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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8. 28.자 98그11 결정
[회사정리][공1998.10.15.(68),2493]
판시사항

[1] 회사정리법 제233조 제1항의 규정 취지

[2] 회사정리법 제233조 제1항 제2호의 '공정·형평성'의 의미

[3] 정리계획에 있어 같은 종류의 정리채권이나 정리담보권에 대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권리에 대한 감면의 비율이나 변제기를 달리하는 것과 같은 차별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4] 정리계획의 인가 전 일부 정리채권자나 정리담보권자에게만 정리계획에 의하지 않고 우선변제한 경우, 그 정리계획의 공정·형평성 여부(한정 소극)

[5]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하여 담보권을 가지고 있는 정리담보권자인 한국산업은행에게 다른 정리담보권자보다 높은 발생이자 및 피담보 부동산의 조기매각을 통한 우선변제, 그리고 예외적인 변제충당 순서를 인정한 정리계획이 정리담보권자들 사이의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본 사례

결정요지

[1] 회사정리법 제233조 제1항이 정리계획인가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회사정리절차에 있어서 우선순위가 다른 채권자들끼리의 결의에 의하여 권리변경이 이루어지므로 정리계획의 내용이 각 이해관계인 사이에 공정·형평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정리제도의 목적인 기업의 정리·재건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

[2] 정리계획의 인가를 하기 위하여는 정리계획이 회사정리법 제233조 제1항 제2호 전단이 규정하는 공정·형평성을 구비하고 있어야 하는바, 여기서 말하는 공정·형평성이란 구체적으로는 정리계획에 같은 법 제228조 제1항이 정하는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이종(이종)의 권리자들 사이에는 계획의 조건에 공정·형평한 차등을 두어야 하고, 같은 법 제229조가 정하는 바에 따라 동종(동종)의 권리자들 사이에는 조건을 평등하게 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3] 회사정리법 제229조 소정의 '평등'이라 함은 형식적 의미의 평등이 아니라 공정·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실질적인 평등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정리계획에 있어서 모든 권리를 반드시 같은 법 제228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6호가 규정하는 6종류의 권리로 나누어 각 종류의 권리를 획일적으로 평등하게 취급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6종류의 권리 내부에 있어서도 정리채권이나 정리담보권의 성질의 차이 등을 고려하여 이를 더 세분하여 차등을 두더라도 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와 같이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같은 성질의 정리채권이나 정리담보권에 대하여 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권리에 대한 감면의 비율이나 변제기를 달리하는 것과 같은 차별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4] 회사정리법 제112조는 정리채권에 관하여는 정리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변제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조문은 같은 법 제123조 제2항에 의하여 정리담보권에 대하여도 준용되고 있는바, 정리절차에 있어서 정리채권과 정리담보권의 변제는 정리계획에 의한 자본구성 변경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종전의 채권·채무관계는 일단 동결할 필요가 있고, 만약 변제를 금지하지 아니하면 회사의 적극재산이 감소되어 기업의 유지를 도모할 수 없고, 일부 정리채권자나 정리담보권자에게만 정리계획에 의하지 아니하고 우선 변제하는 것은 정리채권자나 정리담보권자들 사이의 공평을 해할 염려가 있으므로, 정리회사가 정리채권 신고 기간 만료 이후 정리계획인가가 이루어지기 전에 정리계획에 의하지 아니하고 일부 금융기관에 대한 정리담보권을 상환한 경우, 위와 같은 일부 정리담보권자에 대한 우선변제가 법에 의하여 허용될 수 있는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리회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이미 정리담보권자들 사이의 공정·형평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어서 그것만으로도 위 정리계획은 공정·형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5]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하여 담보권을 가지고 있는 정리담보권자인 한국산업은행에게 다른 정리담보권자보다 높은 발생이자 및 피담보 부동산의 조기매각을 통한 우선변제, 그리고 예외적인 변제충당 순서를 인정한 정리계획이 정리담보권자들 사이의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본 사례.

특별항고인

주식회사 광주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일영)

상대방

정리회사 주식회사 삼익 관리인 상대방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석수)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여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특별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정리회사의 개요와 절차의 진행 및 정리계획의 내용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정리회사와 그 회사정리절차 및 정리계획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정리회사는 1984. 1. 주식회사 대한팔크로 설립되어 1988. 11. 종합건설업 면허를 취득하였고, 1992. 7. 주식회사 삼익으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정리회사는 청주시 흥덕구 (주소 1 생략)에 본사를 두고, 위와 같은 곳 및 같은 구 (주소 2 생략) 지상의 청주공장에서 건축용 패널인 팔크(PALC)와 알크(ALC)를 생산하였고(위 공장은 1997. 1. 31. 폐쇄되었다.), 주로 주택건설업과 각종 토목공사를 하는 자본금 38,000,000,000원의 주식회사로서 1997. 12. 현재 도급순위 75위의 국내 중견 건설업체이다.

