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헌재 2004. 10. 28. 선고 2002헌마328 공보 [2002년도 국민기초생활보장최저생계비 위헌확인]
[공보98호 1187~1194]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보건복지부장관이 2002년도 최저생계비를 고시함에 있어 장애로 인한 추가지출비용을 반영한 별도의 최저생계비를 결정하지 않은 채 가구별 인원수만을 기준으로 최저생계비를 결정한 2002년도 최저생계비고시가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가구 구성원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평등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국가가 행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에 대한 최저생활보장을 위한 생계급여 지급”이 헌법이 요구하는 객관적인 최소한도의 내용을 실현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국가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함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조치를 취하였는가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것인바, “인간다운 생활”이란 그 자체가 추상적이고 상대적인 개념으로서 그 나라의 문화의 발달, 역사적·사회적·경제적 여건에 따라 어느 정도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고, “최소한도의 조치” 역시 국민의 사회의식의 변화, 사회·경제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가변적인 것이므로, 국가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생계급여의 수준을 구체적으로 결정함에 있어서는 국민 전체의 소득수준과 생활수준, 국가의 재정규모와 정책, 국민 각 계층의 상충하는 갖가지 이해관계 등 복잡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의 최저생활보장의 구체적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입법부 또는 입법에 의하여 다시 위임을 받은 행정부 등 해당기관의 광범위한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국가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적 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가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된 경우에는, 국가가 최저생활보장에 관한 입법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다든가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한 경우에 한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

국가가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의 인간다운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행하는 사회부조에는 국

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생계급여 지급을 통한 최저생활보장 외에 다른 법령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것도 있으므로, 국가가 행하는 최저생활보장 수준이 그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하였는지 여부, 즉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객관적 내용의 최소한을 보장하고 있는지 여부는 보장법에 의한 생계급여만을 가지고 판단하여서는 아니되고, 그 외의 법령에 의거하여 국가가 최저생활보장을 위하여 지급하는 각종 급여나 각종 부담의 감면 등을 총괄한 수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보건복지부장관이 2002년도 최저생계비를 고시함에 있어서 장애인가구의 추가지출비용을 반영한 최저생계비를 별도로 정하지 아니한 채 가구별 인원수를 기준으로 한 최저생계비만을 결정·공표함으로써 장애인가구의 추가지출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최저생계비에 따라 장애인가구의 생계급여 액수가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그 생계급여액수는 최저생계비와 동일한 액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최저생계비에서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 등을 공제한 차액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장애인가구와 비장애인가구에게 지급되는 생계급여까지 동일한 액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이때 공제되는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은 장애인가구의 실제소득에서 장애인가구의 특성에 따른 지출요인을 반영한 금품인 장애인복지법에 의한 장애수당, 장애아동부양수당 및 보호수당, 만성질환 등의 치료·요양·재활로 인하여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지출하는 의료비를 공제하여 산정하므로 결과적으로 장애인가구는 비장애인가구에 비교하여 볼 때 최저생계비에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반영하여 생계급여액을 상향조정함과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점, 장애인가구는 비장애인가구와 비교하여 각종 법령 및 정부시책에 따른 각종 급여 및 부담감면으로 인하여 최저생계비의 비목에 포함되는 보건의료비, 교통·통신비, 교육비, 교양·오락비, 비소비지출비를 추가적으로 보전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국가가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함에 있어서 국가가 실현해야 할 객관적 내용의 최소한도의 보장에도 이르지 못하였다거나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하였다고는 보기 어렵고, 또한 장애인가구와 비장애인가구

에게 일률적으로 동일한 최저생계비를 적용한 것을 자의적인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장관이 2002년도 최저생계비를 고시함에 있어 장애로 인한 추가지출비용을 반영한 별도의 최저생계비를 결정하지 않은 채 가구별 인원수만을 기준으로 최저생계비를 결정한 것은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가구 구성원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

