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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6.6.1.선고 2015가합549354 판결
부정경쟁행위금지등청구의소
사건

2015가합549354 부정경쟁행위금지 등 청구의 소

원고

1. H

2. H코리아 유한회사

피고

1. 김AA

2. 오BB

변론종결

2016. 5. 4 .

판결선고

2016. 6. 1 .

주문

1. 피고들은 ,

가. 별지1 목록 표시 각 제품을 제조, 판매, 양도, 전시, 수입, 수출하여서는 아니 되고 ,

나. 피고들의 공장, 사무실, 매장, 영업소, 창고에 보관 · 전시 중인 별지1 목록 표시

각 제품을 폐기하고 ,

다. 공동하여 원고 H 앵떼르나씨오날에게 50, 000, 000원, 원고 H코리아 유한회사에게 50, 000, 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2015. 8. 26. 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 % 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

2.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 H 앵떼르나씨오날 ( 이하 ' 원고 H ' 라 한다 ) 은 프랑스 파리에 본점을 두고 " HERMES " 라는 상호로 핸드백, 의류 등을 생산 · 판매하는 프랑스공화국 법인이고, 원고 H코리아 유한회사 ( 이하 ' 원고 H코리아 ' 라 한다 ) 는 1997년부터 원고 H가 생산하는 제품을 국내에 독점 판매하는 회사이다 .

피고 김AA은 ' 채니 더 디자인 스튜디오 ' 라는 상호와 ' 플레이노모어 ' 라는 브랜드로 여성용 핸드백, 의류 등 패션 관련 제품들을 제작 · 판매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피고 오BB은 패션 매장인 ' 플레이노모어 명동점 ' 의 대표자이다 .

나. 원고들이 생산 · 판매하는 제품

원고 H코리아는 원고 H가 생산하는 별지2 목록 표시 각 제품 ( 이하 ' 원고들 제품 ' 이라 한다 ) 을 국내에서 독점 판매해 오고 있는데, 별지2 목록 제1항 표시 제품은 유명 배우였던 그레이스 켈리 ( Grace Kelly ) 가 빨간색 악어가죽으로 된 커다란 사이즈의 위 제품으로 임신한 몸을 가린 사진이 1956년 무렵 라이프 ( Life ) 잡지의 표지에 실리면서' Kelly Bag ( 켈리백 ) '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고 ( 이하 ' 켈리백 ' 이라 한다 ), 별지2 목록 제2항 표시 제품은 1984년 무렵 영국의 모델 겸 배우였던 제인 버킨 ( Jane Birkin )

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서, 제인 버킨이 이를 사용하면서 ' Birkin Bag ( 버킨백 ) '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 이하 ' 버킨백 ' 이라 한다 ) .

다. 피고들이 생산 · 판매하는 제품

피고 김AA은 원고들 제품과 유사한 형태의 핸드백으로서 전면에 자신이 창작한 등의 도안 ( 이하 ' 이 사건 도안 ' 이라 한다 ) 이 부착된 별지1 목록 표시 각 제품 ( 이하 ' 피고들 제품 ' 이라 한다 ) 을 생산 · 판매하고 있고, 피고 오BB은 위 ' 플레이노모어 명동점 ' 에서 피고들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

【 인정근거 】 다툼이 없거나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7, 25호증 ( 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 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청구원인

피고들이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품 ( 핸드백 ) 의 표지인 켈리백 및 버킨백의 각 형태와 동일 · 유사한 형태의 피고들 제품을 생산 · 판매하는 행위는, 원고들 제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로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 이하 ' 부정경쟁방지법 ' 이라한다 ) 제2조 제1호 ( 가 ) 목이 정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거나, 원고들 제품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로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다 ) 목이 정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들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인 켈리백과 버킨백의 형태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원고들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차 ) 목이 정한 부정경쟁행위 또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

3.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가 ) 목의 부정경쟁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 제품의 형태가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품표지에 해당하는지 여부

1 ) 적용 법리

상품의 형태는 디자인권이나 특허권 등에 의하여 보호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이를 모방하여 제작하는 것이 허용되며, 다만 예외적으로 어떤 상품의 형태가 장기간의 계속적 · 독점적 · 배타적 사용이나 지속적인 선전광고 등에 의하여 그 형태가 갖는 차별적 특징이 거래자 또는 수요자에게 특정한 품질을 가지는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된 경우에만 부차적으로 자타상품의 식별력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경우 비로소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가 ) 목 소정의 ' 기타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 ' 에 해당되어 같은 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 대법원 2001 .

