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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14994 판결
[손해배상(기)][공1992.3.15.(916),875]
판시사항

가. 운송인의 선하증권에 특정 외국법원의 전속관할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 운송인의 국내 선박대리점이 국내에서 불법행위를 하여 그 선하증권의 소지인인 국내의 은행이 손해배상청구를 함에 있어서도 위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나. ‘보증도’로 인하여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의 권리가 침해될 수도 있다는 점에 관하여 운송인 등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적극)

다. 상법 제820조 , 제129조 의 규정 취지

라. ‘보증도’ 등으로 운송물이 멸실된 경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도 선하증권에 화체되어 선하증권이 양도됨에 따라 선하증권 소지인에게 이전되는지 여부(적극)

마. 선하증권에 기재된 면책 약관이나 배상액 제한의 약관의 불법행위 책임에의 적용 범위

바. 선박소유자의 유한책임에 관한 상법 제746조 , 제747조 의 규정이 불법행위 책임을 묻는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

사. 제소기간에 관한 선하증권의 약관조항이 불법행위 책임을 추궁하는 경우에 적용되는지 여부

아. ‘보증도’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관한 지연손해금에 수입대전 지급약정상의 연체이자율이 적용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외국법인인 운송인의 선하증권에 이 선하증권으로 인한 소송은 운송인의 주소지인 특정의 외국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하여도 운송인의 국내 선박대리점이 국내에서 불법행위를 하여 그 선하증권의 소지인인 국내의 은행이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까지 이 규정을 적용키로 한 취지라고 볼 수는 없다.

나. 운송인 또는 운송취급인이 ‘보증도’를 한다고 하여 선하증권과 상환함이 없이 운송물을 인도함으로써 선하증권 소지인의 운송물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정당한 행위로 된다거나 운송취급인의 주의의무가 경감 또는 면제된다고 할 수 없고, ‘보증도’로 인하여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의 운송물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였을 때에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의 책임을 진다.

다. 상법 제820조 , 제129조 의 규정은 운송인에게 선하증권의 제시가 없는 운송물인도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인도를 거절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보증도’ 등으로 운송물이 멸실된 경우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물론이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도 선하증권에 화체되어 선하증권이 양도됨에 따라 선하증권의 소지인에게 이전되는 것이므로 운송물이 멸실된 후에 선하증권을 취득(양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손해배상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별도의 채권양도 통지가 필요치 않다.

마. 선하증권에 기재된 면책 약관이나 배상액 제한의 약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 책임뿐 아니라 그 운송물의 소유권침해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에도 적용되는 것이지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을 추궁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바. 상법상 선주유한책임에 관한 규정은 선하증권상에 면책 약관이나 책임제한약관을 둔 경우가 아니면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 책임을 묻는 경우에만 적용되고, 당사자 사이에 불법행위 책임을 묻는 경우까지 당연히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사. 운송물에 대한 선하증권의 약관에 기재된 제소기간에 관한 조항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을 추궁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아. 운송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관한 지연손해금에 선하증권 소지인과 수입업자 사이에 체결된 수입대전 지급약정상의 연체이자율이 당연히 적용되어야 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주식회사 경남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승연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동신선박 주식회사 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미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유경희 외 6인

주문

원심판결의 피고들 패소부분 중 지연손해금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와 피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이 부분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살펴보면,

재판관할권을 다투는 피고 동신선박 주식회사(이하 동신선박이라고 한다)와 피고 신영해운 주식회사(이하 신영해운)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외국법인인 운송인의 선하증권에 이 선하증권으로 인한 소송은 운송인의 주소지인 특정의 외국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하여도 그의 국내 선박대리점인 위 피고들이 국내에서 불법행위를 하여 그 선하증권의 소지인인 원고 은행이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까지 이 약관을 적용키로 한 취지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원고의 위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선박대리점으로서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이고, 그 원인사실이 발생한 곳이 국내이며 원고와 위 피고들이 모두 국내법인인 점과 이로 인한 재판절차의 편의와 집행의 실효성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을 국내에서 재판하지 아니하고 운송인의 주사무소 소재지인 외국의 법원에서 재판하는 것은 오히려 불합리 하다고 아니할 수 없고, 위와 같은 약관규정은 원고와 피고들과의 사이에서는 그 효력이나 적용이 없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며, 이 사건에 관하여 위 피고들은 관할위반을 주장한 바 없이 응소하여 본안에 관하여 변론을 한 것이므로 상고심에 이르러 뒤늦게 관할위반의 주장을 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논지는 이유가 없다.

