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9나13245 종중총회 결의 무효
원고항소인
1. A
2. B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날로
담당변호사 조용무
피고피항소인
C 문중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관표
변론종결
2019. 10. 1.
판결선고
2019. 10. 24.
주문
1. 제1심 판결 중 ① 운영위원 위촉 결의 부분, ② E에 대한 총무 선임 결의 부분, ③ S에 대한 감사 선임 결의 부분, ④ 세종특별자치시 P 임야 1,543㎡ 매각에 관한 추인 결의 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6. 11. 3. 개최한 종중총회에서 한 ① 운영위원 위촉 결의, ② E에 대한 총무 선임 결의, ③ S에 대한 감사 선임 결의, ④ 세종특별자치시 P 임야 1,543m 매각에 관한 추인 결의는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4. 소송 총비용 중 5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6. 11. 3. 개최한 종중총회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원고들은 제1심에서 제1심 공동피고 D에 대하여 피고 회장 직무집행금지 청구를, 제1 심 공동피고 E에 대하여 피고 총무 직무집행금지 청구를 하였으나, 제1심 법원은 원고들의 D, E에 대한 소를 각하하였다. 원고들은 제1심 판결 중 D, E 부분에 대하여도 항소하였으나 2019. 9. 3. 제1회 변론기일에서 D, E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였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사이의 관계
1) 피고는 F씨 27세손 G을 공동선조로 하여 그 후손들을 종중원으로 하는 종중이고 원고들과 D, E은 그 종중원들이다.
2) 피고는 2015. 1. 16. 개최된 임시총회에서 R을 회장으로 선임하였다.
3) 한편, 피고에는 위 G의 자손인 F씨 30세손 I을 공동선조로 하는 J파와 31세손들을 공동선조로 하는 K파, L파, M파, N파, 파 등의 소총중이 소속되어 있다.
나. 이 사건 토지 매각 결의 및 이 사건 정기총회
1) 피고는 2015. 11. 28.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피고 소유인 세종특별자치시 P 임야 1,543㎡(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1)를 세종특별자치시에 매각하기로 하는 결의(이하 '이 사건 토지 매각 결의'라 한다)를 하였고, 세종특별자치시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대전지방법원 세종등기소 2015. 12. 21. 접수 제93575호로 2015. 12. 21. 공공용지의 협의취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2)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의 종중원들이 2015. 11. 28.자 임시총회가 소집통지 없이 개최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자, 피고는 2016. 1. 13. 이 사건 토지 매각결의를 추인하기 위하여 임시총회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2016. 1. 13.자 임시총회에서 이 사건 토지 매각에 관한 추인 결의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당시 피고의 회장이던 R이 이 사건 토지 매각 결의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사임하였다.
3) 피고는 2016. 11. 3. 정기총회(이하 '이 사건 정기총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① R을 회장에서 해임하는 결의, ② D을 회장으로, E을 총무로, S을 감사로 각 선임하는 결의, ③ 종중규약 개정안에 따라 하위 종파의 회장 및 총무를 운영위원으로 위촉하는 결의, (4) 이 사건 토지 매각에 관한 주인 결의를 각각 의결하였다.다. 이 사건 소송의 제기 및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에 대한 추인 결의
1) 원고들은 2018. 10. 18. 대전지방법원에 피고 등을 상대로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무효확인 등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대전지방법원 2018가합107347호), 2) D, E 등은 2019. 2. 20.경 피고의 연고항존자인 W에게 피고의 회장 선임 등을 위하여 임시총회를 소집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W을 대리한 W의 아들 X는 D이 작성하여 온 임시총회 소집에 관한 위임장에 W의 이름을 서명하고 W의 도장을 날인한 후, D에게 이를 교부하였다.
3) X는 2019. 3. 17. D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고 한다)를 하였다.
