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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5. 29. 선고 97후1450 판결
[상표등록무효][공1998.7.1.(61),1770]
판시사항

[1] 상표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의 범위

[2] 선출원된 인용상표권자의 지위에 있는 상표등록 무효심판청구인이 종전에 당해 등록상표의 세계 각국 등록에 대한 동의를 한 바 있다는 사정만으로 심판청구인의 이해관계가 소멸하였다고 할 수는 없어 무효심판청구의 이해관계인에 해당된다고 본 사례

[3] 상표 "HARDY SPICER"와 "SPICER"의 유사 여부(적극)

[4] "기계동력전달장치, 구성품, 부속품, 구동축" 등과 "자동변속기, 제동장치, 구동축, 클러치" 등의 유사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상표등록의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이라 함은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한 바 있거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자에 한하지 아니하고 그와 같은 상표를 사용한 일이 없더라도 동일 또는 유사상표를 먼저 등록한 자도 포함한다.

[2] 선출원된 인용상표권자의 지위에 있는 상표등록 무효심판청구인이 종전에 당해 등록상표의 세계 각국 등록에 대한 동의를 한 바 있다는 사정만으로 심판청구인의 이해관계가 소멸하였다고 할 수는 없어 무효심판청구의 이해관계인에 해당된다고 본 사례.

[3] 등록상표 "HARDY SPICER"와 그보다 선출원에 의하여 등록된 인용상표 "SPICER"를 대비하여, 등록상표는 그 구성으로 보아 이를 분리하여 관찰하면 거래상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후반부의 'SPICER' 부분만으로 약칭될 수 있고 그 경우 인용상표와는 호칭에 있어 동일하게 되어 양 상표를 동일 또는 유사한 지정상품에 다 같이 사용할 경우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다.

[4] 지정상품의 동일·유사 여부는 상품 자체의 속성인 품질, 형상, 용도와 생산부문, 판매부문, 수요자의 범위 등 거래의 실정 등을 고려하여 일반 거래의 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은 상품구분표상 제38류의 "기계동력 전달장치, 구성품, 부속품, 구동축, 프로펠라축, 연결축" 등이고,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인용상표의 지정상품은 같은 구분표상 제37류의 "자동변속기, 제동장치, 구동축, 클러치" 등인데, 위 상품들은 비록 상품류가 서로 다르고 규격 등은 상이할 수 있으나, 모두 동력을 이용한 기계기구의 부품들인 점과 그 생산자와 판매처에서 관련이 있는 등의 거래실정에 비추어 거래통념상 동일·유사한 상품에 속한다.

심판청구인,피상고인

다나 코포레이션 (소송대리인 변리사 차윤근)

피심판청구인,상고인

지케이엔 하디 스파이서 리미티드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후 외 4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심판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심판청구인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상표등록의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이라 함은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한 바 있거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자에 한하지 아니하고 그와 같은 상표를 사용한 일이 없더라도 동일 또는 유사상표를 먼저 등록한 자도 포함한다 할 것이다 (당원 1989. 11. 28. 선고 89후469 판결, 1996. 3. 12. 선고 95후1401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심판청구인은 피심판청구인의 이 사건 등록상표가 그보다 선출원하여 등록된 심판청구인의 인용상표와 유사하고 그 지정상품도 동일·유사하다고 하여 이 사건 상표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가 심판청구인의 주장과 같다면 심판청구인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고, 다만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심판청구인이 1976. 8. 3. 피심판청구인에게 이 사건 등록상표를 세계 각국에 등록하는 데 동의를 해 준 사실이 인정되나, 심판청구인이 위와 같은 동의를 하게 된 이유나 사정이 전혀 밝혀지지 아니한 이상 위와 같은 동의는 문자 그대로 등록을 하는 데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않기로 하는 등록에 대한 단순한 용인의 의사일 뿐, 더 나아가 상표등록 후에 제기되는 상표등록무효심판청구까지 미리 하지 아니하기로 한 합의가 포함된 취지라고 섣불리 추단할 수는 없다고 보이고, 특히 우리 나라에 있어서는 인용상표권자의 동의가 출원상표의 등록에 영향을 미치는 나라들과는 달리 선출원하여 등록된 인용상표의 상표권자가 인용상표와 유사한 상표의 등록출원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그 출원상표의 등록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대법원 1997. 3. 11. 선고 96후795 판결 등 참조), 심판청구인의 위와 같은 동의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등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위와 같이 심판청구인이 동의를 하였다고 하여도 그와 무관하게 등록된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상표등록무효심판청구의 이해관계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이를 반드시 크게 고려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며, 나아가 갑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심판청구인은 피심판청구인이 1985. 4. 25. 이 사건 등록상표를 우리 나라에 등록출원을 하여 출원공고가 되자 이에 대한 이의신청을 함으로써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 당시부터 그 등록에 관하여 위 동의와는 다른 태도를 명백히 하였는데도 피심판청구인은 그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절차에서 심판청구인의 위와 같은 태도 자체를 문제삼지는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이 사건 등록상표의 등록 당시 심판청구인의 위와 같은 동의의 의사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었는지도 의심스러우므로, 심판청구인이 종전에 위와 같이 세계 각국에 공통되는 내용으로 이 사건 등록상표의 등록에 대한 동의를 한 바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무효심판청구에 있어서 심판청구인의 이해관계가 소멸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

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부적절한 면이 있으나, 결과적으로 심판청구인의 이해관계를 인정하고 본안에 나아가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해관계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3점에 대하여

원심심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1985. 4. 25. 출원하여 1988. 8. 2. 등록된 이 사건 등록상표 "HARDY SPICER"(등록번호 생략)과 그보다 선출원에 의하여 등록된 인용상표 'SPICER'를 대비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는 그 구성으로 보아 이를 분리하여 관찰하면 거래상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후반부의 'SPICER' 부분만으로 약칭될 수 있고 그 경우 인용상표와는 호칭에 있어 동일하게 되어 양 상표를 동일 또는 유사한 지정상품에 다 같이 사용할 경우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다 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상표의 유사 여부 판단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당원의 판례들은 이 사건과는 사안이 다른 것들로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제2점에 대하여

지정상품의 동일·유사 여부는 상품 자체의 속성인 품질, 형상, 용도와 생산부문, 판매부문, 수요자의 범위 등 거래의 실정 등을 고려하여 일반 거래의 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당원 1994. 10. 25. 선고 94후890 판결, 1996. 9. 24. 선고 96후108 판결, 1997. 3. 11. 선고 96후795 판결 등 참조).

원심심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은 상품구분표상 제38류의 "기계동력 전달장치, 구성품, 부속품, 구동축, 프로펠라축, 연결축" 등이고,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인용상표의 지정상품은 같은 구분표상 제37류의 "자동변속기, 제동장치, 구동축, 클러치" 등인데, 위 상품들은 비록 상품류가 서로 다르고 규격 등은 상이할 수 있으나, 모두 동력을 이용한 기계기구의 부품들인 점과 그 생산자와 판매처에서 관련이 있는 등의 거래실정에 비추어 거래통념상 동일·유사한 상품에 속한다 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상품의 유사 여부 판단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천경송 지창권(주심) 신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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