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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4다37904,37911 판결
[채무부존재확인등·손해배상(기)][공2007.7.15.(278),1062]
판시사항

[1] 고속도로로부터 발생하는 소음이 피해 주민들 주택을 기준으로 일정 한도를 초과하여 유입되지 않도록 하라는 취지의 유지청구가 적법한지 여부(적극)

[2] 건물의 소유자나 점유자가 인근의 소음으로 인하여 생활이익이 침해되고 그 침해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경우에 그 소유권 또는 점유권에 기하여 소음피해의 제거나 예방을 위한 유지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구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방음벽 등의 방음시설을 설치하여 그 건설지점의 소음도가 65㏈ 미만이 되도록 조치하여야 하는 공동주택의 범위

[4] 인근 고속도로에서 유입되는 소음으로 인하여 입은 환경 등 생활이익의 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5] 민법 제758조 에 정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의 의미 및 공작물의 이용에 따른 피해가 제3자의 수인한도를 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6] 계약의 묵시적 합의해제를 인정할 수 있는 경우

[7] 가분채권의 묵시적인 일부청구라고 볼 수 없는 경우, 청구를 확장하기 위한 항소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고속도로로부터 발생하는 소음이 피해 주민들 주택을 기준으로 일정 한도를 초과하여 유입되지 않도록 하라는 취지의 유지청구는 소음발생원을 특정하여 일정한 종류의 생활방해를 일정 한도 이상 미치게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청구가 특정되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이러한 내용의 판결이 확정될 경우 민사집행법 제261조 제1항 에 따라 간접강제의 방법으로 집행을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청구가 내용이 특정되지 않거나 강제집행이 불가능하여 부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2] 건물의 소유자 또는 점유자가 인근의 소음으로 인하여 정온하고 쾌적한 일상생활을 영유할 수 있는 생활이익이 침해되고 그 침해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경우에 건물의 소유자 또는 점유자는 그 소유권 또는 점유권에 기하여 소음피해의 제거나 예방을 위한 유지청구를 할 수 있다.

[3] 구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1992. 12. 31. 대통령령 제138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 제3조 , 구 주택건설촉진법(1992. 12. 8. 법률 제45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5호 , 제6조 제1항 , 제33조 제1항 , 구 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1992. 12. 21. 대통령령 제137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 제32조 제1항 등 관계 규정을 살펴보면, 구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9조 제1항 에 따라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얻어 공동주택을 건설하기 위하여, 방음벽 등의 방음시설을 설치하여 공동주택 건설지점의 소음도가 65㏈ 미만이 되도록 조치하여야 하는 공동주택은 20세대 이상으로서 건설부장관의 사업계획승인을 얻어 건설한 공동주택을 의미한다.

[4] 인근 고속도로에서 유입되는 소음으로 인하여 입은 환경 등 생활이익의 침해를 이유로 일정 한도를 초과하는 소음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의 유지청구 소송에서 그 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는지의 여부는 피해의 성질 및 정도, 피해이익의 공공성, 가해행위의 태양, 가해행위의 공공성, 가해자의 방지조치 또는 손해회피의 가능성, 인·허가 관계 등 공법상 기준에의 적합 여부,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관계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5] 민법 제758조 에 정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 즉 타인에게 위해를 끼칠 위험성이 있는 상태라 함은 당해 공작물을 구성하는 물적 시설 그 자체에 있는 물리적·외형적 흠결이나 불비로 인하여 그 이용자에게 위해를 끼칠 위험성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공작물이 이용됨에 있어 그 이용상태 및 정도가 일정한 한도를 초과하여 제3자에게 사회통념상 수인할 것이 기대되는 한도를 넘는 피해를 입히는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고, 이 경우 제3자의 수인한도의 기준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침해되는 권리나 이익의 성질과 침해의 정도뿐만 아니라 침해행위가 갖는 공공성의 내용과 정도, 그 지역환경의 특수성, 공법적인 규제에 의하여 확보하려는 환경기준, 침해를 방지 또는 경감시키거나 손해를 회피할 방안의 유무 및 그 난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사건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6] 계약의 합의해제는 명시적으로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계약의 성립 후에 당사자 쌍방의 계약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로 인하여 쌍방 모두 이행의 제공이나 최고에 이름이 없이 장기간 이를 방치하였다면, 그 계약은 당사자 쌍방이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의사가 일치함으로써 묵시적으로 합의해제되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7] 가분채권의 묵시적인 일부청구라고 볼 수 없는 경우, 청구를 확장하기 위한 항소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한국도로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평 담당변호사 임재철외 3인)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피고 1외 87인