10. 12. 선고 2001다44925 판결 등 참조 ) .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가 ) 목에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는지 여부는 그 사용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거래범위 등과 상품거래의 실정 및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느냐의 여부 등이 기준이 된다 ( 대법원 1997. 2. 5. 자 96마364 결정 등 참조 ) .

2 ) 위 법리에 따른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3, 11, 19, 20호증, 을 제6, 7, 13, 2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 제품의 형태는 장기 간에 걸쳐 원고들 제품에 계속적 · 독점적 · 배타적으로 사용됨으로써 그 상품형태가 갖는 차별적 특징 ( 전면부와 측면부의 모양, 손잡이와 몸체 덮개의 형태, 벨트 모양의 가죽끈과 금속재 잠금장치 등이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디자인적 특징을 이루고 있다 ) 이 일반 수요자들에게 특정 상품 출처로서의 식별력을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핸드백 상품과 관련하여 주지성을 획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

○ 켈리백은 1956년 무렵, 버킨백은 1984년 무렵 각각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앞서 본 것과 같은 독특한 디자인적 특징을 그대로 유지해 오고 있다 .

○ 원고들 제품은 원고 H의 아틀리에 ( atelier ) 1 ) 에서 숙련된 장인들에 의해서만 소량 생산하여 그 품질을 유지해 오고 있고, 고급 명품 핸드백 중에서도 가장 고가 ( 국내 소비자가격 1, 000만 원 이상 ) 에 속한다. 국내 유명 연예인들이 원고들 제품을 들고 있는 모습이 화제가 되어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기사화되기도 하였다 ( 그 기사들에서도 원고들 제품을 " 켈리백 ", " 버킨백 " 으로 부르고 있다 ) .

○ 원고들 제품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원고들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대기자 명단에 오르고도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2011. 1. 경 현대백화점 대구점 개점을 기념하여 공급된 버킨백 30여 개는 하루 만에 모두 판매되기도 하였다. 여러 대중매체를 통해 원고들 제품이 " 돈을 가지고도 구하기 힘든 명품 " 등으로 소개되기도 하였다 .

○ 원고 H는 전 세계 200여 개의 직영점과 기타 판매망을 통하여 원고들 제품을 포함한 핸드백을 판매하고 있고, 원고 H코리아는 1997년부터 원고 H가 생산한 핸드백을 국내에서 판매하기 시작하여 현재 신라호텔, 갤러리아백화점 ( 압구정점 ), 현대백화점 ( 본점, 코엑스점, 대구점 ), 신세계백화점 ( 본점, 강남점, 부산센텀점 ), 롯데월드타워 에비뉴엘점 등에 직영점을 설치하여 원고들 제품을 포함한 핸드백을 판매하고 있다 .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원고들의 국내 매출액은 약 3, 122억 원 ( 2015년은 약 545억원 ), 국내 광고비 지출액은 약 128억 원 ( 2015년은 약 22억 원 ) 이다 .

○ 피고들은 원고들 제품과 동일 · 유사한 형태의 다른 핸드백 제품들이 국내외에서 판매되고 있음을 근거로 원고들 제품의 형태가 원고들에 의해 독점적 · 배타적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고 이른바 공공영역 ( 公共領域, Public Domain ) 에 속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들이 들고 있는 다른 핸드백 제품들 ( 을 제6, 7, 13, 22호증 ) 이 원고들 제품의 형태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기 이전에 국내에 출시되었음에 대한 입증이 없는 이상 피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

