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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방법원 2015. 10. 22. 선고 2015노751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일반교통방해·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쌍방

검사

노선균(기소), 오선희, 정희선(공판)

변 호 인

변호사 서선영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2011. 7. 9.부터 2011. 7. 10.까지 해산명령불응으로 인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원심판결의 무죄부분 중 2011. 6. 12. 해산명령불응으로 인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2011. 6. 12.자(1차 희망버스) 야간시위 참가로 인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위반의 점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2014. 3. 27. 2010헌가2, 2012헌가13(병합) 사건에서 결정 한 취지에 의하면 24시를 넘은 야간 시위에 참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일률적으로 집시법 위반으로 평가할 수 없고, 당해 시위가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하여 직접적이고 명백한 위험이 크다고 평가될 경우에 한하여 처벌할 수 있다고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 그런데 피고인이 참가한 이 사건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되었으므로 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집시법 제23조 제3호 제10조 를 적용하여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관련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나) 2011. 6. 12.자(1차 희망버스) 및 2011. 7. 9.자(2차 희망버스) 각 일반교통방해의 점에 대하여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도로를 행진하는 것이 필연적으로 수반되므로 원칙적으로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고, 형법에서 일반교통방해죄 외에 교통방해치사상죄를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일반 공중의 생명·신체에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에만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는데, 피고인이 참가한 이 사건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되어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았고 현저하게 교통을 방해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집회 단순 참가자를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관련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 판시 각 무죄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2011. 6. 12.자(1차 희망버스) 해산명령불응으로 인한 집시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이 사건 당시 해산을 고지한 상황과 방법, 시간적 간격 등을 종합해 볼 때 2011. 6. 11. 22:46과 같은 날 22:50경 해산명령이 있었다면 그 이후 조치도 해산명령으로 볼 수 있어 적법한 해산명령이 있었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집시법에서 해산명령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2011. 7. 9.자(2차 희망버스) 해산명령불응으로 인한 집시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해산명령 당시 구체적인 해산사유를 고지하여 적법한 해산명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집시법에서 해산명령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2011. 6. 12.자(1차 희망버스) 야간시위 참가로 인한 집시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관련 법리

헌법재판소는 2014. 3. 27. 2010헌가2, 2012헌가13(병합) 사건에서 “ 집시법 제10조 본문 중 ‘시위’에 관한 부분 및 제23조 제3호 중 ‘ 제10조 본문’ 가운데 ‘시위’에 관한 부분은 각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에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라는 결정을 선고하였고, 위 헌법재판소 결정은 그 주문의 표현 형식에도 불구하고 집시법의 위 각 조항의 ‘시위’에 관한 부분 중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일부 위헌의 취지라고 보아야 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에서 정한 위헌결정으로서의 효력을 갖는다(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1도1602 판결 참조).

한편, 헌법재판소가 집시법 제10조 본문의 위헌성을 판단하면서 위와 같이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에 대한 부분을 특정하여 위헌결정을 한 이유는 24시 이후의 시위를 금지할 것인지 여부는 국민의 주거 및 사생활의 평온, 우리나라 시위의 현황과 실정,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라고 판시하였고(위 헌법재판소 결정 참조), 일부 위헌결정이 선고되지 않은 나머지 부분(이 사건과 같은 24시 이후의 옥외시위 부분)에 관하여는 옥외시위를 허용할지 여부에 관한 입법정책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현행법 하에서 24시 이후 옥외시위는 그 위험성 여부 등과 관계없이 절대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것이다.

