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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 7. 7. 선고 2013다76871 판결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공2016하,1103]
판시사항

[1] 소송당사자인 종중의 실체에 관하여 당사자가 주장하는 사실관계의 기본적 동일성이 유지되고 있는 경우, 당사자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및 이때 법원이 당사자능력 등 소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

[2] 적법한 대표자 자격이 없는 비법인 사단의 대표자가 한 소송행위를 적법한 대표자가 상고심에서 추인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소송당사자인 종중의 법적 성격에 관한 당사자의 법적 주장이 무엇이든 실체에 관하여 당사자가 주장하는 사실관계의 기본적 동일성이 유지되고 있다면 법적 주장의 추이를 가지고 당사자변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은 아니다. 그 경우에 법원은 직권으로 조사한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당사자가 주장하는 단체의 실질이 고유한 의미의 종중인지 혹은 종중 유사의 단체인지, 공동선조는 누구인지 등을 확정한 다음 법적 성격을 달리 평가할 수 있고, 이를 기초로 당사자능력 등 소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2] 적법한 대표자 자격이 없는 비법인 사단의 대표자가 한 소송행위는 후에 대표자 자격을 적법하게 취득한 대표자가 소송행위를 추인하면 행위 시에 소급하여 효력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추인은 상고심에서도 할 수 있다

원고, 상고인

파평윤씨영상공파성지공지파종중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사랑 담당변호사 김용학)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채택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가. 공동선조를 달리하는 종중은 그 구성원을 달리하는 별개의 실체인 것이므로, 원고 종중이 공동선조가 ‘26세손 소외 1’이라고 주장하였다가 숙 다시 ‘29세손 소외 2’라고 주장하는 것은 당사자변경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되어 허용되지 않는다. 한편 위 소외 1의 후손이던 29세손 소외 2가 26세손 소외 1의 후손인 28세손 소외 3의 양자로 출계하였는데, 이러한 경우 소외 2의 후손들인 원고의 종원들은 친가의 소외 1을 공동선조로 한 고유한 의미의 종중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원고가 처음에 주장한 26세손 소외 1을 공동선조로 한 종중은 실재한다고 볼 수 없어 원고는 당사자능력이 없다.

나. 원고 종중의 2013. 7. 14.자 종중총회는 소외 4가 원고의 대표자로서 한 소 제기 등 소송행위를 추인하기 위하여 개최되었는데, 피고와 피고의 직계비속 2명을 포함한 종원 25명에 대하여 피고의 주소지로 일괄하여 우편을 발송하는 등 일부 종원들에 대하여 판시와 같이 개별적으로 소집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다. 이는 종중총회의 소집통지로서 적법하지 않으므로, 위 임시총회는 적법한 소집절차에 의하여 소집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소외 4는 적법한 종중총회의 결의 없이 원고를 대표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먼저 원고의 당사자능력에 관하여 본다.

원심이, 원고가 원고 종중의 공동선조가 ‘29세손 소외 2’라고 주장하는 것이 당사자의 변경을 가져오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 원고 단체의 성격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26세손 소외 1을 공동선조로 한 고유한 의미의 종중’으로만 파악하여 원고의 당사자능력을 부정한 것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소송당사자인 종중의 법적 성격에 관한 당사자의 법적 주장이 무엇이든 그 실체에 관하여 당사자가 주장하는 사실관계의 기본적 동일성이 유지되고 있다면 그 법적 주장의 추이를 가지고 당사자변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은 아니다. 그 경우에 법원은 직권으로 조사한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당사자가 주장하는 단체의 실질이 고유한 의미의 종중인지 혹은 종중 유사의 단체인지, 공동선조는 누구인지 등을 확정한 다음 그 법적 성격을 달리 평가할 수 있는 것이고, 이를 기초로 당사자능력 등 소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다41911 판결 등 참조).

