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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0. 12. 9. 선고 80도384 전원합의체 판결
[석유사업법위반,석유사업법위반방조][집28(3)형,74;공1981.2.1.(649) 13473]
판시사항

가. 석유사업법 제24조 , 제22조 위반죄의 범죄주체

나. 휘발유에 벤젠등을 혼합하여 판매한 경우 석유사업법위반죄와 사기죄와의 관계

다.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수죄를 실체적 경합으로 보고 그 일부에 대한 상고와 상고심의 심판범위

라. 선고형을 도출하기 위한 양형의 조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판결 결과에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석유사업법 제24조 , 제22조 위반죄의 범죄주체는 석유판매업자, 석유정제업자나 석유수출입업자 뿐만 아니라 그 종업원도 될 수 있다.

나. 판매의 목적으로 휘발유에 솔벤트 벤젠 등을 혼합하여 판매한 행위는 석유사업법 제24조 , 제22조 위반죄와 형법상 사기죄의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

다. 원심이 두개의 죄를 경합범으로 보고 한 죄는 유죄, 다른 한죄는 무죄를 각 선고하자 검사가 무죄부분만에 대하여 불복상고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두죄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면 유죄부분도 상고심의 심판대상이 된다.

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수죄중 그 일부만이 유죄로 인정된 경우와 그 전부가 유죄로 인정된 경우와는 양형의 조건을 참작함에 있어서 차이가 생기고 따라서 선고 형량을 정함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결국 판

결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다수의견)

피 고 인

A 외 1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이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들이 B주유소의 판매주임인 제1심 공동피고인 C가 동 주유소의 휘발유에 벤젠 및 솔벤트 등을 섞는 방법으로 품질을 저하시켜 이를 정상 휘발유인 것으로 기망하여 판매하므로써 석유사업법 제24조 , 제22조 제1호 위반죄 및 형법 제347조 제1항 의 사기죄를 저지름에 있어서 이를 도와주어 각 방조한 것이라는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 사기방조의 점은 각 유죄로 인정하고, 위 석유사업법 위반죄의 방조의 점에 대하여는 동법 제24조 , 제22조 의 규정에 비추어 동 법조 위반죄의 범죄주체는 동법 소정의 석유판매업자 또는 석유정제업자나 석유수출입업자에 한정되어 있고 본범인 위 C는 공소외 D가 동법상의 석유판매업자로서 경영하고 있는 위 B주유소의 판매주임 즉 종업원에 불과하여 동법조 위반죄의 범죄주체가 될 수 없어 그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것이므로 피고인들이 위 C의 동 법조 위반행위를 방조하였다 한들 동 방조죄도 성립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무죄로 판단한 다음 위 사기방조죄와 동 석유사업법 위반 방조죄가 형법 제37조 전단 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전제하에, 사기방조죄에 대하여는 원심판시와 같은 형을 선고하고 동 석유사업법위반 방조죄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고 있다. 그러나 살피건대, 석유사업법 제24조 , 제22조 위반죄의 범죄주체는 동법 소정의 석유판매업자 또는 석유정제업자나 석유수출입업자 뿐만 아니라 그 종업원도 동 법조 위반죄의 범죄주체가 됨은 동법 제29조 의 규정에 비추어 명백하다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다른 관점에 서서 위 종업원인 C가 동 석유사업법위반죄의 주체가될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들의 동 방조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니 필경 원심판결에는 석유사업법 소정의 위 처벌규정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2. 다음 원심판결의 위와 같은 위법이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있는 것인가의 점에 대하여 보건대, 우선 석유사업법 제22조 제1호 에 의하면 판매를 목적으로 석유의 품질을 저하시켜 석유를 판매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판매의 목적으로 휘발유에 솔벤트, 벤젠 등을 혼합하여 그 품질을 저하시켜 판매한 행위와 형법 제347조 제1항 의 사기죄와는 1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동법 제40조 소정의 이른바 상상적 경합관계가 있다 할 것이고( 본원 1980.4.22 선고 79도1847 판결 참조, 이 점에 있어 견해를 달리하는 본원 1980.5.13 선고 80도716 판결 의 견해는 이를 폐기한다), 본건에 있어서와 같이 원심이 위 두죄를 경합범으로 보고, 일부는 유죄, 일부는 무죄를 각 선고하였고 또 검사만이 원심판결중 무죄된 부분만을 불복 상고하였다 하더라도 위 두죄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것인 이상 공소불가분의 원칙이 적용되어, 원심에서 유죄된 사기방조죄의 점도 상고심에 이심되고 따라서 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볼 것이다.

