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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6. 22. 선고 89다카31122 판결
[부당이득금][공1990.8.15.(878),1540]
판시사항

전 소유자의 체납전기요금의 존재를 알고 공장을 경락 받은 자가 그 후 한국전력공사와의 사이에 체납전기요금 납부약정을 하고 이를 지급한 경우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공장경락인이 공장을 경락취득하기 전에 전소유자의 체납전기요금의 존재를 알고 경락한 것이라면 그 채무의 인수 또는 불가피하다는 것도 알고 경락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므로, 경락 후 한국전력공사와의 사이에 위 체납전기요금의 분할납부에 관하여 약정을 하고 그 약정에 따라 그 요금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의 약정이 그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한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일신산업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찬진 외 4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 판결을 인용하여, 원고는 1987.10.5. 이 사건 공장과 기계일체를 금 577,800,000원에 경락받아 공장을 가동해 보려고 하였는데 위 공장에 전기공급이 단절된 사실을 알게되어 피고에게 전기공급을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전수용가인 신도산업주식회사의 체납전기요금 38,023,770원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하고, 원고는 그 당시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면 커다란 손해를 입게 될 급박한 처지에 있었기 때문에 부득이 1987.11.9. 피고와의 사이에 위 회사의 체납전기요금을 대신 납부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을 하고 그 요금을 피고에게 지급하였는바, 위와 같은 약정은 전기의 독점공급사업자인 피고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면 거액을 들여 경락받은 위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게 되어 막대한 손해를 입게될 원고의 궁박상태를 이용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위에서 본 것처럼 원고가 이 사건 공장을 경락 취득하기 전에는 그 공장의 전수용가에 의한 전기요금의 체납사실에 대하여 아무 지식이 없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바 이 점에 관한 원심인정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원심은 제1심증인 이주봉의 진술을 취신하고, 반대로 원고가 위 공장을 경락받기 전인 1987.9. 하순경 원고의 광무부장 박용철이 위 공장을 방문하여 체납요금사실을 알고 요금납부 문제에 관하여 피고 직원 김경철과 협의한 사실까지 있다는 취지의 피고측 제1심증인 김경철의 증언과 동인이 피고 포항지점 수금과장으로서 직무상 작성한 을제1호증 (수금이력카드)를 배척하고, 피고가 1987.6.경부터 위 공장 정문 벽면의 체납전기요금 안내문 게시에 관한 을제2호증 (사진)과 피고가 은행에 대하여 전수용가의 전기요금체납사실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매각할 때 협조를 구한 문서인 을제3호증(협조의뢰)의 각 기재는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원심이 채택한 이 주봉의 진술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공장을 경락받기 전에 그 현장을 가본 일도 없고, 체납전기요금 때문에 전기공급이 중단되고 있은 사실도 모르며 경락전에 은행으로부터 그와 같은 사실을 들은 바도 없다고 하였는바, 우선 금 6억원에 가까운 공장을 매수하면서 사전에 그 현장을 점검해 본 바도 없다는 진술 자체부터 경험칙에 어긋나는 일이거니와 이에 저촉되는 김경철의 증언은 고사하고라도 그 내용이 허위가 아닌 이상 객관적인 존재만으로서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위의 각 서증에 의하여 원고는 경락전에 이 사건 공장의 전기공급중단의 사실을 몰랐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이례에 속하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만일 원고가 위 공장을 경락 취득하기 전에 체납전기요금의 존재를 알고 경락한 것이라면 그 채무의 인수 또한 불가피하다는 것도 알고 경락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고, 경락 후 피고와의 사이에 위 체납요금의 분할납부에 관하여 약정을 하고 그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그 요금을 지급한 것이라면 위의 약정이 원고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한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심판결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고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에 해당하여 논지는 이점에서 이유있다 할 것이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박우동 이재성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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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9.11.1.선고 89나22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