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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방법원 2009. 04. 03. 선고 2008나7157 판결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정을 알지 못한 선의의 수익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국승]
직전소송사건번호

정읍지원2007가단10663 (2008.09.12.)

제목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정을 알지 못한 선의의 수익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요지

부동산의 매매시기와 경위 피고의 경제상황 매매대금의 지급방법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이 채권자인 원고를 해한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았을 것으로 보임

결정내용

결정 내용은 붙임과 같습니다.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가. 피고와 소외 김○진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2006. 12. 6. 체결된 매매계약을 취소한다.

나. 피고는 소외 김○진에게 위 각 부동산에 관하여 사해행위 취소로 인한 원상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조세채권의 발생

김○진은 2005. 12.경부터 2006. 7.경가지 ○○파라다이스 게임랜드라는 오락실을 운영하였는데 위 오락실에서 제공하는 상품권 매입과 관련한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 탈세 의혹으로 2006. 11. 28. 시흥세무서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고 그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2007. 2.경 다음 표와 같이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 체납액 합계 502,876,720원을 2007. 2. 28.까지 납부하라는 취지의 과세통지를 받았다.

나. 김○진의 재산처분행위

김○진은 2006. 12. 6. 피고와 사이에 그 소유의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매매대금을 21,208,000원으로 정하여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전주지방법원고창등기소 2006. 12. 8. 접수 제18973호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다. 김○진의 채무초과상태

김○진은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을 포함하여 2006년도 공시지가에 따른 평가금액 합계 43,861,043원 상당의 적극재산(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김○진에게 부과된 체납액은 합계 502,876,720원에 이르러 채무초과상태에 있었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3, 갑 제2호증의 1 내지 5, 갑 제4, 5호증, 갑 제6호증의 1 내지 3, 갑 제7호증의 1 내지 5, 갑 제9호증의 1 내지 10,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김○진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피보전채권의 발생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하기 전에 발생된 것이어야 하지만, 그 법률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성립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하여 채권이 발생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발생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0다64038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비록 김○진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일인 2006. 12. 6. 당시 체납세액에 관한 과세통지를 받지는 않았으나, 위 각 세금의 납세의무성립일은 위 매매계약일 전이었고, 김○진이 이미 2006. 11. 28. 세무조사를 받아 가까운 장래에 체납세액에 관한 과세가 있으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으며, 실제로 위 매매계약일로부터 약 2개월 정도 지나 과세통지가 이루어져 위 개연성이 현실화되었으므로, 원고의 김○진에 대한 조세채권은 이 사건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나. 사해행위 성립 및 사해의사

채무자가 자기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매각하여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거나 타인에게 무상으로 이전하여 주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에 대하여 사해행위가 된다고 볼 것이므로 채무자의 사해의 의사는 추정되는 것이고, 이를 매수하거나 이전 받은 자의 악의가 없었다는 입증책임은 수익자에게 있다(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0다4187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채무초과 상태에 있던 김○진이 그의 사실상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매도한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채권자들의 공통담보를 감소시키는 행위로서 채권자인 원고에 대한 사해행위에 해당하고, 한편 수익자인 피고의 악의는 추정된다.

다. 피고의 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김○진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정당한 가격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김○진이 지정하는 김○진의 친구 이○란의 계좌로 매매대금을 전액 송금하였고, 당시 채권자인 원고를 해한다는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하였으므로 선의의 수익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07. 2. 8. 이○란의 은행계좌로 21,000,000원을 송금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선의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와 김○진은 6촌 친척관계에 있고 피고가 1997년경부터 김○진의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을 경작해오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점,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피고는 김○진이 돈이 필요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급하게 처분한다고 알고 있었던 점, 그럼에도 피고는 매매계약을 체결한지 2일 만에 매매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명의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점(피고는 당초 김○진에게 2006. 12. 8.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고 주장하였다가 나중에는 2007. 2. 8. 김○진이 지정한 이○란의 계좌로 매매대금 21,000,000원을 송금하였다고 그 주장을 번복하였음), 피고가 이○란의 계좌로 송금한 21,000,000원이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대금으로 지급된 것인지 여부도 명백하지 않은 점,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매매대금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공시지가의 합계액(약 23,500,000원)이나 시가에 미치지 못하는 점, 김○진은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계약일인 2006. 12. 6. 유○순과 사이에 그 소유인 충남 ○○군 ○○면 ○○리 ○○○ 전 300㎡에 관하여 대물변제계약(등기부상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06. 12. 7. 유○순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준 점 등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 시기와 경위, 피고의 경제 상황, 매매대금의 지급방법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이 채권자인 원고를 해한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원상회복의 방법

채권자의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청구가 인정되면, 수익자는 원상회복으로서 사해행위의 목적물을 채무자에게 반환할 의무를 지게 되고, 만일 원물반환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원상회복의무의 이행으로서 사해행위 목적물의 가액 상당을 배상하여야 하는바, 여기서 원물반환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라 함은 원물반환이 단순히 절대적, 물리적으로 불능인 경우가 아니라 사회생활상의 경험법칙 도는 거래상의 관념에 비추어 그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 사해행위 후 그 목적물에 관하여 제3자가 저당권이나 지상권 등의 권리를 취득한 경우에는 수익자가 목적물을 저당권 등의 제한이 없는 상태로 회복하여 이전하여 줄 수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는 수익자를 상대로 원물반환 대신 그 가액 상당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나, 그렇다고 하여 채권자가 스스로 위험이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원물반환을 구하는 것까지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그 경우 채권자는 원상회복 방법으로 가액배상 대신 수익자 명의의 등기의 말소를 구하거나 수익자를 상대로 채무자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다53704 판결,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713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2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 이후인 2007. 4. 18. 근저당권자 부안농업협동조합, 채무자 피고, 채권최고액 18,200,000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사해행위 성립 이후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가 근저당권을 취득하였음을 이유로 원물반환 대시 가액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으나, 원고 스스로 위험이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원물반환을 구하는 것까지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은 아니므로 원고가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구하는 바에 따라 원물반환의 방법에 의하기로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와 김○진 사이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위 매매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는 사해행위의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김○진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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