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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다50185 판결
[손해배상(기)][공1994.3.1.(963),699]
판시사항

허위의 인감증명이 발급됨으로써 불실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받은 근저당권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인감증명의 교부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인감증명은 인감자체의 동일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거래행위자의 동일성과 거래행위가 행위자의 의사에 의한 것임을 확인하는 자료로서 일반인의 거래상 극히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므로, 인감증명사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으로서는 그것이 타인과의 권리의무에 관계되는 일에 사용되어지는 것을 예상하여 그 발급된 인감증명으로 인한 부정행위의 발생을 방지할 직무상의 의무가 있고 따라서 위 발급된 허위의 인감증명에 의하여 그 인감명의인과 계약을 체결한 자가 그로 인한 손해를 입었다면 위 인감증명의 교부와 그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이정규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임삼빈

피고, 피상고인

부여군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들의 피고 부여군에 대한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들의 피고 임삼빈에 대한 상고와 피고 임삼빈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위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각 상고인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먼저 원고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부여군 산하 부여읍사무소 직원인 소외 1이 소외 2 본인임을 사칭한 소외 3으로부터 소외 2의 인감개인신고를 요청받고 주민등록증에 의하여 본인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주민등록증을 분실하였다는 말만 믿고 소외 2의 개인별주민등록표에 부착된 사진과 소외 3의 얼굴을 대조하여 보고 동일인이라고 잘못 판단한 과실로 소외 3으로부터 교부받은 인장에 의하여 인감개인신고를 수리한 후 인감증명서를 발급한 사실, 소외 4가 그 형인 소외 2의 위 인감증명서를 소외 3로부터 전달받아 이를 이용하여 소외 2 소유의 원판시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들을 권리자로 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고 원고들로부터 원판시 금원을 대여받았으나 그 후 소외 2의 원고들에 대한 대전지방법원 강경지원 89가단285호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 확정판결에 의하여 말소되기에 이른 사실 등을 인정하고 나서 한편으로, 위 인감증명의 용도란이 원래 보증용으로 되어 있었는데 소외 4(원심판결의 소외 2의 기재는 그 전후 문맥으로 비추어 볼 때 오기임이 분명하다)이 그 용도를 설정용으로 변조하고 이를 이용하여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감증명을 부정하게 발급받은 자가 그 용도란을 설정용으로 변조하여 타인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이를 담보로 금원을 차용함으로써 손해가 발생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예견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소외 4가 위 인감증명서의 용도란을 설정용으로 변조한 후 이를 이용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들에게 불실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고 돈을 차용하여 손해를 입혔다는 것은 특별한 사정에 속하는 것인바, 소외 1이 이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부여읍사무소 직원인 소외 1의 인감사무집행상의 과실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와는 상당인과 관계가 없다고 판시하여 원고들의 피고 부여군에 대한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인감증명은 인감자체의 동일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거래행위자의 동일성과 거래행위가 행위자의 의사에 의한 것임을 확인하는 자료로서 일반인의 거래상 극히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므로, 인감증명사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으로서는 그것이 타인과의 권리의무에 관계되는 일에 사용되어지는 것을 예상하여 그 발급된 인감증명으로 인한 부정행위의 발생을 방지할 직무상의 의무가 있고 따라서 위 발급된 허위의 인감증명에 의하여 그 인감명의인과 계약을 체결한 자가 그로 인한 손해를 입었다면 위 인감증명의 교부와 그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 당원 1991.3.22. 선고 90다8152 판결 ; 1991.7.9. 선고 91다5770 판결 등 참조), 또한 근저당권설정등기신청서에 첨부하는 인감증명서는 그 사용용도란에 "근저당권설정용"이라고 기재되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므로 인감증명을 보증용으로 부정하게 발급받은 자가 그 용도를 설정용으로 변조하여 불실의 등기를 경료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달리 취급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소외 4가 원래 보증용으로 되어 있던 위 인감증명의 용도란을 설정용으로 변조하고 이를 이용하여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피고 부여군에 대한 청구를 배척한 것은 불법행위에 있어서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2) 사실관계가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다면 원고들과 그들의 대리인인 소외 이용호에게도 원판시와 같은 과실이 있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피해자측의 이러한 과실을 참작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피고 임삼빈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피고 임삼빈은 등기의무자인 소외 2를 알지 못하고 또 이 사건 부동산의 등기권리증을 멸실하였는지를 확인한 일도 없으면서 위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들을 권리자로 하는 원판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함에 있어 등기의무자인 소외 2가 등기의무자 본인임이 틀림없다는 취지의 보증을 한 과실로 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지고 원고들을 대리한 소외 이용호는 이를 믿고 소외 4에게 원판시 각 금원을 대여하여 편취당하였으므로, 동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 당원 1981.2.24. 선고 80다2860 판결 참조)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률적용을 잘못한 위법이 없다.

그리고 피고 임삼빈이 위 이용호에게 소송고지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원고들과 동 피고 사이의 본안소송에 있어서는 아무 영향이 없는 것이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들의 피고 부여군에 대한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원고들의 피고 임삼빈에 대한 상고와 피고 임삼빈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며, 위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안우만(주심) 김용준 안용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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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 1993.9.3.선고 93나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