2019. 2. 20. 당시 귀하의 설명에 의하면 대전지방법원 2018가합107347호 사건 재판부 에서 발행한 문서라고 보여주며 설명을 하여 귀하의 말을 믿고 서명·날인하였으나, 추후 귀하에게 확인해보니 귀하는 그런 문건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 하여 연고항존자인 부친 에게 말씀을 드리니 아직 재판중인 사안이니 당시 서명날인 해준 위임장이 무효임을 통 지하라 하여 2019. 2. 20. 작성된 위임장은 무효임을 통지합니다. 추후 총회소집 및 기 타사항에 대하여 연고항존자의 위임이 필요하면 해당 재판부에서 발행한 문서가 있거나 이에 준하는 경우 서명·날인해주겠다는 연고항존자의 말씀이 있었음을 전합니다. |
4) D은 2019. 3. 26. 피고의 종중원 1,083명2)에 대하여 ① 문중대표자를 포함한 임원 선출의 건, ② 문중규약의 제정(전면개정)의 건, 3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사항에 대한 추인(임원 선임 부분 제외)의 건, ④ 기타 필요한 사항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총회를 2019. 4. 14. 11:00 세종특별자치시 Y에 있는 Z식당에서 소집한다는 통지를 하였다. D이 보낸 소집통지서에는 '피고 연고항존자 W, 피고 회장 D'이 소집통지자로 기재되어 있었다.
5) 피고는 2019. 4. 14. 종중원 140명(실제 참석 22명 3), 위임장 제출 118명4))이 참석하여 개최된 임시총회(이하 '이 사건 임시총회'라고 한다)에서 ① 피고의 규약 개정결의, ② D을 회장으로, E을 운영총무로, T을 재무총무로, S을 감사로 각 선임하는 결의, ③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 중 이 사건 토지 매각에 관한 재추인 결의, ④ 원고 A에 대한 5년 종중원 자격정지의 징계 결의를 각각 의결하였다.
라. 피고의 규약이 사건 정기총회 및 임시총회를 각 개최할 당시 적용되던 피고의 규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6조(임원의 구성과 임기) 본 종중은 의장 1명, 부의장 1명, 감사 1명을 두되 임기는 각 3년으로 한다. 제7조(회의종류) 본 종중은 정기회의와 임시회의를 둔다. 제8조(정기총회의 개최일) 정기총회는 매년 12월 1일로 한다. 제9조(임시총회의 개최일) 임시총회는 의장 또는 재적 종중원 1/4 이상의 요구에 따라 수시로 개최한다. |
[인정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0, 14 내지 16, 18, 21호증, 을 제1, 2, 5, 6, 1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의 주장
1) 이 사건 정기총회는 정당한 소집권자에 의하여 소집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종중원들에 대한 소집통지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채, 피고의 규약에 정해진 정기총회 일이 아닌 날에 일부 종중원들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개최되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정기총회에서 한 각 결의는 절차상 하자가 있어 모두 무효이다.
2) D의 소집하에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를 추인하는 취지로 행하여진 이 사건 임시총회 결의는 아래와 같은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므로 부적법하다.
가) 원고 B은 2016. 1. 13.자 임시총회에서 R이 회장직에서 사임한 후 위 총회에 참여한 다른 종중원들에 의하여 임시회장으로 선임되었으므로, 피고의 총회 소집권한은 임시회장인 원고 B에게 있다.
나) 설령 원고 B에게 피고의 총회 소집권한이 없다고 하더라도, D에 대하여 총회 소집권한을 위임하였던 피고의 연고항존자인 W이 이 사건 임시총회 소집통지 전인 2019. 3. 17. D에 대하여 기망을 이유로 총회 소집권한의 위임을 철회하였으므로, D은 이 사건 임시총회의 적법한 소집권자라고 할 수 없다.
다) D은 이 사건 임시총회를 소집함에 있어 소재가 파악되고 연락이 가능한 피고의 종중원 1,470명 중 상당수에 대하여 소집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적법하게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를 추인하거나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와 동일한 내용의 결의를 하였으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소는 권리보호요건을 결여하여 부적법하다.
