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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법원 2012.7.17.선고 2012노809 판결
업무상과실치상
사건

2012노809 업무상과실치상

피고인

김00 (630000-0000000), 어린이집 원장

주거 대구 서구

등록기준지 상주시

항소인

검사

검사

한OO(기소), 서OO(공판)

변호인

변호사 박00(국선)

원심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2. 2. 22. 선고 2011고정576 판결

판결선고

2012. 7. 17.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어린이집 원장인 피고인이 상해 등의 위험발생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여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 과실로,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전00으로 하여금 영유아의 손 등 신체가 손쉽게 닿을 수 있는 배식장소 옆 바닥에 뜨거운 콩나물국이 담긴 들통을 두고 배식을 하게 하여, 마침 배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던 피해자가 다른 아이에게 밀려 넘어져 피해자의 엉덩이 부위 등이 위 국통에 빠지게 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게한 사실이 인정됨에도, 피고인에게 업무상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어린이집 원장에게 원생의 사고발생에 대한 형사상 과실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그가 영·유아보육책임자로서 이 사고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고, 또한 그 과실이 이 사고발생의 직접 원인이 되었음이 인정되어야 하며, 그 과실의 유무를 판단함에는 어린이집 원장과 동종의 업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에는 사고 당시의 관련 법령에서 요구하는 시설기준, 보육환경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며, 영유아보육책임자의 책임 및 보호자적 지위만을 강조한 나머지 과다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요구할 수는 없는데, 이 사건에 있어서 검사 및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 등을 고려해 보면, 어린이집 원장인 피고인으로서는 배식 과정에서 보육교사 1인이 갑자기 유아의 설사약을 가지러 감에 따라 배식현장에 결과적으로 보육교사 1인만 남게 되는 상황과 그런 상태에서 유아들이 줄을 새치기하는 문제로 다투다 어린 유아가 다른 유아를 밀어버리는 상황까지도 발생할 것이라는 것까지 예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사용자로서 민사상 책임의 부담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형사적으로 업무상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① 이 사건이 있었던 000 반은 약 10명 정도의 유아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 유아들은 주로 만 2세 아동들이었는데, 위 유아들은 보육교사 2명이 관리하고 있었으며, 위 유아들에 대한 배식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 소속 조리사 또는 다른 직원이 점심 시간에 맞춰 조금 식힌 국통과 찬통을 온누리반 교실 출입구 옆 보육교사용 책상 위나 그 옆에 두고 가면 보육교사 2 명 중 1명이 000반 교실 안에 있는 개수대를 향해 일부 유아들을 일렬로 세운 다음 차례로 손을 씻기고, 그리고 나면 나머지 보육교사 1명이 차례로 손을 씻은 유아들을 교실 내 자리에 앉힌 다음 도시락을 나눠주고 이후 보육교사 2명이 국과 찬을 배식하는 방식으로 통상 이루어져 왔던 점, ② 한편 평소 어린이집 원장인 피고인은 직원조회를 통해 소속 보육교사들에게 배식을 할 때 유아들이 뜨거운 곳으로 오지 못하도록 안전에 유의하라는 지시를 하여 왔고, 특히 국통 관리에 유의하라는 지시는 매일매일은 아니지만 수시로 해 왔던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영유아보육법시행규칙에 따르면, 보육시설 실내설비 중 보일러 설비, 퓨즈 박스(두꺼비집), 화기, 소독수, 조리실의 칼·가위 ·포크 랩 등은 영유아의 손이 닿지 아니하는 위치에 배치되어야 하고[별표1] 제3의 가. 2) 아) ⑥항), 보육시설의 장은 안전점 검표 양식에 따라 일정 기간별로 시설의 안전점검을 시행하여 화재·상해 등의 위험발생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여야 하는데{[별표8] 제3의 가. 1)항}, 이와 같은 입법의 취지는 보육시설의 장으로서는 영유아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호·교육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며, 특히 위험발생 요인을 사전에 제거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한 것인바, 피고인에게는 뜨거운 국이 담긴 통을 영유아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두어 위험발생 요인을 사전에 제거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② 그럼에도 피고인은 유아들에게 배식을 함에 있어 뜨거운 국이 담긴 통에 유아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막을 설치하거나 선반을 설치하고 그 위에 통을 두는 등의 방법으로 원천적으로 유아들의 신체가 통에 닿지 못하도록 조치한 것이 아니라, 어린이집 소속 조리사 또는 다른 직원이 교실 내에 있는 보육교사용 책상 위나 그 옆에 통을 두도록 한 점(피고인은 평소 직원조회를 통해 소속 보육교사들에게 배식을 