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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5다28082 판결
[손해배상(기)][공2007.2.15.(268),270]
판시사항

[1] 기업체의 대규모 분식회계사실을 밝히지 못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상의 과실과 그 기업체가 발행한 기업어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여신을 제공한 금융기관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2] 대규모 분식회계가 있음을 모른 채 기업어음을 회전매입하는 방식으로 기업체에 여신을 제공해 온 금융기관이 기업체의 자금에 의한 여신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서 정책적인 고려 아래 회전매입을 계속한 경우, 대규모 분식회계가 행하여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상의 과실과 금융기관의 기업어음 매입으로 인한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되는지 여부(소극)

[3] 대우전자 주식회사의 분식회계를 밝히지 못한 외부감사인에 대하여 제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민법 제766조 제1항 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을 증권선물위원회의 외부감사인 등에 대한 징계건의 또는 그에 따른 재경부장관의 징계처분이 이루어진 때로 본 사례

판결요지

[1] 기업체의 재무제표 및 이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 결과를 기재한 감사보고서는 대상 기업체의 정확한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증권거래소 등을 통하여 일반에 공시되고 기업체의 신용도와 상환능력 등의 기초자료로서 그 기업체가 발행하는 회사채 및 기업어음의 신용등급평가와 금융기관의 여신 제공 여부의 결정에 중요한 판단근거가 된다. 따라서 대규모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의 감사와 관련하여 외부감사인에게 중요한 감사절차를 수행하지 아니하거나 소홀히 하여 그 주의의무를 위반한 감사상의 과실이 있었다면, 분식회계사실을 밝히지 못한 그와 같은 과실의 결과로서 기업체가 발행하는 기업어음이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적정한 신용등급을 얻었고 그에 따라 금융기관이 위 기업어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여신을 제공하기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고, 위와 같은 재무상태가 제대로 밝혀진 상황에서라면 금융기관이 여신을 제공함에 있어서 고려할 요소로서 ‘재무제표에 나타난 기업체의 재무상태’ 외의 다른 요소들, 즉 상환자원 및 사업계획의 타당성, 채권의 보전방법, 거래실적 및 전망, 기업체의 수익성, 사업성과, 기업분석 및 시장조사 결과 등도 모두 극히 저조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이러한 ‘재무제표에 나타난 기업체의 재무상태’ 외의 요소들이 함께 고려된다는 사정을 들어 여신 제공 여부의 판단이 달라졌으리라고 볼 수 없다.

[2] 금융기관이 기업체와 기업어음 한도거래 약정을 체결하고 일정 기간 동안 기업어음의 만기 도래시마다 회전매입하는 방식으로 여신을 제공하기로 여신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이 대규모 분식으로 말미암은 것이어서 금융기관이 그러한 사정을 알았더라면 그대로 여신을 제공하지 아니하였으리라고 인정되는 경우, 최초의 여신계약 당시에 이미 회전매입을 거절하기에 충분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발생하여 있는 경우에는 기업체의 자금에 의한 여신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여 정책적 고려 아래 회전매입을 계속한 것은 실질적으로 종전 기업어음의 만기 연장에 불과하며 이로써 종전의 손해가 소멸하고 새로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상태에서 회전매입을 중단하고 여신을 회수한다는 것은 당초 매입하지 않았어야 할 기업어음을 매입한 이래 그 직전까지 계속 회전매입함으로 말미암아 이미 발생한 손해를 회복하는 것을 의미할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종 회전매입결정이 분식회계가 이루어진 사업연도의 재정건전성과 무관한 정책적 고려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대규모 분식회계가 행하여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상의 과실과 금융기관의 기업어음 매입으로 인한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되지는 않는다.

