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3도7952 공직선거법위반
피고인
1. A
2. B
3. C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법무법인 D ( 피고인들을 위하여 )
담당변호사 E
변호사 F, G, H ( 피고인 A, B을 위하여 )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 6. 27. 선고 2012노4499 판결
판결선고
2014. 1. 23 .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
피고인 C의 상고를 기각한다 .
이유
상고이유 (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 를 판단한다 .
1. 피고인 A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공직선거법 제230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금품 기타 이익 및 같은 법 제230조 제7항 제2호에서 정한 금품 · 향응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 ( 이하 이를 포괄하여 ' 재산상의 이익 등 ' 이라 한다 ) 에 대한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 속하는 행위는 구두에 의하여도 할 수 있고 그 방식에 제한은 없다. 그렇지만 재산상의 이익 등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가 사회통념상 쉽게 이를 철회하기 어려울 정도로 당사자의 진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서 외부적 · 객관적으로 나타나는 정도에는 이르러야만 비로소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재산상의 이익 등과 관련하여 어떠한 대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단지 의례적 · 사교적인 덕담이나 인사치레 표현에 불과하다 .
면 재산상의 이익 등 제공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 ( 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8869 판결 등 참조 ) .
한편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 .
나. 원심은, ( 1 ) 이 부분 공소사실의 핵심은 이 피고인 A에게 당내경선 승리를 위해 J을 그 아들에 대한 공직제공의 방법으로 영입할 것을 권유하였고, 피고인 A은 이를 받아들여 J에게 " 당선되면 아들 K을 국회 5 ~ 6급의 공직으로 데려가겠다 " 고 약속하면서 선거에서의 도움을 요청하였으며, J이 이를 승낙하였다는 것인데, 이에 부합하는 가장 핵심적인 증거는 I, J의 수사기관 및 제1심법정과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이라고 전제한 다음, ( 2 )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된 핵심사항에 관한 I , J의 진술내용은 수사기관 이래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있고, I, J의 진술은 기억력의 한계로 인해 다소 부정확한 부분이 있지만 그 내용은 객관적 사실관계의 기본적 사정들과 잘 들어맞는 것으로서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A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 ( 1 )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로는 I, J의 각 진술이 있다 .
한편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선거운동을 도와 줄 사람이라며 J을 소개시켜 주었고, J이 "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 K을 국회로 데려가 달라 " 고 부탁하였으나, " 무슨 뜻인지는 알지만 약속할 수는 없다 " 거나 " 나중에 상황이 되면 그때는 고려할 수 있는 이야기는 되겠지만 약속은 못드린다 " 고 말하였을 뿐, J에게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 K을 국회 5 ~ 6급 상당의 공무원으로 채용하겠다는 공직제공을 약속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
( 2 ) 그런데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으로부터 공직제공을 약속받은 일자나 K이 선거사무실에 출근하게 된 경위 등에 관한 I, J의 진술에는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일관성이 없고, 그 진술 상호 간에도 모순되는 부분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객관적 증거가 나올 때마다 그에 맞추어 수시로 진술이 번복되는 등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나타나 있다 .
