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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5다33441 판결
[회원지위확인][공2018상,265]
판시사항

[1] 약관의 해석에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 및 이러한 법리는 회사가 작성한 회칙이 약관으로서 회원과 회사 사이의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2] 갑 주식회사가 헬스장, 골프연습장, 사우나 등의 시설을 갖추고 회원들로부터 보증금, 입회금, 연회비를 받아 운영하던 기존 클럽의 회칙 규정을 ‘시설의 개보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클럽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시 폐쇄하거나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에서 ‘시설의 개보수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경우에는 사전에 이를 공고한 후 클럽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폐쇄 또는 이용을 제한할 수 있고, 운영상 불가피한 사정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없을 경우 시설을 폐쇄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개정한 다음, 을 등 회원들에게 ‘수년 간 지속된 적자로 클럽 유지가 불가능하여 개정된 회칙 규정에 따라 기존 클럽의 사업을 중단하고 폐쇄하며 입회보증금 및 잔여 회비를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공고를 한 후 이용계약 해지를 통지하여 기존 클럽을 폐쇄하고, 같은 장소에서 헬스장, 사우나, 수영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회원들로부터 보증금과 입회금 없이 연회비만 받는 형태의 신규 클럽을 설치하여 운영하자, 을 등이 해지통지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면서 회원지위 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위 해지통지는 부적법하고,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이용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며 을 등은 기존 클럽의 회원지위를 유지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약관의 해석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해당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개 계약 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위와 같은 해석을 거친 후에도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는 등 해당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하거나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작성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회사가 작성한 회칙이 약관으로서 회원과 회사 사이의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갑 주식회사가 헬스장, 골프연습장, 사우나 등의 시설을 갖추고 회원들로부터 보증금, 입회금, 연회비를 받아 운영하던 기존 클럽의 회칙 규정을 ‘시설의 개보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클럽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시 폐쇄하거나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에서 ‘시설의 개보수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경우에는 사전에 이를 공고한 후 클럽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폐쇄 또는 이용을 제한할 수 있고, 운영상 불가피한 사정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없을 경우 시설을 폐쇄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개정한 다음, 을 등 회원들에게 ‘수년 간 지속된 적자로 클럽 유지가 불가능하여 개정된 회칙 규정에 따라 기존 클럽의 사업을 중단하고 폐쇄하며 입회보증금 및 잔여 회비를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공고를 한 후 이용계약 해지를 통지하여 기존 클럽을 폐쇄하고, 같은 장소에서 헬스장, 사우나, 수영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회원들로부터 보증금과 입회금 없이 연회비만 받는 형태의 신규 클럽을 설치하여 운영하자, 을 등이 해지통지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면서 회원지위 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갑 회사가 기존 클럽을 폐쇄하기 전 이미 신규 클럽 설치를 위한 설계도급계약 및 사업계획 변경승인 신청을 한 점, 위와 같은 시설 및 운영 형태의 변화만으로는 신규 클럽이 기존 클럽과의 동일성을 완전히 상실하여 기존 클럽 회원의 지위를 부정하여야만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갑 회사는 기존 클럽이 있던 장소에 신규 클럽을 설치하는 공사를 하기 위하여 기존 클럽을 폐쇄한 것으로 이는 일시적인 폐쇄에 해당하고, 기존 클럽의 회칙 규정은 개정 전후를 불문하고 이를 이용계약의 해지사유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위 해지통지는 부적법하고,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이용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며 을 등은 기존 클럽의 회원지위를 유지한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별지 원고들 명단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더블유에스개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최승진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약관의 해석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해당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개 계약 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위와 같은 해석을 거친 후에도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는 등 해당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하거나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작성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다35226 판결 ,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7다512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회사가 작성한 회칙이 약관으로서 회원과 회사 사이의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원심판결의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1) 피고는 1982. 6. 30. 서울 서초구 (주소 생략)에 있는 ○○○○○호텔(이하 ‘이 사건 호텔’이라 한다)에 헬스장, 골프연습장, 사우나 등의 시설을 갖추고 ‘○○○○○호텔 사우나 & 헬스클럽’(이하 ‘이 사건 기존 클럽’이라 한다)이라는 상호로 회원을 모집하여 운영하여 왔다.