나. 피고들 제품의 형태가 원고들 상품표지와 동일 · 유사하여 혼동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1 ) 적용 법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가 ) 목 소정의 '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 ' 에는 현실적으로 상품의 출처에 관한 혼동을 초래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혼동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행위도 포함되며, 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상품표지의 주지성과 식별력의 정도, 표지의 유사 정도, 사용 태양, 상품의 유사 및 고객층의 중복 등으로 인한 경업

· 경합관계의 존부, 그리고 모방자의 악의 ( 사용의도 ) 유무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비록 상품의 품질과 가격, 판매장소, 판매방법이나 광고 등 판매 당시의 구체적 사정 때문에 그 당시 구매자는 상품의 출처를 혼동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구매자로부터 상품을 양수하거나 구매자가 지니고 있는 상품을 본 제3자가 그 상품에 부착된 상품표지 때문에 상품의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있는 등 일반 수요자의 관점에서 상품의 출처에 관한 혼동의 우려가 있다면 그러한 상품표지를 사용하거나 그 상품표지를 사용한 상품을 판매하는 등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가 ) 목 소정의 '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 ' 에 해당한다 (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도6797 판결 등 참조 ) .

2 ) 위 법리에 따른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2, 17호증, 을 제1 내지 5, 9, 10, 24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들 제품은 비록 원고들 제품과 그 형태에 있어서 유사하기는 하나 그 구매자는 물론이고 제3자에게도 원고들 제품과 동일한 출처로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 원고들 제품과 피고들 제품은 품질 ( 원고들 제품은 천연가죽, 피고들 제품은 인조가죽 ), 가격 ( 원고들 제품은 1, 000만 원 이상, 피고들 제품은 10 ~ 20만 원대 ), 판매 장소 · 방법 ( 원고들 제품은 백화점 명품관의 직영점 등, 피고들 제품은 편집매장2 ) 이나 온 라인쇼핑몰 등 ), 주고객층 ( 원고들 제품은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부유층, 피고들 제품은 귀여운 디자인과 화려한 색감을 선호하는 젊은 층 ) 에 있어서 확연히 차이가 난

○ 피고들 제품은 원고들 제품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라, 전면에 이 사건 도안을 크게 부착하고 원고들 제품이 사용하지 않는 광택이 있는 소재를 사용하였으며, 이와 같은 차별성은 원고들 제품과 유사한 형태라는 점과 함께 피고들 제품의 중

요한 식별표지 또는 구매동기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 피고들이 판매하는 이 사건 도안이 부착된 핸드백은 ' 눈알가방 '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 .

○ 피고들의 핸드백, 의류 제품 등에 부착된 이 사건 도안과 피고들의 ' 플레이노 모어 ' 라는 브랜드는 TV 방송, 국내외 유명 연예인들의 SNS, 인터넷 블로그, 국내 유명 화장품 브랜드 ( ' 라네즈 ' ) 와의 협업 등을 통하여 주고객층인 젊은 여성층 사이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

○ 원고들은 피고들이 원고들 제품 형태의 인지도에 편승하려는 의도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피고들이 사용한 슬로건 " Fake For Fun " 을 들고 있으나, 오히려 위 슬로건에서 모조품 ( fake ) 임을 공공연히 밝힘으로써 출처혼동의 의도가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

○ 원고들이 이른바 ' 구매 후 혼동 ' 의 증거로 들고 있는 인터넷 블로그 ( 갑 제12호증의 1 내지 19 ) 의 내용만으로는 피고들 제품이 원고들 제품의 프리미엄 제품 ( 기본 형태는 유지하되 각종 도안 부착으로 변형된 제품 ) 이거나 원고들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한 제품으로 오인 · 혼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 위 블로그들은 주로 피고들 제품이 원고들 제품과 흡사한 형태임을 강조함에 그칠 뿐, 나아가 혼동 가능성까지 언급한 내용으로 보기는 어렵다 ) .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 제품이 원고들 제품과 동일한 출처로 혼동될 가능성이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4.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다 ) 목의 부정경쟁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적용 법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다 ) 목의 입법 취지와 그 입법 과정에 비추어 볼 때 , 위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 국내에 널리 인식된 ' 이라는 용어는 국내 전역 또는 일정한 지역 범위 안에서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 사이에 알려지게 된 ' 주지의 정도 ' 를 넘어 관계 거래자 이외에 일반 공중의 대부분에까지 널리 알려지게 된 이른바 ' 저명의 정도 ' 에 이른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리고 어떠한 상품의 형태가 ' 저명의 정도 ' 에 이르기 위해서는 그 상품의 형태가 갖는 차별적 특징이 일반 공중의 대부분에까지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된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 (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4도651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20044 판결 등 참조 ) .

