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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7. 11. 10. 선고 2017누34836 판결
[교원소청심사위원회결정취소][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길상 담당변호사 오범석)

피고, 피항소인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김상찬)

피고보조참가인

피고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오 담당변호사 이상욱)

변론종결

2017. 9. 1.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5. 7. 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15-249 해임처분취소청구 사건에 관하여 한 결정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결정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을나1, 2(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원고는 2002. 3. 1. 학교법인 ○○학원이 설립·운영하는 ○○△△대학교(이하 ‘이 사건 대학교’라고 한다)의 □□□◇◇◇◇계열 전임강사로 신규 임용되었고, 2004. 4. 1. 조교수로, 2008. 3. 1. 부교수로, 2013. 3. 1. □□□계열 교수로 각각 승진 임용되어 이 사건 대학교에서 근무하였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5. 4. 10. ‘원고가 아래와 같이 학과 소속 여학생들에게 성희롱 및 성추행 행위를 수차례 반복한 것은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각 호 주1) 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원고를 해임하였다(효력발생일은 2015. 4. 14.이다. 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한다).

본문내 포함된 표
피해자(주 2) 소외 1 ① 원고가 2014. 12. 17. □□□계열 학과사무실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있던 피해자에게 “여기서 뭐하냐?”라며 뺨을 때리고, 이어서 “왜 남자랑 붙어서 있냐?”라며 피해자의 뺨을 총 4대 때림(이하 ‘제1-1 징계사유’라 한다).
② 2014. 9.경 피해자가 봉사활동을 위한 추천서를 받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원고의 연구실을 방문했을 때 원고가 뽀뽀해 주면 추천서를 만들어 주겠다고 함(이하 ‘제1-2 징계사유’라 한다).
③ 수업 중 질문을 하면 원고는 피해자를 뒤에서 안는 듯한 포즈로 지도함(이하 ‘제1-3 징계사유’라 한다).
④ 원고는 피해자가 연구실을 찾아가면 “남자친구와 왜 사귀냐, 나랑 사귀자.”, “나랑 손잡고 밥 먹으러 가고 데이트 가자.”, “엄마를 소개시켜 달라.”고 하는 등 불쾌한 말을 많이 함(이하 ‘제1-4 징계사유’라 한다).
⑤ 원고는 피해자와 길에서 마주치면 팔을 벌리면서 포옹을 강요함(이하 ‘제1-5 징계사유’라 한다).
⑥ 원고는 수업시간 중 피해자의 엉덩이를 토닥거림(이하 ‘제1-6 징계사유’라 한다).
피해자 소외 3 ① 원고는 2013년 피해자의 1학년 학기 초 수업시간에 피해자의 손을 겹쳐서 마우스를 잡고 피해자가 앉아 있는 의자에 같이 앉거나 자신의 무릎에 피해자를 앉히려 하였음. 평소 손을 잡거나 어깨에 손을 올리는 행위, 허리를 잡거나 자신의 무릎에 앉히는 행위 등의 스킨십을 자주 함(이하 ‘제2-1 징계사유’라 한다).
② 원고는 피해자를 연구실로 자주 불러 “연애하자, 어머니를 소개시켜 달라.”고 하였으며, 또한 의자에 앉아 있을 때에는 원고의 다리 사이에 피해자의 다리를 끼워 움직이지 못하게 한 경우도 있었음(이하 ‘제2-2 징계사유’라 한다).
③ 피해자가 입고 있던 가슴부분의 남방 단추가 떨어지려 할 때 원고가 불필요하게 단추를 만짐(이하 ‘제2-3 징계사유’라 한다).
피해자 소외 2 ① 원고는 2013년 학기 초부터 수업시간에 피해자를 뒤에서 안는 식으로 지도하고 불필요하게 피해자와 한 의자에 앉아 가르쳐 주며 신체적 접촉을 많이 함(이하 ‘제3-1 징계사유’라 한다).
② 원고는 복도에서 피해자와 마주칠 때에도 얼굴에 손대기, 어깨동무, 허리에 손 두르기와 함께 엉덩이를 손으로 툭툭 치는 행위를 함(이하 ‘제3-2 징계사유’라 한다).
③ 원고는 피해자와 단 둘이 있을 때에는 팔을 벌려 안았음(이하 ‘제3-3 징계사유’라 한다).
④ 2014년 초 학과 MT에서 원고가 아침에 자고 있던 피해자의 볼에 뽀뽀를 2차례 하여 피해자에게 정신적 충격을 줌(이하 ‘제3-4 징계사유’라 한다).
⑤ 원고는 2014년 6.경 장애인 교육 신청서를 제출하러 간 피해자에게 자신의 볼에 뽀뽀를 하면 신청서를 받아 주겠다고 하고, 다른 학생들도 자신의 볼에 뽀뽀를 하고 신청서를 제출하였다고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가 어쩔 수 없이 원고의 볼에 뽀뽀를 하였으며, 그 상황에서 원고가 피해자의 엉덩이에 손을 대려고 하자, 피해자가 자신의 가방을 이용하여 원고의 행위를 막음(이하 ‘제3-5 징계사유’라 한다).