참조판례

헌재 1995. 7. 21. 93헌가14 , 판례집 7-2, 1, 30-31

헌재 1997. 5. 29. 94헌마33 , 판례집 9-1, 543, 553-554

헌재 1998. 2. 27. 97헌가10 등, 판례집 10-1, 30-31

헌재 2000. 6. 1. 98헌마216 , 판례집 12-1, 622, 646-647

헌재 2003. 5. 15. 2002헌마90 , 판례집 15-1, 581, 600-601

당사자

청 구 인 이○열 외 2인

대리인 법무법인 산하

담당변호사 장유식

주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청구인 박○자, 이○연은 각 정신지체 1급 장애자이고, 청구인 이○열은 박○자의 남편이자 이○연의 아버지로서 비장애자인바, 청구인들은 1가구를 이루어 함께 거주하면서 2000. 10. 5.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생계급여 수급자로 선정되어 그 무렵부터 생계급여를 지급받고 있다.

(2)보건복지부장관은 2001. 12. 1. 보건복지부고시 제2001-63호로 2002년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보장법’이라 한다)상의 최저생계비를 결정·공표하였다.

(3)청구인들은 2002. 5. 14. 위 최저생계비 고시가 청구인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보건복지부장관이 2001. 12. 1.에 한 2002년도 최저생계비 고시(보건복지부고시 제2001-63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청구인들에게는 이 사건 고시 중 3인

가구 최저생계비가 적용되나, 청구인들이 이 사건 고시 전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그 고시 전체에 동일한 심사척도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고시 전체로 심판대상을 확장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심판대상고시와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심판대상 고시

◦2002년도 최저생계비

가구규모
1인가구
2인가구
3인가구
4인가구
5인가구
6인가구
금액
(원/월)
345,412
572,058
786,827
989,719
1,125,311
1,269,809

(2) 관련 조항

제1조(목적) 이 법은 생활이 어려운 자에게 필요한 급여를 행하여 이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6.“최저생계비”라 함은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서 제6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공표하는 금액을 말한다.

7.“소득인정액”이라 함은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합산한 금액을 말한다.

8.“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이라 함은 개별가구의 실제소득에 불구하고 보장기관이 급여의 결정 및 실시 등에 사용하기 위하여 산출한 금액을 말한다. 이 경우 소득평가액의 구체적인 산정방식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되, 가구특성에 따른 지출요인과 근로를 유인하기 위한 요소등을 반영하여야 한다.

제3조(급여의 기본원칙) ① 이 법에 의한 급여는 수급자가 자신의 생활의 유지·향상을 위하여 그 소득·재산·근로능력 등을 활용하여 최대한 노력하는 것을 전제로 이를 보충·발전시키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한다.

② 부양의무자의 부양과 다른 법령에 의한 보호는 이 법에 의한 급여에 우선하여 행하여지는 것으로 한다. 다만, 다른 법령에 의한 보호의 수준이 이 법에서 정하는 수준에 이르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이 법에 의한 급여를 받을 권리를 잃지 아니한다.

제4조(급여의 기준 등) ① 이 법에 의한 급여는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②이 법에 의한 급여의 기준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수급자의 연령·가구규모·거주지역 기타 생활여건 등을 고려하여 급여의 종류별로 정한다.

③보장기관은 이 법에 의한 급여를 세대를 단위로 하여 행하되,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개인을 단위로 하여 행할 수 있다.

제5조(수급권자의 범위) ①수급권자는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자로서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자로 한다.

제6조(최저생계비의 결정)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의 소득·지출수준과 수급권자의 생활실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최저생계비를 결정하여야 한다.

②보건복지부장관은 매년 12월 1일까지 제20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다음 연도의 최저생계비를 공표하여야 한다.

③보건복지부장관은 최저생계비를 결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계측조사를 5년마다 실시하며, 이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제7조(급여의 종류)①이 법에 의한 급여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생계급여 2. 주거급여 3. 의료급여 4. 교육급여 5. 해산급여 6. 장제급여 7. 자활급여

②이 법에 의한 급여는 제1항 제1호의 생계급여와 수급자의 필요에 따라 동항 제2호 내지 제7호의 급여를 함께 행하는 것으로 한다. 이 경우 급여의 수준은 제1항 제1호 내지 제4호 및 제7호의 급여와 수급자의 소득인정액을 포함하여 최저생계비 이상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③제1항 제3호의 의료급여는 따로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제8조(생계급여의 내용) 생계급여는 수급자에게 의복·음식물 및 연료비와 기타 일상생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금품을 지급하여 그 생계를 유지하게 하는 것으로 한다.

