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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5. 26. 선고 92도353 판결
[사문서위조,동행사][공1992.7.15.(924),2064]
판시사항

가. 사문서위조죄의 객체인 문서에 있어서 작성명의인의 표시 정도

나. 새마을금고의 총무부장이 작성한 대의원 피선거권자명단이 그 서류 자체에 의하여 작성명의인을 판별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위 “가”항의 문서가 될 수 없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사문서위조죄는 작성권한이 없는 자가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를 위조한 경우에 성립되는 것으로서, 문서에 작성명의인이 명시되어 있지는 아니하더라도, 문서의 내용, 형식, 체제 등에 비추어 그 문서 자체에 의하여 그 작성명의인을 판별할 수 있어야만 사문서위조죄의 객체가 되는 문서로 볼 수 있다.

나. 새마을금고 총무부장이 작성한 대의원 피선거권자명단에는 작성명의인이 표시되어 있지 않음은 물론, 그 내용·형식·체제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서류 자체에 의하여 그 작성명의인을 판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피선거권자명단은 그가 위 금고의 이사장의 결재를 받아 작성한 것이 아니라 금고의 총무부장으로서 직책상 대의원선거가 원활하게 진행되게 하기 위하여 선거구별로 1통씩 작성한 경우라면 피선거권자명단을 작성함에 있어서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서류를 사문서위조죄의 객체가 되는 문서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피 고 인

A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B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피고인이 C 새마을금고의 총무부장으로서 위 금고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대의원 피선거권자 명단을 작성함에 있어 이사회의 의결에 포함되지 아니한 2인의 성명을 대의원 피선거권자 명단 2통에 각기 함부로 기재함으로써 위 금고의 이사장인 D 명의의 사실증명에 관한 문서를 각 위조하고, 이를 대의원선거투표소인 위 금고의 사무실 벽 등에 게시하여 행사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피고인이 그와 같이 위금고의 대의원 피선거권자 명단을 작성하여 투표소에 게시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인이 작성한 피선거권자 명단은 2절지 백지에 “제0선거구 대의원 피선거권자 명단”이라는 제목하에 일련번호와 함께 피선거권자의 이름이 열거되고 그 이름 오른쪽에 1, 2, 3차 투표의 개표결과를 기재할 수 있는 빈칸이 마련되어 있는 벽보의 형태를 한 문서로서 작성명의자의 표시는 없으며, 제4선거구 명단의 경우 투개표를 마친 후에 그 빈칸에 개표결과를 기재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새마을금고법이나 위 금고의 정관, 그 밖에 기록을 살펴보아도 일방적인 진술로서 믿을 수 없는 검사 및 사법경찰리 작성의 D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이외에는, 위 피선거권자 명단의 작성권자가 위 금고의 이사장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또한 대의원 피선거권자는 위 금고의 정관의 제한범위 내에서 이사회의 결의를 통하여 정하여지는 것일 뿐, 단순히 피선거권자를 나열해 놓은 것에 불과한 위 피선거권자 명단의 기재에 의하여 피선거권이 발생·소멸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위 피선거권자 명단의 기재에 의하여 피선거권의 존재유무가 증명되는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작성·게시한 피선거권자 명단이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사문서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사문서위조죄는 작성권한이 없는 자가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를 위조한 경우에 성립되는 것으로서, 문서에 작성명의인이 명시되어 있지는 아니하더라도, 문서의 내용·형식·체제 등에 비추어 그 문서 자체에 의하여 그 작성명의인을 판별할 수 있어야만 사문서위조죄의 객체가 되는 문서로 볼 수 있는 것인바 ( 당원 1973.9.29. 선고 73도1765 판결 참조),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작성한 위 피선거권자 명단에는 작성명의인이 표시되어 있지 않음은 물론, 그 내용·형식·체제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서류 자체에 의하여 그 작성명의인을 판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관계증거와 기록에 의하면, 위 피선거권자 명단은 피고인이 위 금고의 이사장의 결재를 받아 작성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위 금고의 총무부장으로서 직책상 대의원선거가 원활하게 진행되게 하기 위하여 선거구별로 1통씩 작성한 것임을 엿볼 수 있어, 피고인이 위 피선거권자 명단을 작성함에 있어서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 이 점에 관한 원심의 위와같은 인정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이 점에 관하여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사문서위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그렇다면 원심이 부가적으로 위 피선거권자 명단이 사실증명에 관한 문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점이 소론과 같이 잘못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위 피선거권자 명단을 작성한 것이 아니어서 그 서류를 사문서위조죄의 객체가 되는 문서로 볼 수 없는 이상, 어차피 사문서위조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므로, 그와 같은 잘못은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칠 것이 못된다.

4. 결국 논지는 이유가 없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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