주2) 피해자

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5. 5. 7.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5. 7. 8. “① 이 사건 해임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지 않고, ② 원고가 소속 학과 여학생들에게 성희롱 및 성추행 행위를 하였다는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며, ③ 참가인이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함에 있어 사회통념상 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을 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

2. 이 사건 결정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로 들고 있는 바와 같이 피해자들에 대한 성희롱 및 성추행 행위를 반복하여 한 사실이 없고, 설령 표면상으로 유사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언동은 어떠한 성적인 의도 없이 수업이나 대화중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으로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는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살펴본다.

나. 관련 법리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는 ‘성희롱’에 관하여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단체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또는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성희롱 개념의 전제요건인 ‘성적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하고,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 아닌 이상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성희롱이 성립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참조).

다.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1) 피해자 소외 1과 관련한 징계사유의 존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소외 1과 관련한 징계사유(제1-1~5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아니한다.

가) 제1-1, 1-5, 1-6 징계사유의 불인정

이 부분에 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의 해당 부분(제4쪽 하3행 ~ 제5쪽 하1행)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나) 제1-2, 1-3, 1-4 징계사유의 불인정

이 부분 징계사유 중 제1-2, 1-4 징계사유는 언어에 의한 것이고, 제1-3 징계사유는 행동에 의한 것인바, 우선 행동에 의한 사유인 제1-3 징계사유에 관하여 살피고, 그 다음에 언어에 의한 징계사유에 관하여 본다.

⑴ 인정사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9, 10, 24, 26, 29, 갑2의3, 갑5의2, 갑17의1, 4, 6, 7, 갑22의2, 갑23-3, 을나11, 제1심증인 소외 1, 변론 전체의 취지

㈎ 이 사건 대학교는 2013년 건물 리모델링으로 컴퓨터 실습실이 축소되어 실습 시 학생과 학생 사이가 앞뒤로 좁게 붙어 있다. 원고는 C언어 프로그래밍 수업을 담당하였는데, 위 수업은 실습 위주의 수업이어서 원고는 강의시간에 실습실을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의 코딩을 1:1로 봐주는 이른바 ‘맨투맨 방식’의 수업을 하였다. 원고의 수업방식에 의하면 원고는 직접 학생들의 실습 좌석으로 가서 모니터를 함께 보면서 코딩을 수정하거나 지시사항을 전달하였는데, 이때 원고는 학생의 마우스를 이용하여 코딩할 위치를 정하고 주로 양손으로 키보드를 이용하여 코드를 입력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 소외 1은 2013년 2학기 및 2014년 1학기에 원고의 C언어 프로그래밍 수업을 수강하였는데, 강의종료 후 무기명으로 이루어진 강의평가에서 소외 1은 “교수님 강의는 이해하기 쉽고, 한 명 한 명 가르쳐 주시니깐 다른 공부보다는 조금 더 잘 이해되는 것 같아요~! 단점은 딱히 적을 내용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렵지만 조금만 공부하면 재밌는 과목. 교수님 강의도 재밌고 즐거워용! ♡교수님 짱짱맨♡”이라고 기재하였다.

