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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도1256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치상)·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2003.7.1.(181),1500]
판시사항

[1] 주거침입죄에 있어서 거주자의 반대의사가 추정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피고인이 피해자가 사용중인 공중화장실의 용변칸에 노크하여 남편으로 오인한 피해자가 용변칸 문을 열자 강간할 의도로 용변칸에 들어간 것이라면 피해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이를 승낙하였다고 볼 수 없어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강간치상죄에 있어서 상해의 결과는 간음행위 자체나 강간에 수반하는 행위에서 발생한 경우도 포함하는지 여부(적극)

[4]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수죄 중 일부에 대한 상고와 상고심의 심판범위

[5] 항소심판결 중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죄(강간등치상) 부분을 파기하면서 그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야간감금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 및 이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고 유죄로 인정되어 1개의 형이 선고된 야간상해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을 함께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타인의 주거에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여 들어가는 경우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며 이 때 거주자의 의사라 함은 명시적인 경우뿐만 아니라 묵시적인 경우도 포함되고 주변사정에 따라서는 거주자의 반대의사가 추정될 수도 있다.

[2] 피고인이 피해자가 사용중인 공중화장실의 용변칸에 노크하여 남편으로 오인한 피해자가 용변칸 문을 열자 강간할 의도로 용변칸에 들어간 것이라면 피해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이를 승낙하였다고 볼 수 없어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강간이 미수에 그친 경우라도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으면, 강간치상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강간치상죄에 있어 상해의 결과는 강간의 수단으로 사용한 폭행으로부터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간음행위 그 자체로부터 발생한 경우나 강간에 수반하는 행위에서 발생한 경우도 포함된다.

[4] 항소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 중 야간감금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은 검사만이 상고한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죄(강간등치상)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어, 피고인이 상고하지 아니한 위 야간감금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도 상고심에 이심되어 상고심의 심판대상이 된다.

[5] 항소심판결 중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죄(강간등치상) 부분을 파기하면서 그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야간감금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 및 이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고 유죄로 인정되어 1개의 형이 선고된 야간상해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을 함께 파기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이상원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치상)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

피고인은 2002. 8. 18. 01:55경 안양시 만안구 안양7동 144 소재 애향공원에서 그 곳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피해자(여, 44세)를 발견하고 순간적으로 욕정을 일으켜 그녀를 강간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가 있던 여자화장실 내 용변칸으로 침입하여 피해자에게 "조용히 해,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며 한손으로 피해자의 입을 막고,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몸통 부분을 붙잡아 그녀의 반항을 억압한 후 그녀를 간음하려 하였으나, 그 곳 남자화장실에 있던 피해자의 남편 공소외인이 달려오자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친 채, 피해자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족관절부좌상 등을 입게 한 것이다.

2. 위 공소사실에 대한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은 당시 여자친구와 만나서 자신의 주량을 넘는 많은 양의 음주를 하였으며, 이후 만취상태에서 여자친구를 바래다 준 후 용변을 보기 위하여 길가에 있던 이 사건 여성용화장실에 잘못 들어간 사실, 화장실 안에 들어간 피고인은 피해자가 들어 있던 용변칸 앞으로 다가가 노크를 하였고, 이를 자신의 남편으로 오인한 피해자가 용변칸의 문을 열어주게 된 사실, 당시 용변칸 안에는 피해자가 용변을 보기 위하여 하의를 내린 채 좌변기에 앉아 있었는데, 피고인은 무심코 몸이 쏠리며 자연스럽게 용변칸 안으로 들어가게 된 사실, 이 때 피고인을 발견한 피해자가 놀라 고함을 지르자 피고인은 순간적으로 용변칸의 문을 잠근 다음 피해자에게 "조용히 해,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며, 피해자를 벽쪽으로 밀친 사실, 피고인이 피해자를 구석에 몰아 넣자, 이에 대하여 피해자가 고함을 치며 저항하여 실랑이가 벌어지게 되었고, 이후 피해자의 비명소리를 듣고 피해자의 남편이 현장에 도착하여 피고인과 몸싸움을 벌이게 된 사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상해를 입었으며, 안양신경외과의원 의사 김신태로부터 안면부좌상, 측두하악관절 진탕증, 경추부염좌, 우견관절부좌상, 좌족관절부좌상, 신경학적관찰 등의 6가지 병명에 대하여 모두 2주의 요치기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기재가 적힌 상해진단서를 발부받은 사실, 피해자는 위 상해에 대하여 집에서 물파스를 바르는 등의 외에는 별다른 치료는 받지 아니한 사실 등을 각 인정하였다.