( 가 ) I과 J은 피고인 A이 최초로 공직제공을 약속한 일자 및 J이 피고인 A을 만나 위 약속을 재확인한 일자에 관하여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하였고, 그 이유에 대하여는 기억이 희미하여 착각한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나, 진술이 번복된 경위 및 번복된 진술의 내용 등에 비추어 이를 단순히 기억력의 한계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
1 ) I과 J은 제1 내지 4회 경찰조사에서 " 2012. 1. 초 · 중순경 A을 처음 만나 식사를 했고, 2012. 1. 30. A이 K에 대한 공직제공을 약속하면서 선거운동을 도와 달라고 했으며, J이 다시 한 번 확약을 받기 위해 그 다음날 바로 A을 만났다 " 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
2 ) 그 후 피고인 A이 제출한 문자메시지 조회내역에 의해 2011. 12. 20. 피고인 A과 사이에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밝혀지자, J은 제5회 경찰 조사에서 " 날짜를 착각한 것 같다. 2011. 12. 19. I과 함께 A을 만나 공직제공을 약속받았다. A과 단둘이 만나 재확인 받은 것은 2012. 1. 31. 이 맞다 " 고 진술하면서, 2011. 12. 19. 공직제공 약속을 한 후 약 41일이 지난 2012. 1. 31. 다시 A을 만나 약속을 재확인한 이유에 대하여는 " 중간에 다시 한 번 확인을 했을 수도 있지만, 섣불리 이야기를 또 꺼내면 틀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상황을 지켜보다가 경선을 앞두고 모바일투표자 명단을 넘겨주기 전 확실히 해 두기 위해 다시 만나 약속을 재확인한 것이다 " 라고 진술하였고, 이후 경찰 피의자신문 및 검찰 제1회 피의자신문에서도 동일한 취지로 진술하였다 . 3 ) 그런데 통화내역조회 결과 공직제공 약속을 재확인한 날짜가 2012. 1. 31. 이 맞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자, I과 J은 검찰 제2회 피의자신문에서 " 기억이 잘못 되었다 .
A이 주장하는 대로 2011. 12. 29. A과 단둘이 만나 공직제공 약속을 재확인 받았다 " 고진술을 번복하였다 .
4 ) 이처럼 최초로 공직제공을 약속받은 것이 피고인 A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인지 , 두 번째 만난 자리에서였는지, 또한 공직제공을 약속받고 이를 재확인한 일자가 바로 그 다음날인지, 10일 후인지, 41일이 지난 뒤인지 등에 관해 I과 J의 진술이 계속하여 번복된 부분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
( 나 ) K이 피고인 A의 선거사무실에 출근하게 된 경위에 관한 J의 진술 역시 일관성이 없고 서로 모순되며, I의 진술과도 배치되어 믿기 어렵다 . 1 ) J은 제1회 경찰 조사에서 " 2012, 1. 31. A과 단둘이 만나 A으로부터 공직제공 약 속에 대한 확답을 받았고, 당시 A이 ' 사무실 직원들과 얼굴을 익혀야 되니 아들을 내일부터 선거사무실로 출근시키라 ' 고 하였고, 제가 솔직히 아들 옷도 사주고 준비도 시킬 겸 '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시키겠다 ' 고 하였다 " 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 2 ) 이어 J은 제5회 경찰 조사에서 " 2011. 12. 19. A과 처음 만났을 때는 아들을 선거 사무실에 출근시키라는 말은 없었다. 2012. 1. 중순이나 말경 이 먼저 ' K를 선거사무실에 출근시키는 것이 좋지 않냐 ' 라고 말한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되고, 2012. 1. 31 .
A과 다시 만날 때 A이 ' 선거사무실에 출근시키라 ' 는 말을 하여 출근을 시킨 것이다 " 라고 진술하였다 .
3 ) J은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에서 " 2012. 1. 30. A에게 문자메시지로 전화를 부탁하였고 그 무렵 A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제가 A에게 ' 할 얘기가 있으니 내일 만나자 ' 고 했다. 그 때 만나자고 한 이유는 첫째로 K를 선거사무실에 내보내도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둘째로 그동안 모았던 경선모바일 선거인단을 넘겨주면서 아들 문제를 다시 한 번 되짚기 위함이었다 " 라고 진술하였다 .