[3] 대우전자 주식회사의 분식회계를 밝히지 못한 외부감사인에 대하여 제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대우전자 주식회사를 포함한 대우그룹 전체 계열사에 대한 회계법인들의 심사 결과 발표시점 또는 그에 따른 구조조정방안 발표시점에서는 그 실시기준과 외부감사의 기업회계기준이 서로 달라 위 실사 결과의 차이가 분식회계로 인한 것인지 또는 분식회계를 밝혀내지 못한 것이 외부감사인의 주의의무위반에 해당하는지를 원고가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민법 제766조 제1항 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을 증권선물위원회의 외부감사인 등에 대한 징계건의 또는 그에 따른 재경부장관의 징계처분이 이루어진 때로 본 사례.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우리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푸른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회계법인외 6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임수외 4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기업체의 재무제표 및 이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 결과를 기재한 감사보고서는 대상 기업체의 정확한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증권거래소 등을 통하여 일반에 공시되고 기업체의 신용도와 상환능력 등의 기초자료로서 그 기업체가 발행하는 회사채 및 기업어음의 신용등급평가와 금융기관의 여신제공 여부의 결정에 중요한 판단근거가 되는 것이다. 그 결과 해당 기업체의 자기자본 규모와 비교하여 회계처리기준에 위반되는 분식회계의 규모가 심각한 수준임을 알면서도 외견상의 분식회계 내용 및 그에 기초한 회사채 또는 기업어음의 신용등급평가에 맞추어 그대로 대규모의 여신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대우전자 주식회사(이하 ‘대우전자’라고만 한다)의 제27기(1997년) 사업연도 재무상태가 실제로는 자산 3조 2,283억 6,600만 원, 부채 4조 1,254억 6,400만 원으로 자기자본이 완전히 잠식되고 당기순손실이 1조 6,701억 5,300만 원임에도 자산 등 총 1조 7,116억 2,800만 원 상당을 허위로 과대계상하는 방식으로 재무제표를 분식처리한 결과 자산 4조 636억 1,300만 원, 당기순이익 414억 7,500만 원인 것으로 조작한 상황이었다는 것인바, 이러한 분식규모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대우전자에 이 사건 여신을 제공할 당시 그러한 사정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이 사건 여신을 제공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위 재무제표의 감사와 관련하여 원심의 판시와 같이 피고들에게 중요한 감사절차를 수행하지 아니하거나 소홀히 하여 그 주의의무를 위반한 감사상의 과실이 있었다면, 분식회계사실을 밝히지 못한 그와 같은 과실의 결과로서 이 사건 기업어음이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적정한 신용등급을 얻었고 그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기업어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여신을 제공하기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 아울러 위와 같은 재무상태가 제대로 밝혀진 상황에서라면, 금융기관이 여신을 제공함에 있어서 고려할 요소로서 원심이 인정한 ‘재무제표에 나타난 기업체의 재무상태’ 이외의 다른 요소들, 즉 상환자원 및 사업계획의 타당성, 채권의 보전방법, 거래실적 및 전망, 기업체의 수익성, 사업성과, 기업분석 및 시장조사결과 등도 모두 극히 저조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재무제표에 나타난 기업체의 재무상태’ 이외의 요소들이 함께 고려된다는 사정을 들어 여신제공 여부의 판단이 달라졌으리라고 볼 수도 없다.

