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국내에서 널리 인식되어 사용되고 있는 타인의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상표권을 취득한 경우, 상표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간단하고 흔히 있는 표장만으로 구성된 상표가 오랫동안 사용됨으로써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들이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널리 인식하게 된 경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 보호하는 상품표지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등산용품 등에 관하여 상표가 특정 상품표지로서의 식별력과 주지성을 취득하였다고 보아, 그와 유사한 , 를 등록출원하여 사용하는 행위는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부정한 이익을 얻을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도2054 판결 (공1993상, 781) 대법원 2000. 5. 12. 선고 98다49142 판결 (공2000하, 1371) 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다4487 판결 (공2001상, 1100) [2] 대법원 1999. 4. 23. 선고 97도322 판결 (공1999상, 1088)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6도8958 판결
신청인,재항고인
신청인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준서 외 4인)
피신청인,상대방
피신청인 1 주식회사외 1인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표권의 등록이 자기의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시킬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널리 인식되어 사용되고 있는 타인의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형식상 상표권을 취득하는 것이라면 그 상표의 등록출원 자체가 부정경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설령 권리행사의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이는 상표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한 것이 되어 상표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할 수 없다 (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도2054 판결 , 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다4487 판결 등 참조). 한편, 비록 간단하고 흔히 있는 표장만으로 구성된 상표라 하더라도 그것이 오랫동안 사용됨으로써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들에게 어떤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인식되게 된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이 보호하는 상품표지에 해당한다 ( 대법원 1999. 4. 23. 선고 97도322 판결 ,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6도8958 판결 참조).
2. 주위적 신청에 대한 원심 법원의 판단
원심은 피신청인들의 원심 판시 제1 상표 ‘ ’(이하 ‘제1 상표’라 한다)는 알파벳 대문자 ‘K’, 의미 없는 부호 ‘-’, 아라비아 숫자 ‘2’, 의미 없는 도형 ‘ ’로 구성된 상표이고, 원심 판시 제2 상표 ‘ ’(이하 ‘제2 상표’라 한다)는 삼각형 형태의 도형, 그 내부 상단의 ‘K-2’ 문자, 그 내부 하단의 ‘Matsin’ 문자로 구성된 상표인데, 위 각 상표는 그 자체 내지 각 구성요소에 별다른 관념이 없고, 외관상 위 구성요소를 분리하여 관찰하면 자연스럽지 못할 정도로 각 구성부분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어 전체로서 관찰하여야 할 것인데, 피신청인의 제1, 2 상표는 외관, 호칭, 관념을 종합적으로 비교 검토하여 볼 때 이 사건 상표인 ‘ ’와 동일·유사하지 아니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이 되지 않는다.
기록에 의하면, 신청인 회사의 전신(전신)인 신청외인 경영의 ○○○ 상사와 신청인 회사는 “K2, , K2” 등 상표와 동일성 범위 내에 있는 상표들을 20여 년 이상 등산화 등의 상품과 그에 대한 광고에 사용하여 왔을 뿐 아니라, 2001년경부터 “K2” 상표를 전면에 내세운 텔레비전 광고를 전국적으로 방송한 것을 비롯하여 라디오, 지하철역 광고판 및 버스 외벽 등의 다양한 광고수단을 이용하여 “K2” 상표를 중점적으로 광고하고, 2002년부터는 고딕화된 형태의 상표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점,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동안 신청인 회사의 매출액 합계가 400억 원 상당, 광고비 합계가 15억 원 상당이었는데, 2001년 이후 그 매출액이 2001년 약 257억 원, 2002년 약 330억 원, 2003년 534억 원 등 지속적으로 가파르게 증대하였으며, 광고비도 2001년 약 9억 3천만 원, 2002년 약 6억 3천만 원, 2003년 약 11억 2천만 원 등 상당액을 지출한 점, 그 결과 2003년 4월경 신청인 회사의 제품은 국내 등산화 시장의 약 40%, 국내 안전화 시장의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되었고, 그 무렵 각종 언론매체 등에서 ‘K2’를 신청인 회사 또는 신청인 회사의 제품을 지칭하는 것으로 사용하는 등 신청인 회사의 등산화 등 등산 관련 제품의 품질에 대한 언론기관의 호의적인 보도가 잇따른 점, 피신청인 측의 이성열은 그 무렵인 2004. 4. 30. 제1 상표를 출원하고, 2004. 7. 23. 제2 상표를 출원하였던 점, 피신청인 1 주식회사는 2006. 7. 13. 제1, 2 상표를 이전등록받은 점 등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든 여러 사정에 비추어보면, 신청인 회사는 “K2”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상표들을 장기간에 걸쳐 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2002년경부터 상표를 계속적·중점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제1 상표의 출원일인 2004. 4. 30.경 무렵 이미 등산화, 안전화 및 등산용품 등에 관하여 대다수의 수요자에게 상표가 신청인 회사의 상품표지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어서 그 식별력과 주지성의 취득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상표와 대비되는 제1, 2 상표의 각 ‘K-2’ 부분은 다른 구성부분과 쉽게 분리하여 인식할 수 있고, 상표가 식별력을 취득한 거래실정상 자연스럽게 자타 상품 식별력을 가지는 요부가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상표와 외관, 호칭, 관념이 극히 유사한 ‘K-2’ 부분을 포함한 제1, 2 상표를 등산화, 등산의류 등의 등산용품에 사용할 경우에는 일반 수요자들로 하여금 그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다. 따라서 상표와 유사한 제1, 2 상표를 등록출원하는 행위는 자기의 상품을 다른 업자의 상품과 식별시킬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부정한 이익을 얻을 것을 목적으로 형식상 상표권을 취득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은, 제1, 2 상표의 등록출원행위 및 그 사용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피신청인들의 제1, 2 상표와 신청인의 상표가 동일·유사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신청인 회사의 주위적 신청을 기각하였음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상품표지 유사 판단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재항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