정리회사는 국내 주택경기의 침체(부산 ○○동 주상복합건물, 춘천 △△동과 양평 □□리 아파트의 분양실적 저조, 춘천 ☆☆동과 양주 ◇◇아파트 및 서울 ▷▷동 빌라사업의 분양 보류)와 관급공사 수주 감소 등으로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되고, 차입금의 증가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운전자금 부족 현상 심화 등으로 정상적인 기업활동이 위축되어 이 사건 회사정리절차에 이르게 되었다.

정리회사는 1995. 9. 29.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을 하여 제1심법원으로부터 같은 해 10. 11. 회사재산 보전처분을 받았고, 1996. 2. 6.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을 받았다. 정리채권, 정리담보권, 주식 신고기간 만료일은 같은 해 3. 9.이었고, 정리회사 관리인은 같은 해 7. 31. 정리계획안을 제출하였다가 같은 해 12. 19. 수정된 정리계획안을 제출하였으며, 1997. 12. 23. 제3회 관계인집회에서 정리담보권의 80.82%, 정리채권의 76.08%의 동의에 의하여 위 정리계획안이 가결되었다(이하 이를 이 사건 정리계획이라고 한다. 특별항고인은 위 관계인집회에서 위 정리계획안은 형평성이 결여되었다는 의견을 진술한 바 있다.).

나. 이 사건 정리계획의 내용 중 특별항고이유의 당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안에서 그 요지를 간추려 보면 별지 기재와 같다. 제1심법원은 1997. 12. 23. 이 사건 정리계획을 인가하는 결정을 하였다.

다. 그에 대하여 특별항고인이 이 사건 정리계획은 정리채권자 상호간의 형평성이 결여되어 있고, 정리담보권 채무변제 전에 담보권을 해지할 경우 정리담보권자의 권리가 소멸하게 되어 부당하고, 정리회사는 갱생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항고하였으나 원심법원은 이 사건 정리계획은 회사정리법(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233조 제1항이 정하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하여 항고를 기각하였다.

2. 이 사건 정리계획이 공정·형평한 것인지 여부

가. 법 제23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법원은 정리계획이 같은 조 제1항 각 호가 정하고 있는 요건을 구비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정리계획인가의 결정을 할 수 있는바, 법 제233조 제1항이 정리계획인가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회사정리절차에 있어서 우선순위가 다른 채권자들끼리의 결의에 의하여 권리변경이 이루어지므로 정리계획의 내용이 각 이해관계인 사이에 공정·형평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정리제도의 목적인 기업의 정리·재건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 (대법원 1987. 12. 29.자 87마277 결정 참조).

그러므로 정리계획의 인가를 하기 위하여는 정리계획이 법 제233조 제1항 제2호 전단이 규정하는 공정·형평성을 구비하고 있어야 하는바, 여기서 말하는 공정·형평성이란 구체적으로는 정리계획에 법 제228조 제1항이 정하는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이종(이종)의 권리자들 사이에는 계획의 조건에 공정·형평한 차등을 두어야 하고, 법 제229조가 정하는 바에 따라 동종(동종)의 권리자들 사이에는 조건을 평등하게 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의 평등은 형식적 의미의 평등이 아니라 공정·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실질적인 평등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정리계획에 있어서 모든 권리를 반드시 법 제228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6호가 규정하는 6종류의 권리로 나누어 각 종류의 권리를 획일적으로 평등하게 취급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6종류의 권리 내부에 있어서도 정리채권이나 정리담보권의 성질의 차이 등을 고려하여 이를 더 세분하여 차등을 두더라도 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와 같이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같은 성질의 정리채권이나 정리담보권에 대하여 형평의 관념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권리에 대한 감면의 비율이나 변제기를 달리하는 것과 같은 차별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89. 7. 25.자 88마266 결정, 1991. 5. 28.자 90마954 결정, 1992. 6. 15.자 92그10 결정 등 참조).