나. 원고는 처음에는 종중의 공동선조가 ‘26세손 소외 1’이라는 취지로 주장하였다가 이후 2012. 12. 18.자 준비서면에서부터는 위 소외 1이 아닌 ‘29세손 소외 2’가 공동선조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기록을 살펴보면, 원고의 주장은 ‘26세손 소외 1의 후손인 소외 2가 큰집인 28세손 소외 3의 양자로 출계하여 대를 이었는데, 원고는 소외 2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으로서 충남 예산군 응봉면 지석리 일대를 중심으로 소외 2의 친가인 소외 1 이하 선대의 분묘를 관리하면서 봉제사를 행하여 왔다’는 일관된 사실관계를 전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26세손 소외 1부터 28세손 소외 5에 이르기까지 전부 독자(독자)로 내려오다가 29세손 소외 2에 이르러 비로소 소외 5의 장남 소외 2와 차남 소외 6이 있게 되었고, 소외 2가 출계한 후 소외 6의 후손인 31세손 소외 7이 사망함으로써 소외 1의 후손은 절가(절가)되었다는 것이므로, 처음부터 원고가 주장한 단체의 구성원은 소외 2를 공동시조로 한 후손들 전원이 된다는 점에서 일관되고, 원고가 절손되어 고유한 의미의 종중의 공동선조가 될 수 없는 ‘26세손 소외 1’을 혈연관계에 근거하여 공동선조로 지칭하였다가 ‘29세손 소외 2’를 공동선조라고 주장하였다 하여 그 점만으로 단체의 실체에 관하여 주장한 사실관계의 기본적 동일성이 상실된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다. 이러한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규약 내용이나 원고의 구성원들이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 왔는지 등을 더 심리하여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이 소외 2를 공동선조로 하는 고유한 의미의 종중으로서 실재하는지 등을 살펴 당사자능력의 유무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원고가 소외 2를 공동선조라고 주장한 것을 당사자변경으로 파악하여 이를 허용할 수 없다고 전제한 다음, 절손된 소외 1을 공동선조로 한 고유한 의미의 종중만을 상정하여 원고가 실재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으므로, 이는 임의적 당사자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3. 원고의 총회 소집절차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가. 적법한 대표자 자격이 없는 비법인 사단의 대표자가 한 소송행위는 후에 대표자 자격을 적법하게 취득한 대표자가 그 소송행위를 추인하면 행위 시에 소급하여 효력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추인은 상고심에서도 할 수 있다 (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다77583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당심에 이르러, ①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으로부터 원고 종중의 회장 직무대행자로 선임된 변호사 소외 8이 위 법원으로부터 종중 회장 해임 및 선출, 종중규약의 개정, 피고 등과 관련된 종중재산 처리방안 등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종중총회 개최허가를 받은 다음 ② 2015. 3. 3. 원고의 구성원 중 연락 가능한 국내 거주 종원 249명에게 ‘2015. 3. 14. 11:00 충남 예산읍 예산리 ○○식당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한다’는 취지를 우편으로 개별 통지하고, 일부 종원에게는 전화로도 통지한 사실, ③ 위 일시, 장소에서 개최된 임시총회에서 참석한 종원 20명(위임장 1명 포함) 전원의 찬성으로 차순위 연고항존자인 소외 9를 대표자인 회장으로 선출하고, 회장에게 이 사건 소송의 제기 등에 관한 권한을 위임하는 결의를 한 사실, ④ 이에 소외 9가 2015. 3. 20. 소외 4가 원고 종중의 대표자로 한 소송행위를 추인한 사실 등을 주장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자료를 제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원고의 다른 종원 소외 10이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13가합2198호 로 원고를 상대로 2015. 3. 14.자 종중총회에서 소외 9를 회장으로 선출한 결의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5. 5. 28. 위 결의가 법원이 선임한 직무대행자가 적법하게 소집한 임시총회에서 유효하게 이루어졌다는 취지로 판단하였고,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 위와 같은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2015. 3. 14.자 종중총회에서 원고 종중의 대표자로 선출된 소외 9가 그때까지 소외 4가 원고 종중의 대표자로서 한 소송행위를 추인함으로써 이 사건 소 제기 및 그 후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 종중의 이름으로 행하여진 소송행위가 모두 그 행위 시에 소급하여 유효하게 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당심에 제출한 자료들을 토대로 원고가 주장하는 사실들이 인정되는지 여부 등을 추가로 심리한 후 위 종중총회가 과연 적법하게 개최되었는지, 소외 9를 대표자로 선출하고 소 제기 등에 관한 권한을 위임한 결의가 유효한지, 소외 9가 원고 종중의 대표자로서 그동안의 소송행위를 적법하게 추인하였는지를 판단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가 포함된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이인복(주심) 김용덕 이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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