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96. 11. 29. 선고 96누8567 판결
[도시계획시설결정처분무효확인등][집44(2)특,720;공1997.1.15.(26),210]
판시사항

[1] 도시계획안 내용의 공고·공람 절차의 시행 방법

[2] 행정계획의 의미 및 행정주체의 행정계획결정에 관한 재량의 범위

판결요지

[1] 도시계획법 제16조의2 제2항 , 같은법시행령 제14조의2 제6항 각 규정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도시계획안의 내용을 일간신문에 공고함에 있어서는 도시계획의 기본적인 사항만을 밝히고 구체적인 사항은 공람절차에서 이를 보충하면 족하다.

[2] 행정계획이라 함은 행정에 관한 전문적·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하여 도시의 건설·정비·개량 등과 같은 특정한 행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서로 관련되는 행정수단을 종합·조정함으로써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 있어서 일정한 질서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기준으로 설정된 것으로서, 도시계획법 등 관계 법령에는 추상적인 행정목표와 절차만이 규정되어 있을 뿐 행정계획의 내용에 대하여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행정주체는 구체적인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진다고 할 것이지만, 행정주체가 가지는 이와 같은 형성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그 행정계획에 관련되는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공익 상호간과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는 것이고, 따라서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결정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원고,상고인

박종술 외 4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규)

피고,피상고인

서울특별시 서초구청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승덕)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도시계획법 제16조의2 제2항 은 "시장 또는 군수는 제11조 에 의하여 도시계획을 입안하고자 할 때에는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그 의견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이를 도시계획의 입안에 반영하여야 한다. 다만 국방상 기밀을 요하거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은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법시행령 제14조의2 제6항 은 "시장·군수가 법 제16조의2 제2항 의 규정에 의하여 도시계획의 입안에 관하여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고자 할 때에는 그 입안하고자 하는 도시계획안의 내용을 일간신문에 2회 이상 공고하고, 14일 이상 일반에게 공람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각 규정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도시계획안의 내용을 일간신문에 공고함에 있어서는 도시계획의 기본적인 사항만을 밝히고 구체적인 사항은 공람절차에서 이를 보충하면 족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0. 4. 13. 선고 88누11247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도시계획시설(도로)결정안을 일간신문에 공고함에 있어서는 입안된 도로의 시점과 종점, 노폭과 연장길이 및 도로의 종류만을 명시하고, 위 계획도로의 구체적인 노선이 나타나 있는 도면은 서초구청 도시정비과에 비치하여 공람에 공하였다는 것인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비록 위 공고에는 입안된 계획도로가 직선도로가 아니라 U자형의 우회도로임이 명시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도시계획안의 공고는 적법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도시계획안의 공람공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행정계획이라 함은 행정에 관한 전문적·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하여 도시의 건설·정비·개량 등과 같은 특정한 행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서로 관련되는 행정수단을 종합·조정함으로써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 있어서 일정한 질서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기준으로 설정된 것으로서, 도시계획법 등 관계 법령에는 추상적인 행정목표와 절차만이 규정되어 있을 뿐 행정계획의 내용에 대하여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행정주체는 구체적인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진다고 할 것이지만, 행정주체가 가지는 이와 같은 형성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그 행정계획에 관련되는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공익 상호간과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는 것이고, 따라서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결정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분할 전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산 73의 2 임야 38,037㎡(이하 '이 사건 임야'라고 한다)는 1978년경 어린이 공원으로 지정된 공원용지인데, 1982. 10. 27. 공유물분할로 원고 박종술이 1/5 지분, 원고 유범주와 소외 김기현이 각 2/5 지분을 소유하다가, 위 김기현이 1986. 3. 5. 원고 김영준에게 7,607.4/38,037 지분을, 원고 윤수순에게 4,564.44/38,037 지분을, 원고 김영희에게 3,049.96/38,037 지분을 각 증여하여 같은 달 12. 위 원고들 앞으로 각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 서울 서초구 소재 중앙로와 효령로를 연결하는 도로가 없어 1989. 8. 17. 이 사건 임야를 가로질러 위 양 도로를 연결하는 폭 15m, 길이 186m의 직선도로 개설계획이 입안·공고되었으나, 1990. 12. 14.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위 직선도로는 공원용지를 관통하게 되어 있어 도로개설이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부결된 사실, 피고는 1994. 5. 16. 이 사건 임야 및 같은 동 산 75의 1 임야에 걸쳐 위 양 도로를 연결하는 폭 12m, 길이 400m의 U자형 우회도로(이하 '이 사건 우회도로'라고 한다)를 개설한다는 내용의 도시계획시설결정안을 입안하여 공람공고를 한 후 같은 해 11. 19. 위 도시계획시설(도로)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고 한다)을 하여 서초구 고시 제1994-48호로 같은 달 29.자 관보에 게재하여 고시하였고, 같은 해 12. 16. 위 도시계획시설(도로)에 대한 도시계획사업 실시계획을 인가(이하 '이 사건 인가'라고 한다)하여 서초구 고시 제1994-53호로 공고한 사실, 이 사건 우회도로 개설시 절토량이 13,000㎥, 성토량이 3,000㎥임에 반하여 위 직선도로 개설시에는 절토량은 52,000㎥, 성토량은 33,000㎥이고, 도로개설공사를 위한 사업비로는 이 사건 우회도로 개설시 공사비 510,000,000원, 용지구매비 2,800,000,000원이 소요됨에 반하여, 위 직선도로 개설시에는 공사비 4,750,000,000원, 용지구매비 1,800,000,000원이 소요될 것으로 각 추정되는 사실, 위 직선도로 개설시 공원용지가 양분되어 자연경관이 훼손될 가능성이 많은 사실, 피고는 이 사건 도로의 개설을 위하여 1994. 3. 22. 주민들이 참여한 회의를 개최하여 현장을 답사하고, 같은 해 6. 2.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한 결과, 위와 같은 지역여건, 공사여건 등을 감안하여 자연경관훼손을 최소화하고, 기존지형을 활용하여 이 사건 우회도로와 연결되는 중앙로와 차도의 폭은 동일하나, 편측으로만 보도를 설치하여 폭 12m의 우회도로를 개설하기로 의결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이 사건 도시계획시설결정에 이르게 된 경위, 그 필요성, 도로의 형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고려된 지역적 여건, 공사비와 절토량 등의 공사여건 등과 이 사건 결정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결정은 그 과정에서 객관적으로 정당하고 충분한 이익형량을 거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고, 이 사건 결정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이용관계가 달라지게 되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는 재산권의 제한에 따른 정당한 보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고 그보다는 이 사건 결정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공익의 정도가 현저히 크다 아니할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결정 및 인가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히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관계 증거와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재량권일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원고들은 원심에서 피고가 이 사건 결정을 함에 있어 도시계획법 제15조 제1항 같은법시행령 제11조 제1항 이 정하는 기초조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주장을 한 바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논지도 모두 이유가 없다.

다.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이 이 사건 결정의 고시는 1994. 11. 29.자 관보에 게재되고, 이 사건 인가는 같은 해 12. 16. 고시되었으나 원고들은 1995. 5. 25. 이 사건 결정 및 인가에 대하여 행정심판을 제기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결정 및 인가에 대한 행정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지나 제기된 것이 명백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행정심판청구기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소론이 지적하는 대법원판결은 사안을 달리하는 이 사건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논지도 이유가 없다.

2.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천경송 안용득(주심) 지창권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