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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9.11.19. 선고 2019누47454 판결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취소
사건

2019누47454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취소

원고,피항소인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의

담당변호사 박지영

피고,항소인

보건복지부장관

변론종결

2019. 9. 10.

판결선고

2019. 11. 19.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18. 5. 30. 원고에 대하여 한 1개월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1. 10. 26. 국민건강보험법상의 요양기관인 'B안과의원'(이하 '이 사건 의원'이라 한다)을 개설하여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는 의사이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의원에 대한 현지조사를 통하여 '원고가 2012. 2. 1.경부터 2012. 8. 31.경까지 일부 환자에게 비급여 대상인 시력교정술(라식, 라섹 등)을 실시하고, 그 비용을 환자에게 비급여로 받은 후 동 시술과 관련하여 수술 전 · 후 진료비용(진찰료, 검사로, 원외처방전 발행 등)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러한 원고의 행위가 구 의료법(2018. 8. 14. 법률 제157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6조 제1항 제7호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보건복지부령 제153호로 일부 개정되어 2012. 8. 7. 시행된 것) 제4조 [별표] 행정처분기준 2. 개별기준 가. 38)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2018. 5. 30. 원고에 대하여 1개월(2018. 9. 23. ~ 2018. 10. 22.)의 의사면허자격정지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처분사유 부존재

원고는 이미 안구건조증이 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2012. 2. 1.경부터 2012. 8. 31.경까지 시력교정술과 별개로 안구건조증 치료를 진행한 후 안구건조증 치료 관련 진료비용 합계 3,063,060원(이하 '이 사건 진료비용'이라 한다)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하였을 뿐이고, 비급여대상인 시력교정술에 관한 진료비용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한 사실은 없다. 시력교정술에 수반되는 진찰 · 검사 · 처치 등 행위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요양급여기준규칙'이라 한다)이 정하는 '시력교정술'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은 2012. 10. 11.이 되어서야 선고되었고, 그 이전에는 시력교정술에 수반되는 진찰 · 검사 · 처치 등 행위 중 상당 부분이 위 '시력교정술'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존재하였다. 원고는 '시력교정술'의 범위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위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따라 기존에 안구건조증이 있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는 시력교정술과 별개의 요양급여대상이라고 판단하여 해당 치료비용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한 것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진료비용을 청구한 것을 두고 구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7호의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재량권 일탈 · 남용

설령 이 사건 처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시력교정술'의 범위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던 상황에서 시력교정술 실시와 안구건조증 치료를 병행한 후 이 사건 진료비용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한 점, 거짓청구로 인정된 이 사건 진료비용은 3,063,060원에 불과한 점,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이 사건 의원은 폐원할 위기에 놓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 일탈 · 남용의 위법이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진료비용의 요양급여대상 여부

가) 관련 법리

(1) 시력교정술은 이를 실시하기 전에 그 수술의 필요성, 적응증, 시기의 판단, 방법의 선택 등을 위한 진찰 · 검사 등을 거쳐 실시 여부를 결정하고, 수술한 후에도 염증 등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처치, 수술 경과 등에 대한 진찰, 검사 등이 이어지는 것을 쉽사리 예상할 수 있는 점, 요양급여기준규칙 제9조 제1항 [별표 2]에서 정하는 그 밖의 비급여대상의 규정 형식 및 내용을 함께 고려해 보면, 요양급여기준규칙 제9조 제1항 [별표 2] 제2호 (바)목이 비급여 대상으로 정하는 '안경, 콘텍트렌즈 등을 대체하기 위한 시력교정술로서 신체의 필수기능 개선 목적이 아닌 경우에 실시 또는 사용되는 행위 · 약제 및 치료재료'(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에서 '시력교정술'이란 시력교정술 자체뿐만 아니라 이에 필요한 그 수술 전후의 진찰 · 검사 · 처치 등의 행위를 포함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그 필요성 여부는 요양기관이 가입자 등의 내원 동기, 객관적인 상태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한 진료의 목적, 진료의 내용, 시력교정술을 시행할 당시 요양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08두19345 판결 참조, 이하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라 한다).

