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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4. 26. 선고 90다카8098 판결
[손해배상(기)][집39(2)민,118;공1991.6.15,(898),1484]
판시사항

가. 보증도에 관하여 선하증권 소지인의 운송물에 대한 고의 아니면 중과실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본 사례

나. 선하증권에 기재된 면책약관의 불법행위책임에의 적용 범위

다. 준거법에 관한 선하증권의 약관이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및 위 손해배상청구의 준거법

라. 보증도 후의 선하증권 취득자에게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도 양도되는지 여부(적극)와 위 취득자가 보증도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경우 위 청구권의 취득 여부(적극)

마. 신용장 개설은행이 제시된 선적서류와 신용장상의 조건이 불일치한 사항이 있어 개설의뢰인의 인수동의서를 받고 신용장대금을 결제한 것이 선하증권에 의한 담보력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고 본 사례

바. 선하증권 소지인으로서의 운송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과 신용장 개설은행으로서의 개설의뢰인에 대한 신용장 거래상의 채권과의 관계

판결요지

가. 보증도에 관하여 선하증권 소지인의 운송물에 대한 고의 아니면 중과실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본 사례

나. 선하증권 이면에 선하증권의 소지인 등은 운송인의 대리인 등에게 운송과 관련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아니하기로 하고, 운송인은 선하증권상의 화물의 인도일 또는 인도되었어야 할 날로부터 1년 내에 소송이 제기되지 않으면 운송인은 화물의 멸실이나 손해에 대한 모든 책임으로부터 면책된다는 등의 면책약관이 있는 경우, 이러한 약관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뿐만 아니라 그 운송물의 소유권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에 대하여도 적용된다고 할 것이지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의 책임을 추궁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다. 준거법에 관한 선하증권의 약관은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책임에만 적용되며, 법정책임인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의 경우까지 준거법의 적용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섭외사법 제13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하면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서는 행위지법인 우리나라의 법을 준거법으로 하고 있다.

라. 보증도 등으로 운송물이 멸실된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물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도 선하증권에 화체되어 선하증권이 양도됨에 따라 선하증권 소지인에게 이전되고, 가사 선하증권의 취득자가 운송물이 선하증권과 상환하지 아니하고 인도된(보증도)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손해배상청구권의 취득에 소장이 없다.

마. 신용장 개설은행이 제시된 선적서류와 신용장상의 조건이 불일치한 사항이 있어 개설의뢰인의 인수동의서를 받고 신용장대금을 결제한 것이 선하증권에 의한 담보력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고 본 사례

바. 원고가 선하증권 소지인으로서 운송인에 대하여 갖게 된 선하증권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과 신용장 개설은행으로서 개설의뢰인에 대한 신용장 거래상의 채권은 법률상 별개의 권리로서, 원고에 대한 신용장대금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위 손해배상청구권을 전전 양도받아 그 양수인의 지위에서 그 이행을 구함에는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제일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주명

피고, 상고인

천경해운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정관 외 3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피고 천경해운주식회사(이하 피고 천경해운이라 약칭한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 제3점 및 피고 협성해운주식회사(이하피고 협성해운이라 약칭한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 제3점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외국선박회사인 소외 노라시아라인(NORASIA-LINE)과 오.씨.엘.(Overseas Container Ltd.)이 홍콩 현지 법인인 소외 반도상사 홍콩리미티드(이하 홍콩반도상사라 약칭한다)의 의뢰를 받고 이 사건 운송물을 수령하여 이 사건 선하증권을 발행하고, 원고가 그 적법한 소지인으로서 이를 양도 받아 소지하고 있는 사실과 위 노라시아라인의 국내대리점인 피고 천경해운과 위 오.씨.엘.의 국내대리점인 피고 협성해운이 소외 태현실업주식회사 등 실수요자들에게 소외 서울신탁은행 남대문지점 등의 연명으로 된 화물선취보증장(L/G:Letter of Guarantee)과 선하증권의 통지처로 되어 있는 홍콩반도상사의 모회사인 소외 반도상사주식회사의 실수요자 확인서를 받고 선하증권과 상환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운송물을 인도(보증도)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들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선하증권상의 화물에 대한권리침해의 책임이 있다 하여 선하증권 이면에 기재된 면책약관의 적용을 배제하고 이 사건 보증도로 인한 손해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소외 노라시아라인과 소외 오.씨.엘. 발행의 선하증권 이면에는 선하증권의 소지인 등은 운송인의 대리인 등에게 운송과 관련하여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아니하기로 하고, 운송인은 선하증권상의 화물의 인도일 또는 인도되었어야 할 날로부터 1년 내에 소송이 제기되지 않으면 운송인은 화물의 멸실이나 손해에 대한 모든 책임으로부터 면책된다는 등 원심판시와 같은 면책약관이 있으나 이러한 약관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 뿐만 아니라 그 운송물의 소유권침해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에 대하여도 적용된다고 할 것이지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의 책임을 추궁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고 ( 당원 1983.3.22. 선고 82다카1533 판결 참조), 운송인의 대리인에게 책임을 묻지 아니한다는 약정 역시 면책약관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며, 또한 그 대리인과의 약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하여 면책약관의 효력을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다.

