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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법 2003. 8. 1. 선고 2002나9509 판결
[손해배상(기)] 상고[각공2003.10.10.(2),255]
판시사항

[1]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 운송대리인의 주의의무

[2] 지정장치장의 화물관리인의 지위 및 책임

판결요지

[1]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 운송인으로부터 선박운송물의 인도 및 선하증권 회수 등 업무를 맡은 운송대리인은 운송화물을 선하증권 소지인에게 선하증권과 상환으로 인도하여야 하고, 인도시까지는 화물을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를 다하여 보존·관리할 의무를 부담하며, 이 경우 인도는 사법상의 개념으로서 운송인이 운송물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2] 화물관리인은 관세징수를 확보하기 위하여 세관장에 갈음하여 지정장치장에 화물이 반입되고 반출되는 것을 관리하는 자에 불과하고, 그 곳에 반입된 화물을 운송인이나 소유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지는 않으므로, 통관에 필요한 세금을 납부한 후 화물의 반출을 신고한 수입업자에 대하여 선하증권이나 화물인도지시서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물반출을 저지할 권리나 의무가 없다.

원고,피항소인

주식회사 부산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래 담당변호사 최현우)

피고,항소인

에스에이치새한선박 주식회사 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이덕민 외 1인)

변론종결

2003. 5. 2.

주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 에스에이치선박 주식회사와 삼화해운 주식회사는 각자 원고에게 192,271,590원 및 이에 대하여 2000. 11. 28.부터 2003. 8. 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피고 사단법인 한국항만하역협회에 대한 청구 및 피고 에스에이치선박 주식회사와 삼화해운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1, 2심 합하여 원고와 피고 에스에이치선박 주식회사, 삼화해운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피고들의 연대 부담으로 하고, 원고와 피고 한국항만하역협회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3. 제1.항의 금원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206,454,681원 및 이에 대하여 2000. 11. 28.부터 소장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들의 패소 부분을 모두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주식회사 우림(대표이사 전교익, 이하 '우림'이라 한다)은 일본의 츄젠 쇼텐 주식회사(TSUZEN SHOTEN CO. LTD, 이하 '츄젠 쇼텐'이라 한다)로부터 러시아산 원목을 수입하기 위하여 원고에게 취소불능화환신용장 개설신청을 하였고, 이에 원고는 2000. 8. 4. 위 수입원목을 양도담보로 제공받기로 하고 "① 화환신용장 번호 : M3283008NU01320, ② 수익자 : 츄젠 쇼텐, ③ 신청인 : 우림, ④ 만기일자 : 2000. 9. 30., ⑤ 신용장 금액 : 미화 약 136,000 $, ⑥ 제품에 관한 사항 : 러시아산 화이트 우드, ⑦ 최종 선적기일 : 2000. 8. 30., ⑧ 분할(부분)선적 : 허용하지 아니함" 등을 내용으로 하는 취소불능화환신용장을 발행하였다.

나. 샤마르 쉬핑 주식회사(SAHMAR SHIPPING COMPANY, 이하 '샤마르 쉬핑'이라 한다)는 그 무렵 츄젠 쇼텐으로부터 우림이 수입하는 러시아산 화이트 우드 원목 총 16,669개(이하 '이 사건 화물'이라고 한다)의 해상운송업무를 인수하고, 시 로즈(SEA ROSE)호로 이 사건 화물을 운송하였으며, 이 사건 화물의 수ㆍ출입 계약 당사자가 우림과 츄젠 쇼텐이고 신용장 개설인이 원고인 관계로 원활한 수ㆍ출입을 위하여 2000. 8. 30. 송하인을 "NTB PROJECT Co. LTD" 수하인을 "츄젠 쇼텐", 양육항을 "마산"으로 한 선하증권(증권번호 : VMK-1, 수량 3696개)과 2000. 9. 2. 송하인을 "VEGA, KLUBNAYA STR.," 수하인을 공란, 양육항을 "마산"으로 한 선하증권(증권번호 : V-34/00, 수량 12,973)을 각 발행하는 한편, 2000. 8. 30.자로 각 "ⓛ 송하인 : 츄젠 쇼텐, ② 수하인 : 부산은행, ③ 통지처 : 우림, ④ 양륙항 : 마산항"으로 된 선하증권 3장(증권번호 : VMK-1, 수량 3696개, 증권번호 : V-34/00-A, 수량 7866개, 증권번호 : V-34/00-B, 수량 5107개, 이하 '이 사건 선하증권'이라 한다)도 각 발행하였는데, 수하인을 츄젠 쇼텐으로 한 위 2매의 선하증권은 운송인이 마산항에 입항하기 이전부터 소지하고 있었고, 이 사건 선하증권은 원고가 2000. 9. 18.경 해외 예치 환거래은행으로부터 송부받아 소지하고 있다.