나. 위 법리에 따른 판단

원고들 제품의 형태가 상품표지로서의 주지성을 획득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지만,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23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① 원고들 제품은 고급 명품 핸드백 중에서도 가장 고가에 속하여 그 수요층이 극히 제한되어 있는 점, ② 국내에서 원고들 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이 서울, 부산, 대구, 제주에만 있는 점, ③ 원고들 제품의 연간 생산량이 700 ~ 800점 정도에 불과하여 국내에서 원고들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대기자 명단에 오르고도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점 ( 원고 H코리아는 2013년경 VIP 고객들의 수요를 충당하기에도 모자라 대기자 명단을 아예 없애기도 하였다 )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 제품의 형태가 갖는 차별적 특징이 관계 거래자 이외에 일반 공중의 대부분에까지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 제품의 형태가 ' 저명한 상품표지 ' 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

5.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차 ) 목의 부정경쟁행위 또는 민법상 불법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부정경쟁행위 또는 민법상 불법행위의 성립 여부

1 ) 적용 법리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 대법원 2010. 8. 25. 자2008마1541 결정 등 참조 ) .

한편, 부정경쟁방지법제2조 제1호 ( 가 ) 목 내지 ( 자 ) 목이 정한 행위 유형만을 부정경쟁행위로 한정적으로 열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회의 변화 등에 따라 나타나는 새롭고 다양한 유형의 부정경쟁행위를 적절히 규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는바, 2013. 7. 30. 법률 제11963호 개정을 통하여 제2조 제1호 ( 차 ) 목 ( "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 " ) 을 신설하여 위 대법원 2010. 8. 25. 자 2008마1541 결정 등에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일반적인 부정경쟁행위를 포괄적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 추가하였다. 이와 같은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차 ) 목이 정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①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성과 등이 ' 상당한 투자나 노력 ' 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여부, ② 성과 등의 무단사용으로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제적 이익이 '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 ' 인지 여부, ③ 성과 등의 무단사용 방법이 현재 국내 시장에 형성된 관행이나 질서 체계에 비추어 '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 것으로 평가되는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한다 .

2 ) 위 법리에 따른 판단가 ) 위 3. 가. 2 ) 항에서 살펴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제품의 형태는 ' 원고들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 에 해당한다 .

나 )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제품의 형태는 공공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워 '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 ' 에 해당한다 .

- 원고들 제품과 같이 소량 제작되어 소수의 소비자만이 구매하는 고가의 명품 핸드백은 상품 형태로부터 인식되는 상품의 명성 · 이미지 등이 중요한 구매동기이자 그 재산적 가치를 형성하는 핵심요소이다 .

- 원고들 제품은 그 형태에 있어서 전면부와 측면부의 모양, 손잡이와 몸체 덮개의 형태, 벨트 모양의 가죽끈과 금속재 잠금장치 등이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디자인적 특징을 이루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와 같은 차별적 특징으로부터 인식되는 상품의 명성 · 이미지 등이 원고들 제품에 화체되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 하는바, 원고들 제품의 형태가 원고들 제품의 재산적 가치를 형성하는 핵심요소라고 할 것이다 ( 원고들 제품의 내부에만 상표가 부착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 .

- 이와 같이 원고들 제품의 형태가 원고들 제품의 재산적 가치를 형성하는 핵심요소인 이상, 이에 대하여는 법적 보호가 주어져야 한다 .

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이 원고들 제품과 유사한 형태의 피고들 제품을 생산 · 판매하는 행위는, 원고들의 허락 없이 원고들 제품의 형태를 자신들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무단사용 방법이 '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 것으로 평가된다 .

