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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12. 24. 선고 93다45213 판결
[손해배상(기)등][공1994.2.15.(962),507]
판시사항

건물소유자가 임대중인 건물이 훼손된 경우와 위자료청구

판결요지

건물신축공사로 인하여 공사기간 동안 임차인이 거주하는 피해자 소유의 주택이 2차에 걸쳐 파손되다가 급기야 신축건물의 5층 옥탑이 무너져내려 그 벽돌이 피해자의 주택을 덮쳐 지붕과 거실, 천정까지 파손되는 사고를 입는 등 계속적인 손해를 입는 상황이었다면 피해자가 거주하지 않고는 있어도 가옥파괴와 세입자의 생명, 신체, 재산침해에 대한 불안으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이 있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능히 인정된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일재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상고이유를 본다.

기록에 의하면 당원은 이 사건에 관한 환송 전 원심판결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피고가 원고의 주택에 인접하여 5층건물을 신축하면서 지하굴착공사에 따른 인근토지의 지반붕괴에 대비한 예방조치나 공사중 벽돌 등 낙하물에 대비한 안전망설치 등을 함이 없이 공사를 강행함으로써 공사장에서 돌이 떨어져 원고 주택의 유리창이 깨지고 지하굴착공사로 원고 주택의 지반이 일부 붕괴되어 담장이 넘어지고 건물벽에 균열이 생겼으며 또 공사중인 5층 옥탑이 무너져 그 벽돌 등이 원고 주택을 덮쳐 기와지붕과 거실천정 등을 파손하는 등의 사실이 있었다면 원고로서는 이러한 피고의 무법자와 같은 방자한 공사행위로 말미암아 일상생활의 안온상태가 파괴되고 사고에 대한 무방비상태에서 언제 어떠한 손해가 발생할 지 모르는 불안에 떨어야 하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한 것이고 이러한 정신적 고통은 원고가 위 불법공사로 입은 재산상 손해를 전보받는다 하여 치유될 성질의 것이 아니며,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도 포함한 취지라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를 간과한 채 위와 같이 판단하고 말았음은 심리미진과 판단유탈 및 위자료에 관한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위 환송판결 후 원심은 원고가 위 공사기간 동안 이 사건 주택에 거주하지 않은 사실이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이 사건 주택에 가하여진 재산상의 손해와 그에 따른 정신적 고통만을 입은 것으로 보여지고 특별히 재산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자료청구를 배척하였다.

2. 원고가 소유자라 할지라도 피고의 공사행위로 말미암아 손괴된 주택에 거주하지 아니하였다면 원고의 일상생활의 안온상태가 파괴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환송후 심리과정에서 원고가 이 사건 주택에 거주하지 아니하였다는 새로운 사실이 인정된 이상 기속적 판단의 근거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이 있다 할 것이어서 환송판결이 설시한 정신적 고통에 관한 판단 중 이 부분에 관한 한 그 기속력이 원심에 미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니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위배되는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원고로서는 위 공사기간 동안 임차인이 거주하는 원고소유의 주택이 2차에 걸쳐 파손되다가 급기야 신축건물의 5층 옥탑이 무너져내려 그 벽돌이 지붕과 거실, 천정까지 파손되는 사고를 입는 등 계속적인 손해를 입는 상황이었으므로 원고가 거주하지 않고는 있어도 가옥파괴와 세입자의 생명, 신체, 재산침해에 대한 불안으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이 있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능히 인정되는 바 이고 환송판결은 바로 이점까지도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도 단순히 재산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만을 들어 원고의 위자료청구를 배척한 원심판결은 상급법원의 재판에 있어서의 판단은 당해사건에 있어 하급심을 기속한다는 법원조직법 제8조의 규정에 위배하여 환송판결의 기속력을 어긴 위법을 범한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어 원심판결은 유지될 수 없다.

3.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김상원(주심) 윤영철 박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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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3.7.21.선고 92나7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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