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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76. 8. 24. 선고 76나408 제10민사부판결 : 상고
[손해배상청구사건][고집1976(3),10]
판시사항

제3자의 기망으로 인한 혼인으로 입게된 손해배상청구의 소가 가정법원의 관할에 속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제3자의 기망에 의하여 혼인하였다가 이혼을 하게 됨으로써 손해를 입었음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는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 항소인

원고

피고, 피항소인

피고 1 외 2인

주문

원판결중 다음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등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금 1,5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75.5.17.부터 완제일까지 연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2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부담으로 하고 나머지는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주문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고 소송대리인은 원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등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금 3,000,000원 및 이에 대한 본솟장송달 익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선고를 구하다.

이유

먼저 피고 소송대리인은 본건은 서울가정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는 사건이라 각하되어야 한다는 본안전항변을 하고 있으므로 살피건대, 뒤에서 상세히 설시하는 바와 같이 본건은 원고가 피고들의 기망에 의하여 피고 2와 결혼을 하였다가 이혼을 하게 되므로서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는 것인바, 가정법원의 심판범위를 정한 가사심판법 제2조 인사소송법 제1조 , 동 6조 를 아울러 고찰할때 이러한 사건이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한다 보기 어려우므로 이점에 대한 항변은 이유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아가 본안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고와 피고 2가 1972.12.17. 결혼식을 올리고 1973.3.14. 혼인신고를 마친뒤 강릉시에 있는 피고 2의 아버지인 피고 3가에서 동거하며 결혼생활을 하던중 1973.6.초 피고 2가 정신착란증을 발작하게된 사실과 이로 인하여 그후 원고가 피고 2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심판청구를 하였고, 1974.12.4. 위 법원에서 이혼화해에 다라 1975.5.8. 이혼신고를 마친 사실, 피고 1, 4는 부부간이고, 피고 1는 피고 2의 친형으로서 피고 4는 피고 2의 형수이며, 피고 3은 피고 1, 2의 아버지로서 피고 4의 시아버지인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 소송대리인은 피고 2는 치유할 수 없는 정인착란증 환자로서 벌써 수년전부터 매년 1회씩 발작하고 있는 처지인데로 불구하고 1972.11.경 피고등은 상호공모하여 이를 숨기고 오히려 피고 1의 이웃에서 살아온 원고의 백모 소외 1에게 " 피고 2는 춘천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7,8년간 국민학교 교사를 역임한 착실하고 건전한 사람이고 병역도 마쳤으며 고향인 강릉시에서 전답을 많이 소유 자경하고 감나무도 많으며 양과 소도 많이 기르는 육축농가로서 장래 생활에 추호도 염려할 바 없고 앞으로 서울에서 교사에 복직하던가 학교를 경영 또는 회사를 운영케할 계획이고, 그의 아버지는 다년간 군청과장직을 역임하였고 그의 형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대우실업 과장직에 있어 집안도 훌륭하니 원고와의 혼인을 성립되게 노력하여 달라"는 부탁을 수차에 걸쳐서 권유하여 이를 믿은 원고의 백모인 소외 1이 그당시 피고 1의 집에 머물러 있던 피고 2 본인과 면담을 했고 소외 1은 피고 2가 외형상 똑똑한것 같아 보여 원고의 백부 소외 2에게 원고와 혼인을 권유하게 되었고, 소외 2 역시 원고와 원고의 부모에게 혼인을 권유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며, 한편 약혼식 거행 2일전 피고 1, 4와 원고 3인이 만나 회식한 일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피고 1는 원고에게 위에 든 소외 1에게 한말과 같은 내용의 말을 한 이외에 "자기동생 찬회는 모든면에서 나보다 월등히 나은 사람으로서 장래 행복하게 살 수 있을것을 확신한다"라는 말을 하므로서 원고는 혼인을 승락하게 되었던 것이며, 피고들은 원고가 혼인을 승락하자 그해 안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않으면 몇해 안에는 길일이 없으니 올해 안으로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는 이유로 약혼식일자를 72.12.9.로 결혼식일자를 같은 해 12.17.로 결정하였던 것인바, 이와 같이 원고와 피고 2와의 혼인은 피고들의 기망행위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며, 또한 피고 2는 정신착란증이 발작하자 원고와 그의 부모에게 심한 폭행과 난동을 계속하여 정신병원등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치유될 수 없다는 의사의 판정이 났을뿐 아니라 이미 그전에도 매년 정신착란증을 발작하고 사고도 여러번 일으킨 일이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되어 원고는 더이상 혼인생활을 계속할 수가 없기에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심판청구를 하여 이혼화해를 하였던 것으로서 원고는 피고 2가 정신착란증환자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동인과 결혼을 승낙할 이유가 만무하였을 것인데 피고들의 소극적 은폐와 적극적인 기망행위에 의하여 비참하게도 정신착란증환자와 결혼하게 되어 순결한 처녀성을 상실하고 일생을 망쳤을 뿐더러 결혼식을 거행하느라고 막대한 물질적 손해마저 입었으니 피고들은 이와 같은 원고가 입은 정신상, 육체상의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주장하고 피고등은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살펴본다.