또한, 위 강의평가에서 원고의 수업을 수강한 다른 학생들도 상당수가 원고의 열정적인 강의방식에 대하여 매우 긍정적인 강의평가를 하였고, 특히 남녀를 불문한 1:1 방식의 맨투맨 지도법이 원고 교육의 특장점이라는 취지의 평가도 있었으며, 성희롱이나 성추행과 관련된 부정적인 평가는 없었다. 원고의 강의방식에 대한 평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강의평가]
○ 솔직히 수업은 다른 여타 수업에 비해 매우 유익하고 즐겁습니다. 다른 수업도 이런 방식으로 한다면 학생들의 전체적인 수준이 올라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 모교수처럼 프레젠테이션 켜놓고 학생들이 따라오든 말든 하는 수업과는 다르게 진짜 명교수십니다.
○ 교수님의 수업방식이 전체적인 프로그램 코딩능력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사고방식을 깨우는 능동적인 수업방식이라 내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좋은 수업방식이라 생각합니다.
○ 제가 아는 원고 교수님은 어려운 C언어도 알기 쉽고 재밌게 수업을 하시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가르쳐주시는 것에서 멈추시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해주십니다. 설명위주로 수업을 진행하시는 다른 교수님들보다 수업 이해력도 좋은 것 같습니다. 학생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시는 것 같고 틈틈이 동아리 방에도 들어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이쪽부분을 공부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라고 말씀해주시는 게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됐습니다.
○ C를 잘 못하는 애들도 같이 끌고 가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멘토시스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소외 1은 2013년 2학기 말경에 원고가 지도하는 전공 동아리에 가입하여 활동을 하였는데, 평소 동아리실에 동아리원이 아닌 다른 남자들을 데리고 오거나 동아리실에서 밤새 노는 등의 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2014년 5월경 동아리실에서 퇴출을 당하였다. 또한 소외 1은 2014. 12. 17. 시험기간이어서 학생의 출입이 제한된 학과사무실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있다가 원고로부터 심한 질책을 당하기도 하였다(다만, 소외 1은 이때 원고로부터 뺨을 맞았다고 신고하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뺨을 맞은 사실’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소외 1과 두 학기 동안 원고의 강의를 함께 들은 소외 4는 2014년 12월 무렵 소외 1로부터 ‘원고에 대하여 화난 일이 있는데 꼭 복수할 것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 이 사건 원고의 행위에 대한 신고는 소외 1이 소외 2, 소외 5, 소외 3과 함께 진술서를 작성하여 2014. 12. 19.경 이 사건 대학교 취업지원처 성고충상담실에 제출하여 비롯된 것인데, 이는 소외 1이 원고로부터 학과사무실에서 심한 질책을 받은 이틀 후였다. 소외 2, 소외 5, 소외 3의 진술서는 소외 1의 부탁으로 작성된 것인데, 이들의 진술서에 기재된 내용은 소외 1이 2014. 12. 17. 원고로부터 위 질책을 당하였다는 일 외에는 거의 대부분이 2013년 2학기 또는 2014년 1학기의 일로서 그 발생 후 상당기간이 경과된 사건들이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① 소외 1의 진술서(갑5의2)에는 소외 1이 2014. 12. 17. 원고로부터 질책을 받은 사실이 중점적·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는 반면, 그 외의 성희롱이나 추행에 해당하는 행위들은 단편적이거나 추상적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한편, ② 소외 2와 소외 3의 진술서에는 원고가 하였다는 성희롱 내지 성추행의 행위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위 신고 이후 수사 및 이 사건 재판과정에서의 조사에 성실히 응한 소외 3의 진술 및 소외 6 등 목격자의 진술에 의하면 소외 3의 진술서(갑5의5)에 기재된 내용은 허위(원고가 여학생의 허리를 잡거나 자신의 무릎에 앉히는 일이 자주 일어났고, 앉혀 놓고 허벅지를 은근슬쩍 만지는 경우도 있었다는 부분 등) 또는 사실의 과장이거나 자신이 목격하지 않은 사실을 목격한 것처럼 기재한 것임이 확인된다.

⑵ 제1-3 징계사유

원고가 여학생들을 상대로 불필요한 신체적 접촉을 하였던 것은 이들에 대한 교수의 지위에 있는 원고가 기울여야 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할 것이다. 다만, 위 인정사실 및 위 채택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소외 1이 문제로 삼은 이 부분 원고의 언동은 원고의 적극적인 교수방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의심되고, 이 부분 사건에서 드러난 정도의 접촉만으로는 이를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매우 곤란하다.

