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제5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상 수취선하증권의 수리요건으로서의 본선적재표기의 요건과 그 충족 여부의 판단 기준
[2] 제5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상 선하증권상의 수탁지와 선적항에 다른 기재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
[3] 선하증권상의 표시에서 수탁자란에 컨테이너 야드(Container Yard / CY)의 기재가 있고 그 장소가 선하증권상의 선적항란에 기재된 장소와 같은 경우, 그 장소들을 같은 것으로 간주하는 국제상업회의소 은행위원회가 정한 '국제표준은행관행'에 따라 선하증권의 본선적재표기상에서 따로 선적항과 선박명을 표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사례
판결요지
[1] 제5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 제23조 a항 ii호는 신용장이 항구간 선적에 적용되는 선하증권을 요구하는 경우 선하증권에 미리 인쇄된 문언에 의하여 화물의 선적사실을 표시할 수 있으나{선적선하증권(Shipped Bill of Lading)의 경우}, 화물이 선하증권의 발행 전에 선적되지 아니한 수취선하증권(Received Bill of Lading)의 경우에는 그 선하증권에 화물이 지정된 선박에 본선적재 또는 선적되었다는 사실과 그 본선적재일이 명시되어야 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는바(본선적재표기, On Board Notation), 이는 수취선하증권의 경우 화물이 지정된 선박에 정상적으로 선적되었는지 여부를 선하증권상으로 명확히 하여 화물의 선적에 따른 당사자들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고자 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신용장통일규칙이 요구하는 본선적재표기가 정당하게 되었는지 여부는 신용장 관련 다른 서류의 기재를 참고하지 아니하고 해당 선하증권의 문언만을 기준으로 하여 엄격하게 판단되어야 한다.
[2] 제5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 제23조 a항 ii호는 만약 선하증권이 선적항과 다른 수령지 또는 수탁지를 명시하고 있는 경우 비록 물품이 선하증권상에 지정된 선박에 적재되었다고 하더라도 본선적재표기는 신용장에 명시된 선적항과 그 물품이 적재된 선박명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과연 신용장 필요서류인 선하증권상의 수탁지와 선적항에 다른 기재가 있는지 여부는 은행이 형식상 신용장 조건과 엄격하게 합치(in accordance with)하는지를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with reasonable care) 조사 점검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나, 그와 같이 엄격한 합치는 자구 하나도 틀리지 않게 완전히 일치하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며,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은행이 상당한 주의(reasonable care)를 기울이면 그 차이가 경미한 것으로서 문언의 의미에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거나 신용장 조건을 전혀 해하는 것이 아님을 문면상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에는 신용장 조건과 합치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판단에는 구체적인 경우에 신용장 조건과의 차이가 국제적 표준은행거래관습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지 여부도 참고로 하여야 한다.
[3] 국제상업회의소(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줄여서 'ICC'라 한다)가 그 산하 은행위원회(ICC Banking Commission)의 승인하에 결정한 '국제표준은행관행{International Standard Banking Practice (ISBP) for the examination of documents under documentary credits, ICC Publication No. 645(2003)}'은 선하증권상의 본선적재표기와 관련한 국제표준은행관행으로서, 선하증권상의 표시에서 수탁지(place of receipt)란에 컨테이너 야드(Container Yard / CY) 혹은 Container Freight Station(CFS)의 기재가 있고 그 장소가 선하증권상의 선적항(port of loading)란에 기재된 장소와 같은 경우(예를 들면, place of receipt : Hong Kong CY; port of loading : Hong Kong), 그 장소들은 같은 것으로 간주하여 본선적재표기(On board notation)상에서 따로 선적항과 선박명을 표시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들어 신용장통일규칙 제23조 a항 ⅱ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선하증권이 선적항과 다른 수령지 또는 수탁지를 명시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1] 신용장통일규칙(1993년 제5차 개정된 것) 제23조 a항 ii호, 상법 제814조의2 [2] 신용장통일규칙(1993년 제5차 개정된 것) 제13조 a항, 제23조 a항 ii호, 상법 제814조의2 [3] 신용장통일규칙(1993년 제5차 개정된 것) 제23조 a항 ii호
