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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4다8814 판결
[손해배상(기)][공2006.2.1.(243),167]
판시사항

중재판정에 기한 강제집행이 불법행위로 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1] 중재법에 의한 중재판정이 있으면 기판력에 의하여 대상이 된 청구권의 존재가 확정되고, 그에 대한 집행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현실적 집행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중재판정에 따른 집행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기 위하여는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권리를 해할 의사로 절차관여를 방해하거나 허위의 주장으로 중재판정부를 기망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실체의 권리관계와 다른 내용의 중재판정을 취득하여 집행을 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와 같은 사정이 없이 중재판정의 내용이 단순히 실체적 권리관계에 배치되어 부당하고, 또한 중재판정에 기한 집행 채권자가 이를 알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집행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으며, 편취된 중재판정에 기한 강제집행이 불법행위로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의 법적 안정성을 위해 중재판정에 형식적 확정력이나 기판력 등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인정한 중재법 제35조 의 입법 취지나 중재판정의 효력을 배제하기 위하여는 그 중재판정에 취소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 중재판정취소의 소에 의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것이 원칙적인 방법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불법행위의 성립을 쉽게 인정할 일은 아니므로, 중재판정에 기한 강제집행이 불법행위로 되는 것은 당사자의 절차적 기본권이 근본적으로 침해된 상태에서 중재판정이 내려졌거나 중재판정에 취소사유가 존재하는 등 중재판정의 효력을 존중하는 것이 정의에 반함이 명백하여 이를 묵과할 수 없는 경우로 한정하여야 한다.

원고, 상고인

성림산업진흥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만조)

피고, 피상고인

파산자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정연호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노경래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중재법에 의한 중재판정이 있으면 기판력에 의하여 대상이 된 청구권의 존재가 확정되고, 그에 대한 집행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현실적 집행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중재판정에 따른 집행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기 위하여는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권리를 해할 의사로 절차관여를 방해하거나 허위의 주장으로 중재판정부를 기망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실체의 권리관계와 다른 내용의 중재판정을 취득하여 집행을 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와 같은 사정이 없이 중재판정의 내용이 단순히 실체적 권리관계에 배치되어 부당하고, 또한 중재판정에 기한 집행 채권자가 이를 알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집행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편취된 중재판정에 기한 강제집행이 불법행위로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의 법적 안정성을 위해 중재판정에 형식적 확정력이나 기판력 등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인정한 중재법 제35조 의 입법 취지나 중재판정의 효력을 배제하기 위하여는 그 중재판정에 취소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 중재판정취소의 소에 의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것이 원칙적인 방법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불법행위의 성립을 쉽게 인정할 일은 아니므로, 중재판정에 기한 강제집행이 불법행위로 되는 것은 당사자의 절차적 기본권이 근본적으로 침해된 상태에서 중재판정이 내려졌거나 중재판정에 취소사유가 존재하는 등 중재판정의 효력을 존중하는 것이 정의에 반함이 명백하여 이를 묵과할 수 없는 경우로 한정하여야 한다.

원심은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 즉 파산자 주식회사와 피고 2가 중재판정부에 위조되거나 허위 내용으로 작성된 서증 등을 제출하고, 소외인으로 하여금 허위진술을 하도록 교사하고, 수사기관에 뇌물을 제공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함과 동시에 아파트 주민들을 선동함으로써 원고의 공격·방어방법 제출을 방해하고, 중재인의 선정에 위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으로 원고의 절차적 기본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하였다는 주장을 각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모두 배척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조치는 비록 그 이유 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점이 없지는 않으나 위에서 본 법리나 이 사건 기록에 비추어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원고가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배로 사실을 오인하거나 중재판정의 편취 및 집행과 불법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황식(재판장) 이규홍 박재윤(주심) 김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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