공문서이므로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갑 제3호증(진단서)의 기재내용과 동 제4호증(조사보고서)의 일부기재내용(뒤에 믿지않는 부분제외)에 원심증인 소외 3, 당심증인 소외 4의 각 증언에 원심증인 소외 2, 5, 6, 피고 2의 각 일부증언(뒤에 믿지않는 부분 각 제외)및 원심에서의 원고본인 신문조서 기재내용에 당사자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보면, 원고는 서울소재 청사여자상업전수학교를 졸업하고 군산에서 가사를 돌보고 있다가 1972.11.경 조모제사를 위하여 서울에 있는 백부 소외 2집에 올라와 잠시 머물고 있었고, 피고 2는 춘천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국민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1969년경부터 정신착란증을 일으켜 1972년 봄에는 중학생을 강물에 던지는 사고를 일으킨바 있고 그해 여름에는 서울에 있는 청량리뇌병원에 입원하여 약3개월간 입원치료를 받다가 병세가 호전되어 친형인 피고 1집에서 기식하고 있던 사실, 그러던중 마침 피고 1집 이웃에서 피고 4와 서로 왕래가 있었던 원고의 백모 소외 1과 피고 4간에 원고와 피고 2간의 혼사 이야기가 거론되어 그때 피고 4는 소외 1에게 원고 소송대리인의 앞에서의 주장과 같이 피고 2의 정신착란증환자인 사실을 감추고 위 소외인은 전도가 유망한 청년이고 신랑감으로서 손색이 없는 사람이라고 역설하면서 혼인을 권유하였고 이에 호감을 갖게된 소외 1이 피고 2를 직접 만나 보았던바 그 당시는 평소와 같이 정신착란증이 없을 때여서 듣던 바와 같이 외형상 얌전한 청년으로 보이므로 피고 4와 같이 두사람의 혼인을 적극 주선하기로 합의하고 원고에게 피고 2와 혼인을 권유하게 되었던 사실, 그뒤 원고는 친척입회하에 맞선을 보게되었으며 그뒤 소외 1은 원고와 원고의 부모 및 그의 남편이며, 원고의 백부인 소외 2에게 원고와 피고 2간의 혼인을 권유하였고, 한편 피고 4는 그의 남편인 피고 1외 함께 원고에게 식사대접을 하면서 혼인을 권유하였고, 그 자리에서 피고 1 역시 피고 2의 정신착란증 사실을 은폐하면서 오히려 "동생인 찬회가 자기보다 훨씬 낫다하면서 결혼하면 행복하게 살 것이다"라는등 은근히 혼인할 것을 권유하였던 사실, 원고는 그뒤 3회정도 피고 2를 만나본 끝에 보통 건강한 사람과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없어 드디어 피고 2와 혼인하기를 결심하여 동인과 혼인하기로 합의를 보고 몇일후인 1972.12.12. 두사람이 약혼식을 거행하였던 사실, 피고 2의 아버지인 피고 3은 아들며느리인 피고등의 연락을 받고 강릉에서 상경하여 원고의 백부등을 만난 다음 전격적으로 두사람의 결혼식일자를 1972.12.17.로 정하여 앞에서 본바와 같이 결혼식을 올리고, 원고와 피고 2는 약 5개월 남짓 시아버지인 피고 3의 강릉집에서 동거생활를 하였던 사실, 그러던중 피고 2는 갑자기 지병인 정신착란증을 일으켜 이따금 난동을 부리므로 병원등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치유되지 않아서 1973.12.17.부터 1974.12.17.까지 장기간에 걸쳐 (명칭 생략)정신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게되고 급기야는 난치의 정신질환자란 판정을 받기에 이르른 사실, 그러던중 원고는 피고 2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심판청구를 제기한 끝에 이혼화해가 성립되어 이혼신고까지 하기에 이른 사실, 원고가 피고 2와 결혼하기까지 피고 2나 피고등은 피고 2가 난치의 정신착란증환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 위와 같은 정신질환 사실을 숨기었고, 장래가 유망한 청년으로 믿고 있는 원고를 편승하여 앞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적극적으로 피고 2는 장래가 유망한 청년이라고 기망하였으며, 원고는 동 피고등이 위 질환사실을 숨기고 알려주지 않았을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기망하였던 탓으로 피고 2가 그러한 질환이 있는줄 전혀 모르고 동인과 결혼하였다가 동거생활 하던중 1973.6.초 발작후 비로소 위 질환 사실을 알았으며 또 그 이전에도 발작한 병력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저촉되는 갑 제4호증의 일부기재내용과 원심증인 소외 2, 5, 6, 피고 2의 각 일부증언은 위 각 증거에 비추어 믿을 수 없으며 그밖에 반증없다.