- 비록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 제품이 원고들 제품과 동일한 출처로 혼동될 우려는 없고 이 사건 도안이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피고들 제품이 인기를 얻고 인조가죽 제품으로는 싸지 않은 10 ~ 20만 원대 가격에 팔리는 데에는 원고들 제품과 유사한 형태가 갖는 독특한 디자인적 특징이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 아래 나. 2 ) 나 ) 항에서 인정되는 피고들의 매출액에서 피고들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러한 사정을 뒷받침한다 .

- 피고들이 사용한 슬로건 " Fake For Fun " 을 보더라도 원고들 제품과 유사한 형태를 사용하여 원고들 제품의 형태가 가진 인지도에 편승하려는 피고들의 의도를 추단할 수 있다 .

- 피고들이 원고들과 동일한 상품 ( 핸드백 ) 을 국내에서 생산 · 판매하고 있는 이상 원고들의 경쟁자에 해당한다 ( 현실적으로 시장에서 대등한 수준의 경쟁관계에 있어야 하거나 수요를 직접적으로 대체하는 상품을 생산 · 판매하는 관계에 있어야만 경쟁자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 .

- 결국, 피고들이 원고들 제품의 형태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원고들이

상당한 노력과 투자로 만든 성과물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는 행위로서,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부정한 방법으로 경쟁자인 원고들과 경쟁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

3 ) 피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가 ) 주장의 요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차 ) 목은 같은 호 ( 가 ) 목 내지 ( 자 ) 목 및 디자인 보호법과의 관계에서 보충적인 지위에 있는데, 원고들 제품의 형태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가 ) 목, ( 다 ) 목의 적용 가능성은 있으나 그 보호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경우이고,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자 ) 목3 ) 과 디자인보호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경우에도 해당하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차 ) 목의 보호대상이 될 수 없다 .

나 ) 판단 ,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가 ) 목, ( 다 ) 목, ( 자 ) 목, ( 차 ) 목 및 디자인보호 법은 그 보호대상요건, 보호기간, 침해행위요건 등이 다른 점, ② 이에 상품표지로서 주지성은 획득하였지만 저명하다고는 볼 수 없는 원고들 제품의 형태와 유사하면서도 이 사건 도안의 부착으로 그 심미감까지 유사하거나 혼동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피고들 제품을 생산 · 판매 행위에 있어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가 ) 목, ( 다 ) 목, ( 자 ) 목 및 디자인보호법으로는 이를 온전하게 규제하기 어려운 점, ③ 이는 법적 보호의 공백으로 보일 뿐 우리나라 법체계가 원고들 제품의 형태를 공공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취급하여 그 법적 보호를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되지는 않는 점, ④ 즉, 피고들이 피고들 제품을 생산 · 판매하는 행위는 기존의 지식재산권 체계에서는 적절히 규제할 수 없는 새로운 유형의 ' 부정한 경쟁행위 ' 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차 ) 목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 제품의 형태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차 ) 목의 보호대상이 될 것이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나. 피고들의 의무1 ) 금지 및 폐기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들 제품을 생산 · 판매하는 피고들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차 ) 목이 정한 부정경쟁행위 또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따라, 피고들은 피고들 제품을 제조, 판매, 양도, 전시, 수입, 수출하여서는 아니 되고, 피고들의 공장, 사무실, 매장, 영업소, 창고에 보관 · 전시 중인 피고들 제품을 폐기할 의무가 있다 .

2 ) 손해배상의무가 )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들의 이 사건 부정경쟁행위 또는 불법행위의 대상이 되는 원고들 제품을 , 원고 H가 생산하고 원고 H코리아가 판매하고 있는 이상, 원고들은 피고들의 이 사건 부정경쟁행위 또는 불법행위에 의하여 영업상 손해를 입고 있음이 사실상 추정된다 (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6다22722 판결 등 참조 ) .