3.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소의 적법성 판단
가. R 해임 결의 부분에 대한 확인의 이익 존부
1) 확인의 소에 있어서는 권리 보호 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그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 위험을 제거함에는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된다(대법원 1997. 10. 16. 선고 96다1174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2016. 1. 13.자 임시총회에서 당시 피고의 회장이던 R이 회장직에서 사임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R은 2015. 1. 16. 피고의 회장으로 선임되어 피고의 규약5)에 따른 3년의 임기가 이미 경과하였으며, 현재 피고 내부에 R의 회장직 사임 여부와 관련된 분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고들의 주장 역시 D이 피고의 회장에 적법하게 선임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지 R이 계속하여 피고의 회장 지위를 보유하여야 한다는 것이 아닌바, 설령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 중 R에 대한 해임 결의가 부적법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원고들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라고 보기 어렵다.
3)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소 중 R 해임 결의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적법한 사후결의에 따른 권리보호요건 흠결 여부
1) 판단의 전제
가) 종중총회의 결의 후에 다시 개최된 종중총회에서 종전의 결의를 그대로 추인하거나 재차 동일한 결의를 한 경우에는, 설령 당초의 종중총회에서의 결의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종중총회 결의가 하자로 인하여 부존재 또는 무효임이 인정되거나 그 결의가 취소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의 종중총회 결의에 대하여 부존재 내지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법률관계 내지 권리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에 불과하여 권리보호요건을 결여한 것이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9다63694 판결 등 참조).
나) 따라서 이 사건 임시총회에서 적법하게 이 사건 정기총회에서 한 결의를 추인하였거나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와 동일한 결의를 한 경우에는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에 대한 무효 확인을 구할 권리보호요건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2) 적법한 소집권자가 이 사건 임시총회를 소집하였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1) 종중의 대표자는 종중의 규약이나 관례가 있으면 그에 따라 선임하고 그것이 없다면 종장 또는 문장이 그 종중원을 소집하여 선출하며, 평소에 종중에 종장이나 문장이 선임되어 있지 아니하고 선임에 관한 규약이나 관례가 없으면 현존하는 연고항 존자가 국내에 거주하고 소재가 분명한 종중원에게 통지하여 종중총회를 소집하고 그 회의에서 종중 대표자를 선임하는 것이 일반 관습이다(대법원 1997. 11. 14. 선고 96다25715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718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종중원들이 종중재산의 관리 또는 처분 등에 관하여 대표자를 선정할 필요가 있어 적법한 소집권 자에게 종중총회의 소집을 요구하였으나 소집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소집하지 아니할 때에는 차석 연고항존자 또는 발기인(위 총회의 소집을 요구한 발의자들)이 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26596 판결 등 참조).
(2) 종중의 대표 자격이 있는 연고항존자가 직접 종중총회를 소집하지 아니하였더라도 그가 다른 종중원의 종중총회 소집에 동의하여 그 종중원으로 하여금 소집케 하였다면 그와 같은 종중총회 소집을 전혀 권한 없는 자의 소집이라고 볼 수도 없다. (대법원 2002. 5. 14. 선고 2000다42908 판결, 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다61689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먼저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원고 B이 2016. 1. 13.자 임시총회에서 피고의 임시회장으로 선임되어 원고 B이 이 사건 임시총회 당시 피고의 총회 소집권한을 가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갑 제6호증(사실확인서)은 2016. 1. 13.자 임시총회 당시, R이 피고의 회장직에서 사퇴하자 남아있던 종중원들이 원고 B을 피고의 임시회장으로, AR을 피고의 임시총무로 각 선임하였다는 내용으로, 원고 A을 확인자 대표로 하여 21 명의 피고 종중원들이 그와 같은 내용을 확인하였다고 서명을 하였으나, 위 사실확인서는 2017. 9.경에서야 작성된 점, 위 확인자들이 위 총회에 참석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갑 제6호증의 기재는 믿기 어렵고, 달리 원고 B이 2016. 1. 13.자 임시총회에서 피고의 임시회장으로 선임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아가 피고의 규약은 임시회장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아니하고 있고, 2016. 