(2)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원고들이 보증금, 입회금 및 연회비를 납부하고 피고는 그 대가로 이 사건 기존 클럽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이용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보증금, 입회금을 납부하거나 일정한 수수료를 지급하고 기존 회원의 지위를 양수한 후 매년 연회비를 납부하면서 이 사건 기존 클럽의 시설을 이용하여 왔다.

나. 피고는 2012. 1. 1. 이 사건 기존 클럽의 회칙 제12조에서 ‘시설의 개보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클럽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시 폐쇄하거나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던 것을 ‘시설의 개보수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경우에는 사전에 이를 공고한 후 클럽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폐쇄 또는 이용을 제한할 수 있고(제1항), 운영상 불가피한 사정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없을 경우 시설을 폐쇄할 수 있다(제2항)’는 내용으로 개정하였다.

다. 피고는 2013. 1. 29.경 이 사건 기존 클럽의 회원들로 구성된 운영자문위원회 위원장에게 최근 6년간 지속된 적자로 클럽 유지가 불가능하여 위와 같이 개정된 회칙 제12조에 따라 2013. 7. 말 이 사건 기존 클럽의 사업을 중단하고 폐쇄하며 회원들에게 입회보증금 및 잔여 회비를 반환하겠다는 내용을 알리고, 2013. 3. 29.경부터 2013. 7. 31.경까지 이 사건 기존 클럽 내에 위와 같은 취지의 공고를 하였으며, 원고들을 비롯한 회원들에게 같은 내용의 통지(이하 ‘이 사건 해지통지’라 한다)를 한 후 2013. 8. 말경 이 사건 기존 클럽을 폐쇄하였다.

라. 피고는 2013. 10. 22.경 이 사건 클럽 내 골프연습장에 대하여 폐업신고를 하고, 그 후 이 사건 기존 클럽이 있던 공간 등에 공사를 하여, 2014. 10.경 헬스장, 사우나, 수영장 등의 시설을 갖춘 ‘△△△△ 휘트니스 클럽’(이하 ‘이 사건 신규 클럽’이라 한다)을 설치하고 회원모집을 하였다.

3.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지통지가 적법하고 설령 그렇게 볼 수 없다 하더라도 현재 이 사건 이용계약의 목적물이 사회통념상 존재한다고 볼 수 없어 피고가 이 사건 이용계약에서 정한 급부를 이행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이용계약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하였다.

4. 그러나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가. (1) 피고는 2013. 1. 10. 주식회사 종합건축사무소 동일건축과 사이에 ○○○○○호텔의 증개축에 관한 설계도급계약을 체결하고, 2013. 5. 28. 서초구청장에게 사업계획 변경승인 신청을 하였다.

(2) 피고는 그 후 위 사업계획 변경승인 신청에 따른 행정절차의 진행 상황에 맞추어 이 사건 기존 클럽에 대한 공사를 진행하여 이 사건 신규 클럽을 설치하였다.

(3)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기존 클럽을 폐쇄하기 전 이미 이 사건 신규 클럽 설치를 위한 설계도급계약 및 사업계획 변경승인 신청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기존 클럽이 있던 장소에 이 사건 신규 클럽을 설치하는 공사를 하기 위하여 이 사건 기존 클럽을 폐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피고가 이 사건 기존 클럽의 폐쇄를 이 사건 해지통지의 사유로 들었으므로 결국 피고는 이 사건 신규 클럽 설치 공사를 하기 위하여 이 사건 해지통지를 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나. (1) 이 사건 기존 클럽의 회칙에는 그 소재지를 서울 서초구 (주소 생략) ○○○○○호텔로 명시하고 있고 이 사건 신규 클럽도 같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두 클럽 모두 피고에 의하여 운영되고 있다.