나) 구체적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11. 6. 12. 00:17경부터 같은 날 01:25경까지 야간시위에 참가하였다는 것이고,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24시 이후 야간시위는 그 위험성 여부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금지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2) 2011. 6. 12.자(1차 희망버스) 및 2011. 7. 9.자(2차 희망버스) 각 일반교통방해의 점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하에, ① 일반교통방해죄와 집시법위반죄의 관련규정은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을 달리하고 있고, 집시법위반죄의 성립에 일반적, 전형적으로 교통방해행위를 수반하는 것도 아니며, 일반교통방해죄가 집시법위반죄에 비하여 별도로 고려되지 않을 만큼 경미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 점, ② 피고인은 1, 2차 희망버스의 시위 참가자들(1차 희망버스의 경우 약 700명, 2차 희망버스의 경우 약 7,000명)과 함께 도로의 전 차로 또는 차로의 상당 부분을 점거하여 행진하였고,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이 시위 참가자들에게 가로막혀 상당한 시간 동안 교통 소통이 불가능하거나 교통 소통에 현저한 곤란이 초래되었는바, 이 사건 교통방해의 경우 집회 및 시위의 자유에 의해 수인되어야 할 범위 내에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③ 시위 참가자들이 차도를 점거하는 방법으로 시위를 하였다면, 그로 인하여 시위 현장 일대의 도로 교통이 실제로 방해되었거나 방해의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④ 피고인은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도로의 전체 또는 상당 부분을 점거하여 차량의 통행이 현저히 곤란하게 된다는 사정에 관한 인식과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형법 제185조 의 일반교통방해죄는 일반 공중의 교통안전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육로 등을 손괴 또는 불통케 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처벌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도1475 판결 , 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6도4662 판결 등 참조).

집시법 제6조 제1항 및 입법취지에 비추어, 적법한 신고를 마치고 도로에서 집회나 시위를 하는 경우 도로의 교통이 어느 정도 제한될 수밖에 없으므로, 그 집회 또는 시위가 신고된 범위 내에서 행해졌거나 신고된 내용과 다소 다르게 행해졌어도 신고된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도로의 교통이 방해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법 제185조 의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그 집회 또는 시위가 당초 신고된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거나 집시법 제12조 에 의한 조건을 중대하게 위반하여 도로 교통을 방해함으로써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경우에는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6도755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에서 본 법리와 사실들을 포함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시위의 총 참석자 수와 장소적 범위 등 시위의 규모, 시위가 시작되어 종료되기까지 소요된 총 시간과 시위대의 이동경로 등 시위의 구체적인 모습과 양상, 시위 현장에서 피고인의 행위와 주변 정황 및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시위로 인하여 시위 현장 일대의 도로 교통이 실제로 방해되었거나 방해의 구체적 위험이 발생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2011. 6. 12.자(1차 희망버스) 해산명령불응으로 인한 집시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일출시간 전, 일몰시간 후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 집회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신고하여야 하며 불법 시위 또는 집회에 대해 관할경찰서장으로부터 자진 해산할 것을 요청받고, 불응하여 자진해산 명령을 받았을 때에는 지체 없이 해산하여야 한다.

부산영도경찰서장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같은 경찰서 소속 경위 공소외 1(대판: 공소외인)은 2011. 6. 12. 00:40경 부산 영도구 △△동 5가 △△교차로에서 금지된 야간시위이자 미신고 집회·시위임을 이유로 자진해산 요청을 하는 등 그때부터 02:08까지 사이에 총 13차례에 걸쳐 자진해산 요청과 자진해산 명령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을 포함한 시위 참가자들은 해산명령에 불응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수사보고(1차 희망버스 시위 관련 해산명령 자료 첨부)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인 2011. 6. 12. 00:40경부터 같은 날 02:08경까지 있었던 방송은 13회가 아니라 9회이고, 그 방송 내용은 “영도경찰서에서 알려드립니다. 집회 참석자 여러분, 여러분은 야간 신고되지 않은 불법집회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자진 해산하여 집으로 귀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인바, 문구의 형식상 해산명령이 아니라 해산요청에 해당하는 것인 점, ② 위 수사보고에 의하면 공소외 1이 2011. 6. 11. 22:46과 같은 날 22:50경 “현재 여러분들은 불법적인 도로점거를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말고 신속히 해산하여 주십시오. 차로를 점거하고 불법시위를 계속할 경우에는 법에 따라 의법 조치하겠습니다.”라는 해산명령 방송을 한 것으로 되어 있기는 하나, 그 시간대는 밤 12시(24:00) 이전으로 헌법재판소 결정[2010헌가2, 2012헌가13(병합)] 의 취지에 따라 집회·시위가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시점인 점, ③ 위 해산명령 당시 집회 또는 시위로 인하여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당시 위반에 따른 처벌의 근거가 되는 적법한 해산명령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령과 법리