보장법 부칙

제1조(시행일) 이 법은 2000년 10월 1일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5조 제1항의 규정은 2003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제5조(수급권자의 범위에 대한 적용특례) 이 법 시행일부터 2002년 12월 31일까지 수급권자는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자로서 최저생계비를 감안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과 재산을 기준으로 하여 매년 정하는 수급권자 선정기준에 해당하는 자로 한다.

제6조(소득인정액에 대한 적용특례) 이 법 시행일부터 2002년 12월 31일까지 제7조 제2항 및 제9조 제4항의 소득인정액은 제2조 제8호의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을 말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1) 적법요건에 관한 주장

이 사건 고시는 청구인이 지급받게 될 생계급여액수를 결정하므로 이 사건 고시로 인한 기본권침해는 직접성, 자기관련성, 현재성을 갖추었고, 이 사건 고시를 직접 대상으로 하는 행정소송 등 다른 권리구제절차가 없다.

(2) 본안에 관한 주장

최저생계비는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서 보장법상의 수급자가 받게 될 생계급여 액수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것인바, 보건복지부장관이 이 사건 고시를 하면서 장애인이 포함된 가구(이하 ‘장애인가구’라 한다)가 부담하는 교통비, 의료비, 교육비, 보호·간병인비, 보장구 구입·유지비 등 장애로 인한 월 평균 158,000원의 추가지출비용을 반영한 최저생계비를 별도로 정하지 아니한 채 가구별 인원수를 기준으로 한 최저생계비만을 결정·공표함으로써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가구의 구성원에게 최소한도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할 정도에 못 미치는 적은 액수의 생계급여를 받게 하였으므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고, 장애인가구와 비장애인가구에게 동일한 최저생계비를 적용함으로써 비장애인가구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의 생계급여를 받게 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 보건복지부장관의 의견

(1) 적법요건에 관한 의견

이 사건 고시는 그 자체로 국민에게 직접적인 효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보건복지부장관의 현금급여기준 결정 및 수급자의 급여신청, 수급자 선정을 위한 소득·재산·부양의무자에 대한 조사, 수급자 선정, 급여 실시 등 일련의 집행행위를 매개로 하여 국민에게 효력을 미치는 것이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 자기관련성, 현재성 요건을 흠결하여 부적법하다.

(2) 본안에 관한 의견

국가가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을 보호하는 수준은 보장법상의 최저생계비뿐만 아니라 생계급여 액수를 산정하기 위하여 최저생계비에서 공제하는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의 산정방식과도 관련이 있고, 그 외에 장애인복지법, 의료급여법에 의한 각종 수당 및 급여와 각종 복지시책, 지방자치단체 기타 공공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각종 급여나 부담감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고시가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가구 구성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직접성

이 사건 고시는 보장법 제6조 제1항의 직접적인 위임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최저생계비를 정한 것으로서 보장법과 결합하여 보장법상의 수급자에게 지급할 생계급여 액수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직접 대외적 효력을 가지며, 그 내용이 일의적이고 명백하여 보장법상 관할행정청의 수급자선정결정이 이루어지면 최저생계비에 따라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과정을 거쳐 산정된 생계급여가 수급자에게 지급되는 기계적 내지 단순한 사실적 집행행위를 거칠 뿐이므로, 보장법상 생계급여 수급자인 청구인들에 대하여 그 자체에 의하여 직접적인 효력을 갖는다.

나. 자기관련성

청구인 이○열은 비록 장애인은 아니지만, 생활무능력자로서 장애인인 다른 청구인들과 함께 1가구를 형성하는 가구원의 자격으로 보장법상의 수급자로 선정되어 생계급여를 지급받고 있으므로, 생계급여 결정의 기준이 되는 이 사건 고시와 법적으로 관련되어 있어 자기관련성을 갖추었다.

