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
[가처분이의]〈인터넷 포털사이트 광고 방해 사건〉[공2010하,1855]
판시사항

[1]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가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와 같은 불법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

[2] 갑 회사가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 광고시스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이를 설치한 인터넷 사용자들이 을 회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방문하면 그 화면에 을 회사가 제공하는 광고 대신 갑 회사의 광고가 대체 혹은 삽입된 형태로 나타나게 한 사안에서, 갑 회사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을 회사는 갑 회사에 대하여 위 프로그램을 이용한 광고행위를 하는 것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었다고 본 원심결정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결정요지

[1]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는바, 위와 같은 무단이용 상태가 계속되어 금전배상을 명하는 것만으로는 피해자 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무단이용의 금지로 인하여 보호되는 피해자의 이익과 그로 인한 가해자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할 때 피해자의 이익이 더 큰 경우에는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

[2] 갑 회사가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 광고시스템 프로그램을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제공하여 이를 설치한 인터넷 사용자들이 을 회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방문하면 그 화면에 을 회사가 제공하는 광고 대신 갑 회사의 광고가 대체 혹은 삽입된 형태로 나타나게 한 사안에서, 갑 회사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는 위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가지는 신용과 고객흡인력을 무단으로 이용하는 셈이 될 뿐만 아니라 을 회사의 영업을 방해하면서 을 회사가 얻어야 할 광고영업의 이익을 무단으로 가로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한편 갑 회사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반복되며, 갑 회사에게 금전배상을 명하는 것만으로는 을 회사 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갑 회사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를 금지함으로써 보호되는 을 회사의 이익이 그로 인한 갑 회사의 영업의 자유에 대한 손실보다 더 크므로, 을 회사는 갑 회사에 대하여 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접속한 인터넷 사용자들의 모니터에서 위 프로그램을 이용한 광고행위를 하는 것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었다고 본 원심결정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신청인, 상대방 겸 재항고인

엔에이치엔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지열외 2인)

피신청인, 재항고인 겸 상대방

네오콘소프트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백상 담당변호사 김재철)

주문

재항고를 모두 기각한다. 재항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유

재항고이유(재항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각 재항고이유보충서는 재항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채무자의 재항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피보전권리가 소명되지 아니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1)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는바, 위와 같은 무단이용 상태가 계속되어 금전배상을 명하는 것만으로는 피해자 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무단이용의 금지로 인하여 보호되는 피해자의 이익과 그로 인한 가해자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할 때 피해자의 이익이 더 큰 경우에는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

(2)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면, 채권자는 장기간 동안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정보검색, 커뮤니티, 오락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최대의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그 도메인 이름은 www.naver.com이고, 이하 ‘네이버’라 한다)를 구축하여 인터넷 사용자들로 하여금 위 서비스 이용 등을 위하여 네이버를 방문하도록 하고, 이와 같이 확보한 방문객에게 배너광고를 노출시키거나 우선순위 검색결과 도출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 등으로 광고영업을 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채권자의 네이버를 통한 이러한 광고영업의 이익은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라 할 것이다.

또한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면, 채무자가 제공한 원심 판시 이 사건 프로그램을 설치한 인터넷 사용자들이 네이버를 방문하면 그 화면에 채권자의 광고 대신 같은 크기의 채무자의 배너광고가 나타나거나(이른바 ‘대체광고 방식’), 화면의 여백에 채무자의 배너광고가 나타나거나(이른바 ‘여백광고 방식’),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검색결과 화면의 최상단에 위치한 검색창과 채권자의 키워드광고 사이에 채무자의 키워드광고가 나타나는(이른바 ‘키워드삽입광고 방식’) 등으로, 채무자의 광고가 대체 혹은 삽입된 형태로 나타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채무자의 이러한 광고는 위와 같이 인터넷 사용자들이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등을 이용하기 위하여 네이버를 방문할 때 나타나는 것이므로, 이는 결국 네이버가 가지는 신용과 고객흡인력을 무단으로 이용하는 셈이 된다. 뿐만 아니라 그 광고방식도 채권자가 제공하는 광고를 모두 사라지게 하거나(대체광고 방식) 채권자가 제공하는 검색결과의 순위를 뒤로 밀리게 하는(키워드삽입광고 방식) 등의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채권자의 영업을 방해하면서 채권자가 얻어야 할 광고영업의 이익을 무단으로 가로채는 것이다.

