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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60239 판결
[주차권존재확인][공2006.4.15.(248),589]
판시사항

[1]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확인의 소를 제기한 경우,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소극)

[2] 확인의 이익의 유무와 법원의 직권 판단

[3] 판결 주문의 특정 정도

[4]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아파트 단지 내로의 출입, 통행 및 주차의 방해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그 방해금지청구를 인용하면서 주차시간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06:00부터 22:00까지’로 한정한 원심판결을, 대지사용권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결주문으로서 갖추어야 할 명확성을 갖추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확인의 소는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할 때에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되므로,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

[2] 확인의 소에 있어서 확인의 이익의 유무는 직권조사사항이므로 당사자의 주장 여부에 관계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3] 판결의 주문은 명확하여야 하며 주문 자체로서 내용이 특정될 수 있어야 하므로, 주문은 어떠한 범위에서 당사자의 청구를 인용하고 배척한 것인가를 그 이유와 대조하여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표시되고 집행에 의문이 없을 정도로 이를 명확히 특정하여야 한다.

[4]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아파트 단지 내로의 출입, 통행 및 주차의 방해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그 방해금지청구를 인용하면서 주차시간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06:00부터 22:00까지’로 한정한 원심판결을, 대지사용권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결주문으로서 갖추어야 할 명확성을 갖추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파기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회사

피고, 피상고인

피고 입주자대표회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치악 담당변호사 박태신)

주문

원심판결 중 주차방해금지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오해, 석명권 불행사의 위법 등의 주장에 대하여

확인의 소는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할 때에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된다. 따라서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 ( 대법원 1994. 11. 22. 선고 93다40089 판결 , 1995. 12. 22. 선고 95다5622 판결 등 참조).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위 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항변을 명시적으로 하였을 뿐 아니라(피고의 2004. 7. 16.자 준비서면 참조), 확인의 소에 있어서 확인의 이익의 유무는 직권조사사항이므로 당사자의 주장 여부에 관계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다 ( 대법원 1991. 7. 12. 선고 91다12905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하여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소 중 원고가 이 사건 자동차들이 이 사건 아파트 단지 내로 출입·통행 및 주차할 수 있음의 확인을 청구하는 부분은 원고가 위 확인청구와 별도로 이 사건 자동차들의 이 사건 아파트 단지 내로 출입·통행 및 주차에 대한 방해 금지를 청구하고 있어 위 이행청구로써 위 확인청구의 목적을 직접 달성할 수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각하한 것은 정당하다.

또한, 원고가 위 확인청구와 별도로 방해금지청구를 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위 확인청구부분이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하여 법원이 석명권을 행사하여 원고에게 청구취지의 변경을 촉구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오해, 석명권 불행사의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주차할 권리의 제한에 관한 법리오해, 판결주문의 불특정 등의 주장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비록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는 못하였으나 이 사건 점포의 소유자 및 이 사건 대지의 공유자로서 이 사건 대지 전부에 관한 대지사용권을 가진 소외인으로부터 위 대지사용권을 포함한 이 사건 점포의 소유권을 매수하여 이를 인도받고 그 대금을 모두 지급함으로써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은 갖추었으므로 소외인에 대한 관계에서 그 대지사용권의 구체적 내용 중 하나로서 이 사건 점포에 소재한 원고의 사무실에 출·퇴근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승용자동차 및 승합자동차와 위 사무실을 방문하는 자의 자동차(다만, 원고의 영업을 위하여 사용되는 화물자동차는 제외)를 이 사건 아파트 단지 내에 출입·통행 및 주차시킬 수 있다 할 것이고, 나아가 소외인을 대위하여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도 위와 같이 자동차를 출입·통행 및 주차시킬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로서는 위 자동차들이 이 사건 아파트 단지 내로 출입·통행 및 주차하는 것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될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도,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자동차들의 주차가 필요한 시간은 06:00부터 22:00까지라고 자인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주차방해금지는 위 범위 내로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그 주문 제2의 가항에서 “위 1항 기재 아파트명 생략아파트 단지 내 판매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상가명 생략) 2층 208호에 있는 원고의 사무실에 출·퇴근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승용자동차 및 승합자동차와 위 사무실을 방문하는 자의 자동차(다만, 원고의 영업을 위하여 사용되는 화물자동차는 제외)에 대하여 위 아파트명 생략아파트 단지 내로 출입·통행 및 주차(다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차시간은 06:00부터 22:00까지로 한다.)하는 것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판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주문’이라 한다).

나.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위 자동차들이 이 사건 아파트 단지 내에 주차할 수 있는 권리는 원고가 대위하여 행사하는 소외인의 대지사용권에 속하는 것이므로, 별도의 규약이 존재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야간 등 특정시간대라는 이유로 제한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또한 사실심에서의 원고의 주장과 진술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06:00부터 22:00까지는 위 자동차들을 이 사건 아파트 단지 내에 주차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자인하는 취지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곧바로 원고가 같은 시간대에 이 사건 아파트 단지 내에 위 자동차들을 주차할 ‘권리’를 포기하였다거나 상실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오히려 원고는 여전히 위 대지사용권에 기하여 06:00부터 22:00까지 사이에도 이 사건 아파트 단지 내에 위 자동차들을 주차할 권리가 있고, 심야근무, 조기출근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그 권리를 행사할 필요도 있으며, 이에 대하여 피고가 주차를 방해하는 행위를 할 우려도 상존하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방해금지를 구할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의 위 주장과 진술이 이러한 방해금지를 구할 권리마저 없음을 자인하는 취지는 결코 아니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위 자동차들의 주차시간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06:00부터 22:00까지로 한정한 것은 대지사용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다. 한편, 판결의 주문은 명확하여야 하며 주문 자체로서 내용이 특정될 수 있어야 하므로, 주문은 어떠한 범위에서 당사자의 청구를 인용하고 배척한 것인가를 그 이유와 대조하여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표시되고 집행에 의문이 없을 정도로 이를 명확히 특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다5511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주문은 피고에게 위 자동차들의 주차를 방해하지 아니 하여야 할 부작위의무를 명함에 있어 위 자동차들의 주차시간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06:00부터 22:00까지로 제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같은 시간 동안의 피고의 위 부작위의무의 존부를 특별한 사정의 유무에 전적으로 맡기면서도, 주문 그 자체에서 ‘특별한 사정’이 무엇인지 특정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이유에서도 이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고, 나아가 이 사건 주문이 22:00부터 06:00까지 사이에는 주차를 개시할 수 없다는 의미여서 06:00부터 22:00까지 사이에 주차를 하면 22:00를 넘어서까지도 주차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따라서 부작위의무의 채무자인 피고의 입장에서는 어떤 경우에 22:00부터 06:00까지의 위 자동차들의 주차를 방해하는 것이 금지명령에 위반되는지를 알 수 없게 되므로, 결국 이 사건 주문은 어떠한 범위에서 당사자의 청구를 인용하고 배척한 것인가를 그 이유와 대조하여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표시하지 아니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분쟁의 여지가 남겨져 있다고 할 것이고 집행에도 의문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주문의 표시는 판결주문으로서 갖추어야 할 명확성을 결하여 부적법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주차방해금지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강신욱 양승태 김지형(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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