다. 보충성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그 산하 행정기관의 어떤 구체적인 처분 그 자체가 아니고, 보건복지부장관이 법령의 위임에 따라 정한 최저생계비 고시인데, 이러한 보건복지부장관의 고시에 대하여 처분성을 인정하여 행정소송법에 의한 행정소송 등 다른 권리구제절차를 허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므로, 이 사건은 보충성의 예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헌법소원대상성을 인정할 수 있다.

라. 권리보호이익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자가 그 구제를 받기 위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뒤 기본권침해의 원인이 된 공권력의 행사가 취소되거나 새로운 공권력의 행사 등 사정변경으로 말미암아 기본권 침해행위가 배제되어 청구

인이 더 이상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불분명한 헌법문제의 해명이나 침해반복의 위험 등을 이유로 한 심판의 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3. 11. 25. 92헌마169 , 판례집 5-2, 489, 493).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의 소득·지출수준, 수급권자의 생활실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매년 다음 연도의 최저생계비를 결정·공표하도록 되어 있어 이 사건 고시는 2002. 12. 31.이 경과하면 효력을 잃게 된다 할 것이나, 모든 국민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에게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부담시키고 있는 우리의 헌법질서에 있어서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소한도의 생활수준을 보장하기 위한 생계급여 액수의 기준이 되는 이 사건 고시가 헌법이 요구하는 바를 충족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헌법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최저생계비가 매년 변경되어 고시된다고 하더라도 질적·양적으로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되지 않기 때문에 동일한 침해 반복의 위험이 있고, 우리 헌법소원제도의 체계상 매년 변경되는 최저생계비 고시에 대하여 청구기간 내에 적법하게 심판청구를 하고 그 시행기간이 경과하기 전 위헌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고시가 헌법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헌법적으로 해명한다는 것은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 심판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예외적으로 권리보호이익을 인정함이 타당하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의 침해 여부

(1)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에 관한 헌법규정

우리 헌법은 사회국가원리를 명문으로 규정하지 않고, 헌법 전문,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비롯한 사회적 기본권의 보장(헌법 제31조 내지 제36조), 경제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유도하고 재분배하여야 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는 경제에 관한 조항(헌법 제119조 제2항 이하) 등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사회국가원리를 수용하고 있다. 사회국가란 사회정의의 이념을 헌법에 수용한 국가, 사회현상에 대하여 방관적인 국가가 아니라 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정의로운 사회질서의 형성을 위하여 사회현상에 관여하고 간섭하고 분배하고 조정하는 국가이며, 궁극적으로는 국민 각자가 실제로 자유를 행사할 수 있는 그 실질적

조건을 마련해 줄 의무가 있는 국가를 의미한다(헌재 2002. 12. 18. 2002헌마52 ).

헌법 제34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면서, 제34조 제2항에서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함과 아울러 제34조 제5항에서 “신체장애자 및 질병·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헌법규정들은 생활능력 없는 신체장애자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고, 이에 대응하여 국가에게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을 보호할 헌법적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2)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의 의의와 법적 성격

헌법 제34조 제1항이 보장하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는 사회권적 기본권의 일종으로서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최소한의 물질적인 생활의 유지에 필요한 급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권리는 국가가 재정형편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법률을 통하여 구체화할 때에 비로소 인정되는 법률적 권리라고 할 것이다(헌재 1995. 7. 21. 93헌가14 , 판례집 7-2, 1, 30-31; 1998. 2. 27. 97헌가10 등, 판례집 10-1, 30-31; 2000. 6. 1. 98헌마216 , 판례집 12-1, 622, 646-647; 2003. 5. 15. 2002헌마90 , 판례집 15-1, 581, 600-601).

