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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다34162 판결
[손해배상(기)등][공1993.2.1.(937),436]
판시사항

건물을 신축하면서 인근 토지의 지반붕괴에 대비한 예방조치 등을 함이 없이 공사를 함으로써 인근 주택의 지반이 붕괴되고 벽에 균열이 생기고 지붕이 파손되었다면 피해자로서는 재산상 손해 외에 일상생활의 안온상태가 파괴되고 언제 어떠한 손해가 발생할지 모르는 불안에 떨어야 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청구도 할 수 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건물을 신축하면서 인근 토지의 지반붕괴에 대비한 예방조치 등을 함이 없이 공사를 함으로써 인근 주택의 지반이 붕괴되고 벽에 균열이 생기고 지붕이 파손되었다면 피해자로서는 재산상 손해 외에 일상생활의 안온상태가 파괴되고 언제 어떠한 손해가 발생할지 모르는 불안에 떨어야 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청구도 할 수 있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일재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 중 위자료청구에 관한 원고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이 상고 기각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위자료청구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1심판결을 인용하여 피고가 1991.1. 경부터 그 소유인 서울 마포구 (주소 1 생략) 지상에 5층 건물의 신축공사를 함에 있어 그곳은 경사진 지형으로서 사전에 옹벽설치 등 지반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경사지 아래쪽에 굴착공사를 할 경우에 지반침하 등으로 인하여 경사지 위쪽에 인접한 원고 소유의 (주소 2 생략) 지상의 세멘부록조 와즙 단층 주택 33.88평방미터(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 한다)의 벽면 등에 균열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고, 또한 안전망 등을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할 경우 벽돌 등 낙하물이 이 사건 주택에 떨어져 피해를 줄 우려가 있으므로, 사전에 미리 지반붕괴 등이 없도록 안전한 조치를 취한 다음에 굴착공사를 하여야 하고 또 신축건물 주위에 안전망 등을 설치한 뒤 건물신축공사를 하여야 함에도 이러한 조치를 소홀히 한 채 굴착공사 및 건물신축공사를 한 과실로 인하여, ① 1991.2.중순경 피고 소유의 위 건물공사장에서 돌이 떨어져 이 사건 주택의 유리창을 깨뜨리고, ② 같은 해 3.10.경 피고 소유 건물의 지하굴착공사 중 이 사건 주택의 지반이 일부 무너져 담장이 넘어지고 건물벽에 여러 군데 균열이 발생하였으며, ③ 같은 해 3.말경 피고 소유의 위 건물의 5층 옥상에 설치중이던 옥탑이 무너져 내리면서 벽돌 등이 이 사건 주택을 덮쳐 이 사건 주택의 기와지붕 및 1층 거실천정 등이 일부 파손된 사실을 인정하고, 불법행위자인 피고는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의무가 있다고 한 다음, 피고가 안전시설 없이 공사를 함으로 인하여 원고 주택에 불안을 조성하고 급기야 주택을 파손하는 등 그로 인한 원고의 정신적 고통은 막대한 것이므로 피고는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 주장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타인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재산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특별히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재산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회복할수 없는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으므로 위자료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원고의 이 사건 위자료청구를 단순히 피고의 불법행위로 원고의 재산권이 침해됨으로써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청구라고 보고 그 재산상 손해의 배상으로 정신적 고통도 치유되었다고 판단한 취지이나, 이는 원고의 청구와 이 사건 불법행위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원심이 1심판결의 이유설시를 인용하여 판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의 주택에 인접하여 5층 건물을 신축하면서 지하굴착공사에 따른 인근토지의 지반붕괴에 대비한 예방조치나 공사중 벽돌 등 낙하물에 대비한 안전망설치 등을 함이 없이 공사를 강행함으로써 공사장에서 돌이 떨어져 원고 주택의 유리창이 깨지고, 지하굴착공사로 원고 주택의 지반이 일부 붕괴되어 담장이 넘어지고 건물벽에 균열이 생겼으며, 또 공사중인 5층 옥탑이 무너져 그 벽돌등이 원고 주택을 덮쳐 기와지붕과 거실천정 등을 파손하는 등의 사실이 있었다면, 원고로서는 이러한 피고의 무법자와 같은 방자한 공사행위로 말미암아 일상생활의 안온상태가 파괴되고 사고에 대한 무방비상태에서 언제 어떠한 손해가 발생할지 모르는 불안에 떨어야 하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은 경험칙상 명백한 것이고, 이러한 정신적 고통은 원고가 위 불법공사로 입은 재산상 손해를 전보받는다 하여 치유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원고의 이 사건 위자료청구는 이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청구도 포함한 취지라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를 간과한 채 위와 같이 판단하고 말았음은 심리미진과 판단유탈 및 위자료에 관한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있다.

2. 재산상 손해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여 원심이 취사한 증거관계를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 주택의 수리비로 합계 2,037,198원이 소요되는 사실을 인정한 조치에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위반으로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이 점 논지는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위자료청구에 관한 원고패소부분을 파기환송하고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며 이 상고기각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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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2.6.17.선고 91나5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