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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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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방법원 2018.4.10. 선고 2018고단50 판결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사건

2018고단50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피고인

A

검사

권다송이(기소, 공판

변호인

변호사 방수환

판결선고

2018. 4. 10.

주문

피고인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범죄사실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동의없이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10년경부터 B 라디오 'C'의 작가로 근무하면서 라디오 청취자들의 개인 정보를 관리하던 중, 위 프로그램의 경품에 당첨되었던 청취자인 D가 2016. 10월경부터 위 프로그램 게시판, 국민신문고 등에 지속적으로 피고인에 대한 항의글을 게시하자 위 D에게 위와 같은 행위의 중단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7. 2월경 서울 양천구 E에 있는 B 사옥에서, 정보주체인 D의 동의나 개인정보보호법에 정한 사유 없이 D에 대한 고소사건에서 피고인을 대리하던 법무법인 F의 G 변호사에게 D의 주소 및 연락처를 교부하여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D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1. 고소장

1. 수사보고(고소인 D 국민신문고 접수), 수사보고(선물발송 관련 구체적 개인정보 처리절차 관련), 수사보고(고소인 전화진술 청취보고), 수사보고(고소인이 E-mail로 보낸 글 내용 첨부)

1. 고소인이 제출한 내용증명, 고소인이 제출한 이메일 출력물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2호, 제18조 제1항(벌금형 선택)

1. 선고유예할 형

벌금 300,000 원

1. 노역장유치

1.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선고유예의 요건 중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라고 함은, 반성의 정도를 포함하여 널리 형법 제51조가 규정하는 양형의 조건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볼 때 형을 선고하지 않더라도 피고인이 다시 범행을 저지르지 않으리라는 사정이 현저하게 기대되는 경우를 가리킨다고 해석할 것이고, 이와 달리 여기서의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가 반드시 피고인이 죄를 깊이 뉘우치는 경우만을 뜻하는 것으로 제한하여 해석하거나,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자백하지 않고 부인할 경우에는 언제나 선고유예를 할 수 없다고 해석할 것은 아닌바(대법원 2003. 2. 20. 선고 2001도613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비록 피고인이 그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있기는 하나, 아래 양형의 이유에 설시된 사정을 참작하여 그 형의 선고를 유예하기로 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고소대리 변호사에게 D(이하 '고소인'이라 한다)의 개인정보를 제공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이는 피고인이 작가로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인터넷 게시판에, 고소인이 지속적으로 피고인에 대한 비방글을 게시하자, 고소인에게 그와 같은 행위의 중단을 요청함과 아울러 계속 그러한 행위를 할 경우 고소당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내기 위하여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사용한 것이므로, 이는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에 해당되고 그 사용이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6호에 따른 정당한 사용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제1항에 따른 목적 외 이용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을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2호에 따라 처벌할 수는 없다.

나. 가사 피고인의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2호, 제18조 제1항의 위반행위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지속적인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행위를 하는 고소인에게 경고 및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내기 위하여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사용하였던 것이므로,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에 해당되어 위법성이 조각된다.

2. 판단

가. 먼저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2호 위반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에 관하여 살핀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제15조 제1항에서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경우를 제한적으로 규정하면서, 그와 같은 경우에 해당되어 개인정보를 수집한 때라도 그 수집 목적의 범위 내에서만 그 개인정보를 사용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으며, 제71조 제2호, 제18조 제1항에서는 개인정보처리자가 그와 같이 수집한 개인정보를 수집 목적의 범위를 초과하여 이용하는 경우에는 이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신이 작가로 제작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의 경품 이벤트에 당첨된 고소인에게 상품을 배송하기 위하여 그가 동의하여 제공한 개인정보를 수집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은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정보주체인 고소인의 동의를 얻어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이지, 같은 법 제15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피고인의 정당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고소인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에 해당되어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으로서는 고소인이 경품수령을 위하여 제공에 동의한 그의 개인정보를 그 수집 목적, 즉 경품배송 등을 위해서만 이용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그 목적 범위를 넘어 고소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기 위하여 이용하였으니,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수집 목적 범위 외의 이용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다음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의 주장에 관한 본다.

1) 먼저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21조 소정의 정당방위에 해당되는지 살펴본다.

어떠한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이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한 시점은 고소인이 피고인 제작의 라디오 프로그램 게시판에 피고인을 비방하는 글의 게시를 끝낸 이후였는바, 이와 같이 피고인이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할 때에는 일응 고소인의 피고인에 대한 침해행위는 종료되었던 점, 고소인이 작성한 게시물이 계속하여 인터넷 게시판에 게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일정한 절차를 거쳐 그 게시물의 삭제를 요청하는 등으로 그 침해에서 벗어날 수 있었음에도, 굳이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사용하여 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는 방법을 선택한 점 등을 감안하여 보면, 피고인이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할 당시 피고인의 법인에 대한 현재의 침해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울뿐더러, 그러한 피고인의 행위가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에 해당되는지 살펴본다.

형법 제20조에 정하여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므로, 어떤 행위가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14. 1. 1. 선고 2013도676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그 인터넷 게시물을 삭제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고소인에 대한 내용증명의 발송 내지 고소가 반드시 필요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굳이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하지 않았어도 고소인이 작성한 게시물이 여전히 인터넷 게시판에 게시되어 있는 이상 피고인으로서는 고소인을 고소한 이후 수사기관의 조사를 통하여 고소인의 인적사항을 특정함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 보임에도, 굳이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하여 고소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고 그 이후 고소인을 고소하였는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그와 같이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목적 이외로 사용하는 것 이외에 피고인의 법익 침해를 막기 위한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정당행위의 다른 요건에 해당되는지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결국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이 사건은 이전에 제작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경품수령문제로 피고인과 분쟁이 있었던 고소인이, 피고인이 새롭게 제작에 참여한 프로그램의 인터넷 게시판에 약 4개월간 지속적으로 피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하는 등으로 피고인을 괴롭히자,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그러한 행위를 중단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그 행위를 지속할 때에는 고소인을 고소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고소인에게 보내기 위하여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법무법인 변호사에게 제공한 것으로 그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있고, 그 정보가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에게만 제공되었으므로 2차 피해가 발생할 위험성도 사실상 없었던 점, 피고인은 그와 같은 내용증명을 보낸 이후 고소인을 명예훼손, 모욕 등으로 고소하였고, 그 사건에서는 고소인이 피고인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고 다시는 유사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그 이후 고소인이 재차 이 사건을 문제 삼아 피고인을 고소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 범행 후의 정황에다가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족관계, 생활환경,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판사 조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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