나아가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생활능력 없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헌법의 규정은 모든 국가기관을 기속하지만 그 기속의 의미는 동일하지 아니한데, 입법부나 행정부에 대하여는 국민소득, 국가의 재정능력과 정책 등을 고려하여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으로 모든 국민이 물질적인 최저생활을 넘어서 인간의 존엄성에 맞는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행위의 지침, 즉 행위규범으로서 작용하지만, 헌법재판에 있어서는 다른 국가기관, 즉 입법부나 행정부가 국민으로 하여금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하여 객관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할 의무를 다하였는지를 기준으로 국가기관의 행위의 합헌성을 심사하여야 한다는 통제규범으로 작용하는 것이다(헌재 1997. 5. 29. 94헌마33 , 판례집 9-1, 553-554; 1999. 12. 23. 98헌바33 , 판례집 11-2, 758-759; 2001. 4. 26. 2000헌마390 , 공보 56, 494).

또한, 국가가 행하는 생계보호가 헌법이 요구하는 객관적인 최소한도의 내용을 실현하고 있는지 여부는 결국 국가가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함에 필요

한 최소한도의 조치를 취하였는가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것인데 생계보호의 구체적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입법부 또는 입법에 의하여 다시 위임을 받은 행정부 등 해당기관의 광범위한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국가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적 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가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된 경우에는, 국가가 생계보호에 관한 입법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다든가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한 경우에 한하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헌재 1997. 5. 29. 94헌마33 , 판례집 9-1, 553-554).

(3)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급여의 보충성

1997.이후 IMF 관리체제 하에서 대량의 실업자가 발생하고 빈곤 인구가 급증하는 등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위협받는 국민들이 대폭 증가하게 되었으나 구 생활보호법만으로는 그 해결의 한계에 봉착하자 국가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social safety net)으로서 1999. 9. 7. 국민기초생활보장법(법률 제6024호)을 제정하였는바, 보장법은 생활이 어려운 자에게 필요한 급여를 행하여 이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제1조) 시행일인 2000. 10. 1.부터 수급권자의 범위에 대한 특례 적용기한인 2002. 12. 31.까지는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가 있어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자로서 최저생계비를 감안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과 재산을 기준으로 매년 정하는 수급권자 선정기준에 해당하는 자로 수급권자의 범위를 정하고(제5조, 부칙 제5조), 생계급여를 기본으로 하여 수급자의 필요에 따라 주거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 해산급여, 장제급여, 자활급여를 병행하여 지급하되, 시행일인 2000. 10. 1.부터 소득인정액에 대한 특례 적용기한인 2002. 12. 31.까지는 해산급여와 장제급여를 제외한 나머지 급여들과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을 포함하여 최저생계비 이상이 되도록 하는 한편(제7조, 부칙 제6조), 보건복지부장관으로 하여금 최저생계비를 결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계측조사를 5년마다 실시하도록 하고, 매년 12. 1.까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국민의 소득·지출수준, 수급권자의 생활실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다음 연도의 최저생계비를 결정하여 공표하도록 하며(제6조), 이 법에 의한 급여의 기준을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면서도(제4조), 이 법에 의한 급여는 수급자가 자신의 생활의 유지·향상을 위하여 그 소득·재산·근로능력등을 활

용하여 최대한 노력하는 것을 전제로 이를 보충·발전시키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며, 부양의무자의 부양과 다른 법령에 의한 보호는 이 법에 의한 급여에 우선하여 행하여지는 것으로 한다고 함으로써(제3조), 이 법에 의한 급여가 어디까지나 보충적인 것임을 명시하고 있다.

(4) 이 사건 고시와 생계급여

보건복지부장관은 2001년도 최저생계비를 3.5% 인상하여 가구별 인원수를 기준으로 2002년도 최저생계비를 결정하여 이 사건 고시를 하였는데, 당시 가구유형(성, 연령, 장애여부, 질병여부 등)을 고려한 최저생계비를 계측할 수 있는 모형개발이 미흡했고, 예산상의 이유로 가구유형별 최저생계비를 계측하기 위한 충분한 표본수를 확보할 수 없었음을 이유로 장애인가구의 추가지출비용을 반영한 장애인가구용 최저생계비는 따로 결정하지 아니하였다.

보장법에 근거하여 고시된 최저생계비와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 등의 차액으로 액수가 결정되어 지급되는 생계급여는 수급자에게 의복·음식물 및 연료비와 기타 일상생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금품으로서(제8조) 사회부조의 한 형태이다.