4 ) 그러나 J은 제2회 검찰 피의자신문에서는 " 2012. 1. 31. A이 ' 사무실 식구 중에 국회로 데리고 갈 사람이 있으니 아들을 사무실로 출근을 시켜서 얼굴을 익히는 게 좋지 않겠냐 ' 라고 얘기를 해서 ' 지금 아들이 뭐 하는 것도 있고 나중에 내 보내겠다 ' 라고 얘기했던 것 같다. 선거사무실에 잘못 출근시켰다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서 국회로 바로 데리고 가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 라고 진술하였다 . 5 ) J은 제1심법정에서 " 2011. 12. 29. A이 내일부터 아들을 사무실에 출근시키라고하여 제가 ' 아들이 지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니까 잘 알겠습니다 ' 라고 선의의 거짓말을 하면서 시간을 미루었던 것 같다. 같이 포럼을 했던 L, M, N도 보좌관 등을 희망하고 있었는데, 만약 K이 A의 사무실로 나가게 되면 얘네들이 저를 있는 대로 헐뜯고 다닐 것 같았고, 굉장히 그런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내심 ' 그냥 국회로 바로 데려가면 좋을 텐데, 말썽 날 텐데 ' 라는 생각이 들었다 " 고 진술하였다 . 6 ) 한편 I은,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에서는 " 2012. 1. 경 당시 청년 파트를 맡아 청년당원들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J에게 전화하여 K을 선거사무실에 내보라고 말하였다 " 고진술하였다가, 제2회 검찰 피의자신문에서는 " 2011. 12. 19. 제가 밥을 먹던 중에 A에게 ' K씨를 사무실에 출근시켜도 되겠네요 ' 라고 했더니, A이 ' 출근시켜도 되죠 '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딜이 이루어지고 나서 제가 J에게 ' K를 얼른 출근시켜라 ' 라고 몇 번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런데 J이 ' K가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그것을 마치면 출근시키겠다 ' 고 했던 것 같다 " 라고 진술하였다 .
( 다 )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I, J의 진술들 가운데에서 피고인A이 J에게 선거에서의 도움을 요청하면서 K에 대한 공직제공을 약속하였다는 진술 부분이 경험칙상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정한 것이라거나, 피고인 A이 K과 관련하여 의례적이거나 사교적인 수준에서 향후의 직원 채용 가능성에 대한 고려를 언급하는 정도를 넘어서서 사회통념상 쉽게 철회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정한 의지를 담아 K에 대한 공직제공 약속이 이루어졌다는 점에 관하여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
( 3 ) ( 가 ) 오히려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비롯하여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
1 ) 피고인 A은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 출마하기 위하여 2011. 12. 13. 경 예비후보자로 등록하고 선거운동을 하던 중 I의 소개로 2011. 12. 19 . 12 : 00경 인천 계양구 0에 있는 ' P ' 일반음식점에서 I과 함께 J을 만났다 . 2 ) 피고인 A은 2011. 12. 20. 10 : 14경 J에게 " 선배님 어제 배려해주셔서 감사드리고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 ^ A 올림 " 이라는 내용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J은 같은 날 10 : 29경 피고인 A에게 " 최선을 다해야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세요 도와드리겠 습니다 " 라고 답장을 보냈으며, 피고인 A은 다시 J에게 " 옙 ^ ^ " 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3 ) J의 요청으로 피고인 A은 2011. 12. 29. 오후경 인천 계양구 Q건물 202호에 있는 ' R ' 에서 J을 만났다 .
4 ) 피고인 A은 J으로부터 아들 K이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 다녀온 뒤 취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J에게 K을 선거사무실에 출근시켜 선거운동을 돕도록 제의하였고, 이에 따라 K은 2012, 2. 13. 부터 피고인 A의 선거사무실에 출근하였으며, 같은 날 J은 피고인 A에게 " 위원장님 아들 K 사무실에 출근시켰습니다 " 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
5 ) K은 선거사무실에 출근한지 며칠 만에 자신에게 일을 주지 않고 선거사무실 직원들이 자신을 따돌린다는 이유로 출근하지 않았다가, 2012. 2. 20. 경부터 다시 선거사무실에 출근하여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날 때까지 자원봉사자로 일하였다 . 6 ) 피고인 A은 2012. 3. 15. S당 ( 이하 ' S당 ' 이라 한다 ) 당내경선에서 인천 계양을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로 선출된 후 2012. 4. 11. 제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
