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red_flag_2
서울고등법원 2004. 6. 18. 선고 2003누9499 판결
[증여세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원고(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소순무외 1인)

피고, 항소인

성북세무서장

변론종결

2004. 6. 2.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증여세 529,644,310원(증여일자 1991. 3. 14.), 508,351,374원(증여일자 1991. 6. 24.)의 부과처분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3분하여 그 2는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01. 6. 20. 원고에 대하여 한 증여세 640,584,720원(증여일자 1990. 12. 27.), 529,644,310원(증여일자 1991. 3. 14.), 508,351,374원(증여일자 1991. 6. 24.)의 각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호증의 1, 2, 갑2호증의 1, 2, 갑3호증의 1, 2, 갑4, 5호증, 갑6호증의 1, 2, 갑7, 8, 10호증, 을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소외 1 주식회사의 설립 및 증자

⑴ 소외 2는 1968. 2. 20. 소외 1 주식회사(이하 소외 1 주식회사라 한다)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그 발행주식 180,000주(1주당 액면가 5,000원, 액면 합계 9억원) 중 86,000주만 자신의 이름으로 인수하고, 원고 등의 동의 하에 80,000주는 원고의 이름으로, 3,000주는 소외 3의 이름으로, 11,000주는 소외 4의 이름으로 각 인수하면서 그 인수대금은 소외 2 자신이 전액 납입하였다.

⑵ 소외 1 주식회사는 1990. 12. 27., 1991. 3. 14., 1991. 6. 24. 등 3차례에 걸쳐 매회 100,000만주씩 합계 300,000주(액면 합계 15억원)의 신주를 발행하였는데, 소외 2는 이때도 자신의 자금으로 신주 전체를 인수하면서 매회 마다 그 발생주식 100,000주 중 48,000주만 자신의 이름으로 인수하고, 원고 등의 동의하에 44,000주는 원고 이름으로, 2,000주는 소외 3 이름으로, 6,000주는 소외 4 이름으로 각 인수하였으며, 소외 1 주식회사는 그 무렵 관할세무서장에게 위 형식상의 인수내용에 따라 원고가 소외 1 주식회사의 주식 중 212,000주(80,000 + 44,000×3)를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주식이동상황명세서(현재의 명칭은 주식변동상황명세서, 이하 주식변동상황명세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⑶ 소외 2는 1996. 12. 20. 법률 제5193호로 상속세및증여세법이 전문개정되면서 주식 중 1997. 1. 1.일 전에 신탁 등에 의하여 타인 명의로 주주명부 등에 기재되어 있는 주식 등에 대하여 1998. 12. 31.까지의 기간 중 실제 소유자 명의로 전환하여 관할세무서장에게 신고한 경우에는 증여로 보지 않는다는 규정이 신설되자 소외 3, 소외 4 명의로 인수한 주식에 관하여는 1998. 12. 31. 위 규정에 따른 실명전환신고를 하였으나 원고 이름으로 인수한 주식 212,000주에 관하여는 원고가 그 대가를 요구하며 응하지 않는 바람에 위 유예기간이 경과한 1999. 3. 8.에 이르러서야 원고와 사이에 명의신탁관계를 해지한다는 내용의 명의신탁해지약정서를 작성하였고, 소외 1 주식회사는 1999사업년도 법인세 과세표준 및 세액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위 주식 212,000주의 보유자가 원고에서 소외 2로 변경되었다는 내용이 포함된 주식변동상황명세서를 제출하였다(주식변동상황명세서를 제출할 당시 명의신탁해지로 인한 것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 이 사건 처분

