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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5. 9. 24. 선고 84후109 판결
[상표등록무효][공1985.11.15.(764),1425]
판시사항

가. 지정상품을 샴푸우로 하는 상표 “CONDITION”의 등록가부

나. 상표의 특별현저성에 관한 다른 나라에서의 판단과 상표등록과의 관계

다. 어느 상표가 2이상의 지정상품에 관하여 등록이 되어 있는 경우, 무효원인이 있는 일부만에 대한 등록무효의 가부

판결요지

가. “CONDITION”이라는 영문자는 “... 의 상태를 조절, 개선한다”는 뜻을 표시하는 것으로 객관적으로 인정되므로 “CONDITION”이라는 상표를 그 지정상품중 샴푸우에 사용하게 되면 “머리의 상태를 조절하는 샴푸우”라고 쉽사리 풀이될 것이므로 위 상표는 그 지정상품중 샴푸우의 효능이나 용도를 표시하는 표장만으로 구성된 상표이어서 등록될 수 없다.

나. 상표등록에 관한 심사는 각국의 법제와 등록당시의 제반사정이 서로 달라 상표의 특별현저성에 관한 다른 나라에서의 판단은 참고자료는 될지언정 이로 인하여 상표의 등록의 유효여부가 결정되어야 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다. 어느 상표가 2개 이상의 지정상품에 관하여 등록이 되어 있는 경우에는 심판청구인이 등록 전부의 무효심판을 구하는 경우라도 지정상품중 일부에만 무효원인이 있으면 그 무효원인이 있는 지정상품에만 한하여 등록무효의 심판을 하여 그 부분만 말소케 함이 상당하다.

심판청구인, 피상고인

주식회사 럭키

피심판청구인, 상고인

부리스톨 마이아즈 캄파니 소송대리인 변리사 김경원, 전기선

주문

원심결중 이 사건 상표의 지정상품인 샴푸우를 제외한 나머지 지정상품에 관한 피심판청구인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특허청 항고심판소에 환송한다.

위 샴푸우 부분에 대한 상고는 기각하고, 그 부분의 상고 소송비용은 피심판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심판청구인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상고이유보충서는 위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내에서)

1. 제1점에 관하여,

어떤 상표가 그 지정상품의 성질을 표시하는 것인가의 여부는 그 상표가 지니고 있는 관념, 지정상품과의 관계 및 거래사회의 실정등을 감안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상표는 영문자인 “CONDITION”을 횡서하여서 된 상품구분 제13류 비누와 세제를 지정상품으로 한 것이고 그 지정상품중 샴푸우(shampoo) 는 머리때를 씻어낸다는 효능외에도 머리의 상태 및 모양을 조절, 개선한다는 효능도 강조되고 있어 이 사건 상표의 등록당시 이미 국내외의 당해업계에서는 머리상태를 조절개선하는 “정발(정발)” 또는 “머리결을 그대로 살린다”라는 샴푸우의 효능을 흔히 “Conditioning” 또는 “콘디쇼닝”이라는 용어로 표현해 왔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 CONDITION”이라는 영문자는 “...의 상태를 조절, 개선한다”라는 뜻을 표시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바, 이 사건 상표를 그 지정상품중 샴푸우에 사용하게 되면 “머리의 상태를 조절하는 샴푸우”라고 쉽사리 풀이될 것이어서 같은 취지에서 적어도 그 지정상품중 샴푸우의 효능이나 용도를 표시하는 표장만으로 구성된 상표라는 점에 변함이 없다 고 판단하였음은 정당하게 수긍이 되고 거기에 논지와 같은 법리오해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며 논지가 지적하는 대법원판례는 이 사건에 적절한 것이 되지 못한다. 논지는 이유없다.

