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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다34158 판결
[양수금][공2006.6.15.(252),1017]
판시사항

[1] 신용장의 문면과 조건 심사에 대한 엄격 일치의 원칙과 그 예외

[2] 상업송장의 상품명세에 기재된 “HAIR TAIL”(갈치), “YELLOW CONVINA, WHITE CONVINA”(조기), “CHUB MACKEREL”(꽁치), “COD”(대구), “EASTERN FLAT HEAD”(양태) 등은 모두 그 단가가 “$2,200”이어서 신용장에 기재된 “OTHER KIND OF FISH(단가 $2,800)”와 일치한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이것들은 모두 어류로서 신용장에 기재된 “TOP SHELLS AND OTHERS”의 “OTHERS”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상업송장이 신용장 조건과 문면상 일치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3] 신용장 조건과 상업송장의 상품명세가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일치하고 다른 상품에 대해서는 불일치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개설은행이 전체 금액에 대하여 지급거절을 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를 간과하고 대금을 지급한 경우, 개설은행이 개설의뢰인에게 대지급한 신용장 대금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신용장 첨부서류가 신용장 조건과 문언대로 엄격하게 합치하여야 한다고 하여 자구 하나도 틀리지 않게 완전히 일치하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며, 자구에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그 차이가 경미한 것으로서 문언의 의미에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거나 단지 신용장에 표시되어 있는 상품의 기재를 보완하고 특정하기 위한 것으로서 신용장 조건을 전혀 해하는 것이 아님을 문면상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에는 신용장 조건과 합치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판단은 구체적인 경우에 신용장 조건과의 차이가 국제표준은행관행(ISBP)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야 한다.

[2] 상업송장의 상품명세에 기재된 “HAIR TAIL”(갈치), “YELLOW CONVINA, WHITE CONVINA”(조기), “CHUB MACKEREL”(꽁치), “COD”(대구), “EASTERN FLAT HEAD”(양태) 등은 모두 그 단가가 “$2,200”이어서 신용장에 기재된 “OTHER KIND OF FISH(단가 $2,800)”와 일치한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이것들은 모두 어류로서 신용장에 기재된 “TOP SHELLS AND OTHERS”의 “OTHERS”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상업송장이 신용장 조건과 문면상 일치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3] 상품은 선하증권과 상환으로만 인도받을 수 있는데 한 장의 상업송장에 대해서는 한 장의 선하증권이 발행되므로, 신용장 조건과 상업송장의 상품명세가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일치하고 다른 상품에 대해서는 불일치하다고 인정되면 개설은행은 전체 금액에 대하여 지급거절을 하여야 하며, 일부에 대한 지급거절을 할 수 없고, 제시된 선적서류가 신용장 조건과 일부 일치하지 아니하여 개설은행으로서는 마땅히 신용장 대금의 지급을 전부 거절하였어야 하는데도 이를 간과하고 대금을 지급해 버린 경우, 그 위험은 개설은행이 부담하여야 하고 신용장 개설의뢰인에게 대지급한 신용장 대금의 상환을 청구할 수 없다.