나.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정리회사가 이 사건 정리채권 신고 기간 만료 이후 정리계획인가가 이루어지기 전에 정리계획에 의하지 아니하고 일부 금융기관에 대한 정리담보권을 상환하였음을 알 수 있다(주식회사 평화은행에 대하여 미확정채권 수입금 12,628,206,000원, 도로수용 분담금 426,575,342원, 주식회사 서울은행에 대하여 미확정채권 수입금 19,173,948,000원, 주식회사 한국주택은행에 대하여 미확정채권 수입금 27,410,319,002원, 대한종합금융에 대하여 토지수용보상금 4,765,382원, 토지수용보상금에 대한 이자 금 29,931,507원, 울산종합금융에 대하여 금 400,000,000원, 진흥상호신용금고에 대하여 금 307,074,646원 등). 법 제112조는 정리채권에 관하여는 정리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변제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조문은 법 제123조 제2항에 의하여 정리담보권에 대하여도 준용되고 있는바, 정리절차에 있어서 정리채권과 정리담보권의 변제는 정리계획에 의한 자본구성 변경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종전의 채권·채무관계는 일단 동결할 필요가 있고, 만약 변제를 금지하지 아니하면 회사의 적극재산이 감소되어 기업의 유지를 도모할 수 없고, 일부 정리채권자나 정리담보권자에게만 정리계획에 의하지 아니하고 우선 변제하는 것은 정리채권자나 정리담보권자들 사이의 공평을 해할 염려가 있으므로 위와 같은 일부 정리담보권자에 대한 우선변제가 법에 의하여 허용될 수 있는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리회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이미 정리담보권자들 사이의 공정·형평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어서 그것만으로도 이 사건 정리계획은 공정·형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법원이 그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하여 아무런 심리도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정리계획이 법 제233조 제1항 제2호 전단이 요구하는 공정·형평성을 구비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리계획에 의하지 아니한 정리담보권의 변제금지와 정리계획의 공정·형평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다. 다음으로 이 사건 정리계획은 여타 금융기관 정리담보권자들에 대하여는 발생이자(정리절차 개시 이후에 발생하는 이자)에 대한 이율을 연 7%로 변경하는 것으로 하는 반면 정리담보권자 중 하나인 한국산업은행에 대하여는 그 이율을 연 10%로 변경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고, 여타 금융기관 담보권자들은 원칙적으로 2008년부터 10년간에 걸쳐 원리금을 분할 변제받도록 하되, 사업용 부지에 대하여는 그 지상에 아파트 등을 건축하여 사용검사를 받을 때에 담보권을 해지하고, 그 분양수입금에서 우선하여 해당 담보권자의 정리담보권을 상환하되, 상환을 받은 금융기관 정리담보권자는 정리회사에게 추가자금을 대출하도록 되어 있는 반면, 한국산업은행에 대하여는 한국산업은행이 담보권을 가지고 있는 위 청주공장을 5년 이내에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에서 한국산업은행의 정리담보권을 우선 변제하도록 하고, 변제충당 순서에 있어서도 이 사건 정리계획이 일반적으로 정하고 있는 원금, 경과이자, 발생이자의 역순(역순)으로 충당하도록 되어 있다. 정리담보권자인 한국산업은행의 담보물에는 청주공장의 부동산뿐 아니라 기계·기구가 포함되어 있고(장부 및 감정가액 기준으로 청주공장 부동산의 가액은 금 27,731,350,100원이고, 기계·기구의 가액은 금 4,509,660,000원이다.), 기계·기구의 경우 부동산에 비하여 시간의 경과에 따른 가치의 감모(감모)가 격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조기에 매각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할 것이지만, 한국산업은행이 특별법인 한국산업은행법에 의하여 산업의 개발과 국민경제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정부의 전액 출자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라는 점과 한국산업은행이 담보권을 가지고 있는 청주공장이 비업무용 자산이라는 점 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조기 매각 이외에 이 사건 정리계획이 한국산업은행과 여타 금융기관 정리담보권자들의 권리 변경에 대하여 둔 위와 같은 차등은 형평의 관념상 이를 수긍할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법원이 위와 같은 권리 변경의 차등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가에 대하여 별다른 이유도 적지 아니하고 이 사건 정리계획이 법 제233조 제1항 제2호 전단이 요구하는 공정·형평성을 구비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리담보권자들 사이의 평등의 원칙과 정리계획의 공정·형평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3. 위와 같은 각 점을 지적하는 특별항고이유는 그 이유가 있으므로 나머지 특별항고이유에 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원심 결정을 파기하여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이돈희 이임수(주심) 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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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고등법원 1998.2.9.자 98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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