7 ) 피고인 A은 K을 국회 인턴으로 채용하기로 결정하고 2012. 5. 24. 선거사무실 직원을 통해 K에게 국회 인턴 등록서류를 보냈는데, J은 피고인 A을 찾아가 K을 국회 6급 직원으로 채용하라며 항의하였고, 이에 피고인 A은 K을 만나 국회 인턴으로 일하면서 경력을 쌓을 것을 권유하였으나, J과 K은 이를 거절하였다 . ( 나 ) 위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피고인 A은 K을 선거사무실에 출근시켜 선거운동을 돕도록 하고 선거를 마친 후 국회 인턴으로 채용하려고 하였을 뿐, 이를 넘어서서 피고인 A이 K을 추천받은 후 국회의원 당선 후에 이르기까지 사이에 K을 국회 6급 직원으로 채용하려고 하였다거나 그와 같은 확정적인 의사나 의지를 가지고 있었음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다른 사정은 전혀 없다. 일반적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에 공개경쟁 방법 외에 지인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적격자를 선정하는 방법도 이용되며, 특히 채용 인원이 소수로서 상당한 신뢰관계가 필요한 경우에는 친지 등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후 일반적인 사무보조나 인턴 등의 과정을 통하여 인성, 능력 및 신뢰도를 평가하고 최종적으로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사회통념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이 피고인 A이 J으로부터 K을 추천받은 후에 선거사무 보조, 인턴 등의 과정을 거쳐 적격성을 판단하여 그 채용 여부를 결정하려고 하였다고 하여 통상적인 직원 채용과정을 벗어난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은 사정만을 가지고 K의 선거사무 보조 사무처리에 앞서 국회 6급 직원 채용에 관한 약속이 이루어지고 그 이행을 위하여 위와 같은 과정이 진행되었던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
한편, 원심은 피고인 A이 2011. 12. 20. J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이 선거 후 K을 국회 직원으로 채용하기로 약속하였다는 취지에 부합된다고 판단하여 이를 유죄의 사정으로 삼고 있으나, 위에서 본 것처럼 그 문자메시지에는 K에 관한 사항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고, 또한 그 내용은 피고인 A이 J의 배려에 대해 감사하고 J의 말을 명심하겠다는 것과 이에 대하여 J이 피고인 A을 돕겠다면서 선거에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하는 것으로서, 이를 가지고 K의 국회 직원 채용에 대한 승낙 사실을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로 삼기는 어렵다 .
라.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I, J의 진술들에 기초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공직선거법의 선거운동 등과 관련된 재산상의 이익 등 제공의 약속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 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2. 피고인 B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금품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품공여자나 금품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의 진술이 각기 일부는 진실을, 일부는 허위나 과장 · 왜곡 · 착오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으므로,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사실심 법관으로서는 금품공여자와 피고인 사이의 상반되고 모순되는 진술들 가운데 허위 · 과장 · 왜곡 · 착오를 배제한 진실을 찾아내고 그 진실들을 조합하여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러한 노력 없이 금품공여자의 진술 중 일부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그가 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은 모두 신빙하고 이와 배치되는 피고인의 주장은 전적으로 배척한다면 , 이는 피고인의 진술에 일부 신빙성이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 전부를 신빙할 수 있다고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논리의 비약에 지나지 않아서 그에 따른 결론이 건전한 논증에 기초하였다고 수긍하기 어렵다 (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 .
나아가 금원 제공을 포함하여 여러 사실관계에 관하여 주장하는 사람의 진술을 신뢰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심사해 본 결과 그 중 상당한 진술 부분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 등이 밝혀짐에 따라 그 부분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경우라면, 그 진술의 신빙성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허물어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니, 비록 금원 제공에 관한 나머지 진술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객관적 사정 등이 직접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진술만을 내세워 함부로 나머지 일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
나머지 일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려면 신빙성을 배척하는 진술 부분과는 달리 이 부분 진술만은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제시되거나, 그 진술을 보강할 수 있는 다른 증거들에 의하여 충분히 뒷받침되는 경우 등 합리적인 의심을 해소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참조 ) .