원고, 상고인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푸른 담당변호사 정철섭외 5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원대희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신용장에 의한 거래는 서류에 의한 거래이고 직접적인 상품의 거래가 아니므로 신용장 거래는 그 기초가 된 상품의 매매계약과는 관계가 없는 전혀 별개의 거래로 취급되고, 그 거래의 이행은 신용장에 기재된 조건과 형식상 엄격하게 일치함을 요한다. 1993년에 개정된 신용장통일규칙(UCP) 제13조 a항은 “은행은 신용장에 명시된 모든 서류를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심사하여 문면상 신용장 조건과 일치하는가를 검토하여야 한다. 명시된 서류가 문면상 신용장 조건과 일치하는가의 여부는 이 규칙에 반영된 국제표준은행관행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제출된 서류 상호간에 문면상 일치하지 않으면 그러한 서류는 신용장 조건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여 그와 같은 취지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신용장 개설은행은 개설의뢰인인 매수인을 대신하여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지위에 있는 자로서 은행에 제시된 서류가 형식상 신용장 조건과 엄격하게 합치하는지 여부를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with reasonable care) 심사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의무를 다함으로써 책임을 면하게 되는바, 여기에서 상당한 주의라 함은 상품거래에 관한 특수한 지식경험이 없는 은행원으로서의 일반적인 지식경험에 의하여 기울여야 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주의를 가리킨다. 다만, 신용장 첨부서류가 신용장 조건과 문언대로 엄격하게 합치하여야 한다고 하여 자구 하나도 틀리지 않게 완전히 일치하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며, 자구에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그 차이가 경미한 것으로서 문언의 의미에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거나 단지 신용장에 표시되어 있는 상품의 기재를 보완하고 특정하기 위한 것으로서 신용장 조건을 전혀 해하는 것이 아님을 문면상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에는 신용장 조건과 합치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판단은 구체적인 경우에 신용장 조건과의 차이가 국제표준은행관행(ISBP)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야 한다 (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다6369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여 이러한 법리에 따라 원고가 상고이유로 다투는 이 사건 제3 신용장(번호: M1412707NS00228)과 이에 터잡아 제시된 제1, 2차 선적분 상업송장을 비교해 보면, ① 제1차 선적분 상업송장의 상품명세에 기재된 “FRESH HAIR TAIL”과 제2차 선적분 상업송장의 상품명세에 기재된 “YELLOW CONVINA, WHITE CONVINA”, “CHUB MACKEREL”, “COD”, “EASTERN FLAT HEAD”, “SEA RAVAN”, “HAIR TAIL”은 모두 그 단가가 “$2,200”이어서 신용장에 기재된 “OTHER KIND OF FISH” (단가 $2,800)와 일치한다고 볼 수 없고, ② 한편, 위 신용장에 기재된 물품목록 중 단가가 “$2,200”인 것으로는 “TOP SHELLS AND OTHERS”가 있으나, 위 문구를 직역하면 “소라와 그 밖의 것”이 되고, 기타 어류에 대하여는 이미 위 신용장 조건에 “OTHER KIND OF FISH”라는 기재가 있음에 비추어 여기에서 “OTHERS”란 “소라에 준하는 것, 즉 조개류”로 해석함이 상당한바, 이 사건에서 문제된 “HAIR TAIL”(갈치), “YELLOW CONVINA, WHITE CONVINA”(조기), “CHUB MACKEREL”(꽁치), “COD”(대구), “EASTERN FLAT HEAD”(양태) 등은 모두 어류로서 이를 “TOP SHELLS AND OTHERS”의 “OTHERS”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 따라서 원심이 이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제1, 2차 선적분 상업송장은 위 제3 신용장 조건과 문면상 일치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것은 정당하고,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상품은 선하증권과 상환으로만 인도받을 수 있는데 한 장의 상업송장에 대해서는 한 장의 선하증권이 발행되므로, 신용장 조건과 상업송장의 상품명세가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일치하고 다른 상품에 대해서는 불일치하다고 인정되면 개설은행은 전체 금액에 대하여 지급거절을 하여야 하며, 일부에 대한 지급거절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제시된 선적서류가 신용장 조건과 일부 일치하지 아니하여 개설은행으로서는 마땅히 신용장 대금의 지급을 전부 거절하였어야 하는데도 이를 간과하고 대금을 지급해 버린 경우, 그 위험은 개설은행이 부담하여야 하고 신용장 개설의뢰인에게 대지급한 신용장 대금의 상환을 청구할 수 없다.

상고이유는 이러한 경우에 신용장 조건과 일치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가 피고에게 그 부분 대지급금의 상환을 구할 수 있다는 취지이나, 이는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게 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황식(재판장) 이규홍 김영란(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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