[피고 에스 에이치 새한선박 주식회사(이하 '피고 새한선박'이라 한다)와 피고 삼화해운 주식회사(이하 '피고 삼화해운'이라 한다)는 이 사건 선하증권 용지는 샤마르 쉬핑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서명도 선장의 서명과 다르다는 이유로 진정한 선하증권은 수하인을 "츄젠 쇼텐"으로 하여 발행한 위 선하증권이고 이 사건 선하증권은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신용장 개설은행인 점에 비추어 수입대금의 결제와 화물의 인도에 관련된 선하증권은 수하인을 츄젠 쇼텐이 아닌 원고로 하여 발행되어야 할 것이고, 원고의 취득경로에 비추어 보아도 위 피고들 주장과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선하증권이 선주의 의사에 반하여 위조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위 피고들의 위조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화물을 선적한 시 로즈 선박은 2000. 9. 6. 마산항에 입항하였는데, 그 전에 피고 새한선박은 샤마르 쉬핑과 사이에 대한민국 내에서 이 사건 화물의 인도 및 선하증권 회수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내용의 선박대리점계약을 체결한 후(피고 새한선박과 삼화해운은 샤마르 쉬핑으로부터 시 로즈호의 입·출항시 검역, 세관 및 항만청 수속 등만의 업무만 대행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이 사건 수입화물의 인도나 선하증권 회수 등의 업무는 위임받은 바가 없다고 주장하나, 운송인이 수입국 내에서 상시 입·출항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지사 또는 지점을 설치하여 입·출항 등 운송업무를 수행하게 하지만 샤마르 쉬핑과 같이 수입국 내에 상시 취급업무가 없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수입국 내의 선박대리점과 대리점계약을 체결하고 그 선박대리점으로 하여금 입·출항, 통관, 검역 업무와 선박운송물의 인도 및 선하증권 회수 등의 업무를 처리하게 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내용의 선박대리점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해상운송업계의 일반적인 업무행태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창원에 본점을 두고 있는 피고 삼화해운에 위 업무를 수행하도록 위임하였다. 이에 피고 삼화해운은 2000. 9. 5. 마산세관장에게 선주를 대리하여 적하목록을 제출하고 하선신고를 하여(하선신고시 하선장소를 기재하여야 하므로 그 이전에 피고 삼화해운은 우림으로부터 하선장소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하선절차를 마쳤고, 츄젠 쇼텐으로부터 이 사건 선하증권 사본을 팩스로 송부받아 있던 우림은 원고로부터 수입선적서류 도착을 통지받은 2000. 9. 18. 하역회사인 남도통운 주식회사(이하 '남도통운'이라 한다)로 하여금 이 사건 화물을 하역하게 하여 주식회사 현대종합목재가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으로부터 항만시설 사용허가를 받아 사용하고 있던 월영부두 내 서항부두 야적장으로 이를 운반하였으며, 관세법상의 지정장치장으로 지정된 그 곳을 관리하는 피고 사단법인 한국항만하역협회(이하 '피고 하역협회'라 한다)에게 그에 관한 반입신고를 마쳤다.

라. 그 후 우림은 이 사건 화물 중 수량 7866개(이 사건 선하증권 중 증권번호 : V-34/00-A에 표시된 것)에 대해 2000. 9. 22. 수입신고를 하여 같은 날 수리되었고, 수량 3696개(이 사건 선하증권 중 증권번호 : VMK-1에 표시된 것)에 대해 2000. 10. 13. 수입신고를 하여 같은 날 수리되었으며, 수량 5107개(이 사건 선하증권 중 증권번호 : V-34/00-B에 표시된 것)에 대해 2000. 11. 11. 수입신고를 하여 같은 날 수리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 사건 화물의 화주로서 관련 세금을 납부하여 통관절차를 마친 우림은 위 부두에 장치된 이 사건 화물을 관리하는 피고 하역협회에게 그 수입통관절차가 완료된 사실을 알리고 수입물품반출신고를 한 다음 원고에게는 반출통지도 없이 2000. 9. 23.부터 2000. 11. 27.까지 사이에 이 사건 화물을 모두 반출하여 처분하였다.

