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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9. 26. 선고 96누10096 판결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처분취소등][공1997.11.1.(45),3301]
판시사항

[1] 택지개발촉진법상의 택지개발 예정지구 지정처분에 앞서 거쳐야 하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청취와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의 의미

[2] 행정상 법률관계에서 신뢰보호원칙의 적용 요건 및 건설교통부장관의 지방자치단체 도시기본계획 승인만으로 장차 건축제한 등이 해제되어 재산권 행사상 제약을 받지 않게 되리라고 하는 신뢰를 주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택지개발 예정지구 지정처분의 법적 성질

[4]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시 계획재량을 갖는지 여부(적극) 및 이 경우 고려하여야 할 비례의 원칙의 의미

판결요지

[1]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 제2항 에서 건설교통부장관이 택지개발 예정지구를 지정하고자 하는 때에는 미리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의견을 들은 후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한 것은, 행정의 법률적합성 및 합목적성을 보장하고 행정절차에 관계된 자들의 권리를 보장·실현하기 위하여 그 지정과 관련한 직접적 이해관계자인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의견 및 그 지정과 관련한 행정적·정책적인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집단적 의견을 들어 이를 참고하라는 의미이지, 그 의견 또는 심의결과에 쫓아서 처분을 하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할 것이고, 또한 위와 같은 의견청취 및 심의절차의 의미와 관계 법령의 규정들을 종합해 보면, 주택정책심의위원회가 반드시 구 주택건설촉진법시행령(1995. 10. 5. 대통령령 제147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10호 소정의 2인 이내의 위촉위원을 포함하여 구성되어야 한다거나 그 심의를 반드시 서면심의(서면심의)가 아닌 회의심의(회의심의)의 방식으로 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

[2] 행정상 법률관계에서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①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여야 하고, ②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 대하여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 그 신뢰가 보호가치 있는 것이어야 하며, ③ 개인이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따라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④ 행정청이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는 것인데, 기초자치단체의 특정지구가 도시계획구역 또는 어떤 지역·지구·구역으로 지정되거나 어떤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됨으로써 어떠한 행위제한이 가해질지 여부는 광역자치단체장과 기초자치단체장의 도시계획(변경)결정·고시 및 지적승인·고시에 의하여 비로소 확정되는 것이므로, 건설교통부장관이 기초자치단체 도시기본계획을 승인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아직 지역주민들에게 장차 도시계획이 확정되면 건축제한 등이 해제되어 재산권 행사상 제약을 받지 않게 되리라고 하는 신뢰를 주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택지개발촉진법 제2조 제3호 에 의하면, 택지개발 예정지구는 원래 도시계획구역과 그 주변지역에서 지정하게 되어 있어 건설교통부장관이 도시계획구역 내에 있는 기초자치단체의 특정지구를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한 것이 자신이 한 기초자치단체 도시기본계획의 승인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어서 당해 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3] 택지개발 예정지구 지정처분은 건설교통부장관이 법령의 범위 내에서 도시지역의 시급한 주택난 해소를 위한 택지를 개발·공급할 목적으로 주택정책상의 전문적·기술적 판단에 기초하여 행하는 일종의 행정계획으로서 재량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그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없는 이상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4] 행정주체가 택지개발 예정지구 지정 처분과 같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하는 데에는 비록 광범위한 계획재량을 갖고 있지만 행정계획에 관련된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 공익 상호간과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하고 그 비교·교량은 비례의 원칙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만약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중요한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기는 하였으나 그것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게 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다. 또 여기서 비례의 원칙(과잉금지의 원칙)이란 어떤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그 목적달성에 유효·적절하고 또한 가능한 한 최소침해를 가져오는 것이어야 하며 아울러 그 수단의 도입으로 인한 침해가 의도하는 공익을 능가하여서는 아니된다는 헌법상의 원칙을 말하는 것인데, 어떠한 지역의 토지들을 토지구획정리사업법에 의한 구획정리의 방식이나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한 택지개발의 방식 또는 도시계획법에 의한 일단의 주택지조성의 방식 중 어느 방식으로 개발할 것인지의 여부는 각 방식의 특성, 당해 토지들의 입지조건이나 개발당시의 사회·경제적 여건, 사업의 목표 등 각각의 특성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참조판례
원고,상고인