㈎ 비좁은 실습실에서 교수인 원고가 학생의 모니터 화면을 보기 위해서는 학생 뒤편에 설 수밖에 없는데, 코딩은 보통 키보드로 이루어지고 그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서 두 손으로 타이핑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학생의 옆이나 뒤쪽에서 손을 뻗어야 하는 자세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는 교수와 학생들의 협조를 통하여 성적인 혐오감이나 불쾌감 없이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학생들은 원고의 지도방식이 불편할 경우 필요이상의 신체접촉을 피하기 위하여 의자에서 일어나 자리를 비켜줄 수 있다).

㈏ 교수인 원고가 40명가량의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개방된 장소에서 여학생을 뒤에서 양쪽 팔로 껴안는 소위 ‘백허그’ 자세를 취하여 그와 밀착된 자세에서 어색한 타이핑을 시도하였다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만일 이와 같은 자세에서 원고가 타이핑을 하여 코딩교육을 실시하였다면, 뒤쪽으로부터 여학생의 신체를 껴안듯이 밀착하여야 모니터 화면을 볼 수 있었을 것인데(이러한 자세가 적절하지 않음은 성인인 학생들 모두가 인식할 수 있다), 익명으로 이루어진 강의평가에서 원고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에 대한 언급이 없고 오히려 원고의 1:1 맨투맨 교육방식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점 및 나아가 소외 1조차 원고의 강의에 ‘단점이 없다’거나 ‘재미있고 즐겁다’고 평가한 점에 비추어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 원고는 원칙적으로 수업시간 내에 학생들의 코딩을 일일이 지도해주고자 하였지만 시간이 촉박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손을 들고 도움을 청하는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지도하였다. 소외 1 또한 손을 들어 원고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식으로 지도를 받은 것인데, 원고의 신체접촉이 불편하였음에도 수차례에 걸쳐 자발적으로 손을 들어 원고의 도움을 청했다는 것은 통상의 성희롱·성추행 피해자의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 소외 1은 2013년 2학기에 원고의 수업을 수강하였고, 이어 2014년 1학기에도 수강하였는데 성희롱 내지 성추행을 당하고도 계속하여 원고의 수업을 수강하였다는 것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 소외 2가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한 증언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소외 1에 대하여 한 행동은 마우스를 잡고 있는 소외 1의 손 위로 마우스를 잡거나 어깨동무를 한 정도였다는 것인바(다만, 어깨동무를 하였다는 것은 강의실에서의 행동이 아니라 복도 등에서 이루어진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고, 소외 3의 진술에 의하면 이는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 신체접촉의 정도가 허리를 감싸거나 피해자의 뒤에서 피해자를 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는데, 원고가 직접 코딩을 보여줄 경우 마우스는 코딩할 위치를 정하는 데 잠깐 사용하는 데 그치고 전적으로 키보드를 사용하게 되는 점에 비추어 실질적으로 그 신체접촉이 과도할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다만 남성 교수로서 여학생들에 대하여 이러한 정도의 접촉도 삼가기 위하여 세심한 배려를 할 필요가 있었다).

㈒ 소외 1과 친한 사이로서 두 학기 동안 함께 원고의 수업을 들은 소외 6은 ‘수업 도중에 장소적인 협소함 등으로 인하여 원고와의 신체 접촉이 있을 수 있었는데, 이는 남녀학생을 불문한 것이었고 자신은 그로 인하여 기분이 나빴던 적이 없었으며 소외 1로부터도 수업을 들을 당시에는 이를 불평하는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⑶ 제1-2, 1-4 징계사유