피고는 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이 소외 2가 원고 이름을 빌려 위 주식 212,000주를 인수한 것을 확인하고 2001. 6. 20. 그 중 1990. 12. 27. 이후에 인수한 132,000주(이 중 1990. 12. 27.에 인수한 주식 44,000주를 이 사건 제1 주식, 그 이후에 인수한 주식 88,000주를 이 사건 제2 주식이라 하고, 이를 통칭할 때는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에 관하여 소외 2가 이를 원고에게 명의신탁하였다는 이유로 신주 인수 당시 시행되던 구상속세법상의 증여의제규정을 적용하여 원고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증여세부과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피고는 당초 이 사건 제2 주식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처분에서 결정한 세액 보다 많은 세액을 부과하였다가 국세심판관회의의 결정에 따라 감액경정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⑴ 소외 1 주식회사는 설립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주명부를 작성하거나 주권을 발행한 적이 없어 원고가 소외 1 주식회사의 주주명부에 주주로 등재된 적이 없으므로 이 사건 주식이 원고에게 명의신탁되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명의신탁을 전제로 하는 구상속세법 제32조의 2 (이 사건 제1 주식에 관하여는 1988. 12. 26. 법률 제4022호로 개정되어 1989. 1. 1.부터 시행된 법조항이, 이 사건 제2 주식에 관하여는 1990. 12. 31. 법률 제4283호로 개정되어 1991. 1. 1.부터 시행된 법조항이 각 적용된다 할 것인바, 이하에서는 전자를 개정전 증여의제규정, 후자를 개정후 증여의제규정이라 하고, 이를 통칭할 때는 증여의제규정이라 한다)의 규정이 이 사건에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⑵ 또한 ① 소외 2는 소외 1 주식회사를 설립할 당시 원고의 부친이 경영하는 여관에서 하숙을 하고 있던 관계로 상법상 주식회사의 설립에 요구되는 발기인 수(7인)를 총족시킴과 아울러 당시 대학에 재학중이던 원고를 장차 소외 1 주식회사에 입사시켜 중요한 역할을 부여할 생각으로 원고의 동의를 얻어 원고 이름으로 주식을 인수하였고, 그 후 실제로 원고를 소외 1 주식회사에 입사시켰으며, ② 소외 1 주식회사는 이 사건 주식을 인수할 당시 1990. 12. 12.자로 건설업법 시행령 제10조 가 개정되면서 소외 1 주식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토목공사업 등의 경우 자본금이 10억 이상되어야 하는 것으로 면허기준이 변동되자 이에 맞추기 위하여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상법상 균등증자가 원칙인 관계로 기존의 주식수에 따라 주식을 배정한 것에 불과하고, ③ 나아가 소외 1 주식회사는 설립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배당을 실시하거나 조세를 체납한 바 없어 소외 2가 종합소득세 또는 과점주주의 제2차납세의무를 회피할 여지가 없었으며 설령 배당을 실시하였다고 하여도 원고의 소득이 높아 배당소득을 제외하고도 최고세율이 적용되므로 관할세무장이 소외 2와 원고로부터 납부받을 종합소득세액은 명의신탁을 하지 아니한 경우와 동일하며, 그 밖에 소외 2가 이 사건 주식을 원고 명의로 인수한데에는 증여세를 포함한 어떤 조세를 회피할 목적도 없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그 점에서도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와 같다.

다. 주주명부에 등재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갑9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2, 소외 5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해보면, 소외 1 주식회사는 설립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상법상의 주주명부를 작성, 비치하거나 주권을 발행한 적이 없고, 다만, 금융기관 등에 대한 관계에서 필요한 경우 그때 그때 주주명부, 또는 주주명단이라는 제목의 서면(갑9호증의 1, 2, 3 등, 상법상의 주주명부는 아니다)을 작성하여 금융기관 등에 제출하여 온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신주의 인수에 있어서는 신주인수인이 납입기일에 인수가액을 납입하면 납입기일의 다음날부터 주주의 권리의무가 생기는 것이므로( 상법 제423조 제1항 ) 소외 1 주식회사가 상법상의 주주명부를 작성, 비치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도 위와 같이 원고 명의로 신주의 가액이 납입된 이상 신주인수인이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고, 이는 증여의제규정에서 정하는 ‘권리의 이전 등에 명의개서 등을 요하는 재산에 있어서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두3843 판결 ) 원고의 위 부분 주장은 이유없다.

라. 이 사건 제1 주식에 관하여 조세회피목적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개정전 증여의제규정은 권리의 이전이나 행사에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에 있어서 증여를 은폐하여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명의신탁제도가 악용되려는 것을 방지하려는데 그 입법취지가 있으므로 그 등기 등의 명의를 달리하게 된 것이 명의수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증여를 은폐하여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법령상의 제한이나 기타 이와 유사한 사정 때문에 그러한 것이라면 이를 증여로 볼 것은 아니라 할 것인바( 대법원 1996. 4. 26. 선고 95누10778 판결 , 대법원 1994. 5. 24. 선고 92누13455 판결 ), 뒤에서 인정하는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소외 2가 이 사건 제1 주식을 원고 명의로 인수할 당시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증여를 은폐하여 증여세를 회피할 목적은 없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 중 제1 주식에 관한 부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마. 이 사건 제2 주식에 관하여 조세회피목적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⑴ 개정후 증여의제규정의 입법취지는 명의신탁제도를 이용한 조세회피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한다는 취지에서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데에 있다 할 것이므로 타인의 이름으로 주식을 인수한 목적 중에 조세회피의 목적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만 단서규정에 따라 증여로 의제되지 아니하고 그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할 것이며, 단서규정에서 말하는 조세에는 모든 조세가 포함된다 할 것이다.