나. 원심은, ( 1 ) 이 부분 공소사실의 핵심은 I, J이 피고인 B에게 피고인 A의 자문위원 회비 60만 원, T포럼 ( 이하 ' T포럼 ' 이라 한다 ) 의 창립대회 선물비용 및 야유회 경비 등으로 300만 원의 지원을 요청하였고, 피고인 B은 그 지원을 수락하면서 피고인 C을 소개시켜 지원하게 하고, 피고인 C은 피고인 B의 제안을 받아들여 300만 원을 I에게 교부하였다는 것인데, 이에 부합하는 핵심 증거로는 1, J의 수사기관 및 제1심 법정과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이 있다고 전제한 다음, ( 2 )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I, J이 기부금을 요구한 시점이나 피고인 B, C을 만나게 된 경위 등을 진술하면서 기억력의 한계로 인하여 진술시점에 따라 그 진술내용이 다소 달라진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I, J이 자신들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사실을 말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전체적으로 그 진술내용에서 언급하는 기본적 사실관계는 객관적 사정과 잘 조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I, J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B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 ( 1 )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가장 직접적인 증기로는 I, J의 각 진술이 있다 .
한편 피고인 B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I 등이 여러 차례에 걸쳐 T포럼의 부회장으로 적당한 사람을 소개시켜 달라고 요구하였고, 이를 거절할 수 없어 피고인 C을 소개시켜 주었을 뿐, I이나 J으로부터 T포럼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해 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으며, 피고인 C이 I에게 금품을 제공한 행위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
( 2 ) 그런데 위 1. 항에서 본 것처럼 공직제공 약속에 관한 I, J의 진술 부분에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그들의 진술의 신빙성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허물어졌다고 보아야 하고,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기부행위에 관한 I, J의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신빙성을 배척하는 공직제공 약속에 관한 진술 부분과는 달리 이 부분 진술만은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제시되거나 그 진술을 보강할 수 있는 다른 증거들에 의하여 충분히 뒷받침되는 경우 등과 같이 그 진술이 허위나 과장 · 왜곡 등을 포함하고 있는지에 관한 합리적인 의심을 해소할 만한 사정이 존재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그러나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비롯하여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B에게 요구한 돈의 명목과 피고인 B이 기부를 승낙한 시기 등에 관한 I, B의 진술에는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일관성이 없고, 그 진술 상호 간에도 모순되는 부분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증거가 나올 때마다 그에 맞추어 수시로 진술이 번복되는 등 오히려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나타나 있다 . ( 가 ) I은 경찰 제1회 조사에서 " 야유회 및 창립비용으로 300만 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 고 진술하였다가, 경찰 제2회 조사에서는 " 단합대회 경비와 창립대회 선물비 , A의 자문위원 1년 치 연회비를 합하여 300만 원을 받았다 " 고 진술을 번복하였고, 다시 제4회 경찰 조사에서는 " B과 C, 제가 앉은 자리에서 남편도 함께 있었는데, J을 기다리던 중 저와 B이 T포럼 창립대회 및 단합대회에 필요한 경비지원금 250만 원을 C이 지원해 주겠다는 말을 남편도 들은 사실이 있다 " 고 진술하였으며, 이후 검찰 피의자신문부터는 대체로 " 피고인 A의 60만 원과 창립대회 선물비 190만 원, W 야유회 차량경비 50만 원 합계 300만 원을 지원해 달라고 했다 " 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
한편 J은 경찰 제1회 조사에서 " A 후보 측에서 현금 300만 원을 지원해 주어 T포럼 단합대회 경비 등으로 사용하였다 " 고 진술하였다가, 경찰 제2회 조사에서는 " A이나 B이 C으로부터 받은 300만 원을 A이나 C의 몇 년치 회비라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그것은 절대로 아니다. C으로부터 받은 300만 원은 B이 야유회 경비로 지원한 것이고, 300만 원을 야유회 경비로 쓰고 남으면 창립대회시 회원들에게 줄 선물을 구입하려고 하였다 " 라고 진술하였다 .
이처럼 피고인 B에게 요구한 돈의 명목에 관한 I의 진술은 상황에 따라 진술이 번복되는 등 일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과 B의 진술은 중요한 부분에서 서로 내용이 모순되어 선뜻 믿기 어렵다 .