이는 언어에 의하여 이루어진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위 인정사실 및 위 채택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언동이 소외 1에 대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언어에 의한 성희롱은 문제의 말이 사용된 앞뒤의 문맥, 당사자들의 관계, 그 표현이 행하여진 상황, 그 언어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등 전체적 정황 등의 구체적 고려 없이는 평가하기 곤란하다고 할 것인데, 이 부분 징계사유는 당시 대화의 문맥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특정 언어만을 발췌하여 문제를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원고는 강의뿐만 아니라 동아리 지도를 통하여 소외 1이나 소외 3, 소외 2, 소외 6 등 학생들과 격의 없고 친한 관계를 유지하였는데, 학생들과 식사를 함께 하거나 원고의 연구실에서 찾아오는 학생들과 자주 농담을 나누었으며, 일상적인 이야기는 물론 가족에 관한 이야기나 연애상담도 나누었다(이는 이른바 ‘밀착교육’으로 교수 측에 상당히 부담되는 것으로서, 건전한 방식을 취하는 한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제1-2 징계사유는 징계사유 자체에서 소외 1뿐만 아니라 다수의 친구들이 함께 원고의 연구실을 방문하였을 때 이루어진 대화 중 일부라는 것인데, 소외 1의 진술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단지 봉사활동 추천서를 여학생들에게 써주는 데 대한 대가로 뽀뽀를 요구하였다는 것인 반면, 원고는 「위 추천서는 ‘2014년 장애인방문교육 청년 강사’ 아르바이트 지원에 필요한 추천서인데 교수로서 원고가 당시 찾아온 학생들에게 장애인 방문 강사의 경우 장애인 아동에 대한 봉사와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면서 소외 1과 소외 3에게 장애인 아동들을 가끔 안아주고 뽀뽀도 해주어야 하는데 가능하겠느냐고 물었고, 소외 1, 소외 3은 할 수 있다고 대답하였다. 원고가 이어서 소외 1, 소외 3에게 ‘내가 추천서를 써주면 너희들은 나한테 뭐해줄래? 우리 조카들은 고마우면 나한테 뽀뽀를 하는데, 너희들도 할 수 있느냐?’고 묻자, 소외 1은 ‘저는 아빠한테도 뽀뽀하지 않아요.’라고 대답했고 원고는 부모님에게도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하라는 이야기를 하며 소외 1과 소외 3에게 추천서를 작성해주었다」고 그 대화의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평소 학생들에 대한 원고의 태도에 비추어 위 대화의 문맥에 관한 원고의 설명은 신빙성이 있고 이를 의심할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 제1-4 징계사유는 전혀 문맥에 관한 자료가 없이 원고가 그와 같이 성적으로 불쾌한 말을 많이 하였다는 것인데, 제1심법정에 출석하여 진술한 소외 1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는 소외 1뿐만 아니라 다수의 학생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이루어진 대화라는 것인바, 위 징계사유에 언급된 말들은 여학생들이 원고의 연구실에 방문하여 나누었던 전체 여러 가지의 대화들 중에서 극히 작은 한 토막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종종 소외 1과 함께 원고의 연구실에 방문하였던 소외 3의 진술에 의하면, 원고는 여학생들에게 ‘직장에 들어가기 전에 남자와 교제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취지의 말이나 ‘혼자 사는 어머니에게 효도할 것’을 권고하는 대화를 하면서 징계사유에 기재된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있기는 한데 단지 장난말로 들렸을 뿐 성적수치심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 이상과 같은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징계사유에서 들고 있는 원고의 말이 적절하지 아니한 면이 없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 대화가 이루어진 당시의 전후 문맥상 이를 듣고 대화를 하며 소통하던 여학생들이 이 부분 지적된 원고의 말 때문에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1은 2014. 12. 17. 원고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아 원고에 대한 감정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로 인하여 과거의 일들에 대하여 굴욕적이거나 혐오스러운 느낌을 갖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동일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경우로 보기 어렵다.

2) 피해자 소외 3과 관련한 징계사유의 존부

이 부분 소외 3과 관련한 징계사유(제2-1~3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아니하는바, 이 부분에 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의 해당 부분(제7쪽 하8행 ~ 제8쪽 8행)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3) 피해자 소외 2와 관련한 징계사유의 존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소외 2와 관련한 징계사유(제3-1~5 징계사유)도 모두 인정되지 아니한다.

가) 소외 2 진술의 전체적인 신빙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소외 2의 진술은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곤란하다.

⑴ 소외 2는 원고의 행위에 대하여 이 사건 대학교 내부의 조사에는 응하였으나, 자신이 피해자로 된 제3-4~5 징계사유에 관하여 형사고소한 이후 수사기관의 소환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검사는 소외 2의 원고에 대한 고소사실에 관하여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소외 2는 원고의 형사사건에서는 소외 1에 대한 행위 부분의 증인으로 2016. 7. 21. 법정에 출석하여 진술한 사실이 있는 반면, 이 사건으로 제1심법원에서 2016. 7. 6.로 예정된 증인신문을 위하여 2016. 6. 27. 소환장을 받았으나 이에 불응하여 서면 답변으로 갈음하였고, 이 법원에서도 서면으로만 답변을 하였다.

