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16700 판결
[대여금][공1994.11.1.(979),2849]
판시사항

가. 처분문서에 현출된 인영이 인장도용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항변의 당부에 관해 심리를 미진한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나. 당사자의 주장과 그 제출증거 사이에 모순이 있는 경우, 법원의 석명의무

판결요지

가.처분문서에 현출된 인영이 인장도용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항변의 당부에 관해 심리를 미진한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나. 처분문서인 차용증에 피고는 보증인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제3자가 차용인으로 기재되어 있는 한편,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하지 아니하고 주채무의 이행을 구하고 있는 경우, 이는 당사자의 주장과 그 제출증거 사이에 모순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법원이 석명권의 행사를 통하여 이를 밝혀 보지 아니하고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였다면 석명권 불행사로 인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원고, 피상고인

양인실

피고, 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4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황명애, 원심 증인 곽영이의 각 증언 및 원고본인신문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1992.7.24. 금 3,000,000원, 같은 해 8.8. 금 700,000원, 같은 해 10.29. 금 2,000,000원을 각 대여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갑 제2호증(메모)과 갑 제3호증(무통장입금증)은 원고가 소외 이재운의 구좌로 금 2,000,000원을 무통장입금한 서류들이고, 갑 제4호증(예금통장)은 원고의 예금통장이며, 위 각 증인들 또한 주로 원고로부터 들은 사실이나 이 사건 대여금에 대한 분쟁이 발생한 후에 경험한 사실을 증언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위 각 증거는 원고가 피고에게 위 각 금원을 대여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라 할 것이다. 따라서, 위 각 대여사실을 인정하는 유력한 증거는 갑 제1호증(차용증) 밖에 없는 셈인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갑 제1호증(차용증)에 현출된 피고 명의의 인영이 피고의 인장에 의한것임을 인정하나 이는 그의 처인 소외 1에 의하여 도용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거기에 차용인으로 기재되어 있는 소외 오동석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면서 나아가 위 인장도용 주장을 입증하기 위하여 각종 서류들을 제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피고가 제출한 위 서류들의 각 기재 및 기록에 의하여 엿볼 수 있는 아래의 사정, 즉 피고는 직업군인(포병 소령)이고 위 소외 1은 음식점(까페)을 경영하였으며 이 사건 소의 제기 전에 피고가 소외 1과 이혼하고 그 후 소외 1을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를 제기하였고 이 사건 이외에도 소외 1이 피고 명의로 부담한 채무가 피고의 직업에 비추어 지나치게 다액인 점 등을 감안하면 갑 제1호증의 피고의 인영이 소외 1의 인장도용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우선 피고 제출의 각 서류들을 증거로 받아 검토한 다음 갑 제1호증에 차용인으로 기재되어 있는 위 오동석과 피고의 관계를 따져 보고 또 직업군인인 피고가 가정부인인 원고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에게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심리하여 본 연후에 피고의 위 인장도용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 제출의 각 서류들을 증거로 받지도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또 위와 같은 사정들에 대하여 충분히 심리하지도 아니한 채 피고의 위 주장을 가볍게 배척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증거항변의 당부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갑 제1호증은 처분문서로서 거기에는 피고가 보증인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위 오동석이 차용인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한편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하지 아니하고 주채무의 이행을 구하고 있음이 명백한바, 이는 당사자의 주장과 그 제출증거 사이에 모순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석명권의 행사를 통하여 이를 밝혀 보지 아니하고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석명권의 불행사로 인한 심리미진의 위법도 있다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이용훈

arrow
심급 사건
-광주지방법원 1994.2.25.선고 93나47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