집시법 제24조 제5호 , 제20조 제2항 은 “해산명령에 불응한 자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집시법 시행령 제17조 는 “ 집시법 제20조 에 따라 집회 또는 시위를 해산시키려는 때에는 관할 경찰관서장 또는 관할 경찰관서장으로부터 권한을 부여 받은 국가 경찰공무원은 다음 각 호의 순서에 따라야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그 순서를 ‘집회 또는 시위 주최자에 대한 종결선언의 요청, 집회 또는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자진해산요청, 해산명령 및 직접해산’으로 정하고 있는바, 집시법은 자진해산요청과 해산명령을 구별하고 있고, 해산명령에 불응한 자는 집시법에 의하여 처벌을 받게 되는 점에 비추어 해산명령에 해당하는 방송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고지 당시의 상황, 고지의 방법 및 시간적 간격과 더불어 해산명령에 해당하는 고지 문구를 사용하였는지 여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2)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령과 관련 법리, 이 사건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2011. 7. 9.자(2차 희망버스) 해산명령불응으로 인한 집시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불법 시위 또는 집회에 대해 관할경찰서장으로부터 자진 해산할 것을 요청받고, 불응하여 자진해산 명령을 받았을 때에는 지체 없이 해산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을 포함한 집회 참가자들은 2011. 7. 9. 22:50경부터 다음 날 15:30경까지 부산 영도구 △△동 소재 □□의원 앞 노상에서 전 차로를 차지하고 구호를 외치는 등 집회를 계속하였다.

서울경찰청 제1기동대 경비과장 경감 공소외 2는 미신고 집회임을 이유로 같은 날 23:05경 자진해산요청을 하고, 23:16경 자진해산명령을 시작으로 다음 날 00:26경까지 3차례에 걸쳐 해산명령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을 비롯한 시위 참가자들은 해산명령에 불응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해산명령 당시 해산사유가 집시법 제20조 제1항 각 호 중 어느 사유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고지하지 않았으므로(자진해산명령 당시에는 미신고 집회를 사유로 해산을 요구하였으나, 1 내지 3차 해산명령 당시에는 미신고 집회라는 점을 해산사유로 들고 있지 않았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적법하지 않은 해산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집시법 제20조 제2항 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하면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령과 법리