⑵ 앞서 든 증거들과 갑11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해보면, ① 소외 2가 소외 1 주식회사를 설립할 당시 원고 등의 이름으로 주식을 인수한 데에는 상법상 요구되는 7인 이상의 발기인 수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과 함께 원고를 소외 1 주식회사에 입사시켜 중요한 역할을 맡길 의도도 포함되어 있었고, 그 후 실제로 원고를 소외 1 주식회사에 입사시켜 근무케 한 사실(원고는 현재 소외 1 주식회사의 법인등기부상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② 소외 1 주식회사는 건설업법 시행령의 개정으로 소외 1 주식회사가 영위하는 토목공사업의 면허기준이 자본금 10억원 이상으로 변경되자 이를 계기로 증자를 실시하였고 증자 당시 소외 2가 원고 등의 이름으로 신주를 인수한데에는 편의상 기왕의 주식수에 맞추어 주식을 인수한 측면도 있는 사실, ③ 소외 1 주식회사는 위 증자 당시는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조세를 체납하거나 배당을 실시한 일이 없어 소외 2가 이 사건 주식을 원고 명의로 인수하기는 하였으나 결과적으로 과점주주로서의 제2차납세의무나 종합소득세를 회피한 것은 없고, 나아가 1991년 이후 원고의 소득액은 소득세법상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금액을 초과하므로 설령 소외 1 주식회사가 배당을 실시하였다고 하여도 원고 명의의 주식에 대한 배당과 관련하여 과세관청이 원고 및 소외 2로부터 납부받을 소득세액은 형식상의 주주인 원고 이름으로 배당이 실시되는지 또는 실질적인 주주인 소외 2 이름으로 배당이 실시되는지 여부에 따라 별다른 차이가 없는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다.

⑶ 그러나, 소외 2는 원고 이름으로 주식을 인수함으로써 자신은 세법상 각종의 불이익을 받은 과점주주로서의 지위를 외관상 면하게 된 점, 을7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주식 인수 당시 소외 1 주식회사의 이익잉여금이 23억원을 초과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소외 2로서는 언제든지 배당을 실시하여 종합소득세 등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었던 점, 주식을 명의신탁한 후 신탁자가 자녀 등에게 해당주식을 증여하면서 수탁자가 자녀 등에게 매도하는 것처럼 가장함으로써 수탁자가 아닌 그 자녀 등과의 관계에서 증여세와 양도소득세의 차액을 회피할 수도 있는 점, 소외 2가 위와 같은 조세회피의 목적없이 발기인수를 채운다던가 원고를 소외 1 주식회사의 직원으로 중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원고 이름으로 총주식의 44% 정도인 212,000주나 인수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더구나 증자시에는 주주수에 관한 상법상의 제한도 없다), 소외 2가 소외 1 주식회사를 설립할 당시 원고 이름으로 인수한 주식에 관하여는 이 사건 주식을 인수할 당시에 이미 증여세에 관한 제척기간이 도과된 상태였으므로 소외 2는 증여세의 부담없이 원고 등의 이름으로 인수한 주식을 실명으로 전환한 다음 소외 2 자신 이름으로 신주를 대부분 인수할 수 있었으므로 위와 같은 조세회피의 목적없이 기왕의 주식수에 따라 원고의 이름으로 이 사건 주식을 인수하였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에서 본 이 사건 주식의 인수경위, 소외 1 주식회사가 배당을 실시하지 아니하거나 조세를 체납하지 않았다는 등의 우연한 사정에 따라 결과적으로 소외 2가 종합소득세 등을 회피하지 아니하였다는 점 등 위 인정사실과 이 사건 주식 등에 관하여 소외 1 주식회사가 스스로 관할세무서장에게 주식변동상황명세서를 제출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소외 2가 원고 이름으로 이 사건 제2 주식을 인수함에 있어 조세를 회피할 목적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는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제2 주식에 관한 위 부분 주장은 이유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이 사건 제1 주식에 관한 부분은 이유있어 인용하고, 이 사건 제2 주식에 관한 부분은 이유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한 피고 패소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함과 아울러 이 사건 제2 주식에 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찬(재판장) 김우진 이성구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