마. 한편, 이 사건 화물이 장치된 야적장이 위치한 마산시 합포구 해운동 56, 57, 71, 72 번지는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이 관리하는 국가 소유의 부두구역인데, 마산세관장은 1994. 8. 31. 관세법령에 근거하여 위 구역에 대해 설영인을 마산지방해운항만청장으로 하여 월영부두 지정장치장으로 지정하였고, 피고 하역협회는 마산세관장에 의하여 위 지정장치장의 질서유지와 화물의 안전관리를 위한 화물관리인으로 지정되었다.

[근거 : 다툼없는 사실, 갑 1 내지 7호증, 갑 8호증, 갑 9호증, 10호증의 1, 2, 3, 갑 12호증의 2, 4, 5 내지 7, 8, 9, 11, 12, 23, 24, 25, 27, 30, 31, 을 4호증의 1, 2, 3, 을 6, 10, 11, 12호증, 당심의 사단법인 한국국제해운대리점 협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새한선박 및 삼화해운에 대하여

(1) 손해배상 책임의 근거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 운송인으로부터 선박운송물의 인도 및 선하증권 회수 등 업무를 맡은 운송대리인은 운송화물을 선하증권 소지인에게 선하증권과 상환으로 인도하여야 하고, 인도시까지는 화물을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를 다하여 보존·관리할 의무를 부담하며, 이 경우 인도는 사법상의 개념으로서 운송인이 운송물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이전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위 피고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샤마르 쉬핑의 국내 운송대리점으로서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선하증권을 교부받고 이 사건 화물을 인도할 때까지는 이를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를 다하여 보존·관리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 피고들은 아래 나.의 (2)항 기재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입업자인 화주가 세관의 통관절차만 완료하면 언제든지 반출신고만으로 수입화물의 반출이 가능하게 되어 있는 위 월영부두 지정장치장에 이 사건 화물이 반입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화물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여 이 사건 선하증권과 상환없이 수입자인 우림이 이 사건 화물을 운송선박으로부터 하역 운반하여 이를 위 지정장치장에 반입하는 것을 용인, 방치함으로써 그 무렵에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가지게 된 우림이 이를 반출하여 처분하는 것을 막지 못하였으므로 이는 이 사건 선하증권 소지인인 원고의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소유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어 불법행위가 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위 피고들은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손해배상의 범위

위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우림이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확보하게 되어 그에 대한 원고의 소유권이 침해된 시점은 이 사건 화물이 위 지정장치장에 반입될 무렵이거나 늦어도 그 곳으로부터 반출된 때라 할 것이고, 그 당시 이 사건 화물의 시가는 최소한 통관 당시의 수입가격 정도는 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소유권 침해로 원고가 입게된 손해는 그 금액 상당이라 할 것인데, 을 4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화물의 수입가격(과세가격)은 합계 218,248,173원(69,124,440 + 73,497,731 + 75,626,002)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원고는 그 손해액을 미화로 표시된 수입가격의 합계 192,545.47$에 이 사건 화물의 최종반출일인 2000. 11. 27. 당시의 대고객 전신환매도 환율 1,195.20원을 곱한 232,431,264원이라고 주장하나 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한편 원고는 우림으로부터 그 손해배상의 일부로 25,976,583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결국 위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192,271,590원(218,248,173 - 25,976,583)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 종료 다음날로서 원고가 구하는 2000. 11. 28.부터 항소심판결 선고일인 2003. 8. 1.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하역협회에 대하여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화물은 우림이 선하증권과 상환으로 인도받은 것이 아니어서 보세창고와 같은 성격을 가진 지정장치장에 보관된 이 사건 화물은 여전히 운송인인 샤마르 쉬핑 또는 그 선박대리인인 피고 새한선박과 삼화해운의 지배하에 있고, 이 사건 화물관리인인 피고 하역협회는 이를 샤마르 쉬핑 등을 위하여 보관하는 보세창고업자 또는 운송취급인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 하역협회가 선하증권이나 화물인도지시서와 상환함이 없이 이 사건 화물을 우림에 인도하여 줌으로써 선하증권 소지인인 원고의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소유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피고 하역협회는 원고에게 이 사건 화물의 무단반출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판단

이러한 원고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지정장치장의 성격과 피고 하역협회의 지위에 관하여 본다.