원고 1 외 5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영철 외 1인)

피고,피상고인

건설교통부장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현 담당변호사 정주식 외 2인)

보조참가인

한국토지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현 담당변호사 정주식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 제2항 에서 건설교통부장관이 택지개발 예정지구를 지정하고자 하는 때에는 미리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의견을 들은 후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한 것은, 행정의 법률적합성 및 합목적성을 보장하고 행정절차에 관계된 자들의 권리를 보장·실현하기 위하여 그 지정과 관련한 직접적 이해관계자인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의견 및 그 지정과 관련한 행정적·정책적인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집단적 의견을 들어 이를 참고하라는 의미이지, 그 의견 또는 심의결과에 쫓아서 처분을 하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할 것 이고( 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누11582 판결 참조), 또한 위와 같은 의견청취 및 심의절차의 의미와 관계 법령의 규정들을 종합해 보면, 구 주택정책심의위원회가 반드시 주택건설촉진법시행령(1995. 10. 5. 대통령령 제147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10호 소정의 2인 이내의 위촉위원을 포함하여 구성되어야 한다거나 그 심의를 반드시 서면심의(서면심의)가 아닌 회의심의(회의심의)의 방식으로 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가 남양주시 호평동 일대 1,008,000㎡와 평내동 일대 910,000㎡(이하 '호평·평내지구'라 한다)를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하려고 1993. 6. 5.과 1993. 7. 20. 미금시장(당시 호평·평내지구는 미금시에 속해 있었다)과 경기도지사에게 그에 관한 의견을 물어 1994. 2. 14. 그들로부터 그 지정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을 받고 이를 검토한 다음, 그 지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총위원의 2/3 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예정지구 지정을 하겠다는 취지를 기재한 심의공문에 미금시장과 경기도지사의 반대의견 및 그에 대한 검토의견이 기재된 심의안을 첨부하여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에 회부하였고, 위촉위원이 위촉되지 아니하여 17인의 당연직 위원만으로 구성된 주택정책심의위원회에서 서면심의에 의하여 이 안건을 처리하였는데, 당시 1994. 2. 22.자로 위원들에게 보낸 심의공문 소정의 회부기한인 1994. 2. 28.까지는 10인의 위원이, 그 이후 1994. 3. 10.까지는 4인의 위원이 각 인편, 팩스, 공문을 통하여 찬성의견을 보내오자(피고는 심의회부자로서 별도로 가부 의견을 표하지 아니하였다), 피고가 1994. 3. 10. 호평·평내지구를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에 앞서 미금시장 등의 의견을 듣지 아니하였고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도 제대로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처분이 절차상 하자가 없는 적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와 공문서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오해에 의한 사실오인 또는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 제2항 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행정상 법률관계에서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 대하여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 그 신뢰가 보호가치 있는 것이어야 하며, 셋째, 개인이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따라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는 것이다 ( 대법원 1993. 9. 10. 선고 93누5741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1993. 4. 1. 도시계획법 제10조의2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미금시장이 수립·승인신청한 구리도시기본계획을 조건부로 승인하였고, 도시계획법 제10조 제1항 에 의하여 피고로부터 도시계획결정 권한을 위임받은 경기도지사와 재위임받은 미금시장이 각 도시계획법 제12조 에 의한 1993. 11. 17.자 구리도시계획(변경)결정과 도시계획법 제16조 , 제12조 , 제13조 에 의한 1993. 12. 29.자 도시계획시설결정·지적승인고시를 함으로써 호평·평내지구에 관한 도시계획이 확정된 다음 그로부터 70여 일 만에 이 사건 처분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호평·평내지구가 도시계획구역 또는 어떤 지역·지구·구역으로 지정되거나 어떤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됨으로써 어떠한 행위제한이 가해질지 여부는 경기도지사와 미금시장의 도시계획(변경)결정·고시(도시계획시설결정·고시포함) 및 지적승인·고시에 의하여 비로소 확정되는 것이므로, 피고가 구리도시기본계획을 승인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아직 원고들에게 장차 도시계획이 확정되면 건축제한 등이 해제되어 재산권 행사상 제약을 받지 않게 되리라고 하는 신뢰를 주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택지개발촉진법 제2조 제3호 에 의하면, 택지개발 예정지구는 원래 도시계획구역과 그 주변지역에서 지정하게 되어 있어 피고가 도시계획구역 내에 있는 호평·평내지구를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한 것이 자신이 한 구리도시기본계획의 승인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

