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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다55118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공1995.8.1.(997),2561]
판시사항

가. 구체적 계약관계에 따른 이행상의 견련관계로 인하여 동시이행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나. 판결 주문의 특정 정도

판결요지

가. 당사자 쌍방이 부담하는 채무가 쌍무계약상의 고유의 대가관계에 있는 채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구체적 계약관계에서 각 당사자가 부담하는 채무 사이에 대가적 의미가 있어 이행상의 견련관계를 인정하여야 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 각 채무는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나. 판결의 주문은 간결하고 명확하여야 하며 주문 자체로서 내용이 특정될 수 있어야 하나, 일체의 관계가 명료하게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판결의 주문이 어떠한 범위에서 당사자의 청구를 인용하고 배척한 것인가를 그 이유와 대조하여 짐작할 수 있는 정도로 표시되고 집행에 의문이 없을 정도로 이를 명확히 특정하면 된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영오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영준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피고 사이에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매매가 이루어진 후 매매잔대금의 완제 여부와 이 사건 부동산의 명도 및 이 사건 부동산에의 통행로개설 문제로 다툼이 있던 중 위 1991.7.경 원고의 아들로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매매계약을 사실상 체결하였던 소외인과 피고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만나 그 때까지 지급한 매매대금을 계산하여 본 후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의 명도 및 통행로 문제를 해결하여 주는 대신에 피고가 잔금을 모두 지급하였다고 할 만한 영수증 등을 소지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그 잔금으로 금 1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그런데 당사자 쌍방이 부담하는 채무가 쌍무계약 상의 고유의 대가관계에 있는 채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구체적 계약관계에서 각 당사자가 부담하는 채무 사이에 대가적 의미가 있어 이행상의 견련관계를 인정하여야 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 각 채무는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인바 (당원 1992.8.18.선고 91다30927 판결 ; 1993.2.12. 선고 92다23193 판결 각 참조 ), 위의 법리와 원심이 인정한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명도 및 위 통행로 제공의무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약정의 잔대금 지급의무는 서로 대가적 의미가 있어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쌍무계약에 있어서의 동시이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위와 같이 보는 이상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될 당시에 위 통행로의 부분이 원고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였다던가, 위 합의 이후에 그 소유권이 타인에게 넘어갔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결론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나. 그리고 기록을 보면 피고 소송대리인은 원심 8차변론기일에 진술한 1994.9.8.자 준비서면에서 원고는 그의 아들이자 대리인인 소외인을 통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10,000,000원을 지급하고 원고는 그 대가로 피고에게 위 (주소 생략) 토지 중 위 매매계약 당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통행로로 사용되던 부분을 계속해서 통행로로 제공하며 그 동안의 잔금시비문제, 통행로이용 문제, 건물명도 문제 등 원·피고간의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기로 약정하였고, 위 약정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에게 위 약정금 10,000,000원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을 뿐 위 부동산에 관한 피고 명의의 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나마 원고는 위 약정조차 지키지 아니하고 위 통행로의 큰 도로쪽 입구에 셔터문을 설치하여 피고의 출입을 막고 있으므로 어느모로 보더라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주장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기록 356-357면), 피고 소송대리인의 위 주장은 결국 1991.7.의 약정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통행로를 제공하지 아니하면 위 금 10,000,000원을 지급할 수 없다는 취지의 동시이행의 항변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원심이 피고가 주장한 바도 없는 동시이행의 항변을 받아들여 변론주의에 위배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판결의 주문은 간결하고 명확하여야 하며 주문 자체로서 내용이 특정될 수 있어야 하나 (당원 1989.7.11.선고 88다카18597판결 참조), 판결주문 자체로서 일체의 관계가 명료하게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판결의 주문이 어떠한 범위에서 당사자의 청구를 인용하고 배척한 것인가를 그 이유와 대조하여 짐작할 수 있는 정도로 표시되고 집행에 의문이 없을 정도로 이를 명확히 특정하면 된다고 할 것이다 (당원 1980.3.11.선고 79다2277판결 참조).

원심판결의 주문은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로부터 춘천시 (주소 생략) 대 336㎡ 지상 3층건물의 1층 중 별지도면 표시 1,2,3,4,1의 각 점을 차례로 연결한 선내의 부분을 통행로로 제공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금 10,000,000원을 지급하라"는 것인바, 원심판결에 첨부된 위 별지도면 자체만으로는 위 각 점 사이의 거리, 각 점을 순차로 연결한 선내의 넓이 등에 관하여 알 수가 없지만, 원심판결의 이유를 보면 위 통행로에 관하여 폭 2.4미터, 길이 5.6미터의 터널식 통로라고 설시하여 통행로의 크기, 면적, 구조를 표시하고 있고, 기록에 의하면 위 (주소 생략) 지상의 3층건물 중 1층에는 위 통행로 외에는 건물을 관통하는 통행로가 없고, 위 통행로는 양 벽면이 콘크리트로 되어 있는 터널식이어서 현상 변경을 할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원심판결 주문 상의 통행로가 특정되지 않는다던가, 그때문에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므로 원심판결에 판결의 주문을 특정하지 아니하거나 이유에 모순이 있다는 논지는 그 이유가 없다.

3. 제3점에 대하여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내용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함은 소론과 같으나(당원 1995.2.10.선고 94다16601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더라도 논지가 지적하는 갑 제6호증, 을 제9호증이 원고, 피고 또는 그 각 대리인이 서로 합의하여 작성한 처분문서인 합의서임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같은 취지에서 위 각 문서만으로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경험칙과 논리칙에 반한 채증법칙의 위배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주심) 안용득 신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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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4.9.29.선고 93나48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