나. 나아가 원심은, 위 공소사실 중 주거침입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애초부터 피해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거에 들어갔다거나 또는 주거에 들어갈 당초부터 내심으로 피고인을 강간하려는 등의 목적이 있었다는 등, 피고인이 위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가 피해자의 묵시적, 명시적 의사에 반함을 객관적으로 인정할 만한 사정이 엿보이지 아니하고, 오히려 피해자가 용변칸의 문을 열어주어 만취된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용변칸 안으로 몸이 쏠리며 그 안으로 들어가게 된 것으로 이러한 경우에는 피고인은 비록 피해자의 착오에 기인한 것이긴 하나 피해자의 승낙하에 주거에 들어갔다고 봄이 상당하여 퇴거불응죄는 별론으로 하고, 주거침입죄로 의율할 수는 없고, 다음으로 강간치상 부분에 대하여, 피해자가 입은 여러 상해는 모두 피고인과의 일련의 몸싸움 과정의 짧은 시간 동안에 발생한 것으로서 이를 인위적으로 시간적 순서로 구분한다는 것은 쉽지 아니하고 따라서 이 중에서 유독 좌족관절부좌상만을 다른 상해들과 구분하여 피고인이 강간을 의욕한 이후 그 범의를 포기한 때까지의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아니할 수 없으며, 가사 위 상해가 그와 같은 시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 상해는 서로 신발을 신은 채 몸싸움의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발을 밟아 발생한 상처로서, 위 진단서상으로도 모두 6가지의 상해를 합하여 2주간의 치료를 요한다고 할 정도로 가볍다고 할 수 있고, 피해자 역시 일상생활에 어떠한 지장을 받지도 않았거니와 나아가 이에 대하여 특별한 치료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정도의 상해만으로는 강간치상죄에서 말하는 이로 인하여 신체의 완전성이 손상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정도에 이르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위 공소사실 중 주거침입 및 강간치상의 점은 각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고,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는 강간미수죄의 성립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데,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하였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주거침입의 점에 대하여

(1) 원심이 위 공소사실 중 주거침입 부분에 대하여 판시와 같은 이유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2)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공중화장실의 용변칸에서 하의를 내리고 좌변기에 앉아 있던 중, 노크소리가 나서 남편인 줄 알고 " 아빠야"라고 하면서 밖이 보일 정도로 용변칸 문을 열었는데, 피고인이 문을 열고 들어와 문을 잠그면서 앞을 가로막았고, 이에 피해자가 놀라서 소리치면서 하의를 입고 밖으로 나가려고 일어서려고 하자 피고인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손으로 피해자의 입을 막고 피해자가 반항하지 못하도록 피해자의 손이나 몸을 붙잡고, 이어서 피해자를 벽에 밀어붙여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졌으며, 피고인이 용변칸으로 들어올 때 비틀거리지도 않았고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또한 당시 이 사건 화장실은 조명시설로 인하여 환하였고, 용변칸 문은 오른쪽이 고정되어 있고 밖으로 열리며, 문을 열면 바로 앞에 좌변기가 옆으로 놓여 있어 좌변기에 사람이 앉아 있는 경우 바로 사람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은 용변칸 문이 열리는 순간 무심코 몸이 쏠리며 자신도 모르게 용변칸 안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 아니라, 용변칸 문이 열려 피해자가 하의를 벗고 좌변기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도 용변칸 안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사리에 부합한다 할 것이다.