소외 2는 최초 소외 1의 부탁을 받고 이 사건을 신고하게 된 것인데, 자신의 피해사실에 대하여는 형사고소 이후 조사를 거부하는 한편 소외 1에 대한 피해사실에 대하여는 증인으로 출석하여 자유롭게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과연 성희롱 내지 성추행 피해자로서의 대응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⑵ 또한, 소외 2가 소외 1의 부탁을 받고 진술서(갑5의3)를 작성한 것은 2014. 12. 17. 무렵인데 그 기재된 내용은 전부 2013년부터 2014년 전반기의 사실로서 소외 1의 권유 또는 부탁이 없었다면 소외 2에게 과연 한참 전의 원고 행위를 비난하거나 신고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소외 2는 원고의 형사사건 법정에서 위 진술서는 자신의 의사로 기재한 것뿐 아니라 소외 1이 이야기하는 것을 적은 것도 있다고 진술하였다).

⑶ 소외 2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임처분이 있기 전에는 2015년 3월 및 4월초 무렵까지도 원고와 격의 없이 카카오톡 대화를 나누고 친구들을 모아 식사를 함께 하기도 하였으나,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2015. 4. 14. 효력발생)이 있은 이후로는 원고를 만나는 것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갑12). 소외 2의 이와 같은 태도 변화를 미루어 볼 때 소외 2가 자신을 피해자로 한 부분에 관하여 수사기관의 조사나 법원에서의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성희롱이나 성추행의 피해자로서 원고가 두렵거나 싫기 때문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신고로 인하여 원고가 해임까지 당하는 무거운 결과를 가져온 데 대한 책임추궁을 두려워하기 때문이 아닌가 의심된다.

⑷ 소외 2는 소외 1, 소외 3과 함께 원고에 대한 형사고소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각서를 작성하여 주는 대신 원고에게 자신들에 대한 법적대응을 하지 아니할 것을 요구하여 2015. 2. 9. 위 내용의 원고 명의 각서를 공증사무소에서 인증받기까지 하였는바, 통상 피해자가 단순히 가해자를 용서하는 합의를 하여주는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이례적이다.

나) 제3-1~3 징계사유의 불인정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⑴ 제3-1 징계사유는 앞서 소외 1에 대한 제1-3 징계사유와 같이 원고의 코딩수업시간에 있었던 신체적 접촉을 내용으로 한다. 소외 1에 대한 부분에서 자세히 살핀 바와 같이 이 또한 원고가 좁은 실습실에서 적극적으로 수업을 하는 가운데 학생들 자리로 가서 1:1로 맨투맨식 강의를 하던 중 신체접촉이 있었던 것을 막연히 지적하는 내용인데, 소외 2도 소외 1과 같이 두 학기에 걸쳐서 원고의 동일한 강의를 수강하였고, 위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는 매우 좋았고 익명으로도 문제점에 대한 별다른 지적이 없었던 점에 비추어 이를 성희롱이나 성추행으로 보아 징계사유로 삼기 곤란하다.

⑵ 제3-2~3 징계사유는 앞서 소외 1과 관련한 제1-5의 징계사유와 같이 원고가 학교의 복도에서 학생들을 마주칠 때 하였던 행동을 과장하여 진술한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가 공개된 장소에서 자신에게 포옹을 강요하고 함부로 허리에 손을 두르거나 엉덩이를 만졌다는 소외 2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한 원고가 소외 2와 단 둘이 있을 때 팔을 벌려 안았다는 부분(제3-3 징계사유)은 소외 1의 진술에도 없는 내용(소외 1은 학생들 다수가 있을 때 원고가 그와 같은 행동을 하였다고 진술한다)으로 2014. 12. 17.자 소외 2의 진술서에 기재되어 있는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2 진술의 전체적인 신빙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이는 평소 원고가 친밀감의 표현으로 다수의 제자들을 향하여 팔을 벌려 안으려는 듯한 자세를 취한 것을 과장한 것이 아닌가 의심될 뿐 소외 2의 진술만을 근거로 이를 사실로 인정하기 어렵다.