먼저 지정장치장에 관한 근거 법률인 이 사건 당시의 관세법의 관련 규정을 살펴보면, 외국물품이 수입통관미필상태로 반입될 수 있는 보세구역은 지정보세구역, 특허보세구역 및 종합보세구역으로 구분되는데, 지정보세구역에는 지정장치장 및 세관검사장이 있고( 제65조 ), 그 중 지정장치장은 통관을 하고자 하는 물품을 일시 장치하기 위한 장소로서 세관장이 지정하는 구역이며( 제73조 ), 지정장치장의 물품 장치기간은 6월의 범위 안에서 관세청장이 정하는데( 제74조 ), 지정장치장에 반입한 물품에 대하여는 화주가 그 보관의 책임을 지고( 제77조 제1항 ), 장치기간경과물건에 대한 매각, 국가귀속, 폐기 등의 경우 화주 또는 반입자에게 통고하는 것으로( 제123조 내지 제127조 ) 규정되어 있다. 이와 같은 규정과 관세법의 제정 목적( 제1조 )에 비추어 보면, 보세구역으로서의 지정장치장을 두는 이유는 원칙적으로 수입물품의 경우 이에 대한 관세 납부의무자인 화주에 대하여 통관을 적정하게 할 수 있도록 하여 관세수입의 확보를 기함에 있고, 수입물품의 인도나 소유권자를 위한 보관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지정장치장의 화물관리인에 관한 이 사건 당시의 관세법 제77조 , 동법시행령 제76조의2 에 의하면, 피고 하역협회와 같은 화물관리인은 세관장이 ① 직접 물품관리를 하는 정부기관, ② 관세행정 또는 보세화물관리와 관련 있는 비영리법인, ③ 당해 시설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가 요청한 자 중에서 지정하는데, 이렇게 지정된 화물관리인에게는 관세법 제70조 제2항 의 규정에 의하여 멸실 또는 멸각된 물품에 대한 관세납부의 책임과 당해 화물의 보관과 관련한 하역·재포장 및 경비 등을 수행할 책임이 있고, 화물관리인은 이러한 책임을 완수하기 위하여 화물관리에 필요한 비용(세관설비사용료 포함)을 화주로부터 징수할 수 있는데, 징수 비용 중 세관설비사용료에 해당하는 금액은 세관장에게 납부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위와 같은 지정장치장의 성격, 그 곳 화물관리인의 지위와 책임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국가는 관세채권의 확보와 통관질서의 확립이라는 행정목적을 위하여 지정장치장을 설치 운영하지만, 화물의 보관료를 징수하지 않는 대신 그 보관의 책임은 화주가 지게 하였고, 지정장치장의 질서유지와 화물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화주에 갈음하여 보관책임을 지는 화물관리인을 지정한 경우에도 화물관리인은 멸실 또는 멸각된 물품에 대한 관세납부의 책임과 당해 화물의 보관과 관련한 하역·재포장 및 경비 등을 수행할 책임이 있을 뿐 화물의 보관 그 자체를 업무로 하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이러한 책임을 완수하기 위한 화물관리 비용을 징수한다고 하여도 그 중에 화물보관료의 성격을 갖는 부분은 없다고 볼 수 있으므로 결국 화물관리인은 관세징수를 확보하기 위하여 세관장에 갈음하여 지정장치장에 화물이 반입되고 반출되는 것을 관리하는 자에 불과하고, 그 곳에 반입된 화물을 운송인이나 소유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지는 않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화물의 보관을 맡지 아니한 세관장이나 피고 하역협회는 통관에 필요한 세금을 납부한 후 이 사건 화물의 반출을 신고한 우림에 대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반출을 저지할 권한이 없다 할 것이고, 오히려 이 사건 화물을 지정장치장에 반입하였던 화주인 우림의 반출신고에 따라야 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하역협회가 이 사건 화물에 대한 보관자의 지위에서 선하증권이나 화물인도지시서를 제시하지 아니하는 화주의 화물반출을 저지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피고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피고 새한선박, 삼화해운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 하역협회에 대한 청구 및 피고 새한선박, 삼화해운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각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 하역협회의 항소와 나머지 피고들의 일부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주문 제1.항과 같이 변경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진갑(재판장) 윤태석 이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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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지방법원 2002.7.12.선고 2001가합9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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