1. 13.자 임시총회가 소집될 당시 R의 사임으로 인한 임시회장 선임이 안건으로 통지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설령 원고 B이 2016. 1. 13.자 임시총회에서 피고의 임시회장으로 선임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 B이 2016. 1. 13.자 임시총회를 진행할 권한을 넘어 2016. 1. 13.자 임시총회 이후 피고의 총회를 소집할 권한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2) 다음으로 W으로부터 총회 소집권한을 위임받은 D이 이 사건 임시총회 당시 피고의 총회 소집권한을 가지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의 규약은 임시총회를 의장 또는 재적 종중원의 1/4 이상의 요구에 따라 수시로 개최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피고 규약 제9조), 총회 소집권자인 종중의 대표자가 없을 경우 누가 총회 소집권한을 가지는 여부에 대하여는 규정을 두지 아니하고 있고, 피고가 대표자 선임에 관한 관례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피고의 대표자가 없는 경우 현존하는 연고항존자가 대표자 선임을 위한 총회 소집권한을 갖는다. W이 피고의 연고항존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W을 대리한 X가 2019. 2. 20.경 종중 임시총회 소집권한을 위임한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된 위임장에 W의 이름을 서명하고 W의 도장을 날인한 후, D에게 위 위임장을 교부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W이 2019. 3. 17.경 이 사건 통지를 통하여 D에 대한 총회 소집권한 위임을 철회하였으므로 D은 총회 소집 권한을 상실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X가 2019. 3. 17. W을 대리하여 D에게 총회 소집권한 위임을 철회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통지를 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W이 D에게 총회 소집권한을 위임한 것은 일종의 대리권 수여행위로 그 실질에 있어서 위임과 유사하므로, W은 언제든지 총회 소집권한 위임을 철회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민법 제689조 참조).
따라서 W이 2019. 3. 17. D에 대하여 총회 소집권한 위임을 철회한 이상 D은 W으로부터 위임받은 총회 소집권한을 근거로 피고의 총회를 소집할 수 없다.
(3) 피고는 W이 2019. 3. 17.경 총회 소집권한 위임을 철회한 것은 결국 정당한 이유 없는 총회 소집 거부이므로, D은 이 사건 임시총회의 발기인의 지위에서 이 사건 임시총회를 소집할 권한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W이 2019. 2. 20.경 피고의 연고항존자의 지위에서 D에 대하여 피고 총회 소집권한을 위임하였다가 2019. 3. 17. 이 사건 통지를 통하여 총회 소집권한 위임을 철회한 것은 실질적으로 D의 총회 소집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W의 D에 대한 총회 소집권한 위임 철회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채택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W을 대리하여 총회 소집권한에 관한 위임장을 작성한 X는 D이 법원에서 발행한 문서를 보여주면서 법원에서 빠른 시일 내에 총회를 개최하라고 하였다고 기망을 하여 총회 소집 권한을 위임하여 주었는데 추후에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되어 총회 소집권한 위임을 철회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D이 W 또는 X를 위와 같이 기망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W이 작성한 사실확인서(갑 제16호증)에 D이 종사를 상의하기 위해서 방문한다고 하여 X에게 필요한 것을 해주라고 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법원에서 총회를 개최하라고 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D에게 총회 소집권한을 위임하였다는 취지의 기재가 없는 점, ③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의 효력이 문제되는 경우, 적법한 소집권자가 소집한 종중총 회에서의 결의를 통하여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므로, 법원에서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총회 소집을 거부할 정당한 이유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④ W은 2019. 3. 17.경 D에 대한 총회 소집권한 위임을 철회하였을 뿐, 스스로 피고의 총회를 소집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총회 소집권한을 위임하여 피고 내부의 분쟁을 해결하려고 하지 아니하였던 점, 6 피고는 2016. 1. 13.경 R이 회장직을 사임한 이후로 적법하게 선임된 대표자가 없었는바, 피고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하여 빠른 시일 내에 대표자를 선임할 필요가 있었던 점, ⑥ 종중의 대표자가 선임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선임에 관한 규약이나 관례가 없을 경우 종중의 연고항 존자에게 대표자 선임을 위한 총회 소집권한을 인정하는 것은 종중의 최고 어른인 연고항존자가 객관적인 지위에서 대표자를 선임하여 분쟁을 신속하게 종결하고 종중 운영을 정상화하라는 취지로 해석되는바, 연고항존자 개인의 선호에 따라 소집권자를 변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아니한 점 등이 인정되는바,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갑 제14 내지 16, 2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만으로는 W이 이 사건 통지를 통하여 한 총회 소집 요구 거절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연고항존자 W이 2019. 