(2) 당원의 환송판결( 1989.3.14. 선고 87다카1791 판결 )은 이 사건 보증도에 관하여 피고들에게 선하증권 소지인의 운송물에 대한 권리침해로서 불법행위가 성립되며, 또한 피고들에게 그 권리침해의 결과가 발생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거나 그렇지 아니한 경우라 하더라도 주의의무를 현저히 결여한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것이라고 판시하였는바, 소론은 환송판결의 위와 같은 판단에 기속되어 그에 좇아 판단한 원심판결을 비난하는 것이어서 채택할 수 없다.

그리고 원심이 홍콩반도상사는 반도상사주식회사와 그 법인격을 달리 하며, 반도상사주식회사의 선하증권상의 화물에 관한 지시 및 지정관계가 홍콩반도상사의 지시 및 지정관계와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 바 이는 정당하고, 반도상사주식회사가 태현실업주식회사에게 발급한 실화주 확인서에 반도상사주식회사의 피고 천경해운에 대한 화물인도 지시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가사 그와 같은 지시의 뜻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이를 홍콩반도상사의 지시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논지가 지적한 판례는 이 사건에 적절한 사례가 아니다.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피고 천경해운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소론은 소외 노라시아라인 발행의 선하증권 이면의 약관에 의하면, 이 사건 선하증권으로 증명되거나 이에 포함된 계약은 영국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의 준거법은 영국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준거법에 관한 선하증권의 약관은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책임에만 적용되며, 법정책임인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의 경우까지 준거법의 적용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 당원 1983.3.22. 선고 82다카1533 판결 참조). 섭외사법 제13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하면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하여서는 행위지법인 우리나라의 법을 준거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논지는 이유 없다.

3. 피고 천경해운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4점, 제5점 및 피고 협성해운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2점, 제4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1984.2.11. 소외 코리아 커머셜 파이낸스주식회사와 코리아 퍼스트 파이낸스 주식회사를 순차 경유하여 원고가 홍콩반도상사로부터 이 사건 선하증권을 보증도 후에 취득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을 양도받은 사실을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사실인정은 정당하다.

보증도 등으로 운송물이 멸실된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물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도 선하증권에 화체되어 선하증권이양도됨에 따라 선하증권 소지인에게 이전되고, 가사 선하증권의 취득자가 운송물이 선하증권과 상환하지 아니하고 인도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손해배상청구권의 취득에 소장이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의 이 점에 관한 판단도 같은 결론에 귀착되므로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원심은 채택증거에 의하여 원고가 원고에게 제시된 선적서류와 신용장상의 조건이 불일치한 사항이 있어 신용장 대금의 결제를 거절하였다가 소외태현교역주식회사의 인수동의서를 받고 신용장 대금을 결제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이 사건 선하증권에 의한 담보력을 포기하였다 든가 단지 신용장결제의 관행에 따라 위 선하증권을 취득한 것이라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고 하였는 바, 이는 정당하고, 원고가 이 사건 보증도 사실을 알고 위 선하증권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원고가 위 선하증권에 대한 담보력을 포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4. 피고 천경해운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6점과 피고 협성해운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6점에 대하여

기록을 살펴보아도 이 사건 선하증권을 취득함에 있어서의 원고의 과실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보증도를 한 피고들에 대하여 고의 내지 중과실을 인정하고 과실상계를 하지 아니한 원심의 조치는 수긍되고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5. 피고 천경해운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7점 및 피고 협성해운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선하증권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과 원고의 소외 태현교역주식회사에 대한 신용장 거래로 인한 채권을 법률상 별개의 권리로서 위 태현교역주식회사의 원고에 대한 신용장대금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홍콩반도상사로부터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을 전전 양도받아 그 양수인의 지위에서 그 이행을 구함에는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고 판시하였는바,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6. 피고 천경해운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8점에 대하여

피고 천경해운이 1984.2.29. 주식회사 대우에게 이 사건 선하증권 가운데 증권번호 UMMS/BSN-9가 표창하는 화물 중 수지 33톤에 대하여 화물선취 보증장을 받고 이를 인도함에 있어 원고은행 남산지점이 추후 해당 선하증권을 취득하여 위 피고에게 인도할 것을 보증하였는데, 원고의 위 선하증권의 인도가 이행불능이라면 위 피고는 그 대상으로서 원고에 대하여 위 선하증권상의 화물가액에 상당한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손해배상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하는 항변에 대하여, 원심은 채택증거에 의하여 원고은행 남산지점이 위와 같이 보증을 하고 위 피고가 이를 믿고 1984.3.20. 주식회사 대우에게 수지 33톤을 인도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의 위 선하증권의 인도 채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하여 위 항변을 배척하였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문제의 선하증권상의 수지 중 한국상업은행 염천동지점과 주식회사 대우의 화물선취보증서에 기하여 1984.1.24. 위 회사에게 인도된 수지 33톤에 대하여 그 보증도로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을 뿐이고, 원고가 발급한 보증서에 기하여 같은 해 3.20.경 인도된 수지에 대하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지 아니함이 뚜렷하다. 따라서 위 피고의 상계항변은 성립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의 판단은 잘못된 것이지만 위 피고의주장을 배척한 결론은 정당하므로 소론과 같은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논지는 이유 없다.

이상의 이유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박우동 배석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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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0.2.6.선고 89나12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