(2) 행정관청이 현지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조사 상대방으로부터 구체적인 위반 사실에 대하여 이를 자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 받았다면, 그 확인서가 작성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작성되었거나 혹은 그 내용의 미비 등으로 인하여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증명자료로 삼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확인서의 증거 가치를 쉽게 부인할 수 없다(대법원 2002. 12. 6. 선고 2001두2560 판결 참조).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2015, 3. 27.자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자필로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실확인서'라 한다).

상기 본인은 2011. 10. 25.부터 2015. 3. 27. 현재까지 이 사건 의원의 대표자로서 다음과 같은 사실이 있음을 확인합니다.

1. 2012년경 라식·라섹 수술을 위해 내원한 환자에 있어 수술 전 검사 등 비용을 급여로 일부 착오 청구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근시, 원시, 난시의 굴절이상질환에 대해 검사하였고 이후 환자가 원하여 굴절 교정수술을 하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2. 수술 후 경과관찰은 라식은 1~2개월, 라섹은 3개월 정도 하였으며 수술과 관련된 안약(항생제, 스테로이드제)은 일반·비급여 처방 하였고, 기존 안구건조증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3개월 이내라도 급여로 인공누액을 처방하였고, 본인부담금을 징수하였습니다.

3. 2012년 8월경 공단 현지확인 시 위 사항이 착오임을 인지하고 그 이후에는 시정하였음.

(2) 피고 소속 조사원들은 현지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의원의 수진자 중 시력 교정술 시술 전후로 눈물샘의 기타 장애, 마른눈증후군 등의 상병의 진료를 받은 758명의 명단을 원고에게 제시한 후 요양급여비용 부당 청구 여부를 소명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위 명단의 일부 환자들에 대하여 '비고'란에 '기존 안구건조 치료', '수술 무관 안구건조증 진료', '수술과 상관없는 각막 궤양 진료', '수술 전 안구건조 악화', '렌즈 부작용에 의한 시력저하 검사' 등 소명 사유를 기재하였고, 2015. 3. 28.자로 명단 말미에 자필로 "비고란에 기재하지 않은 건은 환자로부터 라식, 라섹 수술 비용을 일괄 징수하고 수술 전 · 후 진료비가 건강보험으로 착오 청구된 건임을 확인합니다"라고 기재한 후 서명하였다.

(3) 피고 소속 조사원들은 위 소명 내역을 반영하여 '비급여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 이중 청구자 명단'을 352명으로 정리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해당 명단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 · 서명하였고(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 한다), 그 과정에서 확인서에 인쇄된 '부당 청구' 기재를 자필로 '착오 청구'라고 수정하였다.

상기 본인은 2012. 2. 1.부터 2012. 8. 31.까지와 2014. 11. 1.부터 2015. 1. 31.까지(총 10개월간) 건강보험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와 의료급여 수급권자(이하 '수진자')에게 요양(의료)급여를 실시하고 그 비용을 청구하거나 본인부담금을 징수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있음을 확인합니다.

○ 비급여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 이중 청구

- 붙임 1. ‘비급여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 이중 청구자 명단'의 수진자들에 대하여 비급여 대상인 시력교정술(라식, 라섹 등)을 실시하고 그 비용을 수진자에게 비급여로 일괄 징수한 후 동 시술과 관련하여 수술 전 후 진료비용(진찰료, 검사료, 원외처방전 발행 등)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착오 청구함.

(4) C협회장은 이 사건 의원에 대한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에 관한 서울행정법원 2017구합59024 사건에서 감정촉탁에 응하여, "안구건조증은 눈물분비의 감소와 눈물증발의 증가로 인해 눈물막의 항상성이 상실되는 안구표면의 다요인적 질병으로, 판단을 위해 눈물막 파괴시간, 눈물분비 검사, 각결막 염색, 설문지 등으로 검사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시력교정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증상 중 하나이며, 기존 안구건조증 환자는 충분히 치료를 한 후 시력교정술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력교정술을 시행할 경우 안구건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증상 발생 기간 인공누액 등 점안이 꾸준히 필요하며, 상기 증상은 수개월 동안 지속될 수 있어, 시력교정술 수술 후 항생제, 소염제뿐만 아니라 인공누액도 통상적으로 같이 점안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3,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시력교정술 전후에 이루어진 안구건조증에 대한 검사 및 진찰은 모두 '안경, 콘텍트렌즈 등을 대체하기 위한 시력교정술'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진료비용은 요양급여대상에서 제외되는 비급여대상으로 봄이 타당하다.