(5) 이 사건 고시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였는지 여부

국가가 행하는 보장법상의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에 대한 최저생활보장을 위한 생계급여 지급”이 헌법이 요구하는 객관적인 최소한도의 내용을 실현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국가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함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조치를 취하였는가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것인바, “인간다운 생활”이란 그 자체가 추상적이고 상대적인 개념으로서 그 나라의 문화의 발달, 역사적·사회적·경제적 여건에 따라 어느 정도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고, “최소한도의 조치” 역시 국민의 사회의식의 변화, 사회·경제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가변적인 것이므로, 국가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생계급여의 수준을 구체적으로 결정함에 있어서는 국민 전체의 소득수준과 생활수준, 국가의 재정규모와 정책, 국민 각 계층의 상충하는 갖가지 이해관계 등 복잡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의 최저생활보장의 구체적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입법부 또는 입법에 의하여 다시 위임을 받은 행정부 등 해당기관의 광범위한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국가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적 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가 사법적 심사의 대상

이 된 경우에는, 국가가 최저생활보장에 관한 입법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다든가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한 경우에 한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국가가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행하는 사회부조에는 보장법에 의한 생계급여 지급을 통한 최저생활보장 외에 다른 법령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것도 있으므로, 국가가 행하는 최저생활보장 수준이 그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하였는지 여부, 즉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객관적 내용의 최소한을 보장하고 있는지 여부는 보장법에 의한 생계급여만을 가지고 판단하여서는 아니되고, 그 외의 법령에 의거하여 국가가 최저생활보장을 위하여 지급하는 각종 급여나 각종 부담의 감면 등을 총괄한 수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002년도를 기준으로 볼 때,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가구의 구성원에게는 2002년도 최저생계비에서 장애인가구의 소득평가액 등을 공제한 액수의 생계급여가 지급되는데, 이때 최저생계비에서 공제하는 소득평가액은 장애인가구의 실제소득에서 장애인가구의 특성에 따른 지출요인을 반영한 금품인 장애인복지법에 의한 장애수당, 장애아동부양수당 및 보호수당, 만성질환 등의 치료·요양·재활로 인하여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지출하는 의료비를 공제하여(보장법시행규칙 제2조) 산정되므로, 결과적으로 최저생계비에 장애로 인한 추가지출비용을 반영하여 생계급여액을 상향조정함과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 외에도 의료급여법에 따른 지체장애인용 지팡이, 목발, 휠체어, 의지·보조기, 시각장애용 저시력 보조기(안경, 돋보기, 망원경, 콘택트렌즈, 의안), 흰지팡이, 보청기, 체외용 인공 후두 등 보장구 구입대금 지원,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인재활보조기구 무료 교부, 장애인 의료비 지원, 장애인자녀교육비 지원, 장애수당 및 장애아동부양수당 지급, 철도·도시철도·공영버스 요금감면, 고궁, 능원, 국·공립박물관 및 미술관, 국·공립 공원, 국·공립공연장, 공공체육시설 요금 감면, 특별소비세법에 따른 승용자동차에 대한 특별소비세 면제, 액화석유가스의안전및사업관리법에 따른 승용자동차 LPG연료 사용 허용, 지방세법에 따른 장애인용 차량에 대한 등록세·취득세·자동차세 면제, 각 도의 지역개발기금설치관련조례에 따른 차량 구입시 지역개발공채 구입 면제, 방송법에 따른 시·청각 장애인에 대한 텔레비전 수신료 면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이동통신요금 할인, 유료도로법에 따른 고속도로통행

