 원씩 투자하여 총 14억 원에 인수하였는데, 투자금 7억 원을 빌려주면 이 약국을 단독으로 인수하여 매월 순이익 8천만 원 정도의 40%를 주고, 원금은 2004. 12.말경까지 변제하고, 그 담보조로 영종도 토지( 공소외 4 등 소유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겠다”고 거짓말하여 같은 해 4. 1.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7억 원을 차용금 명목으로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고,

2. 2004. 4. 1.경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있는 세무사 공소외 3 사무실에서 전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7억 원을 차용함에 있어 담보로 위 토지들에 대하여 채권최고액 3억 원의 근저당권을 피해자 명의로 설정하여 주기로 하였으며, 나아가 공소외 5에게 이미 2천만 원을 지급하고 그 소유 토지 및 그가 공소외 4로부터 매수하기로 한 토지에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승낙받았을 뿐만 아니라, 공소외 5로 하여금 공소외 4와 그 소유 토지를 매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피해자 명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승낙을 받게 한 다음, 같은 해 4. 2.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법무사 공소외 6 사무실에서 공소외 4, 5로 하여금 위 2필지 토지에 대하여 피해자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는데 필요한 관련서류 일체를 작성하여 그 사무실에 보관토록 하였으므로, 이러한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2004. 8. 11.경 안양시 만안구 안양7동에 있는 농업중앙회 안양덕천지점 사무실에서 피고인을 채무자로 하여 2억 3,000만 원을 차용함에 있어 공소외 4 소유 토지에 대하여 위 중앙회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어 피담보채권액 2억 3,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1, 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1.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의 진술기재

1.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7의 진술기재

1. 증인 공소외 8의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공소외 1에 대한 대질부분 포함)의 진술기재(다만, 피고인에 대한 검찰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 중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약국의 월 순수입이 8,000만 원이라고 말하였다는 진술기재 부분은 제외)

1. 공소외 7, 4, 9, 8, 1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1. 고소장, 차용증 사본, 근저당권설정계약서 사본, 위임장 사본, 부동산매매계약서 사본, 당좌(어음)발행대장, 각 거래처잔고 및 미도래어음 내역, 최고서, 등기부등본, 대출거래약정서, 회수조회표 사본, 감정평가서의 각 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형이 더 무거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에 두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경합범 가중]

1. 작량감경(아래의 양형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은 판시 제1항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 제약회사로부터 약을 받으면 약품대금지급은 어음을 발행하여 3개월 유예를 받기 때문에 한달에 6억 원씩 3개월간 18억 원을 비축하여 연말에 피해자에게 빌린 돈을 갚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고, 피해자에게 △△약국의 순이익을 매월 4,000만 원 정도라고 이야기하였을 뿐이며, 공소외 4 및 공소외 5 소유의 각 토지에 관하여 피해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려고 하였으나 차라리 위 토지들을 이용해 금융권으로부터 대출받아 피해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지 못한 것이고, 피해자도 주위 사람들을 통해 ○○약국의 수익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 뒤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지 피고인에게 속아서 돈을 빌려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보건대, 앞에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과 피해자는 1999.말경 피해자의 사촌동생 공소외 10의 소개로 알게 되었고, 피해자는 2000년 12.경 피고인이 지분을 가지고 있던 약국들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로 피고인에게 4억 원을 빌려주었다.

(2) 피고인은 2000. 5.경 17명의 약사들과 함께 자본금 5억 원으로 약국체인사업과 의약품전자상거래를 하는 벤처기업인 공소외 2 주식회사를 설립했는데, 약국체인사업에 초기자본이 많이 들어감에 비해 체인약국들의 매출이 저조한 경우가 많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수익률이 낮아 이를 만회하기 위해 피고인은 분당의 대형약국인 △△약국을 인수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

(3) 피고인은 2004. 3. 2.경 공소외 11과 각 7억 원씩 부담하여 △△약국을 14억 원에 인수해 ○○약국으로 개업하였으나, 공소외 11과 약국 경영에 관한 의견충돌이 있어 7억 원을 지급하면 공소외 11로부터 약국 경영권을 넘겨받기로 합의한 뒤, 2004. 3. 29.경 피해자를 찾아가 △△약국이 전국에서 3번째로 큰 약국으로서 2003년 1년 동안의 매출액이 120억 원에 달하고 순이익이 매월 8,000만 원 정도 되었다는 설명을 하며 이를 혼자서 운영하기 위한 돈을 빌려달라는 제안을 했는데, 당시 피고인은 ○○약국의 예상손익계산서를 가지고 가서 설명을 했으나 피해자는 그 자료를 꼼꼼히 보지는 않았고, 피고인의 설명을 들었을 뿐이다.

(4) 피해자는 2004. 4. 1. 약국에 관하여 알고 있는 공소외 3 세무사 사무소에서 7억 원을, 지급기한 2004. 12.말로 하고, ○○약국의 한 달 순이익인 8,000만 원 중 40%를 지급받기로 하여 빌려주었는데(피고인은 순이익을 8,000만 원이 아닌 4,000만 원 또는 3,000만 원이라고 하였다고 주장하나, 피해자 및 당시 동석하였던 공소외 7이 명확하게 8,000만 원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 피해자가 거짓말을 할 만한 이유가 없다), 당시 공소외 7은 피해자에게 피고인의 변제능력이 의심스러우므로 돈을 빌려주지 말라고 하였으나, 피해자는 피고인이 담보도 제공하고, 약국의 순수익이 그 정도 된다고 하니 동생을 믿고 빌려주겠다고 하였다.

