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이의신청 및 소송의 계속중에 이의를 보류하지 아니하고 한 토지수용보상금 공탁금의 수령의 효과
나. 공탁된 토지수용보상금의 수령에 관한 이의유보 의사표시의 상대방
판결요지
가. 기업자가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1호 에 의하여 토지수용위원회가 재결한 토지수용보상금을 공탁한 경우에 그 공탁은 기업자가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토지수용에 따른 보상금 지급의무의 이행을 위한 것으로서 민법상 변제공탁과 다를 바 없으므로 토지소유자가 아무런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공탁금을 수령하였다면 토지소유자는 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에 승복하여 그 공탁의 취지에 따라 보상금을 수령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로써 기업자의 보상금 지급의무가 확정적으로 소멸하는 것이고, 토지소유자가 위 재결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제기하거나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중이라고 할지라도 그 쟁송중에 보상금 일부의 수령이라는등 유보의 의사표시를 함이 없이 공탁금을 수령한 이상, 이는 종전의 수령거절 의사를 철회하고 재결에 승복하여 공탁한 취지대로 보상금 전액을 수령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음은 마찬가지이며, 공탁금 수령당시 이의신청이나 소송이 계속중이라는 사실만으로 공탁금 수령에 관한 이의유보의 의사표시가 있는 것과 같이 볼 수는 없다.
나. 공탁된 토지수용보상금의 수령에 관한 이의유보의 의사표시는 그 공탁원인에 승복하여 공탁금을 수령하는 것임이 아님을 분명히 함으로써 공탁한 취지대로 채권소멸의 효과가 발생함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그 의사표시의 상대방은 반드시 공탁공무원에 국한할 필요가 없고 보상금 지급의무자인 기업자에 대하여 이의유보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도 가하다고 할 것이나, 이 사건에서 국립원호병원의 토지수용담당 주무과장이 기업자인 원호처장을 위하여 공탁금 수령에 관한 의사표시를 수령할 권한 있는 자라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니 원고가 공탁금 수령전에 위 주무과장에게 보상금의 일부 수령이라는 뜻을 밝힌 사실만으로는 기업자에 대한 이의유보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2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후
피고, 상고인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광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1980.2.29 원호처장이 기업자가 되어 시행하는 국립원호병원 신축부지 조성사업을 위하여 원고들 소유의 이 사건 각 토지 및 그 지상물을 손실보상금 도합 157,205,850원으로 수용하는 재결을 하고 원호처장은 위 수용재결 금액을 공탁하였으며 원고들은 1980.5.25과 그해 7.5 공탁공무원에게 아무런 이의유보의 의사표시를 함이 없이 위 공탁금을 전부 수령한 사실을 확정한 후, 원고들은 위 공탁금을 수령함으로써 위 수용재결에 승복한 것이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배척하고 있다.
즉 원고들은 위 수용재결에 불복하여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그후 이를 취하한바 없으며 그 후에도 계속하여 관계요로에 이 사건 각 토지 및 그 지상물을 수용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정당한 보상을 하여줄 것을 진정하여온 점, 원고들은 위 국립원호병원의 토지수용담당 주무과장인 소외인 등에게 보상금의 일부 수령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공탁금을 수령한 점과, 그 밖에 토지수용법 제61조 , 제65조 및 제67조 제1항 , 제76조 에 의하면 기업자는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에서 정한 수용 또는 사용의 시기까지 보상금을 지급 또는 공탁하여야 하고 그 수용시기에 수용대상토지 또는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하며 위 수용재결에 대한 이의신청은 사업의 진행 및 토지의 수용 또는 사용을 정지시키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 이의신청에 대한 재결에서는 원보상 금액이 증액재결 될 수는 있어도 감액재결되는 경우는 없어 토지소유자로서는 최악의 경우라도 원재결의 보상액은 수령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공탁공무원에게 유보의 의사표시를 함이 없이 공탁금을 수령하였다고 하여도 토지수용법의 규정에 의한 재결보상금의 공탁 및 그 수령은 민법상의 변제공탁 및 그 수령과 그 법리를 달리하므로 원고들이 위 수용재결의 보상금액 결정에 승복하고 위 공탁금을 수령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2. 그러나 기업자가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1호 에 의하여 토지수용위원회가 재결한 토지수용보상금을 공탁하는 경우에 그 공탁은 기업자가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토지수용에 따른 보상금지급의무의 이행을 위한 것으로서 민법상 변제공탁과 다를 바 없다. 그러므로 토지소유자가 아무런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공탁금을 수령하였다면 토지소유자는 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에 승복하여 그 공탁한 취지에 따라 보상금을 수령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로써 기업자의 보상금 지급의무는 확정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토지소유자가 위 재결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제기하거나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중이라고 할지라도 그 쟁송중에 보상금 일부의 수령이라는 등 유보의 의사표시를 함이 없이 공탁금을 수령한 이상 이는 종전의 수령 거절의사를 철회하고 재결에 승복하여 공탁한 취지대로 보상금 전액을 수령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음은 마찬가지이며, 공탁금 수령당시 이의신청이나 소송이 계속중이라는 사실만으로 공탁금 수령에 관한 이의유보의 의사표시가 있는 것과 같이 볼 수는 없다.
4. 다만 공탁금 수령에 관한 이의유보의 의사표시는 그 공탁 원인에 승복하여 공탁금을 수령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함으로써 공탁한 취지대로 채권소멸의 효과가 발생함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그 의사표시의 상대방은 반드시 공탁공무원에 국한할 필요가 없고 보상금 지급의무자인 기업자에 대하여 이의유보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도 가하다고 할 것이다. 이점에 관하여 당원의 종전 판례중 공탁금 수령에 관한 이의유보 의사표시의 상대방이 공탁공무원에게 국한되는 것처럼 판시한 견해는 이를 폐기하기로 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원고가 기업자인 원호처장에 대하여 공탁금 수령에 관한 이의유보의 의사표시를 한 일이 있는지를 살펴보건대, 원심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공탁금 수령전에 국립원호병원의 토지수용담당 주무과장인 소외인 등에게 보상금의 일부 수령이라는 뜻을 밝힌 사실을 인정하고 있기는 하나(원심판결의 전후문맥에 의하면 원심은 이러한 사실을 가지고 공탁금 수령에 관한 이의유보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판단하여 피고의 본안전 항변을 배척한 취지는 아니다), 국립원호병원 소속 과장인 위 소외인이 이 사건 기업자인 원호처장을 위하여 공탁금 수령에 관한 의사표시를 수령할 권한있는 자라고 인정할 만한 근거를 기록상 발견할 수 없으니, 위와 같은 수령권한 있음이 인정되지 않는 한 위 인정사실 만으로는 기업자에 대한 이의유보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5. 결국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으므로 피고 소송수행자의 상고이유 및 피고 소송대리인의 다른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다시 심리케 하고자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