료 할인 등 각종 급여와 부담감면이 행하여지고 있는바, 이러한 각종 급여 및 부담감면으로 인하여 최저생계비의 비목에 포함되어 있는 보건의료비, 교통·통신비, 교육비, 교양·오락비, 비소비지출 등을 추가적으로 보전 받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장애인가구의 평균 추가지출비용 월 158,000원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장애인복지팀이 2000년 장애인 실태조사 보고에서 산출한 평균추가생계비로서 ‘최저개념’이 반영되지 않은 소비지출에서 나타난 평균적인 추가비용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직접 최저생계비에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할 것이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보건복지부장관이 이 사건 고시를 하면서 장애인가구의 추가지출비용을 반영한 최저생계비를 별도로 정하지 아니한 채 가구별 인원수를 기준으로 한 최저생계비만을 결정·공표함으로써 장애인가구의 추가지출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최저생계비에 따라 장애인가구의 생계급여 액수가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국가가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함에 있어서 국가가 실현해야 할 객관적 내용의 최소한도의 보장에도 이르지 못하였다거나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하였다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고시로 인하여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가구 구성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의 침해 여부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여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헌법이념의 핵심’으로 국가는 헌법에 규정된 개별적 기본권을 비롯하여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자유와 권리까지도 이를 보장하여야 하며, 이를 통하여 개별 국민이 가지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확보하여야 한다는 헌법의 기본원리를 선언한 조항이다. 따라서 자유와 권리의 보장은 1차적으로 헌법상 개별적 기본권규정을 매개로 이루어지지만, 기본권제한에 있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거나 기본권형성에 있어서 최소한의 필요한 보장조차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한다면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고시는 앞서 보았듯이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가구의 최저생활보장을 위한 생계급여지급과 관련하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형성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그 내용상 최소한의 필요한 보장수준을 제시하지 아니하여 인간으로서의 인격이나 본질적 가치가 훼손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다. 평등권의 침해 여부

(1) 헌법 규정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모든 국민에게 평등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는 국가권력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합리적 근거에 의한 차별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2) 평등권의 침해 여부

(가) 차별의 대상

이 사건 고시는 장애인가구의 추가지출비용을 반영한 별도의 최저생계비를 결정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가구별 인원수만을 기준으로 한 최저생계비를 결정함으로써 사회부조의 일종인 보장법상의 생계급여를 지급받을 자격을 갖춘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가구와 비장애인가구에게 동일한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하여 생계급여를 지급받게 하였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상황을 초래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 심사의 기준

평등위반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 엄격심사에 의할 것인지, 완화된 심사에 의할 것인지는 입법자 내지 입법의 위임을 받은 행정부에게 인정되는 형성의 자유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할 것인데, 이 사건 고시로 인한 장애인가구와 비장애인가구의 차별취급은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는 경우 내지 차별대우로 인하여 자유권의 행사에 중대한 제한을 받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 국가가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행하는 사회부조에 관하여는 입법부 내지 입법에 의하여 위임을 받은 행정부에게 사회보장, 사회복지의 이념에 명백히 어긋나지 않는 한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가 부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고시로 인한 장애인가구와 비장애인가구의 차별취급이 평등위반인지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는 완화된 심사기준인 자의금지원칙을 적용함이 상당하다.

(다) 침해 여부

장애인가구와 비장애인가구에게 일률적으로 이 사건 고시상의 최저생계비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보장법상의 생계급여 액수가 최저생계비와 동일한 액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최저생계비에서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 등을 공제한 차액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장애인가구와 비장애인가구에게 지급되는 생계급여까지 동일한 액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이때 공제되는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은 장애인가구의 실제소득에서 장애인가구의 특성에 따른 지출요인을 반영한 금품인 장애인복지법에 의한 장애수당, 장애아동부양수당 및 보호수당, 만성질환 등의 치료·요양·재활로 인하여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지출하는 의료비를 공제하여 산정하므로 결과적으로 장애인가구는 비장애인가구에 비교하여 볼 때 최저생계비에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반영하여 생계급여액을 상향조정함과 비슷한 효과를 받고 있는 점, 장애인가구는 비장애인가구와 비교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각종 법령 및 정부시책에 따른 각종 급여 및 부담감면으로 인하여 최저생계비의 비목에 포함되는 보건의료비, 교통·통신비, 교육비, 교양·오락비, 비소비지출비를 추가적으로 보전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비록 이 사건 고시를 장애인가구와 비장애인가구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취급에는 합리성이 있다 할 것이고 이를 자의적인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고시가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가구 구성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고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주심) 전효숙 이상경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