집시법 제20조 제1항 은 “관할경찰관서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는 상당한 시간 이내에 자진 해산할 것을 요청하고 이에 따르지 아니하면 해산을 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 은 “집회 또는 시위가 제1항 에 따른 해산 명령을 받았을 때에는 모든 참가자는 지체 없이 해산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집시법 제20조 제1항 제2호 가 미신고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산명령 대상으로 하면서 별도의 해산 요건을 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 옥외집회 또는 시위로 인하여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하여 위 조항에 기하여 해산을 명할 수 있고, 이러한 요건을 갖춘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경우에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5호 에 의하여 처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2. 4. 19. 선고 2010도638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차 희망버스 관련 시위는 미신고 집회로서 2011. 7. 9. 22:50경부터 다음 날 15:30경까지 이루어진 점, ② 공소외 2 경감은 2011. 7. 9. 23:05경 이 사건 시위가 미신고 집회임을 알리면서 즉시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여 달라며 자진해산을 요청하였고, 이후 이 사건 시위가 ‘왕래 차량과 시민들에게 불편과 불안을 줄 뿐만 아니라 시위대의 안전에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있는데, 이는 도로교통법 제68조 제3항 제2호 또는 집시법 제12조 제2항 에 위반되는 행위로 처벌된다.’라는 내용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해산명령을 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시위가 미신고 집회이고 교통 소통에 장애를 발생시켜 심각한 교통 불편을 줄 우려가 있음을 명시하여 해산명령을 한 것으로, 집시법 제20조 제1항 에 따른 구체적인 해산사유를 고지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③ 이 사건 시위는 2011. 7. 10. 02:30을 지나서까지 이루어졌고, 부산역을 출발한 이후의 시위는 일반교통방해에 해당하는 점, ④ 이 사건 미신고 집회의 개최 경위, 부산역을 출발한 이후 시위 참가자들의 수, 장소, 전체적인 집회의 진행 경과, 시위의 모습, 그로 인해 초래된 교통방해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부산역을 출발한 이후의 시위는 이로써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하여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존재하거나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어 해산명령 대상이 되고, 이를 이유로 위와 같은 내용의 해산사유를 고지함으로써 적법한 해산명령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에 불응한 것은 집시법 제20조 제2항 을 위반한 것으로 인정됨에도 이와 달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는 이유 없으나, 무죄부분 중 2011. 7. 9.부터 2011. 7. 10.까지 해산명령불응으로 인한 집시법위반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고,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부분과 당심에서 새로이 유죄로 인정된 부분은 단일한 선고형으로 처단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위 각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2011. 7. 9.부터 2011. 7. 10.까지 해산명령불응으로 인한 집시법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또한 원심판결의 무죄부분 중 2011. 6. 12. 해산명령불응으로 인한 집시법위반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은, 원심판결문 제4면 제12행의 “다음날 01:25경까지”를 “같은 날 01:25경까지”로 고치고, 원심판결의 범죄사실 ‘3. 피고인의 범죄사실’ 중 ‘나. 2차 희망버스 관련(2011. 7. 9. ~ 7. 10.)’ 다음에 ‘1) 일반교통방해’를 추가하고, 원심판결문 제5면의 범죄사실 말미에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을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범죄사실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하는 범죄사실]

2)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해산명령불응)

누구든지 불법 시위 또는 집회에 대해 관할경찰서장으로부터 자진 해산할 것을 요청받고, 불응하여 자진해산 명령을 받았을 때에는 지체 없이 해산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을 포함한 집회 참가자들은 2011. 7. 9. 22:50경부터 다음 날 15:30경까지 부산 영도구 △△동 소재 □□의원 앞 노상에서 전 차로를 차지하고 구호를 외치는 등 집회를 계속하였다.

서울경찰청 제1기동대 경비과장 경감 공소외 2는 미신고 집회임을 이유로 같은 날 23:05경 자진해산요청을 하고, 23:16경 자진해산명령을 시작으로 다음 날 00:26경까지 3차례에 걸쳐 해산명령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을 비롯한 시위 참가자들은 해산명령에 불응하였다.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 증거의 요지란에「1. 수사보고(2차 희망버스 집회 시위 해산명령 관련자료 첨부)」,「1. 수사보고서(2차 희망버스 해산명령 상황 확인)」를 각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증거의 요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경합범 가중

1. 노역장유치

1. 가납명령

양형의 이유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이 금지된 야간시위에 참여하고 교통방해, 건조물침입 및 해산명령불응의 행위를 하였다는 것으로, 이와 같은 행위는 집회 및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 피고인이 주장하는 목적만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점,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하여 시위 장소 주변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시위의 단순 참가자에 불과하고, 시위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및 경위, 피고인이 과거에 처벌받은 전력, 범행 이후의 정황, 이 사건과 유사한 사안에서의 양형벌과의 형평성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한영환(재판장) 장한홍 표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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