그리고 금융기관이 기업체와 기업어음 한도거래 약정을 체결하고 일정 기간 동안 기업어음의 만기 도래시마다 회전매입하는 방식으로 여신을 제공하기로 여신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이 위와 같은 대규모 분식으로 말미암은 것이어서 금융기관이 그러한 사정을 알았더라면 그대로 여신을 제공하지 아니하였으리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설사 위 여신계약상으로 금융기관이 매 회전매입 당시를 기준으로 그 기업체에 대한 최신의 금융정보 등을 기초로 회전매입을 중단하고 여신을 회수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유보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하더라도, 최초의 여신계약 당시에 이미 회전매입을 거절하기에 충분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발생되어 있는 경우에는 기업체의 자금에 의한 여신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여 정책적 고려 아래 회전매입을 계속한 것은 실질적으로 종전 기업어음의 만기 연장에 불과하며 이로써 종전의 손해가 소멸되고 새로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상태에서 회전매입을 중단하고 여신을 회수한다는 것은 당초 매입하지 않았어야 할 기업어음을 매입한 이래 그 직전까지 계속 회전매입함으로 말미암아 이미 발생한 손해를 회복하는 것을 의미할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최종 회전매입결정이 대우전자의 제27기(1997년) 사업연도의 재정건전성과 무관한 별개의 정책적 고려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피고들의 회계감사상의 과실과 이 사건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그로 인하여 단절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재무제표에 나타난 기업체의 재무상태가 여신제공 여부의 결정을 전적으로 좌우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과 함께 기업체에 여신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은 여신 취급 당시를 기준으로 당해 기업체에 대한 최신의 금융정보에 기초하여 여신제공 여부를 심사하여야 하고, 기업어음 한도거래 약정을 체결하여 기업어음을 만기 도래시마다 회전매입하는 경우도 새로 발행된 기업어음의 매입에 해당하므로 회전매입 당시를 기준으로 매입 여부를 재심사하여야 하며, 특히 발행인인 기업체의 신용상태에 변동이 생긴 경우 이에 따라 기업어음의 매입 여부 및 한도를 조정하여야 한다는 전제에 서서, 이 사건 기업어음이 마지막으로 회전매입된 것은 1999. 7. 6.과 1999. 8. 5.이므로 원고에게는 그 이전에 공시된 대우전자의 제28기 사업연도 재무제표와 금융정보 등을 기초로 대우전자의 신용상태를 재평가하여 기업어음의 회전매입 여부를 결정하였어야 함에도 별도의 심사절차 없이 이 사건 기업어음을 회전매입한 잘못이 있고, 원고가 이 사건 기업어음의 매입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는 원고의 위와 같은 잘못에 기인한 것이며, 나아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기업어음을 마지막으로 회전매입한 당시에는 대우전자의 자금난과 분식회계 사실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었고 제28기 사업연도에 대한 감사보고서도 공시되어 있었으므로, 제27기 사업연도의 감사보고서에 관한 피고들의 잘못과 이 사건 기업어음 매입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 발생 사이에는 개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있어서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인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9. 9. 3. 선고 98다30735 판결 참조).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대우전자를 포함한 대우그룹 전체 계열사에 대하여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개시되어 대우그룹 계열사에 대한 회계법인들의 실사 결과에 따른 구조조정방안이 발표된 시점 또는 그 실사 결과가 공식 발표된 시점에 있어서는, 위 실사의 기준과 외부감사시의 기업회계기준은 그 평가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로서는 위 실사 결과의 차이가 과연 분식회계의 결과로 말미암은 것인지를 알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설사 그 대부분이 분식회계의 결과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할지라도 그러한 분식회계를 밝혀내지 못한 것이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상의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점을 원고가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들이 대우전자의 분식회계사실을 밝혀내지 못한 것이 감사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안 것, 즉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안 시점은 적어도 위 회계감사에 대한 별도의 감리 결과를 기초로 피고 회계법인 및 그 소속 피고 공인회계사들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의 징계건의가 있었던 2000. 9. 18.경 내지는 그에 따른 재경부장관의 징계처분이 있었던 2001. 1. 2.경 이후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실사 결과에 따른 구조조정 방안이 발표된 1999. 11. 2. 또는 실사 결과가 공식 발표된 1999. 11. 4. 이전에 원고가 대우전자의 제27기 사업연도 재무제표가 분식회계되었고 감사업무를 수행한 피고들이 이를 밝혀내지 못하였다는 사실과 원고의 대우전자에 대한 채권에 손실이 발생하리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에 이미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불법행위책임에 있어서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김황식 이홍훈(주심) 안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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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8.19.선고 2002가합82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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