3. 17. D에 대한 총회 소집권한 위임을 철회한 것은 정당한 이유 없는 총회 소집 거부로 판단되므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D은 이 사건 임시총회의 발기인의 지위에서 이 사건 임시총회의 소집권한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4) 한편, 원고들은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26596 판결 등에 기재된 '발기인'을 최초 종중 설립에 참여한 종중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종중은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제사 및 후손 상호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하여 형성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단체로서 선조의 사망과 동시에 그 자손에 의하여 관습상 당연히 성립되는 것이고 그 성립을 위하여 어떠한 조직행위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바, 피고와 같은 종중에 있어 원고들이 주장한 것과 같은 의미의 발기인은 존재할 수 없다. 또한 '발기인 '이라는 용어는 상법상 주식회사의 설립을 기획하고 정관을 작성하는 사람이라는 의미 외에도 앞장서서 어떤 일을 할 것을 주장하고 그 방안을 마련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도 통용되는바, 이 사건 임시총회의 소집권한이 문제되는 이 사건에서는 '발기인'을 이 사건 임시총회의 소집을 요구한 발의자들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D이 피고의 연고항존자인 W에게 총회의 소집을 요청하였고, W은 D에 대하여 총회 소집권한을 위임하였다가 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철회함으로써 총회 소집을 거부하였는바, D은 이 사건 임시총회의 발기인으로서 총회를 소집할 권한을 가진다.
3) 적법한 소집통지를 하였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종중총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족보에 의하여 소집통지 대상이 되는 종중원의 범위를 확정한 후 국내에 거주하고 소재가 분명하여 통지가 가능한 모든 종중원에게 개별적으로 소집통지를 함으로써 각자가 회의와 토의 및 의결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일부 종중원에게 소집통지를 결여한 채 개최된 종중총회의 결의는 효력이 없으나, 그 소집통지의 방법은 반드시 직접 서면으로 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구두 또는 전화로 하여도 되고 다른 종중원이나 세대주를 통하여 하여도 무방 하다(대법원 2001. 6, 29. 선고 99다32257 판결,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3498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D은 족보에 의하여 소집통지 대상이 되는 종중원의 범위를 1,120명으로 확정하고, 2019. 3.경 국내에 거주하고 소재가 파악되어 통지가 가능한 종중원 1,083명에게 우편을 발송하는 방법으로 개별적으로 소집통지를 하였으므로, 2019. 4. 14. 총회는 적법한 소집절차를 거쳐 개최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2) 원고들은 D이 소집통지의 대상이 되는 피고의 종중원 총 1,874명6) 중 주소나 연락처가 파악된 종중원이 1,470명임에도 위와 같이 1,083명에게만 소집통지를 하여 387명에 달하는 종중원들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채택한 증거 및 변론 전체에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는 F씨 27세손 G을 공동선조로 하는 종중으로 현재 공동선조로부터 12세 내지 14세 이후의 세대가 주로 활동하고 있고, 소재가 파악된 종중원만도 1,000명이 넘는 상당히 큰 종중이어서 그 종중원 모두의 존재 내지 소재를 파악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가 제출한 목록에 있는 종중원들이 원고들이 제출한 목록에 없는 경우도 있는 점, ③ 피고가 제출한 목록에는 없으나 원고들이 제출한 목록에 있는 종중원들이 소집통지의 대상이 되는 피고의 종중원임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한 점, ④ 원고들이 소집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는 일부 종중원들은 소집통지를 받은 다른 종중원과 같은 주소를 두고 있는 가족으로, 같은 주소의 가족에게 소집통지를 함으로써 그 종중원에 대하여도 소집통지를 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⑤원고들이 소집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는 종중원들이 각 소종중별로 산개 되어 있어 D이 특정 인물이나 특정 계파를 고의적으로 배제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갑 제18 내지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D이 소집통지 대상이 되는 종중원의 범위를 확정하거나 그들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에 가능한 합리적 노력을 다하지 아니하여 피고의 종중원들 중 상당수에 대하여 적법하게 소집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D이 이 사건 임시총회에 관하여 피고의 종중원들에게 한 소집통지는 적법하다.