( 나 ) 1은 피고인 B, C과 함께 기부금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눌 때 J이 함께 있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아래와 같이 객관적인 사실들이 드러날 때마다 그에 맞추어 기부금을 논의한 시점 및 당시 참석자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였다 .
1 ) I은 제1회 경찰 조사에서 " 12시가 조금 넘어 J이 도착하였고, 4명 모두 양대창집으로 자리를 옮겨 J은 만두국, 나머지는 비빔밥을 시켜 먹은 후 그곳에서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며 기부금의 액수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라고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
2 ) 그러나 J이 당시 함께 식사를 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자 [ 제3회 경찰 조사에서 " 우선 U갤러리에 도착하여 저와 B, C, J 4명이 이야기를 하였고, 점심은 J이 약속이 있다고 하여 같이 하지 않았고, 당시 제 남편이 점심을 먹지 않아 함께 참석하여 4 명이 식사를 하였다 " 라고 진술을 번복하면서, " 식사 후 제가 카운터에서 커피를 빼왔는데 그 사이 B이 돈을 지불하러 가는 것을 보고 C이 ' 내가 낼 건데 ' 하니 B이 웃으면서 계산을 하였다. 분명히 B이 식사대금을 지불하는 것을 보았다 " 고 마치 직접 목격한 듯이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
3 ) 그 후 피고인 C이 당시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서를 제출하여 점심식사를 같이 한 사람이 4명이 아닌 3명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I은 제4회 경찰 조사에서 " C과 대질을 하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C의 말대로 3명이 식사를 한 것 같기도 하고, 4명이 점심을 먹은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상황에서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C을 만나 점심을 먼저 먹고 U갤러리로 가서 이야기를 했는지, U갤러리에서 먼저 만나 이야기를 하고 점심을 먹었는지 정확하지 않다 " 라며 또다시 진술을 번복하였다 . 4 ) I은 제1심 법정에서 " U갤러리에서는 피고인 B이 이야기 하지 않았다. 식당에서 한 이야기를 제가 그대로 J에게 설명하였다. 피고인 B은 식당에서 한 번만 이야기 하였다 " 라고 진술하였으나, J은 제1심 법정에서 " U갤러리에서 B으로부터 기부금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 라고 달리 진술하였다 . ( 다 ) 1은 피고인 C으로부터 돈을 받기로 한 방법과 관련하여, ① 제1회 경찰 조사에서 " 이때 저와 B만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협의를 하였고, C과 J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옆에 앉아만 있었다. 그리고 이때 B이 저와 C에게 돈은 반드시 현금으로 주고받 으라고 하였고, 그때 C은 알았다고만 하였으며, 이때는 언제, 어떤 방법으로 돈을 주고 받을지에 대한 협의 없이 그냥 금액만 정하고 서로 헤어졌다 " 고 진술하였으나, ② 제3회 경찰 조사에서는 " 제가 C에게 제 농협계좌번호를 적어서 우선 주었더니 B이 ' 그럼 회장님 계좌도 알려줘라 ' 고 해서 그 자리에서 V 회장에게 전화하여 계좌번호를 적어 C에게 계좌번호까지 적어서 전달해 준 사실이 있다 " 라고 진술을 번복하였고, ③ 제1심 법정에서는 " 제가 먼저 회장 V에게 전화하였더니 ' 지금 외부에 있어서 계좌번호를 가르쳐줄 수 없다 ' 고 하였다. 그래서 제가 ' 그러면 제 통장을 가르쳐 주겠다 ' 고 하면서 제계좌번호를 써서 주었다. B은 V 계좌번호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저도 그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 라고 또다시 진술을 번복하였는데, 이와 같이 I의 진술이 여러 차례 번복된 점에 비추어 과연 피고인 B, C을 만난 자리에서 돈을 주고받기로 약속한 사실이 있는지 의심이 든다 .