⑶ 이에 관한 소외 2의 진술은 매우 막연한 것이어서 원고가 해당 행위를 하였다는 일시에 관하여 대충이라도 특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 제3-4~5 징계사유의 불인정

이 부분 징계사유는 원고가 학과MT를 가서 숙소에서 자고 있는 소외 2에게 뽀뽀를 하였다거나 원고가 연구실을 방문한 소외 2에게 뽀뽀를 강요하였다는 내용인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부분 징계사유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⑴ 제3-4 징계사유는 원고가 2014년 초 학과MT에서 자고 있는 소외 2의 볼에 뽀뽀를 2회 하였다는 것인데, 소외 2의 진술은 ‘볼에 감촉이 있어서 깨어보니 근처에 원고가 있었다.’는 취지이고, 당시 주변에 다수의 학생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이를 목격한 바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소외 2의 진술은 소외 2가 자다가 일어나면서 느낀 막연한 추측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근거로 원고가 자고 있는 소외 2에게 다가와 뽀뽀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⑵ 제3-5 징계사유에 관하여 본다. 소외 1, 소외 2, 소외 6, 소외 3의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이는 소외 2가 2014년 9월 무렵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을 위한 추천서를 받기 위하여 원고의 연구실을 방문하였을 때 일어난 사건을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소외 2의 진술 및 징계사유에는 2014년 6월로 잘못 기재되어 있다). 이들 여학생들의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이때 소외 2가 원고의 뺨에 뽀뽀를 하였고 원고나 소외 2 모두 이로써 상당히 당황하였던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서 위 사건을 목격한 소외 6의 진술(갑17의4)에 의하면, 당시 원고 연구실에는 원고와 원고로부터 추천서를 받으려고 온 소외 6, 소외 2 및 다른 여학생 1명 등 모두 4명이 있었는데(직전에 소외 1, 소외 3이 원고로부터 추천서를 받고 연구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이들 중 누군가가 뒤늦게 온 소외 2에게 ‘원고에게 뽀뽀를 해야 추천서를 써준다. 우리도 뽀뽀를 했다.’고 말하자 소외 2가 원고에게 진짜로 뽀뽀를 하여 원고나 소외 2 등 연구실에 있던 모든 사람이 일순간 당황스러워 하였던 사실이 있었다고 하는바, 이는 앞서 제1-2 징계사유에서 살핀 소외 2가 오기 전의 원고와 소외 1, 소외 3 사이에 있었던 대화내용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으로서 사건이 발생한 상황에 대한 신빙성 있는 설명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는 소외 2의 친구들이 벌인 장난 가운데 일어난 일로서 원고가 이를 강요하였다고 할 수는 없는바, 이를 원고만의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려운 사건이었던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라.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가정적 판단)

1) 이 사건 결정은 원고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및 성추행 행위를 수차례 반복하였다는 징계사유를 모두 인정하여 원고의 소청심사 청구를 기각하였는데, 앞서 자세히 살핀 바와 같은 이유로 그와 같은 성희롱이나 성추행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2) 그러나 설령 그 경위를 떠나서 원고가 교수로서 학생들이 불편해 하는 정도의 신체적 접촉을 하고, 정도가 지나친 사생활의 간섭을 하여 여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준 것이 사실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앞서 자세히 살핀 바와 같이 이는 원고가 교수로서 좁은 실습실에서 1:1의 소위 맨투맨식 강의수법으로 적극적인 수업을 하고, 연구실에서는 원고를 수시로 찾아오는 학생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농담도 하며 친밀하게 지내던 중에 아무런 고의 없이 이루어진 일이고 여학생들로서도 대부분 당시에는 별다른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후에 소외 1의 문제제기로 인하여 신고하게 된 것이었다.

3)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2조 제1항 관련 별표에 의하면 교육공무원에 대한 성희롱으로 인한 해임은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인데, 앞서 살핀 바와 같은 이 사건 발생의 경위와 피해 정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임처분은 원고 행위의 비위 정도에 비추어 지나치게 무거워 징계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결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석(재판장) 서승렬 성충용

주1) 사립학교법 제61조(징계의 사유 및 종류) ① 사립학교의 교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당해 교원의 임용권자는 징계의결의 요구를 하여야 하고, 징계의결의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 1. 이 법과 기타 교육관계법령에 위반하여 교원의 본분에 배치되는 행위를 한 때 2. 직무상의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때 3.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

주2)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사유로 들고 있는 성희롱 등의 행위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관련 여학생들을 ‘피해자’로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한 면이 있으나, 편의상 ‘피해자’로 부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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