4) 이 사건 임시총회 결의로 인하여 적법하게 되는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의 범위
가) 이 사건 정기총회에서 ① R을 회장에서 해임하는 결의, ② D을 회장으로, E을 총무로, S을 감사로 각 선임하는 결의, ③ 종중규약 개정안에 따라 하위 종파의 회장 및 총무를 운영위원으로 위촉하는 결의, ④ 이 사건 토지 매각에 관한 추인 결의를 각각 의결한 사실, 이 사건 임시총회에서 ① 피고의 규약 개정 결의, ② D을 회장으로, E을 운영총무로, T을 재무총무로, S을 감사로 각 선임하는 결의, ③ 이 사건 정기총회결의 중 이 사건 토지 매각에 관한 재추인 결의, ④ 원고 A에 대한 5년 종중원 자격정지의 징계 결의를 각각 의결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나)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 중 R에 대한 해임 결의, 종중규약 개정안에 따라 하위 종파의 회장 및 총무를 운영위원으로 위촉하는 결의는 이 사건 임시총회에서 추인되거나 새로이 결의되지 아니하였는바, 이 사건 정기총회의 결의 중 위 각 결의에 대하여는 이 사건 임시총회에서의 결의에 의하여 권리보호요건이 소멸하였다고 할 수 없다(다만, 원고들의 소 중 R에 대한 해임 결의 부분은 앞서 본 것과 같이 확인의 이익이 없다).
다) 연고항존자 또는 발기인은 종중의 대표자가 선임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선임에 관한 규약이나 관례가 없을 경우 대표자 선임을 위한 종중총회의 소집권을 가지는 데 불과하므로(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26596 판결 참조), 연고항존자의 총회 소집 요구 거절로 인하여 총회 소집권한을 가지게 된 발기인의 총회 소집권한 역시 대표자 선임을 위한 것에 한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D이 발기인의 지위에서 소집한 이 사건 임시총회에서 D을 피고의 대표자인 회장으로 선임한 결의 외에 ① 피고의 규약 개정 결의, ② E을 운영총무로, T을 재무총무로, S을 감사로 각 선임한 결의, ③ 이 사건 토지 매각에 관한 재추인 결의, ④ 원고 A에 대한 5년 종중원 자격정지의 징계 결의를 각각 의결한 것은 발기인인 D의 총회 소집권한 밖의 사항에 대하여 결의한 것으로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시총회에서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 중 E을 총무로, S을 감사로 각 선임한 결의, 이 사건 토지 매각에 관한 추인 결의를 적법하게 추인하였다거나 이와 동일한 내용의 결의를 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각 결의에 대한 권리보호요건이 소멸하였다고 할 수 없다.
5) 소결론
가)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소 중 D에 대한 회장 선임 결의 부분은 이 사건 임시총회 결의에 따라 권리보호요건을 결여하게 되었으므로 부적법하다.