(2) 이 사건 기존 클럽은 이 사건 호텔 3층에 남자사우나(478.41㎡), 4층에 헬스장(174.75㎡), 5층에 타석이 4개인 골프연습장(74.84㎡)을 두고 있었고, 이 사건 신규 클럽은 이 사건 호텔 3층에 남자사우나(335.55㎡), 여자사우나(191.56㎡), 4층에 헬스장(256.6㎡), 5층에 수영장 공조실(83.76㎡), 6층에 수영장(444.47㎡)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신규 클럽에는 이 사건 기존 클럽에 있던 골프연습장이 없어지는 한편 여자사우나, 수영장 등이 새로 설치되었으나 남자사우나와 헬스장은 그 위치에서 일부 면적이 증감되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3) 이 사건 신규 클럽은 이 사건 기존 클럽과 달리 회원들로부터 보증금과 입회금을 받지 아니하고 연회비만 받는 형태로 운영되나, 이 사건 기존 클럽의 경우에도 회원들이 연회비를 납부하여야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사건 기존 클럽의 세칙에서 보증금, 입회금 및 연회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 그에 따르면 피고는 클럽의 운영상 필요한 경우 연회비를 인상할 수 있다.

다. 이 사건 기존 클럽의 회칙에 의하면 원고들은 사우나, 헬스장, 골프연습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 사건 신규 클럽에 여성사우나가 설치되어 여성회원의 이용이 가능하게 되었으나 그로 인하여 원고들의 이용에 장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종전에 있던 골프연습장이 없어지고 그 대신 수영장이 설치되었으나, 골프연습장의 면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으므로 이 사건 이용계약에 의한 사용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정도의 사유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수영장이 설치됨으로써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원고들이 적절한 비용 부담 아래 이를 이용할 수 있다면 시설 이용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할 수 있으므로, 원고들이 이러한 시설 변경 사정을 이유로 탈회하지 아니하는 이상 그 사정만으로 인하여 이 사건 이용계약이 당연히 종료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결국 위와 같은 시설 및 운영 형태의 변화만으로는 이 사건 신규 클럽이 이 사건 기존 클럽과의 동일성을 완전히 상실하여 이 사건 기존 클럽 회원의 지위를 부정하여야만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원고들이 위와 같은 변화를 수용하여 탈회를 원하지 아니하고 그 변화에 상응하는 연회비를 납부하고 회원지위를 계속 유지할 의사가 있는 이상, 이 사건 이용계약에 기초한 정상적인 이용을 기대할 수 없는 다른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이용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5. 이러한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이 사건 신규 클럽 설치 공사를 하기 위하여 이 사건 기존 클럽을 폐쇄한 것은 일시적인 폐쇄에 해당하고, 이 사건 기존 클럽의 회칙 제12조가 그 개정 전후를 불문하고 이를 이 사건 이용계약의 해지사유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이용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지통지는 부적법하고,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이용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며 원고들은 이 사건 기존 클럽의 회원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6.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이에 어긋나는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해지통지가 적법하거나 이 사건 이용계약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이 사건 이용계약의 해석 및 해지사유, 채무의 이행불능 및 계약관계의 종료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만 원심판결 이유 등에 의하면, 이 사건 기존 클럽의 시설은 개장 이후 30년이 넘도록 별다른 개보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상당히 노후한 것이었던 반면 이 사건 신규 클럽의 시설은 상당한 비용을 들여 최신의 것으로 교체가 이루어졌고 그 시설 면적도 늘어났으며, 또한 종전의 계속된 적자 운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회원들이 운영비용을 추가로 분담할 필요성도 있었던 사정 등이 나타나 있다. 연회비는 시설이용의 대가로서 피고는 이 사건 기존 클럽의 세칙에 따라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를 인상할 수 있으므로(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35098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위와 같은 사정들과 아울러 이 사건 신규 클럽과 유사한 시설과 입지조건을 갖춘 서울에 있는 다른 클럽의 연회비, 원고들의 입회보증금 액수(원고들의 주장에 의하면 200만 원, 300만 원 또는 500만 원이다)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금액의 연회비를 정할 수 있고, 만약 원고들이 그와 같이 합리적으로 정하여진 연회비의 납부를 계속 거절하고 피고의 납입 독촉에 불응하는 경우에는 피고는 이를 이유로 회칙에 따라 회원자격 상실을 이유로 이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음을 지적해 둔다.

7.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원고들 명단: 생략]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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