생각컨대 혼인과 같은 중대사를 결정함에 있어 원고가 좀더 시일을 두고 상대방의 동태와 배후를 세밀히 관찰해 보지도 않고 전격적으로 혼인을 승낙한 원고의 처사에 있어서는 경솔함과 아쉬움은 있으나 그렇다고 하여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녀인 원고로서 피고 2가 정신병환자임을 사전에 알면서까지 일생을 함께 할 배우자로서 선택한다 함은 우리의 건전한 경험칙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할것인즉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면 원고는 정신병자인 피고 2와 결혼을 승낙하였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므로 혼인당사자인 피고 2 본인은 물론 위와 같은 사실을 잘알고 있는 피고등도( 피고 2의 아버지, 형, 형수)의당 사전에 그러한 사정을 알려주었어야 할 것임이 혼인의 신의칙임에도 불구하고(사후에 본건과 같은 문제가 야기되기 때문에) 우선 혼인이나 시켜놓고 뒷일을 나중에 보자는 식으로 한결같이 피고등은 이를 숨기었고(소극적 행위) 도리어 피고 4, 1는 피고 2는 전도유망한 청년으로서 원고의 배우자로서 적합한 상대자임을 적극적으로 역설하면서 직접 간접으로 결혼할 것을 유도하였기 때문에 이에 속은 원고는 피고 2가 정신병자임을 전혀 모르고 혼인하였다가 이혼하지 않을 수 없는 슬픈 운명에 처하게 되었고, 순결한 처녀성을 상실하고 일생을 그 악몽과 슬픔에 사로잡혀 막심한 정신적, 재산적 손해를 입었을을 쉽게 알 수 있다.

과연 그렇다면 본인인 피고 2는 물론 이에 적극 가공행위를 한 피고 1, 4와 소극적으로 가공행위를 한 피고 3 역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하여 원고의 위 손해를 위자할 책임이 있다할 것이바(원고는 제반손해를 위자료로 청구하고 있음) 그 수액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원,피고등의 년령, 학력, 경력, 재산정도, 신분관계 및 이 사건 경위등 앞에서 설시한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볼때 피고등은 원고에게 금 1,500,000원을 지급하여 위자함이 옳다 하겠다.

결국 피고등은 원고에게 금 1,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본건 이혼 이후이며 원고가 구하는바 이 사건 솟장송달 익일임이 기록상 명백한 1975.5.17.부터 완제에 이르기까지 연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한 의무가 있다 하겠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액 범위내에서만 이유있어 인용하고 그 나머지 청구는 이유없어 기각할 것인바,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였으므로 원판결중 위에서 인용한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여 주문 2항과 같이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고, 소송비용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6조 , 95조 , 89조 , 92조 , 93조 를, 가집행선고에 관하여는 동법 제199조 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충순(재판장) 김광년 주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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