그런데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죄에 대하여는 형법 제40조 에 의하여 그중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되어 있고, 위에서 본 석유사업법위반죄의 정한 형과 사기죄에서 정한 형을 비교하여 보면 사기죄의 정한 형이 더 중하므로, 가사 원심이 이 두죄를 유죄로 보았다 하더라도 결국 사기방조죄의 정한 형으로 처벌할 수 밖에 없는 것인 이상, 원심의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위 법은 결과적으로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지만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수죄중 그 일부만이 유죄로 인정된 경우와 그 전부가 유죄로 인정된 경우와는 형법 제51조 에 규정된 양형의 참작 조건에 따라 선고형의 형량을 도출함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바, 예컨대 5인의 피해자를 사망시킨 업무상 과실치사죄중 2인의 피해자에 대한 점만 유죄로 인정하여 형량을 정하였으나 상급심에서 나머지 3인의 피해자에 대한 점도 유죄임이 밝혀졌다고 하는 경우나(5인의 피해자 중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2인에 대하여만 피해변상이 이루어진 경우라면 더욱 형량상 차이가 있게 됨은 쉽게 상정할 수 있다) 본건에 있어서도 이미 타인이 품질을 저하시켜 놓은 휘발유를 단순히 정상유라고 기망하여 판매한 자와 스스로 휘발유에 이 품질을 혼합하여 품질을 저하시킨 뒤 정상유라고 기망하여 판매한 자와는 역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함에 있어서 차이가 생기고 따라서 선고형에 차이가 있을 수 있게 되므로 결국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본원의 종전 판례로서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판시하고 있는 1959.12.4 선고 4291형상105 판결 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2개의 죄를, 원심이 그 1죄가 타죄에 흡수되어 별도로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본 경우이고, 1974.4.9 선고 73도2334 판결 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두죄를 원심이 경합범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았으되 위 두죄 외에 형이 더 중한 경합범관계에 있는 죄가 따로 더있는 경우로서, 이는 모두 유죄를 전제로 한 것이고 본건의 경우에서 처럼 원심이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수죄중 그 일부를 무죄로 인정하였으나 상고심에서 그것이 유죄로 밝혀져 참작되어야 할 양형의 조건에 있어서 차이가 생기게 된 경우와는 다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 뒤에 나오는 소수설의 견해와 같이 처단형이 동일한 이상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게 되면, 일응 기준이 분명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아니한 경우를 판별하기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으나, 형식적인 기준에 의존하다 보면 위에든 예에서 본 바와 같이 구체적인 사안에 있어서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있음이 명백한 경우를 영향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앞서 본 원심판결의 위 법은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있다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있고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를 면치 못한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앞서 본 위 법이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있는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한 대법원판사 주재황, 안병수, 김태현, 윤운영의 반대의견을 제외 하고는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본건 상고이유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본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3. 대법원판사 주재황, 안병수, 김태현, 윤운영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원심판결에 석유사업법위반죄의 범죄주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음은 다수설의 견해에서 본 바와 같지만, 이것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여 원심에서 심리한 결과 동 석유사업법위반의 방조가 유죄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심으로서는 형법 제40조 의 규정에 의하여 형이 더 중한 사기방조죄의 처단형으로 처벌할 수 밖에 없게 되는데, 이는 원심이 동 석유사업법위반 방조의 점을 무죄로 보고 사기방조죄의 처단형으로 처벌한 경우와 결과적으로 동일하므로 본건과 같은 원심판결의 위 법은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옳다.

그렇지 않고 다수의 견해대로 개개의 구체적 사안에 있어서 선고형을 도출하기 위한 양형의 조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가지고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본다면 그 어느 경우도 양형의 조건에 차이가 없다고 단정할 수있는 경우는 없는 셈이 되며, 또 위와 같은 양형 조건상의 차이는 순전히 양적인 차이에 불과하여 어느 정도의 것을 기준으로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판별할 것인가 하는 점도 문제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위에서 본 위법은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아 본건 상고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관 이영섭(재판장) 주재황 한환진 안병수 이일규 라길조 김용철 유태흥 정태원 김태현 김기홍 김중서 윤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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