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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4두1178 판결
[약국등록사항변경등록불가처분취소][공2018상,1070]
판시사항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장소가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 제3호 에서 금지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나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한 곳’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및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위 법률조항에서 말하는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나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한 곳’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판결요지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장소가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 제3호 에서 금지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나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한 곳’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문언적 의미와 더불어 의약분업의 원칙에 따라 의료기관의 외래환자에 대한 원외조제를 의무화하기 위하여 약국을 의료기관과는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된 장소에 두고자 하는 위 법률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의약분업의 근본 취지는 약국을 의료기관으로부터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시킴으로써 약국이 의료기관에 종속되거나 약국과 의료기관이 서로 담합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이지 약국을 의료기관이 들어선 건물 자체로부터 독립시키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위 법률조항에서 말하는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 )’나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한 곳( 같은 항 제3호 )’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개별 의료기관을 기준으로 해당 약국이 그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나 그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한 곳에 위치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법여울 담당변호사 김병진)

피고, 피상고인

창녕군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약사법 제20조 제2항 전문에서 약국을 개설하려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에게 개설등록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제5항 에서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인 경우( 제2호 )” 또는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제3호 )”에는 개설등록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장소가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 제3호 에서 금지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나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한 곳’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문언적 의미와 더불어 의약분업의 원칙에 따라 의료기관의 외래환자에 대한 원외조제를 의무화하기 위하여 약국을 의료기관과는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된 장소에 두고자 하는 위 법률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두12004 판결 , 대법원 2016. 7. 22. 선고 2014두44311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의약분업의 근본 취지는 약국을 의료기관으로부터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시킴으로써 약국이 의료기관에 종속되거나 약국과 의료기관이 서로 담합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이지 약국을 의료기관이 들어선 건물 자체로부터 독립시키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위 법률조항에서 말하는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 )’나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한 곳( 같은 항 제3호 )’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개별 의료기관을 기준으로 해당 약국이 그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나 그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한 곳에 위치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의원 4곳이 입주한 연면적 약 1,000㎡의 4층 건물(이하 ‘이 사건 4층 건물’이라고 한다)과 같은 울타리 내에 있는 면적 42㎡의 단층 건물(이하 ‘이 사건 단층 건물’이라고 한다)에 약국을 개설하기 위하여 그 개설등록을 신청하였으나, 피고가 이 사건 단층 건물에 약국을 개설하는 것은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구내인 경우(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 )에 해당하거나,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같은 항 제3호 )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개설등록을 받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의 위 등록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① 이 사건 단층 건물은 이 사건 4층 건물과 동일한 부지 위에 있고, 이 사건 4층 건물의 부속 건물로 볼 여지가 있으며, 이 사건 4층 건물의 출입구에서 곧바로 이 사건 단층 건물로 출입할 수도 있다.

② 이 사건 4층 건물을 드나드는 제3자로서는 이 사건 4층 건물과 이 사건 단층 건물이 공간적·기능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크고, 이 사건 단층 건물과 이 사건 4층 건물이 동일인의 소유인 사정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단층 건물이 이 사건 4층 건물과 공간적·기능적인 관계에서 독립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4층 건물은 여러 의료기관이 들어서 있는 1동의 건물일 뿐 그 자체가 단일한 의료기관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피고의 처분사유와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만으로는 원고가 개설하려는 약국이 이 사건 4층 건물에 있는 여러 의료기관 중 어느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한 곳’에 위치한다는 것인지 특정할 수 없다.

나. 나아가 이 사건 4층 건물에 들어선 여러 의료기관이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의료기관이라거나, 원고가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위 의료기관 모두로부터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되어 있지 않아서 의약분업의 취지가 훼손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 역시 찾아보기 어렵다.

다. 결국 원고가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약사법이 금지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가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자료도 부족하다.

4.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이 사건 단층 건물이 여러 의료기관이 위치한 이 사건 4층 건물과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등록거부 사유인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 제3호 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위 법률조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김창석(주심) 조희대 민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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