2. 제2점에 관하여,

상표법시행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상품분류는 상표등록취급의 편의상 정한 것으로서 상품의 동종을 법정한 것이 아닌 만큼 이것이 상품의 동종여부의 판정에 고려는 될지언정 이를 상품의 동종 판별의 표준으로 할 수 없다 함은 논지와 같으나 원심결이 설시한 바로도 샴푸우에는 일반비누와는 달리 머리의 상태 및 모양을 조절하는 효능도 겸하고 있어 그러한 용도와 기능이 고려되어 현행 상표법시행규칙에 의하더라도 샴푸우의 상품구분은 제13류인 비누와 세제에 속하나 제12류인 화장품류의 유사상품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취지일 뿐 위 상품구분으로 상품의 동종여부의 판정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은 아니므로 논지는 결국 원판시의 바른뜻을 오해한데서 나온 것에 지나지 않고 거기에 논지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3. 제3점에 관하여,

상표등록에 관한 심사는 각국의 법제와 등록당시의 제반사정이 서로 달라 상표의 특별현저성에 관한 다른 나라에서의 판단은 참고자료는 될지언정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상표의 등록의 유효여부가 결정되어야 할 성질의 것은 아니라 할 것 인바, 같은 취지의 원심결의 판단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고 달리 이건 상표가 지정상품에 대하여 상표법 제8조 제2항 소정의 사용결과로 수요자간에 특별현저성이 인정되어 있다고 인정할 자료도 기록상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심결에 소론 법리오해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고 논지가 지적하는 대법원판결 역시 이 사건에 적절한 것이 못된다. 논지는 이유없다.

4. 그러나 직권으로 살피건대, 원래 상표제도의 목적이 상표와 상품과의 관계를 유지하게 하므로써 상표의 오인 내지 상품의 혼동으로 인하여 발생할 부정경쟁을 방지하고 그 혼동으로 피해를 입는 상표권자의 영업상의 신용을 보전함과 아울러 그 상품의 거래자와 수요자를 보호하려는데 있는 것이므로 어느 상표가 2개 이상의 지정상품에 관하여 등록이 되어 있는 경우에는 심판청구인이 등록 전부의 무효심판을 구하는 경우라도 지정상품중 일부에만 무효원인이 있으면 그 무효원인이 있는 지정상품에만 한하여 등록무효의 심판을 하여 그 부분만 말소케 함이 상당하다 할 것인바, 이는 이렇게 한다하여 상표등록권자, 거래자, 수요자 및 이해관계인 등에게 아무런 불리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구태여 상표등록 전부를 무효로 한 후 등록무효원인이 없는 나머지 상품에 관하여 다시 상표등록을 하게 하는 결과로 되어 위 같은법 제28조 제1항 제46조 제1호 에 의하여 지정상품의 추가등록시 이 부분만 무효로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의 입법취지에도 반한다 할 것이기 때문이다 ( 당원 1980.9.9. 선고 79후94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는 등록 (등록번호 생략)의 상품분류 제13류 비누와 세제류에 명시된 상품 모두를 지정상품으로 하는 상표이고 심판청구인은 위 지정상품 모두에 관하여 이 사건 상표등록의 무효를 구하고 있는데 원심결이 이 사건 상표는 다른 상품에 대하여는 논외로 하고 적어도 그 지정상품인 샴푸우의 효능이나 용도를 표시하는 표장만으로 구성된 상표로서 특별현저성이 없으므로 구 상표법 (1980.12.31 법률 제3,326호로 개정되어 이전의 법률) 제8조 제1항 제3호 에 해당되어 그 등록의 무효를 면할 수 없다는 이유로써 이 사건 등록 (등록번호 생략) 상표의 등록을 무효로 한다라고 심판한 것은 이 사건 상표의 지정상품인 구 상표법시행령(1973.12.31 제정 대통령령 제6977호) 제5조 제1항 , 같은법시행규칙 (1979.8.9 개정 상공부령 제589호)제8조 소정의 각 상품중 샴푸우에 관하여 그 등록무효원인이 있음을 설시한데 지나지 아니하고 나머지 지정상품들에 대하여도 등록무효원인이 있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심리판단도 함이 없이 이 사건 상표등록 전부에 관하여 등록무효의 심판을 한 것이니 이 점에 있어서 상표등록무효의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판결에 이유를 명시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법령위배가 존재한다고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결중 이 사건 상표의 지정상품 샴푸우를 제외한 나머지 지정상품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케 하기 위하여 특허청 항고심판소에 환송하기로 하고 샴푸우 부분에 대한 상고는 기각하고 그 부분의 상고 소송비용은 피심판청구인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태균(재판장) 이정우 신정철 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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