나) 그러나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소 중 운영위원 위촉 결의 부분, E에 대한 총무 선임 결의 부분, S에 대한 감사 선임 결의 부분, 이 사건 토지 매각에 관한 추인 결의 부분은 이 사건 임시총회 결의에 의하여 권리보호요건이 소멸하였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소 중 위 각 부분에 대하여는 본안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 중 운영위원 위촉 결의, E에 대한 총무 선임 결의, S에 대한 감사 선임 결의, 이 사건 토지 매각에 관한 추인 결의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규약이나 관행에 의하여 매년 일정한 날에 일정한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종중원들이 집합하여 종중의 대소사를 처리하기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별도로 종중회의의 소집절차가 필요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다8260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정기총회 당시 피고 규약 제8조가 피고의 정기총회를 매년 12. 1.에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일정한 장소에서 개최하도록 규정하지 아니하였음은 앞서 본 것과 같고, 달리 피고의 정기총회를 일정한 장소에서 개최한다는 관행이 피고에게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바, 피고가 정기총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소집권자에 의한 적법한 소집절차를 거쳐야 한다(이 사건 정기총회는 피고 규약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12. 1.에 개최되지도 아니하였다).다. 그러나 이 사건 정기총회가 정당한 소집권자에 의하여 소집되었다는 사실, 이 사건 정기총회가 적법한 소집절차를 거쳐 소집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바(피고는 제1심 법원에서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정기총회가 정당한 소집권
자에 의하여 소집되었다는 사실, 적법한 소집절차를 거쳤다는 사실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입증을 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정기총회는 절차상 하자가 있어 부적법하다.
라. 따라서 이 사건 정기총회 결의 중 ① 운영위원 위촉 결의, ② E에 대한 총무 선임 결의, ③ S에 대한 감사 선임 결의, ④ 이 사건 토지 매각에 관한 추인 결의는 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무효이고, 피고가 위 각 결의가 사후결의를 통하여 적법하게 되었음을 들어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들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소 중 R에 대한 해임 결의 부분, D에 대한 회장 선임 결의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하고,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나머지 각 청구는 각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 중 R에 대한 해임 결의 부분, D에 대한 회장 선임 결의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그러나 제1심 판결 중 운영위원 위촉 결의 부분, E에 대한 총무 선임 결의 부분, S에 대한 감사 선임 결의 부분, 이 사건 토지 매각 결의에 대한 추인 결의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되, 이 사건은 이미 본안판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가 되어 있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18조 단서에 의하여 이 법원이 스스로 본안판결을 하기로 하고, 그 부분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권혁중
판사정정미
판사성하경
주석
1) 이 사건 토지는 2017, 10. 11. 세종특별자치시 Q 임야 1,550m로 등록전환되었고, 2017. 10. 18. 지목이 '대'로 변경되었다.
2) 갑 제1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총회 소집통지를 하였다고 주장하는 종중원 중 AF, AG, AH, AI, AJ는 이 사건 임시총
회 당시 미성년자였으므로, 이들에 대한 통지를 적법한 통지에서 제외한다. 또한 AK, AL, AM, AN, AO은 중복하여 기재되어
있으므로, 중복된 통지를 적법한 통지에서 제외한다. 원고들은 그 이외에도 피고가 소집통지를 한 종중원들 중 9명이 사망하
였고, AP와 AQ가 동일인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원고 B 및 AB은 참석자 명부에 서명을 하였으나 임시총회 시작 전에 퇴장하였다.
4) 피고가 120명으로부터 받았다고 하여 제출한 위임장 중 ALM을 제2호증의 29, 84), AE(을 제2호증의 30, 85)의 위임장은 중복
제출되었다.
5) 기존의 피고 규약(갑 제8호증)과 피고가 개정되었다고 주장하는 피고 규약(을 제4호증) 중 어느 것에 의하더라도 피고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6) 원고들은 1,873명이라고 기재하였으나 이는 AS파를 185명으로 파악하였음에도 184명으로 적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기로 보인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