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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다53704 판결
[사해행위취소등][공2000.4.15.(104),826]
판시사항

[1] 채권자 취소소송의 제소기간의 기산점

[2] 사해행위 당시 아직 성립되지 아니한 채권이 예외적으로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되기 위한 요건

[3] 채권자의 보증채무 이행으로 인한 구상금채권이 채무자의 사해행위 당시 아직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그 기초가 되는 신용보증약정은 이미 체결되어 있었고 사해행위 시점이 주채무자의 부도일 불과 한 달 전으로서 이미 주채무자의 재정상태가 악화되어 있었던 경우, 위 구상금채권은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된다고 한 사례

[4] 사해행위 취소소송에 있어서 취소 목적 부동산의 등기 명의를 수익자로부터 채무자 앞으로 복귀시키고자 하는 경우, 수익자를 상대로 채무자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채권자취소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제기하여야 하는 것인바(민법 제406조 제2항), 여기에서 취소원인을 안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단순히 채무자의 법률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법률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는 것 즉, 그에 의하여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되어 채권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게 된다는 것까지 알아야 한다.

[2]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된 것임을 요하나, 그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하여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3] 채권자의 보증채무 이행으로 인한 구상금채권이 채무자의 사해행위 당시 아직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그 기초가 되는 신용보증약정은 이미 체결되어 있었고 사해행위 시점이 주채무자의 부도일 불과 한 달 전으로서 이미 주채무자의 재정상태가 악화되어 있었던 경우, 위 구상금채권은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된다고 한 사례.

[4] 자기 앞으로 소유권을 표상하는 등기가 되어 있었거나 법률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자가 진정한 등기명의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외에 현재의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것도 허용되어야 하는바, 이러한 법리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에 있어서 취소 목적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수익자로부터 채무자 앞으로 복귀시키고자 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채권자는 사해행위의 취소로 인한 원상회복 방법으로 수익자 명의의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대신 수익자를 상대로 채무자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구할 수도 있다.

원고,피상고인

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가람 담당변호사 조남돈 외 2인)

피고,상고인

피고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채권자취소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제기하여야 하는 것인바(민법 제406조 제2항), 여기에서 취소원인을 안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단순히 채무자의 법률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법률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는 것 즉, 그에 의하여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되어 채권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게 된다는 것까지 알아야 한다 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소외 1이 원심판결 첨부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증여할 당시 소외 1은 적극재산으로 이 사건 부동산과 시가 합계 금 248,365,000원 상당의 안산시 (주소 1 생략) 답 2,741㎡ 및 (주소 2 생략) 답 1,080㎡를 소유하고 있었을 뿐인 데 반하여, 소극재산으로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구상금채무 외에 소외 대한보증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금 5억 7천만 원 상당의 구상금채무와 위 답 2필지의 시가를 초과하는 액수의 사채업자에 대한 연대보증채무를 더 부담하고 있었던 관계로, 이 사건 부동산의 증여로 인하여 소외 1의 소극재산이 그 적극재산을 초과하게 되었으나, 원고는 위와 같은 당시의 소외 1의 재산 내역을 제대로 알지 못한 나머지 제1심에서 증여 당시 소외 1이 이 사건 구상금채무 외에 타에 채무를 더 부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주장조차 하지 못하여 이 사건 증여로 말미암아 소외 1의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받기까지 하였음을 알아 볼 수 있다(원심에서 비로소 위와 같은 사실이 밝혀져 이 사건 증여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는 것이 인정되게 되었으나, 그것도 원고의 주장·입증에 의한 것은 아니고, 변론기일에서의 피고의 진술이나 피고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여 밝혀졌을 뿐이다.).

그렇다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증여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는 것을 원심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제대로 알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니, 원심이 이 사건 증여의 취소원인을 원고가 안 것은 이 사건 소제기 전인 1994년 11월 경이니 그로부터 1년이 경과하여 제기된 이 사건 소는 제소기간을 도과하여 제기된 부적법한 소라는 취지의 피고의 본안전 항변을 배척한 조치는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심리미진 또는 채권자취소의 소에 있어서의 제소기간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소외 천일전기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가 1993. 11. 5. 원고와 사이에 소외 회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음에 있어 원고가 신용보증을 하기로 하는 내용의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고, 원고가 발급한 신용보증서에 기하여 1993. 11. 6. 서울신탁은행으로부터 금 1억 원, 1993. 11. 26. 한일은행으로부터 금 1억 5천만 원을 각 대출받았다가 그 대출원리금을 변제하지 못한 상태에서 1994. 10. 15. 거래은행으로부터 거래정지처분을 받은 사실, 이에 원고는 위 각 은행으로부터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받고 1995. 1. 27. 서울신탁은행에 금 82,873,424원, 같은 해 2월 6일 한일은행에 금 70,703,217원을 각 대위변제한 사실, 한편 소외 1은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2의 동생이자 소외 회사의 이사의 자격으로 위 신용보증약정 당시 소외 회사가 위 약정에 기하여 원고에게 부담하게 될 구상금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가 소외 회사가 거래정지처분을 받기 직전인 1994. 10. 6. 그의 처인 피고 앞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같은 해 9월 21일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준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된 것임을 요하나, 그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하여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고 전제하고 나서, 원고의 보증채무 이행으로 인한 구상금채권은 이 사건 증여 당시에는 아직 발생하지 아니하였으나 그 기초가 되는 신용보증약정은 이미 체결되어 있었고, 위 증여계약이 체결된 시점은 소외 회사의 부도일 불과 한 달 이전으로서 당시 이미 소외 회사의 재정상태가 악화되어 가까운 장래에 구상금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도 있었으며, 실제로 그로부터 불과 한 달여 만에 소외 회사의 부도가 발생함으로써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구상금채권이 성립하였으니, 원고의 위 구상금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제3점에 대하여

자기 앞으로 소유권을 표상하는 등기가 되어 있었거나 법률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자가 진정한 등기명의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외에 현재의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것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견해인바 (대법원 1990. 11. 27. 선고 89다카12398 전원합의체 판결, 1990. 12. 21. 선고 88다카2002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에 있어서 취소 목적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수익자로부터 채무자 앞으로 복귀시키고자 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고 할 것이다.

따라서 채권자인 원고는 이 사건 증여계약의 취소로 인한 원상회복 방법으로 피고 명의의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대신 피고를 상대로 채무자인 소외 1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구할 수도 있다 고 할 것이니, 원심이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의 원상회복 방법으로 소외 1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해행위의 취소로 인한 원상회복의 방법에 관한 법리나 수익자와 전득자 사이의 관계 및 전득자의 권리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그리고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의 원상회복 방법으로 피고 명의의 등기의 말소를 구하다가 소외 1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한 것이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원심 재판장이나 합의부원의 종용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기록상 피고가 그에 대하여 즉시 이의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이상 그와 같은 잘못은 책문권 상실로 치유되어 피고로서는 더 이상 이를 다툴 수 없게 되었다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김형선 이용훈(주심) 조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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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9.8.25.선고 98나23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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