나 ) 손해액의 산정부정경쟁행위로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한 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한 자가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이익을 받은 것이 있으면 그 이익액은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한 자의 손해액으로 추정한다 (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 2항 ). 또, 법원은 부정경쟁행위 또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관한 소송에서 손해가 발생된 것은 인정되나 그 손해액을 증명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해당 사실의 성질상 극히 곤란한 경우에는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기초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 (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5항, 대법원 2004. 6. 24 . 선고 2002다6951, 6968 판결 등 참조 ) .

위와 같은 법규정과 법리에 따라 손해액을 산정하건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2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그 밖에 원고들과 피고들의 경업관계, 피고들 제품에서 이 사건 도안이 차지하는 비중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들의 이 사건 부정경쟁행위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들의 손해액은 원고별로 5, 000만 원을 상회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

○ 피고 김AA이 운영하는 ' 채니 더 디자인 스튜디오 ' 의 2014. 7. 부터 2015 .

12. 까지의 매출액은 8, 217, 854, 231원이고, 피고 오BB이 운영하는 ' 플레이노모어 명동점 ' 의 2015. 6. 5. 부터 2015. 12. 31. 까지 매출액은 1, 188, 372, 100원이며 ( 2016. 1. 14. 자 , 2016. 4. 5. 자 각 첨부자료 참조 ), 피고들은 현재까지도 피고들 제품을 생산 · 판매하고 있다 ( 위 매출액 산정 기간 이외의 기간에 대한 매출액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 .

○ 피고 오BB의 위 매출액 중 피고들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96. 8 % ( = 1, 150, 680, 100원 : 1, 188, 372, 100원 ) 인 점, 피고 김AA이 스스로 밝힌 자료 ( 2016. 5 .

24. 자 참고자료 ) 에 의하더라도 피고 김AA의 매출액에서 피고들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도 96. 2 % ( = 271, 485, 997원 : 282, 007, 497원 ), 2015년도 65. 1 % ( = 5, 173, 217, 207원 : 7, 935, 846, 734원 ) 에 달하는 점에다가 피고들 제품에 관한 언론기사 , SNS, 인터넷 블로그 등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의 매출액 중 피고들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다수인 것으로 보인다 .

○ 국세청장이 고시한 ' 핸드백 및 지갑 제조업, 가방 및 기타 보호용 케이스 제조업 ' 의 2011년도부터 2013년도까지의 단순경비율은 93. 4 % ( 표준소득률 6. 6 % ) 이고 그 이후의 단순경비율 ( 표준소득률 ) 도 이와 같을 것으로 추단된다 .

○ 피고들의 이 사건 부정경쟁행위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들 제품의 명성

· 신용 훼손과 같은 무형적 손해도 부정경쟁방지법 제5조가 규정하는 ' 영업상 이익을 침해하여 입힌 손해 ' 에 포함되고 이는 원고들 제품의 판매량 감소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할 것인데, 피고들의 이 사건 부정경쟁행위 또는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엄격한 품질관리와 상당한 광고비 지출 등을 통하여 구축한 원고들 제품의 고급 이미지와 명성 · 신용이 훼손되었다고 판단된다 .

다 )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이 일부 청구로서 구하는 바에 따라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H에게 50, 000, 000원, 원고 H코리아에게 50, 000, 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최종 송달일 다음날인 2015. 8. 26. 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 % 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6.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판사

재판장 판사 이태수

판사김병만

판사임현준

주석

1 ) 작가들의 작업실을 뜻하는 프랑스어

2 ) 특정한 콘셉트 아래 여러 브랜드의 상품을 한데 모아 전시해 놓은 매장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 ( 형상 · 모양 · 색채 · 광택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을 말하며, 시제품 또는 상품소개서

상의 형태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 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 · 대여 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입 · 수출하는

행위. 다만,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제외한다 .

( 1 ) 상품의 시제품 제작 등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부터 3년이 지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 · 대

여 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입 · 수출하는 행위

( 2 ) 타인이 제작한 상품과 동종의 상품 ( 동종의 상품이 없는 경우에는 그 상품과 기능 및 효용이 동일하거나 유

사한 상품을 말한다 ) 이 통상적으로 가지는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 · 대여 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

입 · 수출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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