(1) 안구건조증이 있는 수진자의 경우 시력교정술의 시술이 어렵거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이와 관련하여 C협회는 시력교정술 시행 환자가 기존에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이를 충분히 치료한 후 시력교정술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시력교정술에 수반되는 안구건조증 치료와 독립된 안구건조증 치료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즉, 시력교정술 전에 실시하는 안구건조증 등의 검사 · 진찰은 시력교정술 시행 환자의 적응가능성이나 시력교정술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자료가 되고, 시력교정술 후에 실시하는 안구건조증 등의 검사 · 진찰은, 환자의 경과를 지켜보고 통상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증상이나 합병증을 판별, 치료하는 절차에 해당한다. 따라서 시력교정술 전후 일정 시기 이내에 시행된 안구건조증에 관한 검사 · 진찰은 요양기관의 반증이 없는 한, 시력교정술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이루어지는 일련의 과정으로서 요양급여기준규칙이 비급여대상으로 정한 '시력교정술'에 포함된다는 처분 근거가 증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원고는 현지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의원의 수진자 중 시력교정술 시술 전후로 안구건조증 진료를 받은 758명 중 일부가 시력교정술과 별개로 안구건조증 진료를 한 것이라고 소명하였으며, 피고는 원고의 소명을 모두 받아들여 원고가 소명한 진료내역을 제외한 나머지 352명의 명단을 이 사건 확인서에 첨부하고 이 사건 처분의 근거로 삼았다. 이러한 소명 경위와 과정에 비추어 소명 및 확인을 거친 위 명단의 신빙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고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행정청의 증명은 일응 이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원고는 이 사건 확인서 및 사실확인서를 통하여 "시력교정술 후 라식은 1~2개월, 라섹은 3개월 정도의 경과관찰을 하였고 시력교정술 비용을 수진자에게 비급여로 일괄 징수하였으나, 수술 전 · 후 진료비용, 기존 안구건조증 질환이 있는 환자의 진료비용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하였다"는 내용을 스스로 인정하였다. 갑 제8, 9호증, 제10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확인서 및 사실확인서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작성되었다거나 그 내용의 미비 등 때문에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증명자료로 삼기 어렵다는 특별한 사정에 관한 주장 ·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이 사건 확인서 또는 사실확인서의 증명력을 함부로 배척할 수는 없다.

2) 이 사건 진료비용 청구행위가 구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7호의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

구 의료법 제66조 제1항은 의료인의 자격정지 사유를 제1호부터 제10호까지 규정하고 있는데, 그 대부분이 해당 의료인의 행위에 비난할 만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고, 이에 따른 의료인의 면허자격 정지 처분은 해당 의료인 개인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제재로서 일정 기간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그 중 구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7호에서 정한 '의료인이 관련 서류를 위조 · 변조하거나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때'를 분석하여 보면 '관련 서류의 위조 · 변조나 속임수'는 '부정한 방법'의 예시로 규정한 것으로, 결국 '부정한 방법'과 '거짓'이라는 불법적 요소를 행정제재의 근거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비하여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 제1항 제1호는 "보건복지부장관은 요양기관이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경우 그 요양기관에 대하여 1년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하여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다"라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데,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은 요양기관에 대한 처분으로서 '해당 요양기관이 관련 법령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경우'에 이루어지는 것이어서(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두3975 판결 참조), '객관적 부당청구의 결과'만을 그 요건으로 한다.

