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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6. 11. 선고 92다42330 판결
[토지소유권이전등기말소][공1993.8.15(950),2009]
판시사항

가. 신의칙위배를 이유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한 요건

나. 법인의 전청산인에 의한 토지처분행위가 정관에 위배되어 무효이지만 현청산인에 의한 토지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는 신의칙상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하여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나. 법인의 전청산인에 의한 토지처분행위가 정관에 위배되어 무효이지만 현청산인에 의한 토지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는 신의칙상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재단법인 해인학원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 렬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종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고 법인은 소외 1이 학교를 설립할 목적으로 하여 설립한 법인으로서 1953.11.30. 설립허가를 얻어 같은 해 12.10. 그 설립등기까지 마쳤으나 그 후 운영부실 등을 이유로 1955.8.22. 설립허가가 취소되었고 1963.9.3. 해산등기를 필한 사실, 1967.10.31. 당시의 이사 4인 전원이 이사회를 열어 소외 1이 청산인이 되어 청산업무를 수행하기로 하여 원고 법인의 재산 및 부채에 관한 청산방법에 대하여 판시와 같은 결의를 하였고 그 후 위 소외 1이 청산업무를 수행하던 중 1986.12.31. 사망하자 위 4인의 이사 중 유일하게 생존중이던 소외 2가 1988.1.12. 법원에서 원고 법인의 청산인으로 선임되어 그 청산업무를 수행하였고, 위 소외 2도 1989.7.14.사망하자 위 소외 1의 동생인 소외 3이 1989.8.3. 법원에 의하여 새로 원고법인의 청산인으로 선임된 사실, 이 사건 토지는 1953.12.31.자로 원고 법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원고 법인의 기본재산인데 위 소외 2가 청산업무를 수행하던 중 피고 1에게 이를 매도하여 1988.5.26.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으며 피고 1은 이를 피고 2에게 매도하여 같은 해 6.25. 피고 2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사실, 원고 법인의 정관에 의하면 해산시의 잔여재산은 이사회에서 이사 전원의 의결에 의하여 원고 법인과 유사한 목적의 단체 또는 국가에 기부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위 1967.10.31.의 이사회에서는 부채의 변제에 충당될 기본재산을 제외한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하는 잔여재산은 향후 학교법인 해인학원을 설립하여 증여하고, 불가능할 때는 충무시 소재 학교법인 충무학원에 증여하며 그것도 불가능하면 육영학회나 장학회의 성격을 가진 재단법인을 설립하여 거기에 증여하기로 결의하였는데, 이 사건 토지를 피고 1에게 매도할 때는 위 정관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사실, 위 소외 2는 소외 4에게 원고 법인의 청산업무 일체를 위임하였으며 위 소외 4는 1988.3.경 원고의 재산을 소외 학교법인 청도학원에 증여하겠다고 제안하여 위 청도학원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자 미리 이사회의 결의를 거친 위 청도학원과 1988.5.24. 원고의 잔여재산 중 일부(이 사건 토지는 피고 1에게 매도된 관계로 포함되지 않았다)를 증여하는 증여계약을 체결하였고 1988.7.21.자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으며, 1988.8.9.에는 위 소외 2, 위 소외 4, 위 증여사실을 뒤늦게 안 현청산인 소외 3, 위 소외 1의 5촌조카인 소외 5, 위 소외 5의 처인 소외 6(위 소외 5와 위 소외 6의 아들인 소외 7이 위 소외 1의 사후양자로 선정되었다)이 함께 위 청도학원에 가서 위 소외 2는 이 사건 토지 등을 매매한 대금 19,533,000원 중 위 소외 5가 가져간 3,000,000원을 제외한 금16,533,000원을 위 청도학원에 증여하였으며 위 청도학원측으로부터 감사패와 행운의 열쇠를 수여받고 장차 위 소외 5의 아들인 위 소외 7을 위 학원의 이사로 취임케 하여 주고 소외 3의 딸을 교사로 채용하여 줄 것을 부탁하여 긍정적인 답을 얻어 내기도 한 사실 등을 인정하고, 원고의 이 사건 토지의 매도는 원고의 정관에 위배된 것이어서 무효이나, 설립당시의 원고 법인 이사들의 상호관계나 현 청산인인 소외 3 등과의 인적 관계 등으로 미루어 위 소외 2가 이 사건 토지의 매도시 이사회를 열었더라도 현재의 처분결과대로 의결이 되었을 개연성이 높고, 소외 3은 이 사건 토지의 매도 및 매도대금의 증여 등을 동의하였으므로 사후에라도 이사회의 결의를 밟아 줄 입장에 있는 자이며, 이 사건 토지의 매도대금이 원고 법인 정관 소정의 유사한 목적의 단체인 위 청도학원에 증여되어 결과적으로 간접적이나마 정관규정에 따른 것이 되는 이상 원고의 이 사건 토지매매의 무효 주장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2. 민법상의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안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 당원 1989.5.9. 선고 87다카2407 판결 참조),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하여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고 할 것이다( 당원 1991.12.10.선고 91다3802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 만일 원심법인의 청산인이었던 위 소외 2가 이 사건 토지를 피고 1에게 처분한 행위가 원고의 청산인으로서의 적법한 업무행위가 아니고 배임적인 행위라면 원고의 현청산인인 소외 3이 사후에 그 사실을 알고 그 매매대금을 위 청도학원에 증여하는 것을 추인하였고 감사패 등을 수여받았으며 딸을 교사로 채용하겠다는 긍정적인 답을 얻어 내기도 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위 피고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른 것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원고의 이 사건 토지의 회복을 구하는 목적이 원고의 현청산인의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든가 하여 원고의 권리행사가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른 것이 아니라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위 소외 2 등의 이 사건 토지의 처분행위가 배임적인 행위인지를 심리한 후 원고의 이 사건 권리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이에 이름이 없이 원고의 현청산인 소외 3이 이 사건 토지의 매도 및 대금의 증여 등을 사후에 추인하고 이로부터 판시와 같은 이득을 얻을 것을 꾀하였다는 것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케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우동 김상원(주심)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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