할 때 유아들이 뜨거운 곳으로 오지 못하도록 안전에 유의하고, 특히 국통 관리에 유의하라는 지시를 하였으며, 이에 따라 보육교사들이 배식 전에 유아들에게 이러한 주의를 주었기 때문에 보육시설 장으로서의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변소하나, 비교적 적은 비용의 투입이 예상되는 차단막, 선반 등의 시설을 설치하여 원천적으로 유아들이 국통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하지 않고, 만연히 보육교사들에게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보육교사들이 성인에 비해 주의력이 부족한 유아들에게 이러한 주의사항을 전달하게 한 것만으로는 보육시설 장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변소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③ 이 사건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000은 원심에서 조리실에서 끊인 국을 식혀서 교실에 가져다 놓으나, 점심을 일찍 먹는 경우에는 국이 평소보다 덜식은 상태로 조리실에서 식당으로 온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작성한 2011. 1. 20.자 운영일지의 주요업무 및 특기사항에 '배식 전후 원생의 안전사고에 유의할 것(특히 국통 관리 철저히)'라고 기재되어 있어 피고인은 국통의 온도가 높아 유아들이 화상을 입을 수도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영유아보육 법시행규칙 [별표1]에서 보육시설 실내설비 중 보일러 설비, 퓨즈박스(두꺼비집), 화기, 소독수, 조리실의 칼·가위 포크 랩 등은 영유아의 손이 닿지 아니하는 위치에 배치되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은 유아의 경우 성인에 비해 주의가 부족하고, 호기심이 강해 안전사고 발생의 위험성이 높으므로, 사전에 위험원을 제거하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인바, 약 10명 정도의 유아들이 생활하는 교실 내에 뜨거운 국통을 둔다면, 설사 국통을 둔 장소가 교실에서 가장 유아들의 활동범위에서 먼 곳이라고 하더라도, 어린이집 원장과 동종의 업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이라면 유아들이 주위를 살피지 않고 장난을 치거나 싸우다가 또는 호기심에 국통을 쏟아 화상을 입을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⑤ 피고인은 매월 '보육실 외 실내 시설설비 안전 점검표', '보육실 시설설비·놀이감 안전 점검표'를 작성하여 보육시설의 안전을 점검하였으나, 배식을 함에 있어 뜨거운 음식을 조리실에서 미리 식혀서 배식하는지 여부나 안전한 장소에서 배식하는지 여부에 대한 점검은 하지 않은 점, 6 어린이집 원장 및 교사는 영유아를 친권자로부터 위탁받아 친권자를 대신하여 수유 및 휴식, 놀이, 수면 등 영유아의 전 생활을 인수받게 되고, 이에 따라 영유아는 어린이집에 도착한 순간부터 보호자에게 다시 돌아갈 때까지 어린이집 원장 및 교사의 지배 영역 하에 있게 되며, 영유아는 자신의 생명이나 신체를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거의 없어 모든 생활을 친권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고, 친권자가 영유아를 어린이집에 위탁한 경우에는 어린이집에서 그와 같은 책임을 인수하게 되므로 보육하는 어린이집의 원장 및 보육교사는 생명신체에 대하여 친권자에 준하는 보호감독의무를 지고, 따라서 사고율이 낮아지도록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⑦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 사회적으로 영유아를 보육시설에 위탁하게 되는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보육시설의 장 및 보육교사의 책임을 강화하여 안전사고의 발생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성이 있는 점에 비추어 위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요구하는 것을 영유아 보육책임자의 책임 및 보호자적 지위만을 강조하여 과다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요구하는 것으로는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보육시설의 장인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에 있어 위험발생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여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업무상과실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반대로 피고인에게 업무상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한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은 원심판결의 공소사실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증거의 요지

1. 증인 000의 원심 법정진술

1. 증인 000, 000의 각 일부 원심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000에 대한 일부 경찰 진술조서

1. 사고경위서

1. 상처부위사진, 상해진단서

1. 운영일지, 보육실 외 실내 안전점검표 사본, 보육실 시설설비, 놀이감 안전점검표 사본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68조, 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1. 가납명령

판사

재판장판사

판사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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