원고
주식회사 제일은행
원고승계참가인,상고인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기섭)
피고,피상고인
오버시 차이니스 뱅킹 코퍼레이션 (Oversea-Chinese Banking Corporation)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김·신앤드유 담당변호사 유록상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 은행 싱가포르 소재 영업소는, 1997. 2. 19. 싱가포르국 소재 구차란 싱 앤 코{Gucharan Singh And Co (PTE) Ltd, 이하 '구차란'이라 한다}의 개설의뢰를 받고, 구차란이 미국 소재 켄이 그룹{Ken Yi Group (U.S.A.) Inc., 이하 '켄이'라 한다}으로부터 수입하는 섬유제품의 대금결제를 위하여 제1수익자를 켄이로 하여 양도가능·취소불능신용장[대금 : 미화 70만 $, 유효기간 및 장소 : 1997. 4. 16. 미국, 어느 은행에서나 자유롭게 매입가능, 선적항 : 부산항, 시티은행 샌프란시스코지점(Citi Bank San Francisco, USA)에 의하여 양도가능{후에 피고는 개설의뢰인과 협의하여 1997. 2. 24. 양도은행을 시티은행 뉴욕지점(Citi Bank New York, USA)으로 변경함}]을 개설한 사실, 위 신용장의 통지은행 겸 양도은행인 시티은행 뉴욕지점은 1997. 2. 26.경 제1수익자인 켄이에게 신용장 개설을 통지하였고, 켄이는 구차란에게 부담하는 섬유제품 공급채무를 직접 이행하는 대신 대한민국 법인인 주식회사 신영텍스타일(Sin Young Textile Ltd, 1076 Jung Lee-Dong, Seo-Gu, Taegu, South Korea, 이하, '신영'이라고 한다)로부터 이를 수입하기로 하여, 위 신영과 사이에 위 섬유제품의 수입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금의 결제를 위하여 양도은행인 시티은행 뉴욕지점에게 제2수익자를 신영, 신용장 대금을 미화 693,000$로 변경하여 위 신용장을 양도하여 줄 것을 요청한 사실, 시티은행 뉴욕지점은 켄이의 요청에 따라 1997. 3. 12. 시티은행 서울지점을 통해 신용장의 양도를 통지한 사실, 신영은 위 섬유제품을 모두 선적한 후 신용장 요구서류들을 갖추어 원고 은행에게 매입을 의뢰하였고, 원고 은행은 이를 미화 691,345.31$에 매입한 사실, 원고는 위 신용장 서류 매입 후 이를 시티은행 뉴욕지점에 송부하였고 시티은행 뉴욕지점은 자신이 직접 위 서류들을 재매입하지는 아니한 채, 1997. 4. 25. 이를 피고 은행에게 송부한 사실, 피고 은행은 1997. 5. 2. 이를 접수하고, 같은 달 6. 시티은행 뉴욕지점에게 이 사건 신용장의 필요서류 중 "선하증권의 본선적재(ON BOARD) 표시란에 선적항과 선박명의 기재가 누락되었다."는 등의 사유로 신용장 대금의 지급을 거절한 사실, 원고는 1999. 7. 9.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신용장대금채권을 금융기관부실자산등의효율적처리및성업공사의설립에관한법률 제4조 에 의하여 승계참가인에게 양도하고, 2000. 7. 31.경 피고에 대한 채권양도의 통지절차도 완료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2. 원심은 위 사실관계를 토대로, 이 사건 신용장의 개설은행인 피고는 그 필요서류들이 신용장 조건과 일치하고 서류제시기간 내에 제시된 것이라면 매입은행인 원고로부터 이 사건 신용장대금채권을 양수한 승계참가인에게 신용장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과연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신용장 관련서류에 하자가 있어 신용장 대금의 지급거절이 정당한지 여부에 대하여, 이 사건 신용장의 필요서류인 각 선하증권(갑 제7 내지 10호증의 각 5)의 문면에 화물수령장소(PLACE OF RECEIT)는 부산 컨테이너 야드(BUSAN CY), 선적항(PORT OF LOADING)은 부산항(BUSAN, SOUTH KOREA)으로 각 기재되어 있어 화물의 수령장소와 선적항이 서로 다르고, 한편, 각 선하증권의 본선적재표기는 "ON BOARD" 및 날짜만이 각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후, 비록 부산 컨테이너 야드와 부산항이 실제 지리적으로 매우 근접하여 있는 것은 사실이나, 부산항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피고 은행으로서는 서류의 문면상으로만 보아서는 부산 컨테이너 야드와 부산항이 얼마나 가깝게 있는지 여부조차 도저히 판단할 수 없는 것이므로, 제5차 신용장통일규칙 제23조 a항 ii호에 따라 위 각 선하증권의 본선적재표기에 신용장상의 선적항과 화물이 실제 선적된 선박명이 기재되어야 하고, 따라서 이 사건 위 각 선하증권 상의 본선적재표기에는 선적항과 선박명의 기재가 없으므로, 결국 개설은행인 피고가 위와 같은 하자를 이유로 매입은행인 원고가 제시한 이 사건 신용장의 서류수리를 거부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이 사건 신용장 거래에 적용되는 