보증도에 대한 법리오해를 주장하고, 불법행위의 성립이나 중과실을 부정하며,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취득을 부정하고, 원고에 대한 과실상계의 정도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판단유탈 이유불비를 주장하는 피고 동신선박과 신영해운의 상고이유 제2점, 피고 동남아해운 주식회사(이하 동남아해운이라고 한다)의 상고이유 제2의 (가)와 제3, 4점, 피고 정리회사 흥아해운주식회사 관리인 피고 4(이하 흥아해운이라고 한다)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1) 이른바 보증도의 상관습의 존재와 그 의의나 기능에 관한 소론의 주장은 옳다고 하겠으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보증도의 상관습은 운송인 또는 운송취급인의 정당한 선하증권 소지인에 대한 책임을 면제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보증도로 인하여 정당한 선하증권 소지인이 손해를 입게 되는 경우 운송인 또는 운송취급인이 그 손해를 배상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므로 운송인 또는 운송취급인이 보증도를 한다고 하여 선하증권과 상환함이 없이 운송물을 인도함으로써 선하증권 소지인의 운송물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정당한 행위로 된다거나 운송취급인의 주의의무가 경감 또는 면제된다고 할 수 없고, 보증도로 인하여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의 운송물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였을 때에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의 책임을 진다 는 것이 당원의 견해이고( 1989.3.14.선고 87다1791판결 , 1991.12.10. 선고 91다14123 판결 각 참조), 운송인 또는 그 대리점인 피고들이 보증장의 위조사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운송물을 인도함으로 인하여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손해를 입은 이 사건에서 피고들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본 원심의 조처도 정당하며, 그 보증장의 용지가 원고 은행이 사용하던 용지였다고 하여도 마찬가지이다.

(2) 운송인 또는 운송취급인이 보증도를 하는 경우에는 그 화물선취보증장이 진정하게 성립된 것인지의 여부를 확인할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를 게을리하여 화물선취보증장의 위조사실을 제대로 발견하지 못한 채 선하증권과의 상환 없이 운송물을 인도하고 그로 인하여 정당한 선하증권 소지인이 손해를 입은 것이라면 그 운송인 또는 운송취급인은 보증장 없이 선하증권과 상환하지 아니하고 화물을 인도한 결과가 되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따른 책임을 진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며, 그 보증장이 화물선취보증장으로서의 형식과 외관을 갖추고 있었다고 하여 그와 같은 확인을 할 책임이 없다거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와 같은 피고들의 불법행위와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입은 손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보증장이 신용장 개설은행명의로 발행된 경우라고 하여도 운송인 또는 운송취급인에게 그 보증장이 진정한 것인지 확인할 책임이 있음은 마찬가지이고, 그 위조사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운송물을 선하증권의 소지인 아닌 사람에게 인도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대한 과실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3) 상법 제820조 , 제129조 의 규정은 운송인에게 선하증권의 제시가 없는 운송물인도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인도를 거절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 당원 1991.12.10. 선고 91다14123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도 정당하다.

(4) 보증도 등으로 운송물이 멸실된 경우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물론이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도 선하증권에 화체(화체)되어 선하증권이 양도됨에 따라 선하증권의 소지인에게 이전되는 것이므로 운송물이 멸실된 후에 선하증권을 취득(양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손해배상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별도의 채권양도통지가 필요치 않다 고 할 것이며( 당원 1991.4.26. 선고 90다카8098 판결 ; 같은 해 12.10. 선고 91다14123 판결 각 참조), 과실상계의 원인과 정도에 관한 원심의 판단도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이에 관련하여 피고 동남아해운이 들고 있는 판례( 당원 1982.2.23. 선고 80다2943 판결 )는 이 사건에 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5) 따라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보증도나 선하증권의 물권적 효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고 심리미진 또는 판단유탈이나 이유 불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논지도 이유 없다.

