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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96. 8. 14. 선고 95나42555 판결 : 확정
[가처분이의 ][하집1996-2, 289]
판시사항

상표의 등록이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사용되고 있는 타인의 미등록 상표인 경우,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제4조의 적용이 배제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상표의 등록이 자기의 상품을 타업자의 상품과 식별시킬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사용되고 있는 타인의 상표가 아직 상표등록이 되어 있지 아니함을 알고 그와 동일, 유사한 상표나 상호, 표지 등을 사용하여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타인의 상표와 혼동을 일으키거나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이나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형식상 상표권을 취득한 것에 불과할 경우에는, 상표의 등록출원 자체가 부정경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이는 상표법을 악용 내지 남용한 것이 되어 상표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볼 수 없으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제4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

신청인(피항소인)

정리회사 주식회사 삼익가구의 관리인 이부일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영식 외 1인)

피신청인(항소인)

김정숙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준용)

주문

1. 피신청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신청인들의 부담으로 한다.

신청인의 신청취지

신청인과 피신청인들 사이의 인천지방법원 95카합1884호 상호사용금지가처분 신청사건에 관하여 위 법원이 1995. 7. 6.자로 한 가처분결정을 인가한다.

피신청인들의 신청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위 가처분결정을 취소하고, 신청인의 위 가처분신청을 기각한다.

이유

1. 가처분 사실

신청인이 피신청인들을 상대로 상호권 및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침해금지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신청한 신청취지 기재의 상호사용등금지가처분 신청사건에 관하여 인천지방법원이 신청인의 신청을 인용하여 1995. 7. 6. 담보로 금 30,000,000원을 공탁할 것을 조건으로 "피신청인들은 '삼익가구'라는 상호를 사용하거나 이를 사용한 제품의 판매 및 반포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피신청인들의 위 상호를 사용한 간판, 인쇄물, 제품 등에 대한 점유를 풀고 신청인이 위임하는 인천지방법원 소속 집달관에게 그 보관을 명한다. 집달관은 위의 경우에 있어서 그 보관의 취지를 공시하기 위하여 적당한 방법을 취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가처분결정을 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2. 피보전권리의 존부

