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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20.2.4. 선고 2018나85107 판결
가불금반환
사건

2018나85107 가불금반환

원고, 피항소인

A 연합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성흠

피고, 항소인

B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병진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1. 16. 선고 2017가소7749194 판결

변론종결

2020. 1. 7.

판결선고

2020. 2. 4.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7,318,68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제1심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C 버스(이하 '원고 버스'라 한다)에 관하여 공제계약을 체결한 공제사업자이다.

나. 원고 버스의 운전자인 D는 2015. 7. 23. 09:37경 원고 버스를 운전하여 서울 강북구 E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후 대기하다가 출발하였는데, 피고는 원고 버스가 출발한 직후 원고 버스에 승차하기 위해 달리다가 넘어져 원고 버스 우측 뒷바퀴 부분에 피고의 우측 다리 부분이 역과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비골 골절을 동반한 경골 몸통의 개방성골절, 우측 족관절 탈장갑손상, 두부 좌상, 요배부 염좌 등의 상해를 입었다.

라. 원고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1조에 정한 가불금으로서 원고 버스 보험가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 반환받기로 하고 2016. 5. 2.부터 2018. 3. 27.까지 F병원 등에 피고의 치료비로 합계 27,318,680원을 지급하였다.

마. 한편, 원고 버스의 운전자인 D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서울북부지방법원 2016고단2357호로 도로교통법 제48조 제1항이 정하는 안전운전의무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위 법원은 2016. 11. 10. D에 대하여 벌금 200,000원의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D가 서울북부지방법원 2016노2466호로 항소하였고, 위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가 운전하는 원고 버스의 우측 후사경은 일반 승용차와는 달리 버스 차체의 앞쪽으로 나와 있어 고개를 우측으로 돌리지 않고도 확인이 가능한 위치에 있고, 이 사건 사고 관련 블랙박스 영상에는 원고 버스가 출발하기 직전에 D가 고개를 우측으로 미세하게 움직이며 우측 후사경을 확인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촬영되어 있는 점, ② 자동차의 후사경은 일정한 각도 안에 있는 사물만을 비추기 때문에 후사경으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하는데, 원고 버스가 출발할 당시 피고는 원고 버스의 뒷문 부근까지 달려왔으나 원고 버스 옆면과 약 2m 정도 거리를 두고 인도에서 뛰어 오고 있었으므로, D가 운전석에서 우측 후사경을 보았을 때 피고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보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점, ③ 피고는 수사기관에서 '정차중인 원고 버스를 왼손으로 쳤음에도 원고 버스가 출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 사건 사고 관련 블랙박스 영상에 의하면 피고가 인도에서 원고 버스 옆면과 약 2m 정도 거리를 두고 달려오고 있을 때 원고 버스는 이미 출발한 상태였고, 피고가 원고 버스가 출발한지 약 2초 후에야 움직이는 원고 버스 차체를 왼손으로 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위 진술은 믿을 수 없고, 이미 원고 버스가 출발한 이상 D로서는 인도에서 원고 버스를 향해 달려오고 있는 승객까지 버스에 탑승하도록 할 의무는 없는 점, ④ 이 사건 사고 관련 블랙박스 영상에 의하면 피고가 넘어지게 된 것은 원고 버스를 향해 급하게 달려오다 인도와 차도의 높이 차이를 간과하고 왼쪽 발을 인도의 높이에 맞춰 허공에 잘못 디뎠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가 다른 사람에게 위험과 장해를 초래할 개연성이 높은 방법으로 운전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2017. 5. 18.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검사가 다시 상고하였으나 2017. 9. 12. 상고기각 판결(2017도7943)이 선고되어 위 항소심 무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 버스가 버스정류장을 출발하여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피고가 갑자기 원고 버스의 뒷바퀴 부분으로 넘어졌고, 원고 버스 운전자는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가 보이지 않았으며, 이 사건 사고를 예견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원고버스 운전자의 과실이 아닌 피고의 전적인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로서 피고는 원고에게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1조 제4항에 따라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가불금 합계 27,318,6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는 원고 버스 운전자가 원고 버스를 출발시키기 전에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원고 버스에 승차하려는 승객이 있는지 충분히 살펴보지 않은 채 원고 버스를 출발시킨 과실로 발생한 사고이므로,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관련 규정

보험가입자 등에게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면 피해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험회사 등에게 보험금 등을 자기에게 직접 지급할 것을 청구할 수 있으나(같은 법 제10조 제1항), 보험회사 등이 가불금을 지급한 후 보험가입자 등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경우에는 가불금을 지급받은 자에게 그 지급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법 제11조 제4항).

나.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에서 원고 버스 운전자에게 과실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보건대, 위 기초 사실과 앞에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 버스 운전자에게 이미 출발한 원고 버스에 탑승을 시도하는 승객이 있을 것을 예견하고 이에 대비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원고 버스 운전자의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

1)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 버스는 이미 그 앞문과 뒷문을 닫고 출발하여 서행하는 중이었다.

2) 원고 버스의 내부를 촬영한 블랙박스 카메라의 영상을 보면 D가 원고 버스의 문을 닫고 출발할 당시에는 원고 버스의 우측 후사경을 통하여도 피고가 원고 버스에 다가오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고, 원고 버스의 측면을 촬영한 블랙박스 카메라의 영상을 보면 D가 원고 버스를 출발시키고 약 2초 후에 피고가 원고 버스의 차체를 손으로 치면서 달려오다가 인도와 차도의 높이 차이로 인하여 넘어지면서 원고 버스 아래로 들어가 원고 버스의 뒷바퀴에 역과되었다.

3) 이 사건 사고는 매우 순식간에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사고 장소가 버스정류장이라고 할지라도 원고 버스에 승차할 승객이 없어 문을 닫고 버스를 출발시킨 이상 운전자인 D가 통상적인 차량 운전자가 갖추어야 할 최선의 주의를 다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미 출발한 원고 버스를 타기 위하여 달려오다가 넘어져 원고 버스의 뒷바퀴 부분으로 굴러 들어올 상황까지 예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이를 발견하고 급정차를 하더라도 사고를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4)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운전자는 통상 예견되는 사태에 대비하여 그 결과를 회피할 수 있는 정도의 주의의무를 다함으로써 충분하고, 통상 예상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사태의 발생까지 예견하여 이에 대비하여야 할 주의의무는 없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의 전적인 과실로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소결

그렇다면 원고 버스의 보험가입자는 위 27,318,680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1조 제4항에 따라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가불금 합계 27,318,680원 및 이에 대하여 악의의 수익자로 간주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이후로써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8. 5. 3.부터{민법 제748조 제2항제749조 제2항에 의하면, 악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에 법정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하고, 선의의 수익자가 패소한 때에는 그 소를 제기한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 보는데, 이 경우 '소를 제기한 때'란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이 계속된 때, 즉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때를 말하고,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하는 청구원인이 동일한 이상 소 제기 이후 청구금액을 확장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6. 8. 18. 선고 2016다4181 판결 등 참조)}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8. 11. 1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김형훈

판사 박광우

판사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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