원심이 비록 피고의 1993. 4. 1.자 승인을 경기도지사가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도시계획결정에 관한 권한을 미금시장에게 재위임하는 데 대한 도시계획법 제10조 제1항 소정의 승인이라고 본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지만, 그 승인 때문에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므로, 원심판결에 신뢰보호의 원칙 또는 도시계획법 제10조의2 , 제12조 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택지개발 예정지구 지정처분은 건설교통부장관이 법령의 범위 내에서 도시지역의 시급한 주택난 해소를 위한 택지를 개발·공급할 목적으로 주택정책상의 전문적·기술적 판단에 기초하여 행하는 일종의 행정계획으로서 재량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그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없는 이상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1993. 10. 8. 선고 93누10569 판결 참조). 그런데 행정주체가 이 사건 처분과 같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하는 데에는 비록 광범위한 계획재량을 갖고 있지만 행정계획에 관련된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 공익 상호간과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하고 그 비교·교량은 비례의 원칙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만약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중요한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기는 하였으나 그것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게 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6. 11. 29. 선고 96누8567 판결 참조). 또 여기서 비례의 원칙(과잉금지의 원칙)이란 어떤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그 목적달성에 유효·적절하고 또한 가능한 한 최소침해를 가져오는 것이어야 하며 아울러 그 수단의 도입으로 인한 침해가 의도하는 공익을 능가하여서는 아니된다는 헌법상의 원칙을 말하는 것인데, 어떠한 지역의 토지들을 토지구획정리사업법에 의한 구획정리의 방식이나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한 택지개발의 방식 또는 도시계획법에 의한 일단의 주택지조성의 방식 중 어느 방식으로 개발할 것인지의 여부는 각 방식의 특성, 당해 토지들의 입지조건이나 개발당시의 사회·경제적 여건, 사업의 목표 등 각각의 특성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3. 7. 16. 선고 92누12148 판결 참조).

이 사건 처분을 둘러싼 사실관계가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와 같다면, 수도권(서울 및 미금시 지역)의 시급한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한 택지를 확보·개발함으로써 국민주거생활의 안정과 복지향상을 기하려는 행정목적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그 목적달성을 위하여 토지구획정리사업 등이 아닌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기로 하여 구 원진레이온 공장부지가 아닌 호평·평내지구를 사업예정지구로 지정한 것은 유효·적절하고 가능한 한 최소침해를 가져오는 것이며, 또한 그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 또는 다른 공익을 능가하는 것이어서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다. 그리고 비록 호평·평내지구에 관한 도시계획이 확정된 후 겨우 70여 일 만에 이 사건 처분이 내려졌고, 또 이 사건 처분으로 사권침해를 받기 이전에도 도시계획의 확정시까지 7년여 동안 사실상 또는 법률상으로 건축제한 등이 가해져 왔다고 하여 달리 볼 것도 아니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심리미진이나 비례의 원칙 및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상고이유는 어느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 신성택 송진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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