이 사건 화물의 인도가 적법하고, 운송물에 대한 권리의 침해가 없다고 주장하는 피고 동남아해운의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이 사건에서 화물의 최종선적기일과 신용장의 유효기일의 간격이 최장 181일까지 허용되고, 소위 “스테일 비엘” 조건하의 거래였으며, 수출자가 이 사건 화물의 수입통관에 필요한 서류를 미리 교부하였다고 하여 이것만 가지고 선하증권과 상환하지 아니한 운송물의 인도를 적법하게 승인하였다고 볼 수 없고, 또 이 사건 선하증권의 소지인인 원고가 수입자인 동원실업 주식회사(이하 동원실업이라고 한다)와 운송물에 대한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한 것이었다 하여 선하증권과 상환함이 없이 또는 원고의 동의 없이 운송물을 인도하는 것을 승인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화물이 수출자에 의하여 수입자에게 인도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다. ( 당원 1991.12.10. 선고 91다14123 판결 참조)

원심은 원고와 위 동원실업과의 양도담보계약 사실을 부정한 것이 아니고 양도담보계약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들이 주장하는 사실만으로는 선하증권과 상환함이 없이 이 사건 화물들을 위 동원실업에 인도하여 줌으로써 선하증권 소지인의 운송물에 대한 권리를 침해한 것에 대하여 정당화할 만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이므로, 원심의 사실인정이 처분문서의 증명력을 오해하고 채증법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반대의 입장에서 다투는 논지도 이유가 없다.

선하증권상의 면책 약관을 주장하고 선주의 유한책임을 적용할 것을 주장하는 피고 동신선박과 신영해운의 상고이유 제3, 4점, 피고 동남아해운의 상고이유 제2점의 (나)와 제6점에 대하여,

(1) 선하증권에 기재된 면책 약관이나 배상액 제한의 약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 책임뿐 아니라 그 운송물의 소유권침해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에도 적용되는 것이지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을 추궁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 다고 할 것이므로( 당원 1991.4.26. 선고 90다카8098 판결 ; 같은 해 8.27. 선고 91다 8012 판결 각 참조), 원심이 면책 약관이나 배상액 제한 약관에 관한 위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법상 선주유한책임에 관한 규정은 선하증권상에 면책 약관이나 책임제한약관을 둔 경우가 아니면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 책임을 묻는 경우에만 적용되고, 당사자 사이에 불법행위 책임을 묻는 경우까지 당연히 적용되는 것이 아니므로 ( 당원 1989.11.24. 선고 88다카16294 판결 ; 1990.5.8. 선고 88다카7641 판결 ; 1990.8.28. 선고 88다카30085 판결 각 참조), 원심이 상법상의 선주유한책임을 적용하지 아니한 것이 잘못이라는 소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원심이 이 점에 관한 판단을 유탈한 것이라고 하여도 이 사건 결과에는 영향이 없는 것이다. 논지도 이유가 없다.

제소기간에 관한 피고 동신선박, 신영해운의 상고이유 제5점, 피고 동남아해운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이 사건 화물들에 대한 선하증권의 약관에 기재된 제소기간에 관한 소론의 조항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을 추궁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이유로 이 점에 관한 위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처도 정당하고, 반대의 입장에서 다투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원심이 이 사건 화물들을 소외 동원실업에 인도된 날을 기준으로 하여 기간의 준수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한 것은 부가적으로 판단한 것이므로 이 부분 판단이 정당한 것인지 여부는 이 사건 결과에 영향이 없다. 논지도 이유가 없다.

지연손해금의 이율을 다투는 부분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지연손해금에 관하여 원심판결 선고시까지 원고와 소외 동원실업과의 사이에 체결된 수입대전 지급지체시의 약정이자율인 연 19%의 비율에 의한 금원의 지급을 명하였으나, 원고와 위 동원실업과의 사이에 체결된 수입대전 지급약정상의 연체이자율이 당연히 운송인이나 그 대리점인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금전채권의 지연손해금의 이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의 사실인정에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음은 위에서 본바와 같고, 사실이 그와 같다면 과실상계의 원인과 정도에 관한 원심의 판단도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며 피고들의 과실상계항변을 배척하지 아니한 원심의 조처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당원 1991.12.10. 선고 91다14123 판결 참조), 소론의 판례는 이 사건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들 패소부분 중 지연손해금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들의 나머지 상고와 원고의 상고는 기각하고 이 부분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회창(재판장) 이재성 배만운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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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1.4.12.선고 90나49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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