(5) 같은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공소외 5로부터 돈 받을게 있어서 판시 제1항 범죄사실의 공소외 4 및 공소외 5 소유 2필지의 토지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해 줄 수 있다고 하며 자신이 거래하던 공소외 6 법무사 사무실의 공소외 9 사무장을 불러 근저당권 설정을 지시하였고(검사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토지들이 실질적으로 피고인의 것이라고 거짓말하였다고 공소를 제기하였으나, 그에 부합하는 피해자 작성의 고소장의 기재, 공소외 9 작성의 사실관계확인서의 기재 등은 피해자의 변호사 등이 작성한 것으로 보여 그대로 믿기 어렵고, 오히려 피해자측 증인으로 볼 수 있는 공소외 7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당시 자기가 돈 받을 것이 있는 사람의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줄 수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피해자는 위 토지들의 담보가치가 높지 않은데다 선순위 저당권자까지 존재하는 상황에서 채권최고액만 높게 하면 피고인이 부담해야될 등기비용만 높아질 것이므로 채권최고액 3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기로 하였고, 다음날 공소외 5와 공소외 4이 공소외 6 법무사 사무실로 찾아가 근저당권을 설정하기 위한 서류를 작성하였다.

(6) 공소외 9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신청하기 위한 서류가 준비되자 피고인에게 등기비용 약 200만 원을 보내달라고 하였으나, 2, 3일 안으로 돈을 보내준다는 피고인 말에도 불구하고 10일이 지나도 돈이 들어오지 않던 중, 피고인이 공소외 9에게 전화하여 위 토지들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한다면서 피해자에게 근저당권설정을 해주지 않겠다고 하며, 며칠 뒤 공소외 5와 공소외 4 명의의 등기부 일체를 가지고 가서 양재동 소재 감정평가사에게 감정을 맡겼으나 감정가가 3억 원 밖에 나오지 않자 대출신청을 하지 못했고, 다시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지도 않았으며, 피해자는 2004. 11.경 공소외 9에게 전화를 하여 근저당권의 등기가 경료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7) 피고인의 2004. 4. 1. 당시 재산상태는 자산이 약 13억 원인데 반해, 채무는 29억여만 원으로 채무초과 상태였고, 매달 16,250,000원을 이자로서 지급하여야 했으며, 피해자는 피고인이 2004. 4. 1. 당시 채무초과인 상황을 몰랐고, 피고인도 그러한 상황임을 피해자에게 말한 사실이 없다.

(8) 통상 약국은 약품을 대어주는 도매상과 외상거래를 한 후 3개월 뒤에 정산을 하는데, ○○약국은 2004. 3. 1. 개업당시 유니온약품, 경림실업, 경수약품 등 몇 군데의 거래처에 부담하고 있던 약 2억 원의 △△약국의 채무를 인수하였고, 피고인은 공소외 2 주식회사를 운영하면서 체인약국에서 지급받은 약품대금을 도매상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이를 다른 곳에 운영하는 바람에 기존의 도매상들로부터 더 이상 약품을 납품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2004. 5.부터는 보덕메디팜으로부터, 조금 더 지나서는 개성약품으로부터 약품을 납품받게 되는 등 도매상을 바꾸는 방식으로 이른바 돌려막기 운영을 하게 되었다.

(9) ○○약국의 월 매출액은 약 7억 원 정도 되었으나, 약품대금과 약국 직원들의 급여를 포함한 운영비용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거의 없었으며, 특히 2004. 3. 결산 결과 3,0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10) 피고인은 2004. 8. 31. 결제액 1,099,507,376원을 결제하지 못하여 결국 부도처리되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공소외 2 주식회사나 ○○약국의 전신인 △△약국의 외상 약품대금이 누적되어 있었고,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부채를 갚아야 할 상황이었는데다가, 매월 1600여만 원의 이자도 지급하여야 했으므로 객관적으로 약품대금을 유예받은 돈을 모아 피해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고 판단되고, 더불어 피해자에게 7억 원을 빌릴 당시 피해자의 돈을 자신의 계획대로 갚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 피고인에게 최소한 이를 용인한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해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기로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피해자의 승낙도 없이 근저당권 설정을 중단하고,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대출받으려고 시도하였고, 그것이 불가능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지 않은 점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피고인의 열악한 재정상태를 종합하면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기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겠다고는 하였으나 내심으로는 위 토지들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더 빌리려는 의도가 있었고, 역시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지 못하더라도 이를 용인한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한편, 비록 피해자가 공소외 7, 3 등의 조언을 받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신뢰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의 채무초과 상태를 몰랐던 피해자로서는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약국의 예상수익을 거짓으로 말하고,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겠다는 피고인의 기망행위에 속아서 돈을 빌려주었다고 보인다.

그러므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이유

피고인은 자신의 사업이 악화되자, 돈을 빌리려는 목적으로 ○○약국의 수익을 속이고, 마치 근저당권을 설정해 줄 것처럼 속여 피고인을 신뢰하던 피해자의 돈을 편취하였고, 피해자에게 제공하기로 한 담보를 그 임무에 위배하여 타에 제공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했는바, 그 피해금액을 볼 때 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아니함에도 피해자와 합의에 이루지 못하였으므로 실형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다만, 피해자의 채무가 일부 변제되어 피해가 일부 회복되었고, 피고인에게 벌금 이외의 특별한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작량감경을 함과 아울러 피고인이 항소심 재판을 받기를 원하는 경우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하에 피고인을 법정구속하지는 않고 주문과 같이 선고한다.

판사 한범수(재판장) 김경애 황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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