( 라 ) 또한 1은 피고인 B이 기부를 승낙한 시기에 관하여, 검찰 피의자신문에서 " 2012. 2. 초순경 B에게 ' A의 연회비 60만 원과 창립대회 선물비용 190만 원을 합하여 250만 원을 지원해 달라 ' 고 말했더니 당시에는 ' 알아보겠다 ' 고 말하고 아무 대답이 없었다. 이후 K 문제로 U갤러리에서 B을 만났는데 그 때 K 문제를 의논하면서 지원금을 다시 물어봤더니 ' 알아봐주겠다 ' 고 했다. K가 사무실에 나가기 전에는 같은 편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아서 확답을 하지 않았는데 K가 사무실에 나가게 되자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인 답을 해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 라고 진술하였으나, 이 K 문제로 U갤러리에서 피고인 B을 만난 날은 2012. 2. 18. 이고, 피고인 B이 피고인 C을 소개하고 기부금의 지급 및 액수를 확정하였다는 날 역시 2012. 2. 18. 이어서, I의 이 부분 진술은 그 자체로 모순된다 .
( 마 ) I은 ① 경찰에서는 " 2012, 2. 18. B에게 ' 창립대회는 선거 끝나고 할 것이고 W로 단합대회도 간대요 ' 라고 하면서 단합대회와 창립대회 비용으로 300만 원 가량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 고 진술하여 이미 2012. 2. 18. 당시에 T포럼이 W로 단합대회를 가기로 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② 제1심 법정에서는 피고인 B으로부터 피고인 C을 소개받은 뒤인 " 2012. 2. 22. V으로부터 W로 단합대회를 간다는 말을 들었다 " 고 진술을 번복하였다가, 경찰에서 한 앞서의 진술이 제시되자 " 정확한 날짜를 모르겠다 " 고 진술하였으며, ③ 원심법정에서는 " 창립대회 대신 야유회를 가기로 결정한 사실은 2012. 2, 10. 에서 2. 16. 즈음에 J으로부터 들어서 알게 되었다 " 라고 또 다시 진술을 번복하였음을 알 수 있고, 이와 같이 이 계속하여 진술을 번복한 점에 비추어 보면 과연 2012. 2. 18. 무렵 T포럼에서 W로 야유회를 가기로 결정되어 참가자 모집과 비용 마련이 진행 중이었는지에 관하여 의문이 든다 . ( 3 )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B이 피고인 A의 자문위원 회비, T포 럼의 창립대회 선물비용 및 야유회 경비 등의 지원을 위해 피고인 C을 통하여 I에게 300만 원을 교부하였다는 I, J의 진술 부분이 경험칙상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정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
( 4 ) ( 가 ) 오히려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
1 ) T포럼은 2012. 1. 16. 경 I, J 등 10여 명이 참가하여 발기인 모임을 개최하고 , 2012. 2. 6. 경 V을 회장으로 하여 임원진을 구성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I, J은 피고인B에게 T포럼의 부회장으로 적당한 사람을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하였다 . 2 ) 피고인 B은 2012. 2. 18. I이 운영하는 U갤러리에서 I, J에게 X병원 영상의학과 과장인 피고인 C을 소개시켜 주었으며, 피고인 C은 그 자리에서 T포럼 부회장을 맡기로 하고 회원가입신청서를 제출하였다 .