피고, 피상고인

부천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결 담당변호사 여영학외 4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그 보충의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 주민들’이라 한다)에 대한 상고이유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1)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가 관리하는 부평-신월간 경인고속도로(이하 ‘이 사건 고속도로’라 한다)로부터 발생하는 소음이 피고 주민들 주택을 기준으로 일정 한도를 초과하여 유입되지 않도록 하라는 취지의 유지청구는, 소음발생원을 특정하여 일정한 종류의 생활방해를 일정 한도 이상 미치게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청구가 특정되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이러한 내용의 판결이 확정될 경우 민사집행법 제261조 제1항 에 따라 간접강제의 방법으로 집행을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청구가 내용이 특정되지 않거나 강제집행이 불가능하여 부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 주민들의 반소청구 중 유지청구 부분을 적법하다고 본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청구의 특정, 집행방법과 관련한 청구의 적법성 판단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2) 건물의 소유자 또는 점유자가 인근의 소음으로 인하여 정온하고 쾌적한 일상생활을 영유할 수 있는 생활이익이 침해되고 그 침해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경우에 건물의 소유자 또는 점유자는 그 소유권 또는 점유권에 기하여 소음피해의 제거나 예방을 위한 유지청구를 할 수 있다 ( 대법원 1999. 7. 27. 선고 98다47528 판결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명보빌라, 현대빌라, 창조빌라(이하 ‘이 사건 빌라’라 한다)의 소유자 또는 점유자인 피고 주민들이 소유권 또는 점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의 행사로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고속도로로부터 발생하는 소음이 일정 한도를 초과하여 유입되지 않도록 하라는 취지의 유지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적법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환경침해로 인한 유지청구의 청구권원과 관련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구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1992. 12. 31. 대통령령 제138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주택건설기준’이라 한다) 제9조 제1항 은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지점의 소음도가 건설부장관이 환경처장관과 협의하여 고시하는 소음측정기준에 의하여 65㏈ 이상인 경우에는 공동주택을 철도·고속도로 등 소음발생시설로부터 수평거리 50m 이상 떨어진 곳에 배치하거나 방음벽·수림대 등의 방음시설을 설치하여 당해 공동주택의 건설지점의 소음도가 65㏈ 미만이 되도록 하고 있고, 주택건설기준 제3조 에 의하면 위 제9조 구 주택건설촉진법(1992. 12. 8. 법률 제45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5호 에 의한 ‘사업주체’가 같은 법 제33조 제1항 에 의하여 주택건설사업계획의 승인을 얻어 건설하는 주택에 관하여 적용된다. 또한, 같은 법 제3조 제5호 에 의하면 ‘사업주체’라 함은 국가·지방자치단체·대한주택공사·한국토지개발공사 및 제6조 에 의하여 등록한 주택건설사업자 또는 대지조성사업자 등 이 법에 의하여 주택건설사업 또는 대지조성사업을 시행하는 자를 말하며, 같은 법 제6조 제1항 은 연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호수 이상의 주택건설사업 또는 연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면적 이상의 대지조성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자는 건설부에 등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33조 제1항 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호수 이상의 주택을 건설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면적 이상의 대지를 조성하고자 하는 자는 사업계획을 작성하여 건설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구 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1992. 12. 21. 대통령령 제137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주택건설촉진법 제6조 제1항 에 규정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호수’는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20세대라고 정하고 있으며, 같은 시행령 제32조 제1항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 제1항 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호수 이상의 주택’이라 함은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20세대 이상의 주택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 규정을 살펴보면, 주택건설기준 제9조 제1항 에 따라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얻어 공동주택을 건설하기 위하여, 방음벽 등의 방음시설을 설치하여 공동주택 건설지점의 소음도가 65㏈ 미만이 되도록 조치하여야 하는 공동주택은, 20세대 이상으로서 건설부장관의 사업계획승인을 얻어 건설한 공동주택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 및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빌라는 각 동별로 건축주를 달리하여 건축허가를 받아 이루어진 다세대주택으로, 각 동별 대지의 지번을 달리하며 각 동은 별개의 건축물로 각 15세대로 이루어진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빌라의 전체 세대수가 20세대를 초과한다고 하더라도 각 동은 별개의 건축물이어서 이를 하나의 공동주택이라고 볼 수 없고, 또한 이 사건 빌라가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 제1항 의 규정에 따라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건축된 공동주택이라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빌라는 위 주택건설기준 제9조 제1항 이 적용되는 공동주택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빌라는 주택건설기준 제9조 제1항 이 적용되는 경우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주택건설기준 제9조 제1항 의 적용 대상이 되는 공동주택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인근 고속도로에서 유입되는 소음으로 인하여 입은 환경 등 생활이익의 침해를 이유로 일정 한도를 초과하는 소음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의 유지청구 소송에서 그 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는지의 여부는 피해의 성질 및 정도, 피해이익의 공공성, 가해행위의 태양, 가해행위의 공공성, 가해자의 방지조치 또는 손해회피의 가능성, 인·허가 관계 등 공법상 기준에의 적합 여부,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관계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다56153 판결 , 2003. 11. 14. 선고 2003다27108 판결 등 참조).