이처럼 의료법상 의료인의 면허자격 정지 처분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과 그 대상이나 효과가 다를 뿐만 아니라, 앞서 보았듯이 양자의 처분 요건도 다르므로 그 요건의 내용을 같게 해석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구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7호에서 정한 사유를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일반적 제재와 같이 단순히 행정목적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라고 볼 수 없고, 의료인이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으로 칭구하는 비위 행위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라고 보아야 하는 만큼, 그 진료비 청구가 결과적으로 관련 법령에 따라 지급받을 수 없는 진료비를 청구한 것에 해당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진료비 청구에 대하여 해당 의료인에게 고의가 있거나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며, 이에 관한 증명책임은 의료인의 면허자격 정지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나)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의 경과

피고는 2006. 9. 1. ○○안과의원에 대하여 "시력교정술을 위해 내원한 수진자에게 그 수술 전후 검사비용은 비급여대상임에도 이를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하였다"는 이유로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였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같은 사유로 해당 요양급여 비용의 환수처분을 하였다. 위 의원의 운영자로서 위 각 처분을 받은 당사자는 위 각 처분의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그 제1심 법원은 2007. 11. 8. "시력교정술 전에 행한 진찰료와 검사비용 중 일반적인 근시 질환에 대한 검사는 요양급여대상이나 그 외의 진찰료와 검사비용은 비급여대상이다"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나(서울행정법원 2006구합43108), 그 항소심 법원은 2008. 9. 25. "시력교정술 자체와 관련 고시에서 비급여대상으로 정한 전산화각막형태검사와 초음파각막두께측정을 제외한, 시력교정술 전후 시행되는 나머지 검사나 진료비용은 요양급여대상이다"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07누32084).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그 상고심으로, 2012. 10. 11. 이 사건 규정이 정하는 '시력교정술'이란 시력교정술 자체뿐만 아니라 이에 필요한 그 수술 전후의 진찰 · 검사· 처치 등의 행위를 포함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하며 위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였다.

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비급여대상인 이 사건 비용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의료인이 관련 서류를 위조 · 변조하거나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1) 이 사건 대법원 판결 이전까지 '시력교정술의 비급여대상 범위'에 관하여 해석할 기준은, 요양급여기준규칙에서 '안경, 콘텍트렌즈 등을 대체하기 위한 시력교정술로서 신체의 필수기능 개선 목적이 아닌 경우에 실시 또는 사용되는 행위 · 약제 및 치료재료'라고 정한 이 사건 규정의 내용뿐이었다. 이와 관련한 중앙심사조정위원회와 위 항소심 법원의 견해가 상반되어 시력교정술에 수반하여 발생하는 진료행위의 어느 범위까지가 비급여 대상인 '시력교정술'의 범위인지 혼란이 있었고, 대법원은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을 통하여 관련 법리를 처음 제시하였다.

(2) 을 제2호증에 첨부된 '비급여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 이중청구자 명단'의 요양개시일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사유의 진료행위는 모두 위 항소심 판결 선고 이후부터 이 사건 대법원 판결 선고 이전까지 이루어진 것으로, 위 항소심 판결의 취지, 즉 '요양급여기준규칙과 관련 고시에서 비급여대상으로 명시된 것 외에는 모두 급여대상이라는 취지'에 따른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수긍할 수 있다.

(3) 요양기관 운영자는 수진자의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임의로 결정하거나 미룰 수 없으므로, 비급여대상인 시력교정술의 범위에 관한 법리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요양급여비용 청구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이에 원고는 당시의 법적 상황에서 실제로 시력교정술 시행 전후로 안구건조증에 대한 진찰 및 검사를 한 다음 위 항소심 법원이 제시하였던 법리를 따라 이 사건 진료비용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하였으나, 사후적으로 위 항소심 판결이 제시한 법리가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 의하여 파기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원고의 행위가 관련 법령에 위반되는 것으로 평가된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규정의 '시력교정술' 범위에 포함되어 비급여대상인 이 사건 진료비용을 요양급여비용으로 한 요양급여비용 명세서, 요양급 여비용 심사청구서를 작성하여 청구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고의나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이를 가리켜 이 사건 진료비용 관련 서류를 위조 · 변조하거나 속임수 등의 부정한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이승영

판사 박선준

판사 한소영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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