3 ) I은 2012. 2. 25. 12 : 04경 피고인 C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곧이어 피고인C이 에게 전화를 걸어 서로 통화를 하였으며, I은 2012. 2. 27. 12 : 35경 피고인 C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 같은 날 15 : 00경 J과 함께 피고인 C이 근무하는 X병원으로 찾아가 피고인 C으로부터 300만 원을 받아 이를 V에게 전달하였다 . 4 ) T포럼은 2012. 2. 29. W에서 야유회를 개최하였는데, 야유회 출발장소에는 피고인 A 외에도 S당 계양갑 국회의원인 Y, Z당 계양갑 예비후보인 AA, Z당 소속 AB장인 AC, AD당 계양을 예비후보인 AE 등이 나와 인사를 하였고, 야유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일부 회원이 피고인 A 및 Y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하였다가 다른 회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
5 ) T포럼 회원들 중 상당수는 계양갑 선거구 내에 주소를 두고 있어 계양을 선거구 후보자 확정을 위한 당내경선에서 모바일 선거인단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없었고, 회원들 중에는 Z당 지지자들도 포함되어 있었으며, 피고인 B이 I, J에게 피고인 C을 소개시켜 준 2012. 2. 18. 무렵까지 T포럼 정관이나 회칙이 완성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창립대회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
6 ) 한편 I은 경찰 조사에서 " 2012. 2. 초순경 피고인 B에게 ' T포럼 야유회 등을 위해 경비를 지원해 달라 ' 고 요청하였더니 피고인 B이 ' 직접 지원을 하면 선거법에 걸릴 수 있으니 사람을 보내어 스폰할 수 있도록 해 보겠다 ' 고 하였다 " 라고 진술하였다 . ( 나 )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나 J이 피고인 B에게 T포럼 관련 경비 지원을 요청하였다는 2012. 2. 초경에는 T포럼이 피고인 A을 지지하는 모임으로서 당내경선 등과 관련하여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직과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과연 피고인 B이 제3자를 내세워서까지 T포럼에 대한 경비지원 요청을 수락하였을지 의문이 들고, 피고인 B이 선거법위반을 염려하면서 경비를 직접 지원하는 대신 사람을 보내 지원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하였다면 피고인 B으로서는 선거법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지 않으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I, J과 함께 선거법에 위반될 수 있는 기부행위의 내용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였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등, 피고인 B이 피고인 C에게 T포럼에 대한 경비지원을 요청하였다거나 피고인 C의 금품 제공 과정에 직접 관여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들이 나타나 있다 .
라.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I, J의 진술들에 기초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단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금 품공여자 등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 평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마. 나아가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의 여론조사 공표방법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
경합범으로 동시에 기소된 사건에 대하여 일부 유죄, 일부 무죄를 선고하는 등 판결 주문이 수개일 때에는 그 1개의 주문에 포함된 부분을 다른 부분과 분리하여 일부상소를 할 수 있고 당사자 쌍방이 상소하지 아니한 부분은 분리 확정되므로, 경합범 중 일부에 대하여 무죄, 일부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를 한 경우,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하지 아니한 유죄판결 부분은 항소기간이 지남으로써 확정되어 항소심에 계속된 사건은 무죄판결 부분에 대한 공소뿐이며, 그에 따라 항소심에서 이를 파기할 때에는 무죄 부분만을 파기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도140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도10985 판결 등 참조 ) .
원심은, 제1심판결 중 피고인 B의 기부행위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유죄로 인정하면서, 이 부분은 제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여론조사 공표방법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을 선고하되 공직선거법 제18조 제3항 후단에 정한 형을 선고하는 때에는 형을 분리하여 선고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 전부를 파기하고, 여론조사 공표방법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는 벌금 100만 원, 기부행위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 부분에 대하여 ,는 벌금 300만 원을 각 선고하였다 .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이미 유죄로 확정된 여론조사 공표방법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 부분까지 다시 심리하여 이 부분에 대하여 새로이 형을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심리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3. 피고인 C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C이 피고인 B과 공모하여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 관하여 I, J에게 피고인 A을 위한 T포럼 자문위원 회비 및 T포럼 창립대회 비용과 야유회 비용 명목으로 300만 원을 기부하였다고 판단하여, 정상적인 회비로 수수한 것인지 아니면 T포럼 야유회 비용으로 수수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는 이유로 60만 원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
원심이, 피고인 C이 피고인 B과 공모하였다고 설시한 것은 위 2. 항에서 본 피고인 B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비추어 잘못이다. 그렇지만,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C이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 관하여 후보자 피고인 A을 위하여 T포럼 자문위원 회비 및 T포럼 창립대회 비용과 야유회 비용 명목으로 300만 원을 기부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진술의 신빙성, 공판중심주의 및 직접심리주의, 범죄사실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기부의 귀속주체 및 전달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으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4.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 A, B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C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대법관
재판장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이상훈
주 심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