또한, 민법 제758조 소정의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 즉 타인에게 위해를 끼칠 위험성이 있는 상태라 함은 당해 공작물을 구성하는 물적 시설 그 자체에 있는 물리적·외형적 흠결이나 불비로 인하여 그 이용자에게 위해를 끼칠 위험성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공작물이 이용됨에 있어 그 이용상태 및 정도가 일정한 한도를 초과하여 제3자에게 사회통념상 수인할 것이 기대되는 한도를 넘는 피해를 입히는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고, 이 경우 제3자의 수인한도의 기준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침해되는 권리나 이익의 성질과 침해의 정도뿐만 아니라 침해행위가 갖는 공공성의 내용과 정도, 그 지역환경의 특수성, 공법적인 규제에 의하여 확보하려는 환경기준, 침해를 방지 또는 경감시키거나 손해를 회피할 방안의 유무 및 그 난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사건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다49566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 및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고속도로의 8차선 확장공사는 1992. 7. 14.경 완료되고, 이 사건 빌라는 1992. 11. 말경 준공된 것이어서 피고 주민들이 입주하기 전에 고속도로의 확장공사가 완료된 것이기는 하나, 원고는 이 사건 고속도로의 8차선 확장 공사에 착공한 후 준공이 되기 1년 전 무렵 그 소유였던 이 사건 빌라 부지를 이 사건 빌라의 건축주에게 매도하여 그 지상에 이 사건 빌라가 신축되었고, 위 확장 공사의 준공 전에 이 사건 빌라의 건축공사가 시작되었으므로, 이 사건 부지의 매도인으로서 이 사건 빌라의 주민들에게 소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이 사건 빌라의 높이 및 구조 등을 고려한 방음벽을 설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주민들의 거주지는 일반주거지역으로 환경정책기본법 제10조 ,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에 의하면, 도로변 지역에 있는 일반주거지역의 소음 환경기준은 낮에 65㏈, 밤에 55㏈을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빌라 거주자들에 대한 이 사건 고속도로의 소음 피해가 본격적으로 문제된 것은 1997. 8.경부터인데, 원고는 이 사건 고속도로의 통행차량으로 인한 소음 공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확장공사 당시 높이 4.5m의 방음벽을 설치하고, 2001. 8. 5.경에는 통행차량의 과속 방지를 위한 무인속도측정기를 설치하고, 2001. 10.경에는 도로평탄화를 위한 내유동성 포장을 하였으나, 소음·진동공정시험방법(환경부고시 제2003-221호, 2003. 12. 31.) 제5장 제1절 1의 (3)항에서 규정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빌라 각 세대의 외부 소음도를 측정한 결과, 피고 주민들 주거지의 1일 평균 소음도는 66㏈에서 78㏈까지 나타나고 있는 점, 피고 부천시는 이 사건 빌라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이 사건 지역을 소음·진동규제법 제28조 소정의 교통소음·진동규제지역으로 지정하여 같은 법 제30조 , 제31조 에 따라 지방경찰청장에게 요청하여 통행 차량에 대한 속도 제한, 우회 등의 조치를 하거나, 방음시설에 관한 조치를 취하고자 하였으나, 원고가 차량운행 등을 규제할 경우 교통소통에 지장이 발생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반대하여 교통소음·진동규제지역으로 지정하지 못한 점, 원고는 기존 방음벽의 옹벽을 이용하여 보강할 수 있는 최대 높이인 7.5m 높이의 방음벽의 설치를 주장하나, 이 사건 빌라의 최고층인 4층의 높이가 12m 정도됨에 따라, 소음 피해가 가장 심한 4층 주택의 소음도를 감소하기 위하여는 13m 높이로 방음벽을 보강할 것이 요청되고, 그 공사비용은 7.5m로 보강할 경우에는 5억 원 정도, 13m로 보강할 경우에는 12억 원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인정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관리하는 이 사건 고속도로의 공공적 기능, 원고가 이 사건 고속도로를 설치, 관리함에 있어서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고속도로의 확장공사 착공 후 이 사건 빌라 부지를 매도하여 이 사건 빌라가 신축되었다는 사정을 고려한다면, 이 사건 빌라의 각 주택의 소음과 관련하여 환경정책기본법상 소음환경기준인 65㏈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사회생활상 통상의 수인한도를 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사실관계하에서는 피고 주민들이 이 사건 고속도로의 확장공사 이후 입주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주민들의 원고에 대한 