채무자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는 인터넷을 이용한 광고영업 분야에서 서로 경쟁자의 관계에 있는 채권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네이버를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채권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는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인 네이버를 통한 채권자의 광고영업 이익을 침해하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나) 한편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면, 채무자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프로그램을 설치한 인터넷 사용자들이 네이버에 접속할 때마다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이 사건 프로그램에 의한 광고행위의 성질상 채권자가 인터넷 사용자들의 이 사건 프로그램의 설치현황 및 그로 인한 네이버에서의 채무자의 광고현황 등을 일일이 파악하여 대응하기가 매우 곤란할 것으로 보이는 점과 채무자의 광고내용에 따라서는 채권자의 신용, 명성 등 무형적인 가치까지도 손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채무자에게 금전배상을 명하는 것만으로는 채권자 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채무자의 이 사건 프로그램에 의한 네이버에서의 광고행위를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 결국 네이버에서의 광고영업을 그 수익모델로 삼고 있는 채권자 회사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채무자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를 금지함으로써 보호되는 채권자의 이익이 그로 인한 채무자의 영업의 자유에 대한 손실보다 더 크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네이버에 접속한 인터넷 사용자들의 모니터에서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한 광고행위를 하는 것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결국,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피보전권리가 소명된 것으로 인정된다.

(3) 따라서 원심의 이 부분에 관한 이유설시에 다소 미흡하거나 적절하지 않은 점은 있으나, 이 사건 가처분의 피보전권리가 소명되었다고 판단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므로 결정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지 아니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의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이 필요한지 여부는 당해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에 있어서의 장래의 승패의 예상, 그 밖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2998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채권자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에 대하여 채무자는 이 사건 프로그램에 의한 광고행위의 적법성을 주장하면서 그 광고영업을 계속할 뜻을 표명하고 있는바, 이 경우 앞서 본 이 사건 프로그램에 의한 광고행위의 과정과 형태 등에 비추어 채권자가 입을 손해가 현저할 것으로 보이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임으로써 보호되는 채권자의 이익이 그로 인한 채무자의 손실보다 더 큰 점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할 때, 이 사건 가처분신청에는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결정이 그 판시와 같이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2. 채권자의 재항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재항고이유 제1, 2점에 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채권자가 그의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로서 동일성유지권을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는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 인터넷 홈페이지의 하이퍼텍스트 문서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기본 언어) 코드에는, 검색결과를 표시한 텍스트 부분과 이를 화면에 표시하기 위한 일반적인 HTML 태그 정도가 포함되어 있을 뿐 저작권으로 보호할 만한 창작적인 표현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소명할 자료가 없고, 나아가 채권자가 사용자의 컴퓨터로 보낸 HTML 파일은 그 내용이 화면에 나타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램(Random Access Memory)상으로 복제되게 되는데, 이 때 이 사건 프로그램에 의한 채무자의 HTML 코드 역시 램에 올라오면서 채권자의 HTML 코드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채 이와 별도로 존재할 여지가 있는 반면, 그것이 채권자의 HTML 코드에 삽입되어 채권자의 HTML 코드 자체를 변경시킨다는 점은 이를 소명할 자료가 부족하므로, 채무자의 이 사건 프로그램에 의한 광고행위로 인해 채권자의 HTML 코드에 대한 동일성유지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의 이 부분에 관한 이유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점은 있으나, 채권자의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에 대한 동일성유지권이 침해되지 않았다고 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므로 결정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재항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원심결정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48조 제2항 은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 또는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악성프로그램)을 전달 또는 유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프로그램은 인터넷 사용자의 명시적 동의에 따라 해당 사용자의 컴퓨터에 설치되어 그 컴퓨터 내에서만 실행되는 점, 이 사건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하더라도 채무자의 광고가 나타나는 해당 사이트의 콘텐츠 자체에는 아무런 변경을 일으키지 아니하며 해당 사이트의 운영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점, 이 사건 프로그램의 사용을 원하지 아니하는 사용자는 이를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삭제할 수 있는 점 등 기록상 소명되는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프로그램이 정당한 사유 없이 채권자의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 또는 그 운용을 방해하는 악성프로그램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 소정의 악성프로그램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다. 재항고이유 제4점에 관하여

원심결정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프로그램은 그 기술 자체가 불공정한 것은 아니어서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가 이 사건 프로그램의 운영에 동의한 경우 등을 비롯하여 얼마든지 적법한 방식으로도 운영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현재까지 채무자의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한 영업은 초기 단계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할 때, 이 사건 프로그램으로 인한 채권자의 영업상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채무자로 하여금 ‘채권자의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컴퓨터 사용자의 모니터에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한 광고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조, 사용 등의 금지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재항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가처분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재항고를 모두 기각하고, 재항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