가. 인정사실

소갑 제1, 2, 4호증, 소을 제1호증의 2, 6 내지 9의 각 기재, 소갑 제3호증의 1 내지 5, 소갑 제5호증의 1 내지 7의 각 영상과 참고인 최재형의 진술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1) 신청인 회사는 1977. 6. 7. '주식회사 삼익가구'라는 상호로 가구류의 제조, 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자신이 제조한 소파, 장롱, 문갑, 화장대, 장식장, 침대, 책상 등을 비롯한 가구류 등에 별지 제1목록 기재 상표를 부착한 후 전국에 있는 197개 대리점을 통하여 이를 판매하면서 연간 약 600억 원대의 상당한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고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등 각종 광고매체를 통한 활발한 홍보로 그 상호가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 (2) 신청인 회사는 1989. 4. 20. 별지 제1목록 기재 상표를, 지정상품을 상품구분 제26류 양탄자, 전화기 받침, 꽃병, 액자, 채양, 매트리스, 쿠션, 혼상제구로 정하여 출원하여 1990. 10. 18. 제203213호로 상표등록을 받았는바, 위 지정상품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위와 같은 가구류에도 위 상표를 부착하여 위와 같이 판매함으로써 위 상표도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 (3) 그런데 피신청인들은 1992. 5. 13.경부터 인천 부평구 산곡동 124의 80에서 '대우쇼파'라는 상호로 소파 등을 제조, 판매하는 소규모 영세 가구제조업을 운영하던 중, 신청인 회사가 등록한 위 상표의 지정상품에 가구류가 빠져 있음을 기화로 광고매체를 통한 홍보 등으로 일반 수요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신청인 회사의 상호 및 상표를 악용하여 자신들이 제조한 소파의 판매고를 증대시킬 목적으로 1994. 말경부터 디자인과 재질이 신청인 회사가 제조한 소파와 매우 흡사하면서도 품질은 조악한 소파 등을 제조한 후 그 곳에 신청인의 상호 및 상표와 동일, 유사한 '삼익가구'라고 표시된 상표 등 인쇄물을 부착하여 판매하는 방법으로 유사상품을 제조·판매하면서 신청인 회사의 정상 판매가격보다 훨씬 염가로 가구류 등을 덤핑 판매함으로써 위 유사상품이 신청인 회사에서 제조·판매한 제품으로 오인한 소비자들로부터 신청인 회사에게 항의가 쇄도하게 만들고 신청인 회사 및 상품의 신용을 실추시키는 등으로 판매고를 저하시키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배치되는 당심증인 김봉희의 증언은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나. 판 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신청인들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신청인의 상호, 상표와 동일,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이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하여 신청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는 행위를 함으로써, 또는 국내에 널리 알려진 신청인의 상호, 상표와 동일,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신청인의 영업상의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는 행위를 함으로써 신청인의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신청인은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 제2조 제1호 (가)목 내지 (나)목에 의하여 피신청인들에게 위 상표사용의 금지를 구할 피보전권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다. 피신청인들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들은, 피신청인들이 사용한 '삼익가구'라는 상표는 피신청인들이 상표법에 의하여 상표등록한 상표이므로 이를 사용하는 것은 피신청인들의 권리로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을 제2호증, 소을 제3호증, 소을 제4 내지 6호증의 각 1 내지 3, 소을 제7호증의 1, 2, 소을 제8호증의 1, 2, 소을 제10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신청인이 피신청인들의 위와 같은 부정경쟁행위로 인하여 가구류 등의 판매고가 급격히 감소함을 알아내고 피신청인들의 부정경쟁행위를 문제삼게 된 사실, 그러자 피신청인들은 위와 같이 국내에 널리 알려진 신청인 상표의 지정 상품에 가구류가 누락된 것을 알고 상표법을 악용하여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계속 영업할 목적으로 1994. 12. 5. 별지 제2목록 (1) 기재 표장이 신청인의 제203213호 등록상표의 권리 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는 심판을 구하고, 피신청인 김정숙은 1994. 12. 6. 서비스등록출원 제9932호로 같은 목록 (2) 기재 상표를, 지정서비스업을 서비스업류 구분 제110류 목공업, 가구가공업, 침구가공업으로 정하여, 같은 날 연합 서비스등록출원 제9934호로 같은 목록 (3) 기재 상표를, 지정서비스업을 서비스업류구분 제110류 목공업, 가구가공업, 침구가공업으로 정하여, 1995. 3. 6. 연합상표출원 제8003호로 "DIANE"이라는 상표를, 지정상품을 상품구분 제26류 소파, 침대, 식탁, 의장, 경대, 책장, 진열장, 매트, 매트리스, 침대커버, 농, 의자, 책상으로 정하여 출원한 사실, 또한 피신청인들은 1995. 8. 18. '삼익가구' 표장은 상표등륵 제203213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는 심판 및 '삼익가구' 서비스표는 상표등록 제203213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는 심판을 청구하여 1996. 3. 6. 특허청 심판소에서 같은 취지의 심결이 이루어진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인정과 같은 상표출원 및 권리범위확인심판만으로는 피신청인들이 출원한 상표가 유효한 등록사정을 받고 설정등록을 함으로써 상표권을 취득하게 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며, 나아가 설령 피신청인들이 위 상표들에 대하여 상표권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 사실과 같이 상표의 등록이 자기의 상품을 타업자의 상품과 식별시킬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사용되고 있는 타인의 상표가 아직 상표등록이 되어 있지 아니함을 알고 그와 동일, 유사한 상표나 상호, 표지 등을 사용하여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타인의 상표와 혼동을 일으키거나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이나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형식상 상표권을 취득한 것에 불과할 경우에는 상표의 등록출원 자체가 부정경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이는 상표법을 악용 내지 남용한 것이 되어 상표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볼 수 없으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 제4조 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 할 것인 즉, 피신청인들의 위 주장은 어느모로 보나 이유 없다.

3.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신청인들의 상호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를 배제하기 위하여 본안판결에 의한 집행을 기다려야만 한다면 신청인과 피신청인들의 영업활동 및 상품이 서로 오인·혼동되어 신청인의 영업활동 및 신용에 대하여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므로 그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도 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위 가처분결정은 이를 유지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인가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신청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고,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피신청인들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이종욱(재판장) 김형수 이근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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