제5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 제23조 a항 ii호는 신용장이 항구간 선적에 적용되는 선하증권을 요구하는 경우 선하증권에 미리 인쇄된 문언에 의하여 화물의 선적사실을 표시할 수 있으나{선적선하증권(Shipped Bill of Lading)의 경우}, 화물이 선하증권의 발행 전에 선적되지 아니한 수취선하증권(Received Bill of Lading)의 경우에는 그 선하증권에 화물이 지정된 선박에 본선적재 또는 선적되었다는 사실과 그 본선적재일이 명시되어야 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는바(본선적재표기, On Board Notation), 이는 수취선하증권의 경우 화물이 지정된 선박에 정상적으로 선적되었는지 여부를 선하증권상으로 명확히 하여 화물의 선적에 따른 당사자들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고자 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신용장통일규칙이 요구하는 본선적재표기가 정당하게 되었는지 여부는 신용장 관련 다른 서류의 기재를 참고하지 아니하고 해당 선하증권의 문언만을 기준으로 하여 엄격하게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29469 판결 , 2002. 11. 26. 선고 2001다83715, 83722 판결 각 참조).
아울러 위 신용장통일규칙 제23조 a항 ii호는 만약 선하증권이 선적항과 다른 수령지 또는 수탁지를 명시하고 있는 경우 비록 물품이 선하증권상에 지정된 선박에 적재되었다고 하더라도 본선적재표기는 신용장에 명시된 선적항과 그 물품이 적재된 선박명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과연 신용장 필요서류인 선하증권상의 수탁지와 선적항에 다른 기재가 있는지 여부는 은행이 형식상 신용장 조건과 엄격하게 합치(in accordance with)하는지를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with reasonable care) 조사 점검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나 ( 대법원 1985. 5. 28. 선고 84다카696, 697 판결 각 참조), 그와 같이 엄격한 합치는 자구 하나도 틀리지 않게 완전히 일치하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며,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은행이 상당한 주의(reasonable care)를 기울이면 그 차이가 경미한 것으로서 문언의 의미에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거나 신용장 조건을 전혀 해하는 것이 아님을 문면상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에는 신용장 조건과 합치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판단에는 구체적인 경우에 신용장 조건과의 차이가 국제적 표준은행거래관습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지 여부도 참고로 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다63691 판결 참조).
그런데 국제상업회의소(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줄여서 'ICC'라 한다)가 그 산하 은행위원회(ICC Banking Commission)의 승인하에 결정한 '국제표준은행관행{International Standard Banking Practice (ISBP) for the examination of documents under documentary credits, ICC Publication No. 645(2003)}'은 선하증권상의 본선적재표기와 관련한 국제표준은행관행으로서, 선하증권상의 표시에서 수탁지(place of receipt)란에 컨테이너 야드(Container Yard / CY) 혹은 Container Freight Station(CFS)의 기재가 있고 그 장소가 선하증권상의 선적항(port of loading)란에 기재된 장소와 같은 경우(예를 들면, place of receipt : Hong Kong CY; port of loading : Hong Kong), 그 장소들은 같은 것으로 간주하여 본선적재표기(On board notation) 상에서 따로 선적항과 선박명을 표시할 필요가 없다고 하고 있고, 이 사건 기록상 이와 다른 국제적 표준은행관행이 존재한다는 자료는 없는바, 따라서 원심이 인정한 위 사실관계에 이와 같은 관행을 참작하면, 이 사건의 경우 위 각 선하증권상의 화물수령장소(PLACE OF RECEIT)로 기재되어 있는 '부산 컨테이너 야드(BUSAN CY)'와 선적항(PORT OF LOADING)으로 기재되어 있는 '부산항(BUSAN, SOUTH KOREA)'은 같은 장소라고 보아야 하므로 위 본선적재표기에는 따로 선적항과 선박명의 표기는 필요하지 않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이와 다른 입장에서 피고의 이 사건 신용장 대금지급거절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제5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 제23조 a항 ii호의 의미를 오해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