(3) 한편, 타인의 주거에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여 들어가는 경우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며 이 때 거주자의 의사라 함은 명시적인 경우뿐만 아니라 묵시적인 경우도 포함되고 주변사정에 따라서는 거주자의 반대의사가 추정될 수도 있는 것인데 ( 대법원 1993. 3. 23. 선고 92도455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의 노크 소리를 듣고 피해자의 남편으로 오인하고 용변칸 문을 연 것이고,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간할 의도로 용변칸에 들어간 것으로 봄이 상당한바, 그렇다면 피고인이 용변칸으로 들어오는 것을 피해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승낙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4) 그러함에도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피해자가 사용하고 있던 용변칸에 들어간 행위가 주거침입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고, 주거침입죄의 침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강간치상의 점에 대하여

(1) 피해자가 입은 좌족관절부좌상이 피고인의 이 사건 강간미수범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으며,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강간치상죄에 있어서의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 또한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2) 강간이 미수에 그친 경우라도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으면, 강간치상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강간치상죄에 있어 상해의 결과는 강간의 수단으로 사용한 폭행으로부터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간음행위 그 자체로부터 발생한 경우나 강간에 수반하는 행위에서 발생한 경우도 포함된다 ( 대법원 1999. 4. 9. 선고 99도519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당시 용변칸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반항하던 중 피고인의 발에 왼쪽 발목을 밟혔다고 진술하고 있고, 또한 상식적으로 보아서도 좁은 용변칸에서 피고인과 피해자가 몸싸움을 벌였다면 그 와중에 피해자가 피고인에 의하여 발을 밟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범행을 당하기 이전에 이미 그와 같은 상처를 갖고 있었다는 사정을 기록상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입은 위 좌족관절부좌상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기 위하여 행사한 폭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3)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위 좌족관절부좌상으로 인하여 당시 왼쪽 발목이 부었고, 병원에서 보름정도 맛사지와 찜질치료를 받고, 약을 먹기도 하였다는 것인바, 이러한 부상의 부위와 정도, 치료내용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는 위 상해로 인하여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었다 할 것이므로, 결국 피해자가 입은 위 상해는 강간치상죄에 있어서의 상해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4) 그러함에도 원심이 피해자가 입은 위 상해가 피고인의 강간미수범행의 과정에서 발생한 것임을 단정할 수 없다거나, 강간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 중 강간치상의 점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강간치상죄에 있어서의 상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 또한 이유 있다.

다. 파기의 범위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공소사실인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죄(강간등치상)와 야간감금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및 야간상해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기소되었는데, 원심은 그 중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위 각 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에 해당한다고 하여 1개의 형을 선고하였고,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죄(강간등치상)에 대하여는 이에 포함된 주거침입 및 강간치상의 점에 대하여는 이유에서 각 무죄를, 나머지 강간미수의 점에 대하여는 공소기각을 각 선고하였는바,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상고하지 아니하였고, 검찰관만이 무죄 및 공소기각 부분인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죄(강간등치상)에 대하여만 상고하였다.

그런데 위 유죄 부분 중 야간감금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은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죄(강간등치상)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어, 피고인이 상고하지 아니한 위 야간감금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도 상고심에 이심되어 상고심의 심판대상이 되었다 할 것이고 ( 대법원 1980. 12. 9. 선고 80도38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 결과 원심이 위 야간감금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다고 하여 위 죄와 함께 1개의 형을 선고한 위 야간상해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 또한 상고심에 이심되었다 할 것인바, 따라서 원심판결 중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죄(강간등치상)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그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야간감금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 및 이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고 유죄로 인정되어 1개의 형이 선고된 야간상해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 또한 함께 파기할 수밖에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변재승(주심) 윤재식 고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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