유지청구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는 경우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심이 1일 평균 소음이 65㏈ 이상인 주택에 거주하는 피고 주민들의 유지청구 및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이 사건 고속도로를 설치·관리하는 원고는 그 설치·관리상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및 이 사건 고속도로에서 유입되는 소음이 65㏈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소음피해로 인한 수인한도에 관한 법리오해 및 유지청구와 관련한 신의칙 위반 여부의 판단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라.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계약의 합의해제는 명시적으로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계약의 성립 후에 당사자 쌍방의 계약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로 인하여 쌍방 모두 이행의 제공이나 최고에 이름이 없이 장기간 이를 방치하였다면, 그 계약은 당사자 쌍방이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의사가 일치됨으로써 묵시적으로 합의해제되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 대법원 1994. 8. 26. 선고 93다28836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 및 기록에 의하면, 원고, 이 사건 빌라 주민들의 대표, 피고 부천시가 참석한 2000. 2. 22. 및 같은 해 3. 3.자 회의에서 이 사건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 피해에 대한 대책으로 현재의 방음벽 옹벽을 이용하여 높일 수 있는 최대 높이인 7.5m 높이로 방음벽을 보강하기로 합의하였으나, 피고 주민들 등 이 사건 빌라 주민들이 주민 대표의 대표성을 부정하며 방음벽 높이 조정에 반대하였고, 이 사건 빌라의 4층 세대 높이가 지상 12m에 이르러 7.5m 높이의 방음벽으로는 전체 주민들에 대한 실효성 있는 소음방지 대책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원고도 장기간 방음벽 보강 공사에 나아가지 않은 사실, 그 후 이 사건 빌라 주민들이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 신청을 하여 2002. 2. 14. 원고는 이 사건 고속도로에서 유입되는 소음을 방지하기 위하여 13m 높이의 방음벽으로 보강하라는 내용의 재정이 내려지자, 이를 다투기 위하여 원고가 제소함에 따라 이 사건 소송에 이르게 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와 피고 주민들 사이의 2000. 2. 22. 및 같은 해 3. 3.자 회의 결과 성립된 합의는 원고와 피고 주민들의 계약실현 의사의 결여 등으로 쌍방 모두 이행의 제공이나 최고에 이름이 없이 장기간 이를 방치하여 당사자들의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의사가 일치됨으로써 묵시적으로 합의해제 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의 설시는 다소 부적절하나, 원심이 2000. 2. 22. 및 같은 해 3. 3.자 회의 결과 성립된 합의는 원고와 피고 주민들 사이에서 묵시적으로 해제되었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계약의 묵시적 해제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2. 피고 부천시에 대한 상고이유

상소는 자기에게 불이익한 재판에 대하여 유리하게 취소 변경을 구하는 것이므로 전부 승소한 판결에 대하여는 항소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 및 기록에 의하면, 원고의 피고 부천시에 대한 청구는, 원고, 피고 주민들, 피고 부천시가 2000. 2. 22. 및 같은 해 3. 3.자 회의 결과 원고가 이 사건 방음벽을 7.5m로 증축하고, 이에 따른 비용은 분담하기로 한 후, 2000. 7. 10. 원고와 피고 부천시가 방음벽을 7.5m로 증축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 5억 원 중 피고 부천시가 공사비의 10%인 5,000만 원과 주민들 부담분 600만 원을 부담하기로 한 약정에 기한 청구임을 알 수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가분채권의 묵시적인 일부청구라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청구를 확장하기 위한 항소의 이익은 인정되지 않는 것이므로, 원심이 같은 이유에서 원고의 피고 부천시에 대한 항소를 각하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가분채권의 일부청구와 관련한 항소이익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김용담(주심) 박시환 김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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